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처량한 신세의 여자가 있다.
인생의 전부였던 엄마를 잃었고, 마약과 섹스에 찌들어 살다 남편과 이혼한 여자.. 절망도, 방황도 끝간 데까지 갔다.
그런 그녀가 배낭을 짊어지고 길을 나선다. 그가 선택한 곳은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이하 PCT). 멕시코 접경에서 캐나다 접경까지 미국 서부를 종단하는 4285㎞의 구간이다.
94일간을 걸어간다..
영화 ‘와일드’(장 마크 발레 감독)는 이 길고 험난한 길을 홀로 걸어간 여자, 셰릴 스트레이드의 이야기다.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다. 2012년 미국에서 출간돼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같은 제목의 자전적 회고록을 원작으로 했다.
셰릴이 PCT를 걷는 사이사이 그의 과거가 조각조각 던져진다. 한때 찬란한 가능성으로 빛났지만 그도 모르는 사이에 망가진 삶이다.
그 길에서 자신의 분노, 상처와 대면한다..그리고 걷기는 "신의 다리"에서 종료된다.
길이 끝나자, 그녀의 새로운 길이 시작되었다.
4년뒤 새 남자와 결혼하고 3명의 자녀를 낳았고, 새로운 삶을 찾았다..
“불행에 빠진 자신을 건져올릴 수 있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오직 나 자신뿐이었다"
영화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싸이먼과 카펑클의 "철새는 날아가고"가 흐른다..
달팽이가 되기 보다는 참새가 되고 싶어요
그래요, 할수만 있다면,
못이 되기 보다는 망치가 되고싶어요
길이 되기 보다는 숲이 되고 싶어요
이 세상을 내 발밑에 두고 싶어요
그래요, 할 수있다면..
***
사족..
조선 곰탱이는 굴 속에서 100여일간 마늘과 쑥을 먹고 새 사람이 되었지만
미국 곰탱이는 만리를 100여일간 걷고 걸어 새 사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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