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 걷기에 나섰다..
보탑사 뒤로 만뢰산을 찍고 갈미봉으로 내려오는 산길을 걸을까하다 내 취향도 아니고 하여 지도를 보고 머리를 짰더니
임도가 눈에 띄었다..
그래 임도로 올라가서 만뢰산 생태공원을 거쳐 태령산 능선을 타고 김유신생가를 돌자고 맘 먹었다..
김유신생가를 지나 연곡지를 끼고 만뢰산 생태공원과 산모롱이 식당을 지나고 연곡저수지 앞 호수펜션이 보이는 곳에 이르면 "백곡과수원 8.7km"라고 쓴 표지가 보이는데, 이곳이 오늘의 들머리다..
2월이 되니 나무도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자기들도 알만큼 안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어디서 소리가 들리는데, 새소리 같기도 하고 짐승 소리같기도 하고..
자세히 보니 웬 하루강아쥐들..
웬일이랴..이넘들..
그런데 이넘들이 자꾸 따라온다..집을 잃으면 어쩌나 걱정도 되는데..
산위에서 어미개가 인상을 쓰며 짖는다..
어미개 성질 건딜까 신경쓰여 강쥐들을 돌팔매하며 따라오지 못하게 한다..
유유자적하게 오르는 산길..힘든 줄 모르게 산마루에 오른다..
철탑아래 산마루..
직진하면 백곡과수원 6.7km, 좌측 산길 만뢰산정산 2km, 보탑사 4km, 우측 산길 김유신생가 3.7km
일단 직진하여 임도의 정세를 파악해본다..
응달의 임도는 설국이다..
백곡과수원에는 무쓴 꽃이 필까? 배꽃일까? 복사꽃일까?
꽃피는 계절에 이 임도를 다시 걸어야겠다..
다시 산마루로 돌아와 김유신 생가 쪽으로 산길을 간다..
참 좋은 산길이다..더욱이 내려가는 길이라 수월해서 좋다..
1.5km 남짓 내려오니 만뢰산 생태공원이다..만뢰산의 끝자락에 붙어있나보다..
정자에서 점심을 먹고 난간에서 햇살을 쪼이며 눈을 감는다..
햇살이 참 좋다
네가 있어 참 좋다..
노래 속에 설핏 잠이 스쳐간다..
겨울의 끝자락인지라 생태공원은 아직 동태공원이다..
생태공원에서 다시 능선으로 복귀하는데, 표지판의 생가 거리표시는 줄지 않았다..
생태공원에서 태령산으로 오르는 길은 제법 숨소리가 나고 다리가 무겁다..더구나 점심까지 먹었으니..
세월이 어디가는가? 쉬엄 쉬엄 오르면 자연은 더 깊이 내 가슴에 찍힌다..
북향능선에선 눈길이 미끄러워 아이젠을 착용한다..겨울 산행엔 필수..3월까지 지참하시라..
산속에 목탁소리가 들린다..
아니 멍텅구리 영감을 골리는 딱따구리의 소리다..
어 제법 길다고 느낄 때 갈림길이 나온다..직진 태실 200미터, 우측 생가 900미터..
하산길은 급전 계단길..
다 내려오면 김유신장군 생가터와 관련된 옛우물 연보정이 나타난다..
김유신의 아버지 김서현은 금관 가야국왕의 후손..아버지 김무력이 진흥왕 시절 한강유역 신주 군주가 되어 백제 성왕과의 관산성 전투시 백제군의 후미를 쳐 대승하는 대승하는데 기여하고, 부하 도도가 왕의 머리까지 베는 성과를 거두어 당당한 신라 진골의 멤버가 된다..
김서현은 신라 정통 진골 출신 만명공주와 연애하는데, 그가 이곳 진천 당시 만노군 태수로 근무하는 곳까지 부모이 반대를 무릅쓰고 남몰래 따라와 김유신을 낳는다..
화랑출신 김유신을 기리기 위함인지 국궁장도 멋지다..
소년이 활시위를 당기며 연습을 하고 있네..
흥무대왕 김유신...
구경하던 사람들이 고개를 갸웃뚱한다..
김유신은 장군인데,무슨대왕이랴~ 죽은 뒤 추존한 것이다..
관우는 죽어서도 계속 승진하여 지금은 관성대제가 되지 않았는가?
장모님이 씨암닭을 잡아 주기를 기다리느니 처가집 들어가면서 실한 넘 밟아서 자빠뜨려놓는게 빠르지 않을까? ㅎ
김유신 생가부터 연곡저수지 까지는 차도를 3km 정도 걷는다..
그런데, 저수지에 다가가니 사람들이 가득하다..
뭘까?
불쌍한 빙어 몇마리..
말보시를 보탠다..뭐 너무 어리니 놔주지 그래요..ㅎ
오늘
수많은 내일이 다 지나간다해도
A million tomorrows shall all pass away,
내일 일은 아무도 알 수 없답니다
Who cares what tomorrow shall bring.
오늘만이 나의 순간, 바로 지금이 나의 삶일 뿐이지요
Today is my moment and now is my story,
존 덴버의 노래가 배경음악처럼 흐르는 기분 좋은 걷기였다..
<오늘 걷기> 연곡저수지 호반펜션 앞 임도 입구 - 임도 - 철탑 - 산길 - 만롸산생태공원 - 태령산 산길 - 연보정 - 활터 - 김유신생가-차도 - 연곡저수지 - 원점회귀 약 10km
'걷기道'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금산 걷기 - 신안리 언쟁이골 (0) | 2015.02.10 |
---|---|
금산 걷기 - 산안1리 임도 : 사기점 둘레길과 국사봉길 (0) | 2015.02.10 |
미국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 걷기 - 영화 와일드 (0) | 2015.01.29 |
음성 걷기 - 봉학골 테마임도 (0) | 2015.01.27 |
공주 걷기 - 갑사 둘레길 (0) | 2015.0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