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EBS 세계견문록 아틀라스 "원령공주의 섬, 야쿠시마"를 보고 그곳의 신비로움이 스며들었다..

입버릇처럼 야쿠시마를 읊조리다가 우연이 필연이 되는 인연으로 3박 4일로 야쿠시마 걷기를 떠났다..

 

야쿠시마 가는 방법은

1) 인천에서 비행기로 직접 가고시마로 직항해서 거기서 배를 타고 건너는 방법이 빠른데 비행편이 자주 없다.

2) 비행기로 후쿠오카로 가서 신칸센으로 가던지, 차를 렌트해서 가고시마로 이동하여 거기서 배를 타고 들어간다...

우리는 맨 후자 방식으로 간다..

대전에서 9시 10분발 KTX를 타고 동대구역에서 내려 공항리무진으로 갈아타고 김해공항 국제선에 도착..

1시에 이룩..후쿠오카에 도착..

 

 

공항에서 마주친 일본 무장..가마위에 창을 들고 서있다..

저  넘이 누굴까?

일본 제일의 창이라는 니혼고우(日本號)를 들고 있는 저 자는 흑전장정(구로다 나가마사)의 심복 모리 타헤에[母里 太兵衛]다..

저 창은 원래 일본 궁중에 있던 것인데, 오오기마치[正親町) 천황이  쇼군 아시카가 요시아키[足利 義昭]에게 하사하였고, 오다 노부나가[織田 信長], 토요토미 히데요시[豊臣 秀吉]를 거쳐 후쿠시마 마사노리[福島 正則]에게 전해졌다.

 창날이 약 70cm 거기에 약 2m30cm의 푸른 창자루가 달린 창이다.

 

임진왜란 때 구로다 나가마사는 제3군을 이끌고 황해도 방면으로 치고 올라 갔다가 황해도 연안성에서 이정암에서 패배하고 물러난 넘이다..

그당시 저 장수 모리 타헤도 같이 종군했을  것인데, 그때는 저 창을 가지고 있지 않앗다..

저창을 소유하게된 경위를 보면,

모리 타헤는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사이의 소강상태 때 후쿠시마 마사노리에게 파견되엇는데, 마사노리가 모리 타헤에게 자꾸 술을 권했다.

<참고로, 후쿠시마 마사노리는 안성 죽주산성에 주둔하다가 황진장군의 공격을 받고 상주방면으로 도주한 넘이다..2022.10.17.추가>

타헤에는 행여라도 실수할까봐 계속 거부했지만, 마사노리는 '마시면 뭐든 다 주마'라고 하며 권하다가 결국에는 '술도 못마시는 쿠로다의 무사' 운운해대며 쿠로다 가문을 모욕하자  큰 잔의 술을 완샷한뒤 저 창 '니혼고우'를 달라고 요구해서 가져왔다고 한다..

그뒤 술을 마시면 구로다 타령(黑田節)을 불러 이를 자랑하엿단다..

 

酒は呑め呑め 呑むならば 日本一(ひのもといち)のこの槍を呑み取るほどに呑むならば これぞ真の黒田武士

술은 마시고 마실 수 있다.
마신다면 일본 최고의 이 창을 얻을 수 있다니
마신다면,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구
로다의 무사

 

모리 타헤는 구로다 나가마사를 따라 세가가하라전투에서 도쿠카와 이에야스 편에서 서서 승리자가 되엇고, 규슈 라테 군[鞍手郡] 타카토리 성[鷹取城] 1만 8천석의 영주가 되었다..

 

위 가마는 후쿠오카의 야마카사 마츠리(축제)에서 치요 나가레(千代流) 팀이 훈도시 차람으로 메고 뛰었던 1톤 짜리 가마인데, 니혼고 창을 든 모리 타헤로 장식하였다...

 

임진왜란 때 우리의 원수가 여기서는 영웅이다..

 

 

원래 신칸센 열차로 가고 싶엇으나 경비 절감상 차량을 렌트했다..

그런데 이것이 애물단지 노릇을 한다..

 

 

8인승 벤인데..네비가 구식이고 일본어라 작동법도 잘 모른다..

아무 주유소에 들어가 사람 붙잡고 작동법을 물어봐도 말도 잘 통하지 않고..

 

 

하여간 내비를 잘 달래가면서 고속고로를 달리다가 휴게소에 들러 우동을 시켜먹는다..

돼지고기가 들어간 우동인데 먹을 만한다..

 

 

고속도로를 타고 가는데 내비는 중간에서 자꾸 출구로 나가라고 한다..

무시하고 가고시마까지 가서 겨우 치산호텔 저녁 9시경에 도착..12시간만에 도착한 꼴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호텔식당이 저녁 10시까지 주문을 받는 곳이라 저녁은 잘 먹었다...

 

 

아울러 삼악소주로 지친 마음을 달래고..

 

 

야쿠시마는 물가가 비싸다고 해서 식사후엔 마트에 가서 야쿠시마에서 먹을 도시락과 간식거리를 사는데.

도시락은 8시 이전에 매진이란다..

 

 

 

다음날 7시 숙소를 떠나 야쿠시마행 배를 탄다..

그것도 아침식사 시간이 6시 30분 부터라 부랴부랴 식사를하고..호텔직원불러 내비 입력을 부탁하고 가는데..7시 30분 배라 촉박하다..

내비와 신경전을 하고 구글 지도까지 동원하여 정신 없이 항구에 도착하니 주차장소가 마땅치 않아 직원전용 주차장에 세운다..

나중에 보니 월요일까지 휴일이라 공짜로 사용하는 행운이 되었디..

 

 

7시 30분 가고시마를 출발한 배는 흙모래 찜질로 유명한 이브스키에 지나고, 큐슈의 땅끝 마을도 지난다.

 

 

 

드디어 야쿠시마가 보인다..

원숭이 2만마리, 사슴 2만마리, 사람 2만 마리가 사는 섬..천년 묵은 삼(스기)나무가 즐비하고 구석기 시대의 삼나무 조몬스기가 있는 곳..

1년 중 360일이 비가 온다는 섬 답게 구름 모습이 심상치 읺다..

 

 

 

드디어 미아노우라항에 도착..

 

 

항구에서 렌트카를 빌려러 간 사이 항구매점에서 어슬렁거리다가 야쿠스기로 만든 요술방망이 열쇠고리를 기념품으로 산다..

 

 

 

매점에 야쿠스기 나무 괴목이 380만원 정도 된다..

이제 바로 야쿠스기가 살고있는 시라타니 운스이교(白谷雲水峽)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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