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남길 전북구간 걷기에 나섰다..
장성 백양사역에 도착하니 안개가 가득하다..
오늘의 주요 코스는 장성 갈재를 넘는 길이다..
갈재를 넘는 주요 구간은 이미 국도로 변했고, 갈재 정상 및 일부 구간만 옛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안개 속에서 해는 백일(白日)이라 부르며 달처럼 좋아한다..
원래 밝음(明)이란 해와 달이 같이 있는 이런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라..
원덕리 미륵석불께 알현한다..
고려적부터 서계시느라 얼마나 다리가 아프실까?
석불께 하직하고 돌아서는데 법당안 동자가 방글거리며 인사한다..
영락 없는 천진불이다..
어렸을 때에는 말하는 것도 천진하고 깨닫는 것도 천진하고 생각하는 것도 천진하였는데,
장성한 사람이 되어서는 천진성을 잃어버렸노라
마치 지금은 거울로 보는 것 같이 희미해졌으나 그때에는 진면목을 대하였던 것이요,
지금은 부분적으로 아나 그 때에는 온전히 알았느라
안팍이 천진불이니 걱정이 없는 곳이로다..
우리는 도처에 효자가 널렸는데..
서양넘들은 자식이 아비 죽이는 영화를 뻐젓이 상영하더만..
어그제 본 스타워즈 7편에서도 아들이 아비를 죽이는 막장이더라..
그러니 견융족의 후손이라는 말을 듣제..ㅎㅎ
호남선..비 내리지 않음..안개속을 달림..
까치밥 치고 너무 많다..남도에선 까치 배 터지겠다..
호젓한 갈재길은 참 걷기 좋다..
봄날 같은 날씨에 미리 두꺼운 상의는 벗어두라..
갈재 정상이다..
갈대가 많아 갈재로 불렀다..노령이라고도 하고..노령산맥이란 말은 여기서 나왔다..
절벽에 영세불망석각이 새겨졌다..
조선은 탐관오리 때문에 썩어들어 갔는데..
그중에 수탈만 안하는 관리가 있으면 선정비를 세워주었으리..
나중에는 전별패처럼 해주는 관행이 생겼나보다..
그러다가 선정비 인풀레가 진행되더니
영세불망비..영원히 뭇잊을 정도로 감사한다..
타루비..생각만 하면 눈물이 줄중 흐를 정도로 감사한다..
생사당..산사람의 사당을 세워 제사 올린다..
까지 진화한다..
그럼..영세불망 석각은 어떨까?
장성사람들이 머리가 좋아 돈 적게 들이고 생색이나 낸 것일까?
홍병위 부사는 갈재의 암벽을 뚫어 통행을 편리하게 만들어 주었단다..
그러면 위 석벽의 영세불망비는 소박한 서민들의 감사의 표시를 새겨놓은 것이겠다..
갈재에서 우측으로 보이는 산이 입암산이다..
정상에 입암(笠巖)이 있다..즉 갓바위란다..
장성 갈재는 서울 가는 길목이고 눈도 많고 안개도 많이 끼니 산적질하기 좋은 곳이다..
왜넘들이 철도를 건설한 곳이 원래의 삼남대로였을 가능성도 있다..
요 황가네 농장 입구에서 퍼질러 앉아 점심을 먹는다..
남는 건 개들에게 주고..
주인장이 화장실 이용하라고 문을 열어 주는 넉넉한 인심을 보이니 견심도 순박하다..
복 받을규~
산적이 얼마나 많으면 군대가 주둔하나,..
삼정이 문란한 조선 말에는 황구첨정..백골징포를 감당하지 못하고 산적이 되는 수 밖에 없다..
예나 지금이나 적정한 세금이 문제다..
노령의 산줄기가 푸근하다..둑방길은 봄빛이다..
겨울은 어디 갔나?
여기쯤이다..
동행이 이상화 시를 읇는다..
나는 온 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길을 따라
꿈 속을 가듯 걸어 간다.
음..한귀절만 바꾸자..
빼앗긴 겨울에 봄이 왔는가?
입암산 갓바위 신령한 기운이 감돈다..
돌아보면 불랙앤 화이트 걷기...
누구도 산정에 오래 머물 수는 없다
누구도 골짜기에 오래 있을 수는 없다
삶은 최고와 최악의 순간들을 지나
유장한 능선을 오르내리며 가는 것
절정의 시간은 짧다
최악의 시간도 짧다
긴 호흡으로 보면
좋을 때도 순간이고 어려울 때도 순간인 것을
돌아보면 좋은 게 좋은 것이 아니고
나쁜 게 나쁜 것이 아닌 것을
삶은 동그란 길을 돌아나가는 것
그러니 담대하라
어떤 경우에도 자신을 잃지 마라
어떤 경우에도 인간의 위엄을 잃지마라
<박노해_동그란 길로 가다>
정읍시 교암동 구암마을에서 걷기를 종료한다..
정읍 내장사 상징 단풍이 어찌 보니 횃불을 닯았다...
녹두 장군 전봉준이 들었을 횃불 같기도 하다..
<오늘 걷기> 장성 백양사 역 - 원덕리 미륵석불 - 갈재 정상 - 황가네 농장 - 입암면 천원리 - 구암마을 약 19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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