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걷기..완주 상황봉을 걷는다..

새벽 4시 50분에 대전을 출발하여 9시 30분경 완도 대구리 마을 입구에 도착했다..

아풀사..전용 카메라를 놓고 왔네..이건 완존 사형감이네..

할 수없이 스마트 폰으로 찍을밖에..

 

 

 

 

 

금년 처음 보는 접시꽃이 곱게 차리고 영접하니 기분이 좋다..

 

 

 

해발 0에서 644까지 계속 올라야 하는 등산길..

날이 흐리다..

 

 

 

 

소세포 앞 간척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심봉에 다가가자 안개가 자욱해졌다..

 

 

 

 

 

심봉에서도 땀을 더 흘린 뒤에야 정상이 상황봉에 도착..

아쉽게 다도해의 풍광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섬이 미안했던지..

안개로 멋진 동양화를 그려 선물한다..

 

 

 

 

앞서 가는 저 꾸냥의 모자 때문에 여기가 베트남인지 착각에 빠진다..

그래서 모자를 어디서 샀냐고 물었더니..

국내 축제현장에서 구매했다는..ㅎ

 

 

 

 

백운봉 아래에 도착했더니 구름이 슬쩍 치마를 걷어 멋진 몸매를 보여 준다..

마치 배꼽이라도 본 것처럼 황홀..

 

 

 

다리가 떨어지지 않아 이 곳에 서서 구름과 실갱이하며 사진을 찍는다..

 

 

 

 

언니들의 앗샤! 하는 기성이 들리고..

 

 

백운봉이 지필묵을 꺼내 상황봉에 한일자를 써보인다..

그대는 둘이 아닌 진리를 아는가??

不二

 

 

 

오늘 백운봉이 이름값하는 날이다..

 

흰 구름이 가득한 산골에 무엇이 있을까?

 

당나라 시인 두목은 흰 구름 깊은 곳에 인가가 두어채 있다 했고(白雲深處 有人家)

석령(釋靈 )은 노승이 많다 했고(白雲深處 老僧多)
최치원은 흰 구름 깊은 곳에 한 몸 좋게 깃들리라 다짐했고(白雲深處 好安身)

김시습은 흰 구름 깊은 곳에서 시 짓고 돌아가고 싶다하고 (白雲深處 賦歸歟 백운심처부귀여)

추사는 흰 구름 깊은 곳에 향불이나 피우고 싶어 했다 (白雲深處 欲焚香 백운심처욕분향)

 

이곳 백운고처(白雲高處)에 와보니

흰구름 가득한 높은 곳에 역시 흰구름만 가득하다 (白雲高處 亦白雲)..

 

 

이런 백운봉에 도사 도홍경이 살면 제격이리라..

 

양나라 무제가 그에게 속세에 내려오라고 초청해도 듣지 않자..물었다..

그대가 있는 산속에 무엇이 있길래 불러도 나오지 않는지..

 

산속에 무엇이 있느냐구요?

산에는 흰구름만 많습니다.

단지 스스로 즐길 수 있을 뿐

임금님께 부쳐드릴 수가 없습니다.

 

山中何所有(산중하소유)

嶺上多白雲(령상다백운)

只可自怡悅(지가자이열)

不堪持贈君(불감지증군)

 

 

 

백운봉을 지나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그런들 어떠랴..이미 흰구름에 푹 젖었는 걸..

 

 

 

 

업진봉..숙승봉을 지나 내려오니 비가 그쳤다..

 

 

 

 

 

 

 

청소년 야영장 부근 주차장에서 걷기를 종료한다...

돌아오는 길에 전복 양식장에 들려 전복을 사서 전복회 안주로 소주 몇잔한다..

눈과 입이 호강한 날이다..

 

 

 

<오늘 걷기> 대구리 / 화흥초등학교(들머리) → 쉼봉(600m) → 상황봉(644m) → 백운봉(600m)  → 업진봉(545m) → 숙승봉(435m) →  볼목저수지 - 청소년야영장

                  입구 주차장 (날머리) 약 1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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