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둘레길 걷기에 나섰다..

8코스, 경남 산청군 단성면 운리마을에서 시천면 남명기념관 까지 약 13km

 

 

고속도로 함양휴게소에 들러 물레방아를 보다가

우리나라 물레방아의 시조가 연암 박지원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엇다..

그가 열하일기를 쓴 후 안의 현감으로 부임하자 물레방아를 처음 만들었단다..

 

함양산천 물레방아 물을 안고 돌고 우리집 서방님은 나를 안고 도네..

 

 

 

산청군 단성면 운리마을에 도착하여 체조를 하고 출발한다..

 

 

 

 

 

 

루드베키아..여름을 즐긴다..

영원한 행복을 알기 때문이다..

 

 

 

 

한참 포장길을 걷다가 숲길에 들어서니 마치 냉장고에 들어온 것 처럼 시원하다..

 

 

숲길을 걷다 백운계곡과 만났다..

계곡에 퍼질러 앉아 발을 담그고 점심을 먹는다..

 

 

행복이란

아무 것도 바라는 것이 없고

아무 것도 속박하는 것도 없고

아무 것도 두려운 것이 없을 때

흐르는 계곡물처럼

우리의 발을 시원히 적셔 주는 것..

 

 

 

 

 

적당한 바위를 골라 누워 눈을 감고 쉬다가 눈을 뜨니

눈 가득 솔가지..

 

 

그러한 잠시..한무리 남녀들이 계곡을 타고 올라온다..

등산화를 신은 채 물에 젖어 희희낙낙..

오늘 지대로 필 받은 부산 아지매들이다..

 

 

 

 

 

 

 

마근담 입구 정자에 누워

계곡에서 술 몇순배 더하느라 늦는 일행을 기다리다 설핏 잠이 든다..

 

 

 

잎을 갉아먹듯 세월이 흐르고

마늘 마르듯이 시간이 간다..

 

 

 

 

근심 한되 내려놓고

평안 한말 가져가라는

곶감할매의 은근한 채근대로 놀다 가고 싶다...

하지만 감 익으려면 아직 멀었다..

 

 

 

 

동네 빨래터에 손 빨래 대신 발 빨래를 하니 발의 피로가 좀 가신다..

 

 

 

 

종착지 남명기념관에 도착..

남명 조식..명종 때 이황과 더불어 영남을 양분했던 유림의 거두..

 

 

문이름이 성성문이다..

성성..

깨어있음의 상태..

불교적 느낌이 난다..

남명이라는 호는 도가의 냄새가 난다..

그러고 보면 남명의 도학는 성리학에 억매이지 않은 유연함이 엿보인다..

 

 

 

남명 선생 흉배에 찬 방울..성성자..

그는 방울(성성자)로 표상하는 마음을 밝히는 경(敬)..

칼로 표상하는 결단의 용기 의(義)를 강조하였다..

 

 

 

용모나 글씨는  성성자와 경의검과 마치 댓귀 처럼 어울린다..

 

 

 

그로부터 경의 사상을 배운 제자 중에는 행동과 실천력이 강한 사람이 많아 임진왜란 때 의병장으로 활동한 사람이 여럿이다..

 

 

경의 사상..

내명자경(內明者敬)

외단자의(外斷者義)..

 

안으로는 경으로 마음을 밝히고

밖으로는 의로 결단하고 행한다..

 

 

그렇게 도학을 공부하고 수련한 그이기에..

명종에게 단성현감 사직상소를 올리면서

" 대비(문정왕후)께서는 생각이 깊으시나, 깊숙한 궁중의 과부에 지나지 않으시고,

전하(명종)께서는 어리시어 단지 선왕의 한낱 외로운 아들(後嗣)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니 천백가지의 하늘의 재앙과 억만 갈래의 인심을 무엇으로 감당해내며 무엇으로 수습하겠습니까?"

당당히 비판한다..

 

 

그런 그도 환갑 나이에 이곳 산천재로 이사 올 때 쓴 시는 요즘 퇴직한 백수들의 심정과 비슷하다..

 

봄산 어느 곳인들 향기로운 풀이 없겠나만
천왕봉이 상제 사는 곳에 가깝기 때문일쎄

빈손으로 들어왔으니 무엇 먹고 살아갈까

은하 십리 맑은 물 흐르니 퍼마셔도 남겠구나..

 

 

 

 

그러나 내가 남명선생을 존경하는 이유는 산천재에서 천왕봉을 보며 쓴 이 시에서 그의 공력을 보기 때문이다..

 

 천섬들이 큰 종을 보소서!

크게 치지 않으면 소리 나지 않는다네.

어찌하면 저 두류산처럼

하늘이 울어도 오히려 울지 않을까?

 

 

<오늘 걷기>

산청군 단성면 운리마을 - 백운계곡 - 마근담 - 시천면 남명기념관 약 13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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