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에 설악산을 간다기에 망설였다..
분명 미여터질텐데..
그러나 찜통 더위가 집에서 더이상 관용을 베풀수 없단다..
7시에 출발했으니 밀리는 것은 당연했으나 올림픽 축구 8강전 때문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기습에 한방 먹고 지고 나니 갑자기 교통 체증이 짜증이 난다..
필형과 봉언니의 노래로 잠시 위로하고...
설악동 입구에 도착하니 짐승들이 나와 환영하네..
입구 계곡에 물이 말랐다..장마에 내린 비는 다 증발되었구나..
차량들보다 빠른 속도로 걷는다는 것으로 위로 삼는 날..
숲길로 들어오니 기온이 서늘해진다..
워낙 차가 지체하여 길 초입에 점심을 먹는다..
더위에 젓가락 잊은 사람은 반 잘라 몽당젓가락으로라도..
다행히 계곡의 물은 다 마르지 않았네..
비룡폭포 직전에 벼르던 소나기가 내린다..
비와 땀이 범벅이 되어도 그저 시원하기만 바랄뿐..
비룡폭포에서 토왕성 폭포까지는 600미터의 수직의 계단길..
세상에 꼭 필요한 물은 소금물이라지?
땀, 눈물, 바다..등
오늘의 소금물은 비로 많이 희석되었다..
가뿐 숨 몰아쉬며 한참을 바라보다가 문득
토왕성 가는 길은 여기가 아닌가벼~
차시간 때문에 숨만 돌리고 내려와 비룡폭포에서 발을 식힌다..
<오늘 걷기> 설악동 입구 - 비룡폭포 - 토왕성폭포 전망대, 왕복 5km
대포항에서 회와 매운탕 그리고 수면제용 폭탄주 까정 먹고 7시에 불이나케(?) 출발..
아침 그림자가 길고
낮 햇살이 길고
돌아가는 찻길도 길다.
몽당 젓가락 빼곤 모두
길고 긴 여름철도
이제 밑천이 떨어져 간다.
"엄칭이 진 여름 보내기 참 대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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