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알프스에서 돌아오는 차안에서 다음주에 또 알프스 간다하니..
유럽가느냐 묻는다..
아니.. 영남 알프스...
알프스가 도처에 깔렸다..속리산 줄기에도 충북 알프스가 생겼다는 거..
10월 2일 아침 대전은 잔뜩흐리다..비구름은 전날 남부지방에서 비를 잔뜩 뿌리고 중부지방으로 북상하였단다..
영남알프스 배내고개에 접근하는 길에 차창밖의 주변산들은 일제히 백운봉으로 개명신청한 것 같다..
10월 연휴 중 원래 첫날 1일에 영남 알프스 간다고 신청했다가 도리깨질 할려고 2일로 변경..
이것이 신의 한수가 되었다..
비오는 연휴에 비 사이로 막가는 행운을 얻었다..
1일 오전에 도리깨질하고 나니 오후부터 비오고,,
2일 영남알프스는 전날은 추천으로 취소되었지만, 우리는 구름이 벗겨지며 따가운 햇살과 함께 했다는 거..
3일 아침에 비가 날리더니 오후부터는 햇빝쨍쨍한 여름 날씨 속에 도리깨질 잘했다..
날씨복에 다시금 감복한다..
천인감응(天人感應)..
그 사이에 길이 있으니 오늘 즐거운 마음으로 걸으리..
오늘 영남알프스 중 천황산, 재약산 억새길 구간 중
1코스(배내고개 -능동산 - 천황산)으로 가는 사람을 일단 배내고개에서 하차시키고, 우리는 밀양 얼음골로 간다..
거기서 케이블카를 타고 천황산 아래 하늘 정원으로 올라간다..
케이블카 타고 오르는 걷기 코스를 보면
1. 무주 리조트 -설청봉 -향적봉
2. 통영 - 미륵산
3. 용평 리조트 - 발왕산
4. 여기(밀양 얼음골) - 천황봉
11시에 도착하여 케이블카 표를 끊으려 갔더니 12시 표를 판다..
단 2대가 오락 가락한다..1번에 50명을 태우고..
남는 시간에 밀양의 사과구경하고 코스모스와 잡담을 나누고..
1시간을 빈둥거리는 바람에 재약산 찍고 층층폭포 쪽으로 가려는 계획이 어찌 될지 모르겠다..
그런데, 이 케이블카 회사는 편도 7000원 짜리는 팔지 않고 왕복 12,000원짜리만 판다..
주말에 일종의 바가지 요금아닌가?
등산객에게 일종의 페널티를 메기는 것인지...
어쨌든 12시에 올라가는데..
안내멘트..뒤쪽에 백호바위를 보란다..
과연 구름 속에 백호가 으르렁 거린다..
하늘정원 녹상대에서 백호를 잘 달래서 헤어지고..
천황산으로 오른다..
저멀리 천황산 정상에 사람들이 가득하다..
천황이라는 말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재약산 사자봉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문득 엘콘도 파사의 배경 음악 속에 비상하는 수리들 처럼 장쾌한 풍경이 펼쳐진다..
그 너머 천황재의 사자평에 억새들이 춤을 춘다..
흔들리는 억새, 푸른 빛이 감도는 먼산, 춤추는 구름만으로 우리는 즐거울 수 있다..
돈, 부동산, 출세와 상관 없이..
쑥부쟁이는 오늘의 주인공을 위해 다소곳이 고개를 숙이고 있고..
주인공 억새는 손님을 맞아 이리 저리 분주하다...
사자평의 억새는 사자의 갈기처럼 위엄있게 흔들린다..
시간을 보니 동행의 발걸음으로는 재약산을 넘어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
천황재에서 내원암을 거쳐 표충사까지 3km의 하산 길을 가볍게(?) 내려가 남는 시간에 표충사나 구경할까 했다..
아쉬움을 남기며 사자의 갈기와 헤어지고 무성한 억새의 숲을 헤치며 내원암으로 하산한다..
하산길에 잘한 선택과 착각이 확인되었다..
착각이란 하산길이 가볍고 여유있는게 아니었다..
급한 내리막길에 무릎이 아파 3-4번 쉬면서 내려오는데 땀이 비오듯한다..
잘한 선택이란 재약산 등정을 포기하고 일찍 하산을 결정한 것이다..
쉬엄 쉬엄 내려오다 보니 표충사 집합시간 4시 30분에 겨우 맞추어 왔다..절 구경할 시간은 생략해야 했다..
저 멀리 천황재 능선이 구름 속에 보인다..
급한 내리막길에 무릎병이 도질까 걱정되는 날이다..
버스 주차장에 도착하니, 어느 팀은 1시간이 지각하여 도착한다...
다리가 풀려 겨우 겨우 왔단다..
구슈올레에서 느꼈던 날씨복..
일본 알프스에서 그리고 여기 영남알프스에서 다시 감복한다..
천인감응(天人感應)..
그 사이에 길이 있으니 즐거운 마음으로 걸으리..
운무 속에 백호가 으르렁 거리고 사자들판에 억새가 춤추는 그 길을
엘콘도파사..배경음악 속 비상하는 수리와 같이
나는듯이 걸었다..
<오늘 걷기> 얼음골-케이블카 - 하늘정원 - 천황산 - 천황재 -내원암 - 통도사 - 상가 주차장 , 약 7 km 4시간 30분
<참고 걷기> // // - 천황재 - 재약산(수미봉) - 고사리분교터 - 층층폭포 - 흑룡폭포 - 표충사, 약 8km 6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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