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가산산성 걷기에 나섰다..

이름도 생소한 가산산성..진남문 현판에는 "영남제일관방"이라 써있다..

 

 

 

관방...요새를 의미한다..

영남제일관방이란 영남 제일의 요새라는 의미일텐데..문경새재 조령관과는 서로 타이틀전이라도 해야될 판이다..

 

 

이 성터는 몽고 침략때에도 산성으로 쓰였는데, 임진왜란을 겪은 후 삼중산성으로 개축하였다.. 

실전에 쓰이지 못한 성이나, 6.25 때 대구방어선이 되어 제몫을 다하였다..

이른바, 다부동 - 가산성 전투가 치러졌다.

1950년 8월17일 ~21일까지 5일간 백선엽장군이 지휘하는 국군 1사단 병력이 북한군과 밀고 밀리는 혈전을 벌엿다...

이 방어전투의 승리를 발판으로 인천상륙작전이 펼쳐져 대역전이 이루어진다..

이 산성 내에서 전사자 유해발굴 현장이란 표지판이 보인다..

 

 

 

성안으로 들어가 해원정사를 지나 치키봉으로 올라간다..

치키봉??

처음에는 처키인 줄 알았다...

공포영화에 나오는 처키 말이다..ㅎ

치키봉의 유래는 산세가 키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란다..

 

 

치키봉 오르는 길을 빠른 걸음으로 올라간다..

갑자기 날씨가 추워진 것도 모르고 여름 복장으로 왔으니 몸을 데워야 산다..

 

 

 

 

 

치키봉에서 할배바위로 가는 도중 전망 좋은 바위에 서서 남쪽을 바라보니 푸른 연꽃이 겹겹히 둘러싼 산등성이가 가득 펼쳐진다..

지역 베테랑의 설명으로는 가야산 정상이 보이고, 맑은 날은 지리산 천왕봉, 영남알프스도 보인다고 한다..

 

 

 

할배, 할매바위를 지나면, 가뭄끝에 논바닥 갈라지듯한 바위가 나타난다..

 

 

 

 

그러한 잠시 동문이 나타난다..

 

 

 

 

가산바위로 향하는 길..단풍이 쪼매 들었다..

가을병이 도진다..

가을이 오면 온갖 단풍, 억새를 다 보아야하는 강박증이...ㅎ

 

 

1640년..인조 18년..이 산성 안에 칠곡 도호부를 세웟다..

병자호란 후에 세워진 것이다..

이 산골에 3중성 속에 도호부까지 세운 뜻은 제2의 병자호란이 생기면 여기까지 피난을 할 생각이었을까?

 

 

 

지역 베테랑이 할배바위에서 유선대-용바우-가산을 들릴 것을 권유한다..경관이 좋단다..그러나  일행과의 일정을 고려하여 생략했는데, 오히려 다른 일행 중 일부는 그 코스로 간 모양이다..헐..

 

 

 

가산 널럭바위에 수십명이 앉아 점심을 먹는 모습은 진 풍경이다..

일난풍화(日暖風和)..햇볕은 따뜻하고 바람도 온화하다..

 

 

 

옆에 앉은 울산 로타리클럽 아재들이 전어회를 보내준다..

인심도 좋지..대마도 소주로 답례를 했더니 이번에 소아마비 박멸운동한다며 사과를 주고 간다..

 

 

 

 

 

구절초 핀 가산바위 아래 실낱같은 성벽으로 많은 사람이 걷는다..

 

 

 

보랏빛 향유도 명함을 내밀고..

보랏빛에는 꽃들만의 다급한 처지의 호소문이 담겨잇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그러나 강쥐풀은  여유롭다..

불만 나지 않으면 봄까정 갈 몸인지라..

 

 

 

지호지간에 맞든 손..

이수전수(以手傳手)의 거시기도 이심전심의 그 마음과 같은가? 다른가?

 

 

 

 

 

 

인생은 버리고 가는 길이다..

즐거워도 머물수 없고, 슬퍼도 머물 수 없다..

미련 없이 떠나는 자가 건강하다..

 

 

 

 

길가에 지척으로 떨어진 이 붉은 방울들..

팥배나무란다..

5월에 피는 꽃은 배꽃과 같고, 가을 열매는 붉은 팥알같이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물앵두나무·벌배나무·산매자나무·운향나무·물방치나무라고도 불린다..

한자로는 당리(棠梨), 두리(豆梨), 두리(杜梨) 등 배나무 이(梨)자가 들어간다..

 

 

먼산을 연모해 달리는 산성같다..

 

 

 

 

6.25에 흘린 군인들의 핏방울처럼 벽공에 처연하다..

 

 

 

 

 

 

 

 

임도로 내려오다보니 성안 계곡 물이 우렁차다..

물을 보니 몸이 반응한다..

발을 씻는데 오래 담그질 못하겠다..

하로동선..여름 화로, 겨울 부채..

가을 계곡에 발 씻는 것도 딱 그 꼴이다.. 

 

 

 

내려오는 길에 해원정사의 보살님은 더욱 그윽한 약병을 내미시고..

금강역사는 더욱 인상이 쓰고 계시다..

 

 

 

 

<오늘 걷기> 진남문 - 해원정사 -치키봉 - 할배바위 - 동문 - 가산바위 - 남포루 - 진남문  약 10km

 <참고 걷기>  //    - 할배바위 - 유선대,용바위 - 가산 - 가산바위 - //   약 12km

 

 

성밖엔 드론이 난다..

성은 무너지고 세월이 흐른다..

 

 

 

진남문에서 버스타고 20분 거리 대구 막창집으로 간다..

바짝 구으니 맛잇다..금정산성 막걸리와 곁들이니 더욱..

 

 

인생의 삼락(三樂)에 견주어 걷기의 삼락을 꼽아볼까?

우선 능력에 따라 걷고(適步)

때론 분위기에 맞는 음악을 들으며 걷고(時樂)

그곳의 명소나 맛집을 들러 즐기는 것(樂緣) 아닌가 한다..

 

가산 너럭바위에 앉아 연화부수의 산줄기를 바라보며

울산아재들이 선사한 전어회를 즐기고

굵직한 바리톤의 "10월의 어느 멋진 날"을 들으며 가느다란 성벽길을 걷고

돈돌이 막창과 금정산성 막걸리로 마무리한

이번 걷기는 삼락이 다하였니

어찌 아니 즐거우랴~

 

 

돌아오는 차안에 고인들이 축하 메시지를 보내왓다..

해위 윤보선의 글..

청천세심..맑은 물에 마음을 씻다...

예, 바로 그런 마음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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