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 고창 문수사 단풍 보러 가리라 하던 마음..

금년에는 별렀는데, 단풍시기를 맞추는 것이 문제였다..이제는 알겠다..11월 2째주 ( 11.10 -15.)가 절정이다..

어차피 주말에 이동해야 하는 형편에는 날짜는 대충 맞출 수 밖에 없다..

이번주말(11.19)에는  보름달로 치면 17일 달이다.. 

 

 

노처녀 시집가는 날 등창난다더니...비가 부슬 부슬 내린다..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날씨복을 빌어본다..

 

 

 

 

일주문 옆 안내판에 단풍잎 하나..

비장한 모습으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떨어진 붉은 빛이 나무의 단풍을 응원한다..좀더 버텨보라고..

 

 

 

 

 

 

젖은 낙엽도 처량한데,,거기에 단풍 낙엽이니 더 안타깝다..

 

 

 

 

 

 

 

 

떨어진 단풍은 단풍이 아니더냐..

오히려 유행객이 사라진 진정한 단풍객만 조촐히 오가는 이런 풍광이 가을에 제격이라..

 

 

 

 

 

불이문이 말한다..

삶이나 죽음이 둘이 아니요

낙단풍과 생단풍도 둘이 아니다..

 

 

 

 

 

붉은 홍시도 한몫하는데, 탐조 한마리 까마귀밥을 훔쳐먹다 현장에서 발각되었다..

 

 

 

 

 

 

 

 

문수전에는 이절의 원주인이 계시다..

 

 

 

 

 

전각 벽화에 눈길이 간다..

나무에 앉은 선사는 조과선사..밑에 서있는 사람은 당나라 시인 낙천거사 백거이다..

지방관리로 근무하던 백낙천이 조과선사를 찾아 갓을 때  선사는 나무 위에서 참선중이었다..

"선사! 왜 위험한 나무위에 계십니까?"

"내가 보기에는 땅위에 있는 그대가 더 위험해 보이오. 지금은 잘 나가는 것 같아도 황제의 마음이 변하면 언제 추풍낙엽 신세가 될지 모르니.."

심쿵..그래서 다시 물었다..

"저에게 한마디 가르침을 베풀어 주십시오"

"제악막작 중선봉행 (諸惡莫作 衆善奉行 )..악한 짓은 하지말고 착한 일을 행하시오"

"그런 말은 어린애도 아는 말 아닙니까?"

"삼척 동자도 아는 말이라도 80노인도 행하기 어렵다오" 

 

 

 

 

지혜의 샘..

사람이 깨닫기가 어렵지, 깨달은 연후에 설법 걱정 하지마라..마치 샘물 흘러나오듯 술술 나올터이니..

 

 

단풍도 깨달음이다..

단풍도 버리고 가야하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버리고 가야 다시 산다는 것을 안다..

새봄이 오면 알리라..

 

 

 

지는 낙엽 속에서 함께 사는 즐거움은 더욱 찬란하게 빛난다..

 

 

 


입구에 차를 파는 사람에게 물었다..

혹시 문수사에서 축령산 편백나무 숲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보지 못했는지..

"제가 십수년을 여기서 지냇어도 그런 길은 없습니다."

"아니? 무슨 소리요..여러 블러그에서 임도(오솔길) 이야기를 보았는데..다만 최근에는 출입을 통제하는 말을 들었는데.."

"글쎄요..문수사 경내 밖에으로 연결되는 임도가 있었는지는 모르겟지만..경내에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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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지도로 확인해보니 문수사 입구 신기마을에서 좌측(절방향을 보고) 포장길로 올라가면 들독재를 거쳐 축령산 편백나무숲으로 갈 수 잇다..약 2.5km


 

 

 

붉은 단풍 속에 묵암(默庵)선사는 말을 잊었다..

버리고 가라...

어차피 아끼던 몸뚱이도 버리고 가는데

단풍의 붉음을 시비하랴...

그저 지금 이 마음을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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