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백양사로 향했다..

그러고 보니 백양사는 초행길이었다..

그 많은 절을 다녔는데, 이리 큰 절을 처음 가다니..

 

 

초행이라 백양사 제1주차장이라 치고 갔다..

내비 안내상 300미터가 남았는데, 백양제1주차장 표시가 잇어 들어갔더니 주차료 5000원을 달랜다..

제법 세다 싶었는데, 직원하는 말 나중에 길건너 식당에서 밥먹으면 5000원을 환불해준다나..

알고보니, 정식 주차장은 일주문 안에 있고, 이곳은 사설주차장이더라는,.. 

 

 

 

고불총림..

총림은 선원,강원,율원 등을 갖춘 종합도량을 이른다...

 

 

백양사에는 아직 단풍의 붉음이 떳떳하다...

일주문 안에는 Red wall이 세워졌다.. 

 

 

 

백양사가 큰 절이라는 것은 일주문에서 대웅전까지 1km나 길게 들어가는 길에서 느껴진다..

 

 

 

 

 

 

단풍과 홍시의 앙상블..

 

 

 

고승의 마지막 한마디...

"솔바람이 붉은 노을을 전송한다"

 

오늘 붉은 노을 가득하고 솔바람도 와있으니

여기가 열반세상이로다..

 

 

 

 

부디 나무를 보전하여 1000년 거목들이 즐비한 절이 되기를..

 

 

 

 

 

쌍계루의 가을은 좀 일찍 온듯하다..

전주 명필 강암선생이 쌍계루라 쓴 현판이 걸렸다..

 

 

누각엔 정몽주 등의 선인들의 글씨가 즐비하다..

 

 

 

노을 빛 아득하니 저무는 산이 붉고

달빛이 흘러드니 가을 물이 맑다..

 

 

단풍 속에 잠든 그대..

 

 

次雙溪樓韻(차쌍계루운)

                                       西翁

 

   尨眉緇衲一癡僧(방미치납일치승)
   倚杖隨溪步自能(의장수계보자능)
   看到雲煙醒又醉(간도운연성우취)
   翫弄神變錯還增(완롱신변착환증)
   金風暗換楓初紫(금풍암환풍초자)
   秋月方明水愈澄(추월방명수유징)
   凡聖都忘閑吹笛(범성도망한취적)
   倒騎須彌任運登(도기수미임운등)


           쌍계루 차운                                        
                                 

   짙은 눈썹에 검은 장삼을 입은 한 어리숙한 중이
   지팡이 짚고 계곡 길을 익숙하게 걸어간다.

   안개와 구름 흘러가는 곳을 바라보네. 술 깬 듯 또 술 취한 듯이
   신이한 변화를 제 멋으로 즐기니 그 모습이 도리어 자유롭기 그지없네.

   가을 바람(金風) 부니 어느 새 단풍은 붉은 빛 가득하고
   가을 달이 사방에 비추니 물은 더욱 맑고도 맑구나.

   속됨과 성스러움을 모두 다 잊고 한가로이 젓대 불면서
   말을 거꾸로 타고 수미산을 흘러가듯 오르는구나.

 

 

이 가을에는 쌍계도 붉은 빛을 타고 흐른다..

 

 

중국사람 기와불사는 화평을 기원하고..

 

 

시방세계 널리 발원합니다..

법계중생이

고통에서 벗어나 마음의 평화를 얻고

해탈하시어

극락에 이르시기를..

 

 

 

 

백학봉 아래 대웅전에 설법을 하니

백학이 날아들고 백양도 와서 설법을 들으니

이름하여 백양사라..

 

 

우화루 툇마루에 내리는 빗방울 보며 앉았다..

우화루의 주련의 한귀절

 

雨過雲凝曉半開 우과운응효반개

數峰如畫碧崔嵬 수봉여화벽최외


비 개인 구름사이 새벽이 열리니

산봉우리들은 그림처럼 높푸르네.

 

 

 

옛시절 산사는 이런 모습이어었을까?

 

 

단풍이 내려오는 처처가 모두 선경이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은 모두 선물이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선물이 하나로도 축복인데

단풍과 빗방울의 마리아주는 양귀비 붉은 뺨에 흐르는 눈물이 해도 믿겠다..

 

 

 

치나치려다 들여다보는데..

나오는 처자들이 " 뭐 볼것도 없네..표지나 달아놓지"하며 궁시렁 거린다..

 

 

오..부도탑이러구나...

아는 만큼 보인다고..

저 처자들은 별 구경거리가 안된다고 투덜거리는 것이다..

 

 

그러나 잘 들여다 보면 절의 역사가 보인다..

이 비는 만암선사 사리답비..

그는 1916년 퇴락한 이 곳에 주지로 부임하여 중창불사를 이끌었다..

특히 불사를 자급자족하면서 양봉(養蜂) 또는 죽기(竹器) 제작으로 불사 자금을 조달했고, '반선반농(半禪半農)'을 실천했다.

드디어 1947년 근대 최초의 총림을 개창하였다..

 

 

그의 수제자가 서옹스님이다..

정통 간화선을 보편적 수행법으로 정착시킨 선사..

6.25 전란 때 전각이 소실되어 총림이 무너지자 1980년 부터 복원을 시작하여 1996년 서옹스님이 다시 고불총림으로 승격시켰다.

한때 종정을 지냇는데, 그를 처음 본 것은  신문지상이었다..

종권다툼의 와중에 반대파에 의해 밀려난 그의 모습..

 

 

청화 선사..

1947년 백양사 운문암에서 수행시작..

40년간 토굴생활하면서 장좌불와, 일종식(하루 한끼) 수행하다가 60세가 넘어서 개당..


"범부가 바뀌어 성자가 되는 것이 종교입니다.."


이런 수행자들이 있으니 단풍이 더 붉은 것이다..

 

 



아름다운 백학봉과 상계루의 풍광은 마음에 품고 간다.. 



단풍두부는 못먹고 주차장 비용 환불받으려고 지정식당에 가서 바가지 쓴 기분 받았지만 한번쯤 올만한 단풍 구경이다.. 


 

 

법계를 기준으로 정토와 예토가 구분될터인데 백양사 입구는 너무 상업주의에 물들었다..

주차료 5000원, 입장료 3000원..벌써 영화관 값에 육박한다..

외국에 가면 성당에 입장료 받는데 거의 없던데..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