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 걷기는 여기 저기 쏘다니기로 했다..
먼저 버스를 희리산 자연휴양림에 댔다..
입구에서 반기는 것은 저수지..
저수지에는 오리들이 한가롭다..
AI 땜에 애꿎게 2000만마리의 닭들이 도살되는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금년은 AI가 초반에 바둑기사를 때려눕히더니 년말에는 계란 파동으로 마무리할 셈인가 보다..
지도를 보고 어디를 걷나 궁리하는데, 깃발은 다짜고짜 휴양림 입구 옆 산길로 끌고간다..
눈치 챈 두 노장은 대열에서 벗어나 임도로 가버리고..
초반 부터 급경사..원래 산길이란 그러려니 하고 간다..
그런데 이코스 야산을 오르락 내리락..영 성미 고약한 마눌이 잔소리해대는 길 같다..
정상 직전에 득음터?
누가? 고종때 명창 동백 이종기란다..
여기서 새타령은 김세레나의 새타령이 아니다..
적벽가 중에서 조조가 적벽대전에서 참패하고 화룡도로 도망칠 때 신세한 한탄하면서 부르는 새타령이다..
조조가 사면을 둘러보니 그새 적벽강에 죽은 군사가 원조라는 새가되어
조승상을 원망허며 울음을 우는듸 이것이 적벽강 새타령이란것이었다.
산천은 험준허고 수목은 총잡한듸 만학에 눈쌓이고 천봉의 바람칠제
화초목실 바이 없고 앵무 원앙이 끝처난듸 새가 어이 울랴만은
적벽화천에 죽은 군사 원조라는 새가되어 조승상을 원망허며 지지거려 울어보리라
나무나무 끝끝터리에 앉아우는 각새소리 도탄으 쌓인 군사 고향이별이 몇해든가
귀척도 귀척도 불여귀라 슬피우는 저 초혼조 여산군량 쇠진헌여 촌여노략이 한때로다
소탱소탱 저 흉년새 백만군사를 자랑터니 금일패군이 어인일고
히삐죽 히삐죽 저 삐죽새 자칭영웅 간곳없고 백계도생의 꾀로만 간다
꾀꼬리 수리루리루 저 꾀꼬리 토평대로를 마다허고
심산측림에 보리가 까옥 저 까마귀 가련타
줄인 장졸들 생병인들 아니들랴 병에 좋다고 쑥국쑥쑥국
장요는 활만들고 살이없다 걱정마라 살간다 수루루루
......
각 새소리 조조가듣더니 탄식헌다
우지마라 우지마라 각 새들아 너무나 우지를 마라
너희가 모두 다 태계장죽은 원귀가 나를 원망허면서 우는구나.
희리산 정상에서 불소주로 가슴에 불을 당기고 푸른 서해를 바라본다...
굽이치는 산길을 따라가며 모처럼 타령같은 노래 읊조려본다..
일단 오전 걷기를 마무리하고 주차장 옆에 라면, 오뎅 끓여 점심을 한다...
그리곤 춘장대- 흥원항 해변길 걸으러 간다..
포대화상 인상 좋은 해룡사 옆으로 내려서면 해변길..마침 썰물이라 벌판이 펼쳐진다..
썰물의 뻘에 화가, 서예가들 작업이 한창이다..
이넘은 힘자랑만 하는데, 요놈은 용사비등한 글씨를 쓴다..
오호 관주로다..
이 친구는 피카소를 사숙했나 보다..
달랑게들고 열심히 모래알을 쌓아놓앗다..
다 사구 형성에 보탬이 되는거여~
흥원항 외곽에서 차를 타고 선도리 쌍도로 간다...
입구에 쭈꾸미 형상의 관리사무소가 환영한다..
여기도 무창포 처럼 모세의 기적이 보이는 곳인데, 왜 인기가 없지??
이름은 쌍봉도 아님 노골적으로 부라자섬으로 바꾸면 어떨까? ㅎㅎ
이젠 슬슬 기벌포 전망대로 이동할 시간..
동지가 가까워 일몰시간이 이르기 때문이다..
석양에 흰머리 날리며 선 갈대밭을 걸어 기벌포 전망대로 간다..
저멀리 장항 제련소 굴뚝이 보인다..
기벌포 전망대..옆 장항제련소 잇는 부근이 예전 백제의 기벌포 수비부대가 있었던 곳으로 비정된다..
이 곳은 요충지라 고려시대에도 장암진성이 있었다고 한다..
기벌포 해전??
백제 시대 기벌포라 불리던 이곳에서는 3번의 전투가 전개된다..
1) 660년 당군의 백제 침공시 이곳에서 전투가 벌어진다..
당시 10만의 당나라 군 주력이 기벌포 건너편 군산(당시 갯벌)에 최초로 상륙하였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유력하다..
군산의 오성산 전설에 의하면, 부여로 가는 길을 묻는 당군에게 일부러 허위로 알려주어 순사하였다는 5성인의 설화가 전해온다..
그뒤 당군은 금강을 따라 웅포, 강경, 석성(파진산 부근)을 통과한다..파진산이라는 지명도 백제의 진이 깨졌다는데서 유래한다..
결국 이곳 기벌포도 함락되고 당군은 수군과 함께 금강 양안으로 진군하였다고 보아야 하리라..
파진산을 통과한 당군은 황산벌 싸움에서 신승한 신라군과 합류하는데, 신라군이 하루 늦었다는 이유로 신라 참군 김문영을 참수하려다
김유신의 반발로 그만 두엇다는 이야기는 역사책에 맡긴다..
2) 백강전투
663년 백제 부흥운동을 돕기 위하여 왜군이 800여척에 총 4만 병력으로 백제를 도우려 파병되었다..
그러나 기벌포 인근 백강 하구에 왜수군은 당수군과 접전끝에 400여척이 불타는 패배를 당하고 백제부흥운동은 패배로 끝난다..
3) 기벌포 해전
문무왕 재위시 675년 당나라는 신라마저 병합하려고 20만대군을 동원하여 신라를 공격하였다가 임진강 부근 매소성에서 대패한다..
그러자 676년 11월 기벌포에 설인귀가 지휘하는 당 함대를 투입하여 공격하였다.
사찬(沙飡) 시득(施得)이 함선 100척을 이끌고 기벌포에서 설인귀 수군과 싸웠으나 패배하였다. 그러나 크고 작은 전투 22번에 걸친 게릴라식 전투로 결국 당나라의 수군 4천여명의 목을 베고 승리하였다.
기벌포 전투에서 당해군을 격파함으로써 대당전쟁을 승리로 끝내고 진정한 통일국가가 되었다..
3차례의 해전으로 붉게 물들었을 그 날의 바다..
그날 처럼 오늘도 기벌포의 바다는 붉게 물들엇다..
행복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수 없다..
하지만 걷기 없는 행복이란 있을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삼남길 장성 갈재길로 시작한 금년 걷기..
흐르는 강물처럼, 어쩌면 움켜진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알처럼
그렇게 세월이 지나가 한해의 끝자락에 이르렀으니 감회가 적지 않다...
걷고 걷고 또 걷고
그러다보면 우리 모두 행복의 나라로 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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