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연시 송구영신(送舊迎新)을 국사봉에서 하기로 했다..

2016년 송구는 계룡시 향적산 국사봉으로 간다..

 

 

세월의 무상(無常)함이야 말해 무엇하리오..

흐르는 강물처럼..쏜 살같이..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알 처럼..얇아진 두루마리 화장지처럼..비유도 다양하지만..

지나간 것은 빠르고 덧없다..

 

 

 

맨재를 오르며 생각한다..

해가 바뀌는 시간..

나라의 운명이 바뀌는 시간..

2400년전 아테네가 몰락해가는 시절..소크라테스는 아테네인들의 각성을 이야기 했지..

그의 의연한 죽음을 목격한 28살의 플라톤은 그를 따라 철학의 길을 걷고, 국가를 썼다..

 

 

맨재에서 장군암까지 등산로를 따라간다..

 

 

소크라테스의 시절의 아테네..국운은 점점 기울고 사람들은 외모관리, 육체미에만 관심 쏟고, 말만 그럴듯하게 늘어 놓는 소피스트들이 횡행하던 시절..

요즘 얼짱, 몸짱에 얼굴만 뺀도름하게 하고 말만 뻔드르하게 하는 사람이 득세하는 우리 세태와 닮지 않았던가?

그는 아테네 시민의 정신이 깨어나기를 바라는 한마리 등에가 되고자 햇다..  


 

 

 

 

국사봉에 올라 바라보니 세상이 안개에 잠겼어라..

 

 

 

북쪽 천왕봉이나 남쪽 황산성 방향도 애매모호하다..

 

 

 

세상이 어지러워도 기본은 '가화만사성'이다..

 

 

국사봉..이성계가 올라 신도안(계룡시)을 바라보면 도읍지를 논의하였다하여 국사(國事)봉이다..

 

 

정상에 천지창운비라고 불리는 비가 있다..

사면 동쪽에 천계황지(天鷄黃地), 남쪽은 남두육성(南斗六星), 서쪽은 불(佛), 북쪽에는 북두칠성(北斗七星)이 새겨져 있다.

천계황지(天鷄黃地)는 라는 글씨는 천계(天鷄) 하늘의 닭이니 봉황을 의미하고, 황지..황색은 오행사상에서 중앙과 땅을 가르키니 중심지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천계황지란 이곳이 봉황이 깃드는( 왕도) 중심지가 될 곳이라는 선언으로 보이고..

북두칠성은 다 알지만 남두육성(南斗六星)은 무엇인가?

여름날 남쪽에서 보이는 궁수자리에 속하는 6개의 별로 두수(斗宿)라고도 하여 장수(長壽)를 다스리는 별이다..

남두육성은 탄생과 수명을 관장하고, 북두칠성은 수명, 운명, 죽음을 관장하는 별이다..

그러면, 봉황이 깃드는 이곳을 중심지로 삼아 남두육성과 북두칠성의 가호로 무궁한 극락세상(불국토)가 이루어 지기를 바라는 기원을 담은 것 아닐까?

 

 

그 옆에는 오행비라고 불리는 비가 있다..

동에 동에 오(五) 남에 취(聚) 서에 화(火), 북에 일(一)이 새겨져 있다..

보통 오화취일이라 읽는 것 같은데...오히려 순서대로 오취화일이라고 읽어야 하지 않을까?

오행비 이름답게 오행사상으로 풀이해보면..

오..5는 1,2,3,4 즉 수화금목의 기운을 모두 포함하는 완전수로 보는데, 오행으로는 토(土), 방위로는 중앙을 뜻한다..

화(火)는 방위상으로는 남방, 색으로는 적색을 뜻하나, 서쪽에 쓴 것으로보아 방위가 아니라 숫자로 2를 의미하고 있는  것 같다..

2는 1에서 분화한 음양, 갈등의 요소가 있지만 상생도 가능한 것이다..

1이란 오행으로는 수(물), 방위로는 북을 의미하는데, 통일, 본질, 태초의 시작, 불가분의 것을 의미한다..


정리하자면, 이 중심의 땅에서 각종 다양성을 취합하면  분열을 극복하고 통일이 이루어진다는 기원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국사봉 정상에서 여말 선초, 일제침탈기 등 변혁기에 이곳에서 나라일을 걱정하던 사람들이 있었다...

지금 우리도 변혁기에 서있다..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들어가느냐..미끄러지느냐..하는 기로..

 

 

 

일단 각자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우선 수신(修身)에 힘써야겠지..


 

 

풍찬 점심후 산 능선을 타고 맨재 방향으로 하산한다..


 

오늘 산하는 구름 속에 묵연하다..

섣부른 진단과 처방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맨재 - 청송약수터(대원사) 구간은 걷기 좋은 솔밭 길이다...


 

<오늘 걷기> 무상사 - 맨재 - 장군암 - 헬기장 - 국사봉 - 헬기장 - 능선 - 맨재 - 청송약수터  약 8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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