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에서 순대전골을 맛있게 먹고 봉화산 아래 봉하마을에 갔다..
입구에 들어서자..두개의 바위가 눈을 사로 잡는다..
참 인상적인 풍경이다..
한 사람이 농가에서 태어났다..
가난하여 상고를 졸업하고 사법고시를 패스하여 판사 잠시하다가 변호사를 한다..
세무소송으로 돈을 벌다가 어느날 부림사건 변호를 하다가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그는 리영희의 책 전환시대의 논리, 우상과 이성 등을 읽으며 시국사건의 변론을 맡다가 인권변호사로 이름을 얻는다..
그리고 전두환의 청문회에서 공격적 화법으로 스타가 되고..김영삼의 3당합당에 따라가지 않음으로 소신의 정치인이 되었다..
그리고 16대 대선에서 예상을 깨고 야당 후보가 되고, 행정수도 이슈와 단일화의 승부수를 던지며 일약 대통령이 된다..
사자바위 밑 그의 묘역에는 참배객이 많다..
그의 죽음 소식을 들은 것은 5월 어느날 제주 가는 크루즈에서 였다...
대통령의 투신 자살이라니..
그가 투신한 부엉이 바위를 바라본다..
그의 마지막 심정은 무엇일까?
부산시장 낙선에 낙선하고 그가 한 말이 인상이 깊다..
"농부는 밭을 탓하지 않는다"
그러나, 대통령에 출마하자 셀리의 법칙의 연속으로 그는 대권을 잡았다..
그런데 막상 대통령이 되자, 머피의 법칙으로 바뀐다...
평검사들과 계급장 떼고 토론하자고 자청했다가 "막가자는 얘기냐"로 막을 내려 스타일을 구기고, 탄핵파동을 격었고,
사법시험을 폐지하고 로스쿨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자신이 밟고 올라간 뒤에 사다리를 걷어 찼다는 비난도 듣고..
국토의 균형개발을 추진하였더니 전국에 부동산 투기광풍이 불고..강남의 집값을 제일 많이 올려주었고 강남사람이 고마워햇다던가..
북한 햇볕정책을 지속했더니 북핵실험에 당하고..그런데도 북을 감싸고 돈다고 욕먹고..
솔직화법이라고 이야기하면 품위와 격조가 없다고 비난을 당하고..
이라크 파병과 한미FTA추진하자 진보진영에서 욕을 먹고..
나중엔 "대통령 못해 먹겠다"는 말까지 토로하게 되었다..
대통령에 퇴임하여 고향으로 내려와 오리농법으로 농사짓고 손자와 자전거를 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하지만, 박연차 게이트가 터지고, 뇌물수수죄의 올가미가 드리워고 가족들까지 연루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날 아침 그는 집에서 나와 젊어서 고시공부한 정토원에 들러 부모님의 위패에 절을 하고 부엉이 바위로 향한다...
마애불도 말리지 못하고 모로 누워버렸다..
부엉이 바위 절벽 위에서 세상을 바라보았다...
"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
그가 동백꽃처럼 떨어지자 호감도는 올라갔다..
***
<2023. 4. 10.> 누가 노무현을 죽였나??
- 노무현을 수사한 전 중수부장 이인규의 인터뷰 기사..
https://www.chosun.com/opinion/2023/04/10/7Z7V3FQOXNCBVDIARYTH6DFJGI/
정토원에서 고시공부할 때 휴식삼아 사자바위에 올랐으리..
사자바위에서 세상을 향해 포효할 호연지기를 길렀으리니..
고대의 성혈 제사터에 중세의 봉화대가 있는 곳..봉화대가 잇어 봉화(烽火)산이다..
사자바위을 지나 봉화산으로 향하면 호미를 든 관세음보살이 계시다..
감로병과 호미..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일과 건강이라..
편백나무길에서 화포천으로 내려가는 하산길은 진창이다..
조심하라...악어떼가 나올지도 모른다..
천상의 소리에 고개를 드니 기러기가 날아간다..
기러기 울어 예는
하늘 구만리
바람이 싸늘 불어
겨울도 깊었네
아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멀리 사자바위가 보인다..
햇살 좋은 낮에 사자처럼 포효하더니
황혼에는 미네르바의 부엉이가 되었네..
다시 사자바위를 보며 생각한다..
총으로 일어선 사람 총으로 망하고
말로 일어선 사람 말로 망하고
공주로 일어선 사람 공주노릇하다 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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