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둘레길 16코스..구례 토지면 송정리 송정마을에서 출발한다..

 

 

 

송계정..소나무 아래 계울이 흐르는 정자..

솔바람 소리와 물 소리가 어우러지면 낮잠자기 좋겠다..

 

 

오늘은 송정마을 - 목아재- 기촌마을 - 작은재까지는 16코스 인데..

작은재 - 법하마을 - 가탄 마을 - 화개장터로 가지 않고

작은재에서 황장산 등산로를 따라 내려가 화개장터로 직행하는 일종의 변주곡이다..

 

 

초입에 산철쭉이 제철을 만나 신났다..

저 멀리 목아재로 올라가는 길이 보인다..

 

 

 

 

영산홍이 아름다운 길에서 저절로 발에 힘이 들어간다..

 

 

 

 

 

아..철쭉이다..

생각지도 못했던 토종 철쭉이 가득하다..

 

 

우리는 흔히 도심 화단에서 보는 진분홍색 산철쭉을 하도 많이보니 그것을 철쭉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원래 토종 철쭉은 산속에서 어쩌다 만나니 이제는 "참철쭉"이라고 부른다..

요즘 아이들도 그렇다..

외가 조부모와 자주 만나는 시대가 되니, 외할머니를 그냥 "할머니"라고 부르고,

친가의 조부모는 "친 할머니"라고 부르는 집이 많아져가는 시대 아니던가??

 

 

산속에서 보는 철쭉은 고운 한복을 차려입고  단정하게 붓을 들어 궁체로 서방님의 안부를 묻는 여인처럼 우아하다..

 

 

 

 

 

 

이런 고운 철쭉이 목아재 올라가는 길에 지천으로 피어 눈호강이다..

철쭉꽃 그늘 아래로 보이는 지리산 능선은 사모하는 낭군의 등판처럼 와락 끓어 안고 싶은 느낌을 주지 않는가?? 

 

 

 

참을 수 없는 뜨거운 정을 담고 섬진강이 능선 사이를 헤집고 흐른다..

애액이 흐르듯..ㅎ..(너무 에로틱한가?? ㅎ)

 

 

 

보랏빛 꽃을 보고 다음의 꽃검색에게 물었다..

붓꽃일 확율 76%란다..

산 속에서 만나는 이 작은 붓꽃들은 각시 붓꽃이 아닐까 싶다.. 

 

 

 

요꽃을 찍어보니 "구슬붕이"이 가능성이 36%란다..

믿거나 말거나..반신 반의했으나, 이글을 쓰면서 확인해보니 구슬붕이 맞다..

꽃말이 "기쁜 소식"이니 오늘 좋은 일이 있을라나 보다..

 

 

목아재에 도착..잠시 쉬면서 후미를 기다리는데 한참 늦는다..

고사리꺽느라 늦었단다..전생에 초근 목피 채미하며 살았나 보다..

 

 

 

철쭉 꽃도 동백꽃 처럼 이쁘게 뚝 뚝 떨어진다..

 

 

 

숲길을 걷는데..갑자기 앞에서 1미터 쯤 되는 뱀이 나타나 길 건너로 갈지자로 사라진다..

예상치 못한 만남으로 나 만큼 저놈도 놀라 모양이다..

 

 

 

 

 

철쭉 사이로 화개 장터와 섬진강이 보인다..

 

 

 

기촌마을로 내려가는 포장길..

이 사람, 여기서 왜 이러는 걸까요??

 

 

몇년전 지리산 둘레길을 가탄마을 - 법환마을 -기촌마을을 거쳐 목아재로 올라가는 도중 이 자리에서 쥐가 나서 누웠다가 포기하고 하산하여 기촌마을에서 동네사람들에게 아스피린을 얻어 먹고 맛잇는 제첩국을 사먹은 기억이 난다..

(http://blog.daum.net/servan/6349374 참조)

그 사연을 기념하는 사진이다..

 

 

 

 

 

금낭화..단오날 나누어줄 돈, 쌈지에 담느라 바쁘다..

 

 

 

구례 차밭..농부에게 물으니 곡우는 며칠전에 지났지만 요즘 따는 차잎은 우전차란다..

 

 

 

 

연곡천에서 피아골로 이어지는 지리능선 바라본다..

 

 

 

기촌마을 솔 밭에서 점심을 잘 먹고...오후에는 작은재로 올라간다..

 

 

 

 

희망과 꿈은 사탕이다..

 

 

 

 

 

 

배불러서 오르막이 부담스럽지만 쉬엄 쉬엄 오른다..

돌라보니 목아재 오른 길도 만만치 않다..

 

 

 

 

 

작은 재에서 직진하면 지둘 16코스 인데, 우리는 화개장터 쪽으로 간다..

 

 

 

 

계속 내리막..드디어 화개장터가 보인다..

마지막 구간은 대나무 숯의 급경사 계단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뒤어서 고성과 함께 쿠당탕 소리가 나서 고개를 들어보니 무엇이 구른다..

사람이 계단에서 구르는가, 큰 일 났구나 싶었는데, 퍼뜩 눈에 들어오는 것이 커다란 바위가 굴러내려 오는 것이 아닌가??

일순 외마디 고함을 지르자..밑에 내려가던 세사람이 쳐다보았다..

바위가 굴러 내 눈앞을 지나가는 순간 밑에 누군가 다칠 것만 같았는데,,

행히 모두 구사일생으로 피하고 바위는 대나무에 부딛치며 멈춘다..

아!! 이런 재수 좋은 날이!! ㅎ

구슬붕이가 전한 2번째 기쁜 소식이었다..

 

 

 

 

 

 

강물에 발을 담갔다..

지난 주와는 달리 발이 전혀 시렵지 않다..

날이 이렇게 더워지고 있다..

 

 

 

신선이 사는 동쪽 나라 가운데서도

철쭉 꽃 피는 하동

항아리 속의 별천지로세..

 

 

 

섬진강의 은어야 다음달에 보자꾸나..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든다..ㅎ

레스토랑에서 생명의 양식을 주겠지..

 

 

 

대전에서 수송해온 생선회를 안주로 폭탄주로 마무리한다..

 

돌아온 4월, 빛나는 계절에

철쭉에 취하고

구슬붕이의 기쁜 소식 예언으로

독사를 비껴가고

구르는 바위를 피하고

연목구어격 회를 안주로

무사히 살아남은 자들을 위하여..건배!!

 

 

 

돌아오는 차안 환상의 30분..축하파뤼..

 

 

오늘 걷기는 총천연색 시네마스코프 스펙터클 스릴러 해피엔딩 영화 같다..

누가 쓴 각본인가?

 

<오늘 걷기> 구례 토지면 송정마을 - 목아재 - 기촌마을 - 작은재 - 화개장터  약 13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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