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둘레길을 걷는다..구례구간을 계속 걷는다..오미마을에서 방광마을까지..

오미마을 운조루 앞에 배롱나무가 붉다..

붉은 마음을 좋아하는 선비나 스님들이 잘 심는 나무..



붉은 마음을 보아도 산은 여전히 푸르다..

각자 자기 마음을 가진 독특한 존재들이 사는 행성이 지구다.. 



 

오미마을의 정자는 오미정..

다섯가지 아름다움이란??

오미마을의 오미란 월명산(月明山), 방장산(方丈山), 오봉산(五峰山), 계족산, 섬진강(蟾津江)의 아름다움을 말하기도 한다..

논어에 나오는 군자 5미는 배려((惠),노력(勞),꿈과비전(欲),신중함(泰),위엄(威)을 친다..


 

석류가 가로수 처럼 줄지어 익어간다..

석류의 계절이다..

 

 

아직은 땡볕인 8월의 끝자락에 아스팔트길을 걷기는 힘들다..

 

 

하사마을의 원경이 이쁘다..

 

 

 

도선국사가 지리산 암자에 머물 때였다. 하루는 수백 살 먹은 기인이 찾아와  “이것도 대보살이 세상을 구제하고 중생을 제도하는 법이다”며 도선국사를 강가로 이끌었다. 그는 강의 모래를 끌어 모아 산천을 그리고 홀연히 사라졌다. 도선국사는 모래 위에 그려진 그림을 보고 땅의 이치를 활연히 깨달았다. 이 마을이 사도리  사도촌(沙圖村)이다.

 

사도촌의 위치는 마산천과 섬진강이 만나는 지역으로 하사마을 인근이다. 지금은 사도리 마을도 경지정리 사업으로 모래밭은 사라지고 없다.

 

 

능소화가 흐드러졌다..

하늘을 우습게 알 정도로 긍지가득한 꽃..

시들지 않는다..

영광의 순간에 지나면 바로 떨어져 버릴뿐..

 

 

 

 

울밑에 선 봉선화..

오늘은 처량하지 않네

아직 길고 긴 여름철이 1주일 남았으니...

 

 

 

 

 

천년전 저 들판 어드매에서 기인이 도선에게 모래 그림이 그려 가며 풍수공부를 시켰겠지??

 

 

 

氣序流易(기서유역) 蒸嘗己替(증상기체)

절기가 바뀌어 무덥던 절기도 지나가니

대추가 익고 밤이 벌어지는구나..

 

 

배롱나무 가득한 이 길에는 녹차를 즐기는 선인이 산다네..

 

 

 

차곡 차곡 자연에 세월을 쌓으니 인공도 자연스럽네..

 

 

 

해바라기도 무더위에 고개를 돌렸네..

 

 

하지만, 계곡물에게 마지막 작별이라도 고할 시간은 남았다..

 

 

 

 

 

화엄사 입구에서 잠시 곰과 함께 기념촬영..

 

 

 

점심에 먹은 소주 1컵으로 힘들게 발걸음 옮긴다...

음..마신 입이 잘못인가? 권한 손이 잘못인가?

 

 

 

 

 

푸른 땡감도 시간이 지나면 영감이 되겠지..

이러한 이치를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라고 표현한다지?/

 

 

 

벼의 푸름은 하늘의 푸름을 이기지 못한다..

벼는 곧 푸름에 싫증내고 황금으로 치장하겠지..

 

 

 

임진왜란 이전에는 사람도 살지 않던 지역..

이제는 온데가 사람으로 바글거린다..

 

 

 

 

속까지 알알이 붉은 석류가 푸른 하늘에 금하액(金霞液)이라도 뿌릴 심산이다..

황혼이 닥치면 석류처럼 붉어지겠지..

 

 

 

간월색 화안색 호 불여 일가족 화안색

 

달빛을 보고 꽃을 보는 것이 좋기는 좋아도 한가족 환안 얼굴만 하겠는가?

 

 

낙기성 탄금성 호 불여 동자손독서성

 

바둑돌 두는 소리, 거문고 타는 소리 좋기는 좋다만 어린 아들 손자 책읽는 소리만 하겠는가?

 

구례 시골길에서 만나는 고수의 한마디로다..

 

마치 추사가 살아나

대팽두부과강채-  최고의 음식은 두부, 오이, 생강, 채소요
고회부처아녀손 - 최고의 모임은 부부와 아들, 딸, 손자라네

라고 맞장구 칠만한 귀절이다..

 

이 글씨가 없었다면 오늘 걷기는 서운할 뻔 했다..

 

 

방광마을..이름에 왜 그러냐고들 한마디..

왜 오줌보만 생각하지? 말 그대로 빛을 발산하는 마을..빛나는 마을..얼마나 좋은 이름인가?

 

 

더덕꽃이 가을 하늘에 신비함을 더한다..

 

 

방광마을 빛나는 당산나무 아래 들마루에는 잠자기 좋은 목침이 있다..

그 목침을 베고 누웠다가 문득 깨달앗다..

여옹의 목침을 베고 누운 노생처럼 한 인생을 살고 있는 중이라는 사실을..ㅎ

 

 

 

좋은 꿈이로다..

이렇게 산천 경개 좋은 곳 찾아 걷는 인생 어이 안 좋으리 ..

 

 

 

내꿈이 개꿈이 아니고 최고의 꿈이라는데 한표 던지는 친구도 나타낫다..

그렇게 한여름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걷기는 끝낫다...

 

 

<오늘 걷기> 구례 오미마을 - 하사마을 - 상사마을 - 화엄사 계곡 입구 - 수한마을 - 방광마을 약 13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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