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평포구에서 점저를 먹고 난산리 숙소 까지 5km걸어 간다..
3코스는 20km로 올레 코스중 긴 구간이다..
하여 B코스를 개설해놓앗다..
즉 종전대로 2개의 오름과 김영갑 갤러리를 지나가는 코스를 3-A 라 부르고,
그냥 해안 따라 직진하는 14km 거리의 코스를 3-B 코스라고 부른다..
나는 우회전하여 난산리로 간다..
11살에 차가운 물에 들어 동상키우다
19살 시댁들어 시동상 키웟다가
배타고 나간 신랑걱정, 내 새끼 때끼 걱정
큰 바람에 지붕 걱정, 한겨울에 무밭 걱정,
걱정에, 걱정에, 그 걱정이 생활이 되어버린 인생
시간이 흐르고 흘러 시절이 바뀌어
내 아들 장성하여 나를 보러 오지만
썩는 무가 아까워 오늘도 해풍에 하영 말려 네게 보낸다.
- 뒷집 할망 -
아니, 뒷집 막내아들이 대필 했겠지..ㅎ
땀에 젖은 농부는 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길은 말한다..
길은 시인이다..
길은 혁명가다..
저분에게 물었다..
올 감귤농사는 어떠냐?
풍작이란다..
수확하는 손끝에 신바람이 난다..
드디어 숙소인 하늘게스트하우스에 도착했다..
주인장이 반갑게 맞이한다..
앞집 담벼락에 데스페라도가 있다..
무법자여,
이제 그만 정신차리는게 어때?
한동안 홀로 방황했으니까
맞아, 넌 좀 까다로운 녀석이지
뭐 그럴만한 너만의 사정이 있을거야
너에게 즐거움을 주는 많은 것들이
때로는 너에게 상처를 줄수도 잇지..
이봐, 다이아몬드 퀸을 너무 좋아 하지마..
다아아몬드 퀸은 맘만 먹으면 너를 망가뜨릴 수 있어..
하트 퀸이 언제나 너의 확실한 패라는 것 잘 알잖아..
내가 보기에 괘 좋은 패들이 네 앞에 놓여 잇는데도
넌 항상 가질 수 없는 것을 손에 넣으려고 하는군..
무법자여, 젊음은 영원하지 않아
고통과 굶주림은 널 집으로 돌아가게 하겠지
그리고 자유, 자유 라는거?
그건 그저 몇몇 사람들이 하는 말일 뿐.
이 세상을 혼자 걸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바로 너의 감옥이야
겨울엔 발이 시려워지지 않아?
하늘엔 눈도 내리지 않을거고 태양도 빛나지 않지.
낮인지 밤인지도 모를거야
넌 모든 걸 잃어가고 있어
우습지 않아? 감정이 무뎌져간다는 사실이
무법자여, 이제 그만 정신차리는데 어때?
너만의 울타리에서 나와 문을 열어보라고
비가 내리겠지만 거기엔 무지개도 있겠지.
누군가 널 사랑할수있도록 놔둬봐
누군가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해봐
더 늦기전에...
숙소 목욕탕이 맘에 든다..뜨거운 온수에 몸을 씻고..
홀에 내려와 맥주마시며 주인장과 담소한다..
서울에서 제주가 좋아 내려와 게스트하우스를 차렷다..
요즘은 비수기라 손님이 2팀 밖에 없다..
데스페라도를 들으며 따뜻한 방에서 잘잣다..
다음날..
주인장이 차려준 아침 식사을 먹고 9시에 길을 나선다..
바로 통오름으로 이어진다..
한라산이 말한다..
무릎 아프다며? 누가 꼬드껴도 굳이 나만나러 백록담으로 오르지 말아. 이렇게 얼굴 마주하며 말을 나누는 것 만으로 충분해..
우리는 이미 10년지기 아니던가?
고마우이! 한라산!
알아주니 너무 고맙네..
벼슬, 지위와 돈이 모든 기준이 되는 시절에 계급짱 떼고 다정히 이야기 해주는 그대가 있어 매년 제주에 온다네..
통오름에서 내려오면 독자봉으로 이어진다..
독자봉에서 대수산봉, 우도봉, 일출봉과 눈도장을 찍고..
한라산을 바라보며, 등지며 걷다 보니 김영갑갤러리에 도착..
부여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살다가 제주 오름에 필에 꽃혀 제주로 이사한다..
두리몽실 용오름 산을 주야장청(晝夜長川) 풍취운기(風吹雲起) 사진을 찍었다..
그러나 풍찬노사(風餐露寫) 탓인지 루게릭병에 걸려 2005년 48세 나이로 숨졋다..
그거 폐교에 세운 갤러리로 그의 제주사랑은 영원히 기억되리라..
하루를 살아가도 영원토록 기억되는 사람이 된 것이다...
실내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그의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후원 무인찻집에서 차를 마시며 가을과 대화를 나눴다..
갤러리 부근에 고래라면집이 있다..
문어라면과 해물라면을 시키고 화장실에 갓다가 전에 어디서 많이 본 그림이 눈에 띄엇다..
안정희..인간극장과 무슨 다큐에서 두번이나 그녀의 인생을 보았다..
그리고 그녀의 그림도..
그림을 그리는 그녀는 우도에 놀러갔다가 우도 총각과 결혼하여 살게 되었다..
그러나 이혼..
이혼후 전 남편이 암으로 사망하자 우도에 홀로 사는 시어머니와 인연을 이어가면서 사는 여자..
라면집 사장에게 물었다..화가와 잘 아느냐고..
화가와 잘안단다..
위 그림은 화가가 평소 알고 지내던 김영갑의 죽음, 그리고 감나무 아래 묻힌 수목장에 관련하여 그린 그림이란다..
글씨가 적혀있다..
땅속에 스며
나무가 된 느낌이 어떤가요
꽃아둔 담배는 맛있게 꼭 피우세요
억새터널의 끝에는 바다가 있다..
여기서 3-A,B 코스가 다시 만난다..
바다목장길이다..
바다에 면한 목장길 가장자리를 통과하도록 해주어 오늘의 멋진 풍광을 볼 수 있다..
어제 오늘 걸어온 해변들..일출봉과 대수산봉이 보인다..
바닷가 정자에 누워 지친 다리를 쉬게 한다..
드디어 표선해변이 보인다..
어제를 후회하지 마세요
삶은 오늘 당신에게 잇어요.
그리고 당신의 내일을 만들어가요..
영원히 살 것 처럼 꿈을 가지고
오늘 죽을 사람처럼 살아가라
그런 사람들이 모여 서핑보드 강습을 받는가 보다..
돌하르방..조랑말 모자..해녀 친구...
표선에서는 모두가 쌍쌍이다..
사람 人자 처럼 서로 의지하며 둘이 가면 외롭지 않다..
<3코스 걷기> 온평포구 - 난산리 - 통오름 - 독자봉 - 김영갑갤러리 - 바다목장 - 표선해변 약 2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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