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한탄강으로 갔다..
직탕폭포에서 걷기 시작한다..
눈속에서 보는 직탕폭포..
화장실 벽화보다는 위용이 떨어지는 느낌은 물이 흐르지 않아서일까?
다리를 건너 반대편에서 보니 입체감이 더 살아나고 당당한 폭포로 등장한다..
저멀리 태봉대교 아래 빙판에 사람들이 보인다..
지난 주 엄청 추운 날씨가 계속되었다가 그뒤 1주일이 봄날씨여서 다 녹았나 했는데..
"살아있네~~"
천진스런 장난을 발동시키는 마력을 지닌 빙판길...
일부 녹은 곳은 부교를 이용해서 걷는다..
몇년전 소한과 대한 사이 엄청 추운 날 꽁꽁언 대청호 빙판을 횡단한 이후
한탄강 얼음트레킹을 은근히 기다려왔다..
주상절리의 바위들을 가까이서 보면서 걷는다는 것..
강흐르기 이전의 협곡을 체험하는 기분이란 태초로 돌아간 느낌이다..
얼음의 선물을 받고 저마다의 방법으로 겨울을 즐긴다..
여기가 하일라이트..]
송대소는 응달인지 넓게 얼어 가슴을 열어준다..
가끔 쩡하는 굉음이 들린다..처음엔 어디서 사격훈련하나 했다..
곧 얼음에서 나는 소리인 줄 알고..
소리가 날 때 외친다...
"흩어져! 흩어지면 살고 뭉치면 죽는다.." ㅎㅎ
아름답지 아니한가?
겨울이 무엇을 구속하던가?
겨울도 알고보면 보여주고 싶은 내밀한 속마음을 가진 연약한 존재다..
한탄강에서 겨울의 속마음을 이해하고 서로 하나가 되엇다..
Hantan river, connected..
마당바위에 앉아 몽고산 보트카로 오늘의 걷기를 자축한다..
이번 걷기 특집으로 음악을 수집했더니, 한탄강 노래도 있더라..
눈물의 한탄강(송춘희), 말없는 한탄강(이미자), 한많은 한탄강(이미자)
노래는 다 한탄(恨歎)이다..하지만, 이 강은 한탄(漢灘)`..큰 강이라는 의미다..
추가령 구조곡에 흐르는 강물은 136km를 흘러 임진강과 합류한다..
저멀리 한탄강 얼음트레킹 축제장이 보인다..
썰매를 타는 사람들 입에서 미소가 가시지 않는다..
핵미사일을 얼려 놓았나?
축제로 대박난 곳은 진주의 유등축제, 함평의 나비축제, 보령의 머드축제를 꼽을 수 있다..
겨울 축제로는 화천의 산천어 축제가 잘나간다..
축제 전부터 매일 고기를 방류하는데, 꿂겨서 방류하기 때문에 잘 잡힌다는 소문이 있다..
반대로 유료낚시터에서는 베부르게 하고 방류하여 쉽게 잡히지 않다나??
이곳 한탄강 얼음트레킹도 매력있는 축제다..
축제가 성공하려면 개성이 있어야 하고, 지역민도 이득이 잇어야한다..
나비축제의 경우, 지역농촌 작목반에서 꽃을 키우고, 나비를 키워 납품하니 일거양득이고,
산천어 축제도 산천어를 양식하니 농외소득이 생길터..
이곳 축제는 주변 상인연합회에서 코스 중간지점에 알뜰식당을 운영하여 점심을 해결하고 계속 트레킹할 수 있도록하면 좋겠다..
웬 스님?
서유기에`나오는 삼장법사인가 햇더니, 애꾸눈이네..
아? 궁예로구나..ㅎ
그의 도성은 휴전선에 잠들어잇지만, 그는 이곳에서 다시 깨어난듯하다..
이 분은? 임꺽정이겠지? ㅎ
승일교 다리를 지나간다..
콘크리트 구조물도 멋지게 지을 수 잇다..
승일교의 유래에 대해 이승만, 김일성을 땄다는 말도 잇지만, 공식 견해는 박승일대령을 추모하기위하여 승일교로 명명햇단다..
이 다리는 6.25 전에 러시아식 공법으로 아치교각이 완성된 상태에서 전쟁으로 공사가 중단되었다가 전쟁후 나머지를 완공하여 1958년 개통하엿단다..
순담계곡 까지 가려면 열심히 걸어야 한다..
서두르는데, 해는 넘어가려한다..
고석정이다..
한탄강의 대표적 경관..
그럼 경관관리 좀하지, 저 뒤에 태봉도성이라는 건물이 영 거슬린다..
이 멋진 경관은 예로부터 왕후장상이 즐겼으나, 조선 명종 때 의적 임꺽정도 이곳을 방문하였다니..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없다는 그의 기개가 저 바위처럼 우뚝하게 보인다..
2km 정도 더 가야 순담계곡인데, 일모도원에 여기서 멈춘다..
고석정 후손인 세멘트 고석정에 앉아 남은 몽골 보드카를 들며 임꺽정 패의 기분를 탐색해본다..
사계절이 아름다운 고석정의 풍광사진을 감상하며 자주 오지 못할 정도의 거리에 잇음을 아쉬워 한다..
여름에 와서 레프팅으로도 즐겼으면 좋겟다..
복을 쌓듯이 추억도 쌓아가라..
인간이 AI로 진화한다 할지라도
추억이야말로 동질성과 공동체를 확인하여 주는 밑천이 될테니까.
만일 당신이 추억거리를 컬렉션한다면, 이즈음 이곳을 걸어라..
대청호 빙판길 걷기에 못지 않은 한탄강 얼음트레킹은
훗날 우리의 추억 속에서 너와 나를 확인하는 소중한 순간이 되리라..
<오후 걷기> 직탕폭포 - 태봉대교 - 송대소 - 마당바위 - 축제장 - 승일교 - 고석정,약 6.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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