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고원길로 벚꽃구경 간다..
차가 진안 읍에 도착하였는데, 어렵쇼?? 설국이네..
눈길을 밟으며 벚꽃을 보러 가는 기분은 뭐라 표현하기 힘들다.
반신반의랄까? 의혹의 빛을 띤 연인의 눈초리?? 뭐 이런거 ㅎㅎ
몇년전 남국의 정취를 기대하고 찾아간 큐슈 올레길에서 만난 20년만의 폭설도 그런 정취엿다..
마이산은 당당하다..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그의 각도는 변함이 없다..
매화가 지금이 봄임을 다시 보증하고 잇다..
드디어 마이산 입구에 벚꽃이 도열하고 있다..
눈꽃이 데려온 추위에 몸이 굳어 멀뚱 멀뚱한 표정이지만...
마이산이 이성계의 건국에 일조한 것은 자랑하는 게시물로 알겠는데,,
돼지와는 무슨 연관일까?
흑돼지가 진안군의 특산이란다..
사양제에서 25년전 옆드려 딸래미와 사진 찍은 기억이 난다..
이제 결혼할 날을 기다리는 때가 되었으니 내 머리는 은발이 되었다..
젊은 날의 추억이 한낱 헛된 꿈이겠는가?
내 은발이 벚꽃으로 피어난듯 감회가 새롭다..
개나리 꽃잎 위에 눈꽃이고 떨어질 줄 어찌 알았겠는가?
天馬東來勢已窮 천마가 동쪽으로 와 형세가 이미 궁하니
霜蹄未步蹶途中 흰털 말발굽 더 견디지 못하고 도중에 쓰러졌네
涓人買骨遺其耳 내시는 뼈만 사 가고 두 귀만 남기니
化作雙峰屹半空 변하여 두 봉우리가 되어 반공에 솟았네
마이산 천황문 고개 길..
빗방울이 남쪽으로 흐르면 섬진강으로 가고, 북쪽으로 흐르면 금강으로 가는 분수령이다..
두개의 봉우리 틈으로 난 길을 조심 조심 내려오면 은밀한 부위에 해당하는 곳에 은수사가 있다..
하유량풍동유설
약무한사괘심두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 겨울에는 눈
만약 부질없는 일에 마음 매이지 아니하면
편시인간호시절(便是人間好時節)
사람사는 세상도 언제나 좋은 시절이라..
그러려면
스스로 닦고 스스로 행하여
스스로 마음 어지럽지 않게 하라..
은수사 태극전의 몽금척수수도..
이성계는 개국을 암시하는 선몽을 여러 차례 꾸었다고 한다..
그중에 하나가 꿈 속에서 신인으로부터 금 자(금척)를 받았다는 것인데, 그때 본 산세가 마이산과 닮앗다는 것이다..
금척은 예로 부터 왕의 상징물이기에 왕이 될 계시라고 한다..
둘째는 하늘에서 꽃이 떨어지는데, 어느 집에 들어가서 서까래 3개를 지고 나오다가 거울을 밟는 꿈이었다
이 말을 듣고 무학이 해몽을 했다..
" 서까래 3개는 임금 왕(王)자를 뜻하고, 꽃이 떨어지는 것은 열매를 맺는다는 뜻이고, 거울을 밟앗으니 어찌 소리가 나지 않겠습니까?"
이성계가 고마워하여 훗날 석왕사를 세워 보답하였다고 한다..
셋째, 어느 날 양을 잡으려는데 뿔과 꼬리가 떨어져 나가는 꿈을 꾸엇다.
무학이 이 꿈을 해몽하기를 "양(羊)자에서 머리의 뿔과 꼬리를 떼어내면 임금 왕(王)자가 된다고 하였다..
결과가 좋으면 그 과정은 미화되고 필연성을 강조하게 된다..
그 결과물이 용비어천가 아니겠는가?
은수사를 내려가면 탑사가 나온다..
1885년 마이산에 수도하면서 30년간 탑을 쌓앗다는 이갑룡처사..
비례물동(非禮勿動)
예가 아니면 행하지도 마라..
예가 아니면 보지도 말고
예가 아니면 듣지도 말고
예가 아니면 말하지도 말라..
탑재를 넘어간다..
진달래가 피다 말고 얼어 붙었다..
봄이라고 피었다가 된 서리 만났으니 누구를 탓하랴..
서촌 마을 입구에 열녀 설연당의 비가 서잇다..
탑영제 들어가는 입구..벚꽃 구경차량이 줄을 섰다..
은천을 따라 서촌을 지나고 동촌에 이른다..
벚꽃 친척이 눈꽃인줄 진즉 알았지만
집안 잔치하는 날 초대 받을 줄 몰랐네
B형 남자 같은 봄날
비위는 커녕 옷두깨 맞추기 어려워도
이 변덕스러운 봄이 그 놈처럼
좋아 질 줄 몰랐네..
그리고 또 은천을 따라 걸어 걸어
형남정를 지나면 마령면사무소다..
호남 명필 황욱 선생이 쓴 형남정 현판..
석전 황욱은 70세 무렵 수전증이 오자 악필로 전환한다..
송곳을 쥐듯이 붓을 쥐는 악필법은 일체의 기교가 배재된,마음과 손이 서로 호응하지않으면 안되는 글씨이다.
그리고 그는 90세 이후에도 많은 글씨를 남겼다..
<이번 걷기> 진안읍 만남쉼터 - 마이산 북부주차장 - 사양제 - 연인의 길 - 천황문 - 은수사 - 탑사 - 탑재 - 은천 - 서촌 - 동촌 - 형남정 - 마령 면사무소 약 13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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