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걷기에 나섰다..

며칠전 옥녀봉에서 도리깨질을 하는데, 전반에 37타를 치고, 드라이버와 아이언이 짱짱한 거리로 나가는 것을 본 동반자가

자신을 걷기로 인도해달라고 부탁한다..ㅎㅎ

그래서 걷기 전도사 자격으로 원래 안동 순례길을 가려고 하였는데 취소되는 바람에 대타로 간택한 곳이 이곳이다.. 


처음 가는 곳은 자세히 연구해야 하는데, 이곳은 자료가 부족하다..

그 만큼 덜 알려진 곳이겠지..

일단 수승대 제2주차장에 세우려다가 찾지 못하고 정문을 지나 제1주차장에 세웟다...



마침 주차장에 안내도이 있는데, 트레킹 코스가 매우 심플하게 그려져 있어 무난한 코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문제는 표지판이었다..



코스는 동반자가 처음 장거리 트레킹에 도전하는 사람이라 10km 정도 되는 2코스를 택하되, 흙길이 많은  1코스와 절충하는 코스로 가기로 계획하였다..



정문 밖으로 나와 2코스가 시작되는데, 시작점의 표지도 안보이고, 어디로 가라는 표지판도 없다..

대략 동네사람에게 척수대 방향을 물어 걷기 시작한다..






건너편에서 본 척수대의 모습이다..

소설 속 허준의 스승의 유의태의 모델이 되는 유이태의 설화가 있는 곳이고, 신라, 백제 사신들의 애환이 서린 곳..




척수대를 지나면 솔밭이 나오고..




솔밭을 지나 우측으로 위천의 다리를 지나 동계 정온의 고택으로 간다..



위천의 개울에 참 오랜전의 풍광을 본다..

60년대는 전국의 개울이 다 저런 풍광이었는데..



참 귀한 표지판을 오랜 만에 본다..

만약 걸어본 사람(공무원이든 누구든)이 표지판을 세웟다면 이렇게 부실하게 "처가집 벌초하듯" 대충 세우지 않앗을 것이다..

주차장 안내도에 트레킹 코스를 표시했다면, 군청 당국은 성의를 가지고 길 표지판을 세워야 한다..

제주 올레처럼 말이다..










동계 정온..

남명 조식 - 내암 정인홍 - 동계 정온으로 이어지는 학맥이다..

그러나 그는 정치노선에서는 스승인 정인홍과 다른 길을 걷는다..

특히 영창대군의 사사를 둘러싸고 스승과 의절하고, 반대 상소를 올려 제주도에 10년간 유배생활을 한다..

그가 제주에서 지은 시..

저것이 가득찼다고 부러워 말고

이것이 혹 기울었다고 탄식하지 말게

일찍이 들으니 하늘과 귀신은

가득찬 것을 항상 해친다더군 

달을 보고 나를 돌이켜보면

같은 이치임을 그대는 알게 되리라.


인조반정 직후 스승이 처형되자, 옛 의리를 지켜 스승의 시신을 거두어 장례를 치루었다..

임진왜란 때에는 아버지 정유명을 따라 의병장 김면의 막하에서 종군하엿고

병자호란 때에는 척화파로서 청에 항복하자 할복을 시도하였다..

참 당당하게 인생을 산 사람이다..



그의 사랑채에 글씨를 보면 그의 정신을 알수 잇다..

충신당..

충성과 믿음..그의 정신을 대변하는 말이다..



모와..

모처의 토굴집..

후손 중 통정대부행비서감승 벼슬을 지낸 사람이 '모와'라는 호를 쓰고 있었다..



학암..

학처럼 고고하게 살고 싶다는 의지..

천고에 자취를 감춘 학이 될지언정 삼춘에 말 잘하는 앵무새의 재주는 배우지 않겠노라던 한암 선사의 기개와 비슷하지 않은까? 



그의 현손 정희량이 영조 초기에 이인좌의 난에 가담한다..

그는 안음, 거창, 함양, 합천을 점령하였으나 경상관찰사가 이끄는 관군에게 진압당하고 집안은 멸문의 위기에 처한다..

그러나, 훗날 조정에서는 동계 정온의 제사는 부활시켜준다..



그런 집안을 다시 일으킨 사람이 반구헌의 주인 야옹 정기필이다..




반구헌에 초등학생 답사팀이 나와 재잘거리는 소리가 새소리 보다 더 좋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지도상 1코스와 2코스가 갈라지는 분기점의 표지판을 찾기 어려웟다..

동네 사람도 모른다..

길을 되돌아가며 유심히 살펴보니 표지판을 무슨 보물찾기하듯 세워놨다..

참..한심한 관리자들..

제주 올레의 표지판 좀 벤치마팅해라..으이구..



이렇게 숨어 있으니 어찌 알겠나???



2코스를 따라가면 아스팔트 길로 이어질것 같아 동계 정온 고댁 구경후에는  1코스의 산길로 올라가는 것이다..



정씨 집안 묘 길을 지나간다..

거기에서 동계 후손 중 '모와' 호를 쓰던 사람의 묘도 만난다..








전망대에 오르니 수승대 유원지가 다 내려다 보인다..




전망대에서 우측으로 내려가면 수승대 계곡으로 바로 이어진다..

그러나 우리는 정상으로 향햇다..



헬기장에서 정상표시판이 보이지 않는데..감각적으로 우측 소로로 조금가니 정상석이 보인다..

성령산..






정상에서 말목재 방향으로 가다가  말목봉 직전 삼거리에서

망설이다가

코스대로 말목재로 가면 2코스로 내려가는 길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말목재 방향으로 간다..




말목재에 오니

생태통로 양쪽에 철망이고 도로로 내려가는 길이 보이지 않는다..

물론 표지판도 없고...

잠시 망설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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