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나중에 검색해보니 말목재에서 도로로 내려가는 길이 있었다..
그러나 성급히 말목재 생태통로에서 되돌아 말목재 삼거리로 돌아가
농산교 1.3km 표지를 따라 내려갔다...
그런데, 길은 갈수록 희미해지더니 맘 심란하게 길 같지 않은 길을 걸어 내려온다..
아직 오후 해가 길기 망정이지..곤혹 스럽다..
엉뚱하게 철조망이 쳐진 논으로 내려왔다..헐..
그래도 멧돼지보다는 좋은 머리가 있어 철조망을 넘고 논뚝길을 걸어 차도로 나왔다..
이길 반대쪽이 말목재 터널이다..
차도변을 따라 가다보면 농산리 석조여래입상이 나온다..
통일신라때 불상이란다..
부처님 등뒤에서 점심용 간식을 들었다..
강선대로 가는 길에 태양광발전의 현장을 본다...
우리나라 큰 일이다..
원자력 1기면 될 걸..수십만평의 산과 들을 황폐하게 만드는 정책을 쓰고 있다..
마치 늑대만 죽이면 초원이 살 것같지만..
늑대가 다 죽으면 사슴이 너무 팽창하여 초원이 황폐해져서 결국 모두 죽는다는 생태계의 현실을 모른단 말인가??
강선대 앞 개울에서 발을 씻는다..
동행은 옆지기가 알프스 여행중이라 실시간으로 카톡으로 풍광사진을 보내는데 우리나라 풍광과 비교가 안되어 사진을 못 올리겠단다..
내가 말했다..
"발씻는 장면을 올리세요..알프스가 좋다고 해도 발씻을 데는 없을 것인디...
양귀비가 아무리 대접을 잘받았기로 아이스께끼는 못 먹고 죽었을 것인게로.."
강선대 앞 정자 이름은 모암정이다..
모암정 부근은 민들래울이라는 까페인데, 매우 조경이 아름답다..
여그가 달나라여~ 저그 토깽이들은 뭐라구 있댜~
우리 모두 저 들판의 꽃 처럼 남김 없이 피어나자...
살아있는 것들은 모두 행복하여라..보다 더 아름다운 찬사다..
강선대에서 만월재로 가는 길에 접시꽃이 탐스럽다..
저 꽃만 보면 어릴적 생각이 난다..
`
용수막???
1) 마을뒷산이 용의 귀모양을 하고있고 효자가 많이 났다는 설
2) 수(水)자가 들어가 월성계곡물과 덕유산 소정계곡물이 합쳐지는곳의 지명이라는 설
3) 이 길을 따라 월성 과 서상으로 넘어가는 사람들이 많아 예전에 마을앞에 주막이 있었다는 설
내가 보기엔 주막설이 그럴듯해 보인다..
만월당...
달빛이 가득한 집..아니면 둥근 달같은 집..
만월당 정종주를 기리는 집이다..
빈 배에 달빛 가득 싣고 가는 심정으로 살고자 했겠지..
그는 선조 무렵 직장벼슬을 한 사람인데, 정작 유명한 것은 그의 삼촌 정용의 유적비다..
정용은 임진왜란 당시 경상도 의병장 김면의 휘하에서 활약..
그후 최경회 휘하로 2차 진주성 방어전에 참전..분투 끝에 성이 함락되자, 두 조카와 함께 남강에 투신, 자결하였다..
갈계숲에 도착했다..
조선 명종 때 석천 임득번과 아들 갈천 임훈 등 3형제가 노닐던 곳이다..
가선정...
갈천 임훈이 노닐던 정자..1936년에 중창..
주련에 "인생안득여거수"
"사람이 나서 어찌 저리 오래 살수 있나"
갈천의 시 한귀절이다..
원시는 이렇다..
"한줄기가 만 그루의 가지가 되어
봄바람과 좋은 비에 조용히 날로 불어낫네
인생은 어찌해야 저리 오래 살수 있을까?
해마다 오래 보살피고 고이 길러야지..
도계정..
갈천의 동생..도계 임영을 기려 세운 것..
갈계숲을 나와 행기숲을 찾아가는데, 표지판이 여전히 부실해 땡볕에 고생..
막상 와보니 너저분한 강변..
아직 물을 맑고 좋다...
사람들은 올갱이 잡기 삼매경..
행기 숲에서 용암정 가는 길은 안내도 그림과 달리 도로를 따라 가야하는데, 안내도는 장래의 길을 그린 것인지 전혀 다르다..
역시 표지판도 부실하고..
어째거나 고생 끝에 용암정 가는 길을 찾았다..
용암정 올라가는 계단이 친환경적이고 토속적이면서 예술적이다..
오래된 미래의 작품..
청원문..전서체..
용암정..행서체..
반선헌..예서체..
정자주인이 용암8경을 명명했단다..
용암정부터 요수정으로 가는 길은 계곡 따라가는 멋진 길이다..
멀리 구연교와 거북바위가 보인다..
요수 신권..중종 때 사람..
지자요수 현자요산 (知者樂水仁者樂山)
지자는 물을 좋아하고, 현자는 산을 좋아 한다고 했으니, 신권은 지자인 모양이다..
요수정이 있는 이 일대를 수승대라 부른다..
巖龜送客愁 (암구송객수) 시름 달래기엔 거북바위가 안성맞춤
登臨惟自適 (등임유자적) 이곳에 노닐며 자신에 만족할 뿐
聞達不須求 (문달불수구) 헛된 이름을 좇지 않으리
구연교를 지나 거북바위(암구대)로 향한다..
각종 글씨가 가득하다..
퇴계이황의 권유로 수승대가 개칭한 사연이 적혀있다..
삼국시대때 이곳이 신라와 백제의 국경지역으로서 백제에서 신라로 사신을 보낼때 이곳에서 송별 하여 수송대라 하였다.
그후 퇴계 이황이 산자수려함을 격찬하며 수승대로 고칠것을 권하는 시 한수를 보내자 바위에 수승대라 새김으로 오늘날 수승대라 부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더 자세한 사연..
1543년 이른 봄날 안의 삼동을 유람차 왔던 퇴계 이황이 마침 처가가 있는 영송마을에 머물면서
요수정으로 신권을 예방하겠다는 전갈을 보내자 신권이 주안상을 마련하고 기다렸다.
그런데, 이황이 급한 왕명으로 서울로 돌아가게 되자 시 한수 적어 신권에게 보냈다..
搜勝名新換 (수승명신환) - 수승(搜勝)이라 이름 새로 바꾸니
逢春景益佳 (봉춘경익가) - 봄 맞은 경치는 더욱 좋으리다
遠林花欲動 (원림화욕동) - 먼 숲 꽃망울은 터져 오르는데
陰壑雪猶埋 (음학설유매) - 그늘진 골짜기엔 봄눈이 희끗희끗
未寓搜尋眼 (미우수심안) - 좋은 경치 좋은 사람 찾지를 못해
惟增想像懷 (유증상상회) - 가슴속에 회포만 쌓이는구려
他年一樽酒 (타년일준주) - 뒷날 한 동이 술을 안고 가
巨筆寫雲崖 (거필사운애) - 큰 붓 잡아 구름 벼랑에 시를 쓰리다
황당한 신권이 한 수 읊었다..
爲掃臺邊路 (위소대변로) - 구연대 옆길을 쓸은 건
庶望華駕臨 (서망화가임) - 손님이 오기를 바란 까닭인데
詩來人不至 (시래인불지) - 시(詩)만 오고 사람은 아니오니
無意獨登臨 (무의독등임) - 무심히 홀로 대에 오르네
그리고 그뒤부터 이곳 이름이 수승대가 되었다..
이 바위에 왜 이리 글씨가 많은가??
원래 갈천 임훈 가문이 요수 신권 가문보다 백년 앞서 수송대 주변의 황산마을에 입향하여 살면서 서로 사돈관계를 맺고 지냈다.
그런 연유로 이황의 보내 준 시와 이에 화답한 요수 신권의 시, 처남 갈천 임훈의 시가 함께 거북바위에 새겨졋다..
그러나 이들의 시가 탐승객 사이에 화제가 되자, 후손인 거창 신씨와 은진 임씨 문중은 서로 수승대의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다툼이 생겼다.
임씨 문중이 "갈천 선생이 지팡이 짚고 나막신 끌고 노닐던 곳[葛川杖屨之所]"이라는 명문을 근거로 새기고,
신씨 문중은 "요수 선생이 몸을 감추고 마음을 닦은 곳[樂水愼先生藏修洞]"이라는 글을 새겨 대응하였다.
16세기 중엽 다툼이 시작된 이래 1866년 송사에서 안의 현감이 신씨의 손을 들어주었으나, 두 문중의 분쟁은 목숨을 버리고 재산을 탕진하면서도 구한말까지 그치지 않았다.
1929년 4월 2일 부산지방법원 진주 지원에 임씨 문중이 수승대 소유권확인 소송을 다시 제기하였다..
2년 후인 1931년 3월 판결 결과 임씨 문중의 청구가 증거 불충분으로 기각됨으로써 신씨 문중이 수승대를 계속 관리하게 되었다.
이로써 400년에 걸친 수승대 소유권 분쟁은 일단락되었다.
요 동그란 바위 구멍은 막걸리 한 말을 넣어두고 스승에게서 합격판정을 받으면 한 사발씩 마셨다고 해서 장주갑(藏酒岬)이라 불렸다.
빨간 글씨는 세필짐.. 붓을 씻던 자리란 의미다.
다시 신을 벗고 다리를 씻는다..
허망한 소유권 다툼의 결과는 우리 모두가 즐기는 스토리텔링이 되었다..
번뇌 잡상을 계류에 흘려보내고 출렁다리 건너 돌아오는 길..
세익스피어가 한마디한다..
세상은 무대요, 모든 사람은 배우다..
<오늘 걷기> 수승대 제1주차장 - 척수대 - 위천교 - 동계 고택 - 정씨문중 분묘길 - 전망대 - 정상 - 말목재 - 차도 - 농산리 석조여래살입상 - 강선대 - 갈계숲 - 용암정 - 요수정 - 수승대 - 출렁다리 - 제1주차장..약 10km
<참고 걷기> 위 지도 참조,.
수승대 제2주차장 - 관수루 - 거북바위 - 요수정 - 잠수교 - 제1주차장 정문 - 척수대 - 위천교 - 동계고택 - 정씨 문중 분묘길 - 전망대 - 정상 - 용암정(수승대) 방향 하산 - 용암정 - 요수정 - 제2주차장 약 8km < 흙길 위주로 엣기스만 걷는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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