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 자락길을 걸으러 나섰다..
버스가 영주로 가다가 충주 천등산 휴게소에 잠시 섰다..
고구려의 상징 삼족오와 개마무사가 기다리고 있다..
충주는 장수왕 시절, 국원성이 있었고 고구려비가 서있는 고장이다..
버스는 영주시 풍기읍 삼가리 삼가야영장 초입에 도착했다..
소백산 둘레길은 12자락으로 구성되는데, 오늘은 1자락을 거꾸러 걷는다(삼가- 소수서원)
잠시 계곡길을 걷다 보면 비로사가 나온다..
월명루..
달 밝은 루각...
불교에서 달은 깨달음을 상징한다..
고요하면 맑아지고, 맑아지면 밝아진다..
고요하고 맑은 마음에 밝은 달이 떠오른다는 거..
五蘊山頭古佛堂 오온산두고불당
毘盧盡夜放毫光 비로진야방호광
오온산정 고불당에
비로자나 부처님이 밤새 백호광명을 비추네..
오온이란 색수상행식을 말한다..사람의 심신의 작동 시스템을 말한다..
그런 시스템 위에 있는 고불당..옛부처의 집이란 결국 중생의 마음을 말한다..
고려 태조 시절의 고승의 탑비가 남아 있으니 오랜 절이다..
비로사를 지나면 달밭골이다..
월전..
달밭이 있으니 달이 밝아 월명루가 있는겨..ㅎ
십승지 중 하나로 친다니 심심산골에 교통이 불편한 곳이다..
소나무 울창한 이 숲속에서 간식 먹으며 한참을 쉬었다 간다..
수도중..입산금지..
조만간 도인이 나올듯..ㅎ
길은 점입가경..
계곡이 유혹하는데, 리더는 더 가야한다고 채근한다..
초암사를 지난다..
초암사 입구의 화장실에 들렀더니 참 깨끗한데, 한쪽에 파리 잡이 통이 걸려 잇네..
삶과 죽음..극락과 지옥이 공존하는 곳에서 깨끗함에 끌리는 것은 웬 심뽀란 말인가??
구곡이 있다는 것은 근방에 성리학자가 있다는 말이다..
왜??
구곡의 효시는 주자의 무이구곡이기 때문이다..
계곡에 발을 담그고 숨을 돌린다..
시원한 물소리 실리는 웃음소리..
옛날 누군가 물었다
'선도 생각하지 않고 악도 생각하지 않을 때 그대의 진면목은 무엇인가?"
책으로 읽고 생각으로 따지면 미궁에 빠진다..
그러나 길을 걸어보면 안다..
그러한 때의 진면목은 저절로 나타나는 것이라는 것을..
세상사람들을 몸의 때를 씻는 것을 귀하게 여기나
마음을 씻어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나는 사랑하네..
참으로 자연과 함께하는 길은 자연 속에 잠드는 것이다..
일순 향기가 코끝을 스친다..
더덕이다..
누군가 30년 묵은 더덕을 씻고 있다..
덕담을 건네니 문득 한 쪽을 떼어 주네
쌉쌀함이 입에 가득한데 코는 향기로 막힌다.
푸른 사과 한알 들어 올리는 일도
절 한채 세우는 일이다..
죽계구곡 입구를 나서자 동네 나무에 살구가 가득하다..
초암사에서 소수서원가는 길은 땡볕이다..
발바닥도 불이 난다..
뒤를 돌아보니 소백산은 의연하다..
백산계?
순흥 부근의 선비들이 모여 만든 계로 1923년에 조직하여 후손으로 이어져 90년 내려오는 모임이란다..
문으로 백복을 영접한다..
소수서원에 도착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학창시절에 귀에 못이 배기도록 들은 곳..
입구 선비촌에 당나귀 마차도 잇는데, 시간이 없어 타보지 못하네..ㅎ
무외심..
두려움이 없는 마음..
그럴려면 지킬 것 지키고 살아야 한다..
그리고 자신을 지켜주는 철학이 있어야 한다..
성리학자들은 그것을 도 닦는 일이라 했고, 자신들의 학문을 도학이라고 했다..
<오늘 걷기> 영주시 풍기읍 삼가리 삼가탐방지원센터 - 삼가야영장 - 비로사 - 달밭골 - 초암사 - 죽계구곡 - 순흥저수지 - 순흥향교 - 소수서원 12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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