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역대급 폭염행진이 과연 끝날까 걱정했는데, 입추 말복이 지나자 갑자기 기세가 꺽인다..
그리고 태풍이 지나가자 여름이 작별을 준비한다..
8월의 끝자락에 여름을 전송할 계곡을 찾앗다..
장수 장안산 덕산계곡으로 간다..
전에는 방화동 가족휴양촌에서 출발한 적이 있는데, 오늘은 거꾸로 장안산 군립공원 관리사무소에서 방화동 가족휴양촌으로 진행한다..
이곳은 장수 마실길 중 백두대간길의 일부 구간역할도 한다..
전날까지 허세에 속아 과잉 대비케했던 태풍릐 영향으로 계곡의 물은 불었다..
계곡 옆 오솔길을 지나면 나무데크길이 이어진다..
얼마 안가 윗용소가 나온다..
계곡에 물웅덩이가 나오면 용소아니면 용추하고들 한다..
계곡 바위에 이름 쓰는 낙서는 예나 지금이나 민족적 성향인가 보다..
바위에 바둑판을 새겼다..
여기서 두는 바둑은 여름엔 신선놀음이고, 겨울엔 지옥훈련이겠지..ㅎ
돈이 떨어져 나가면 도가 되고
돌은 쌓으면 탑이 된다..
아버지 아름까지 새긴 낙서도 효자라고 해야하나??
용소가 끝나면 징검다리와 논다..
이리 건너고 저리 건너며 물소리를 친구하며 걷는다..
장안산 다람쥐는 수줍다..
미국 케년의 붙임성 좋은 다람쥐와 비교된다...
길의 끝자락에서 만난
여름의 결말..
한철 목청 높이던 매미
개미의 밥이 되었다..
미련 없이 돌아서서 간다..
7,8월에 오전 10시-12시. 오후 2시-4시 에 튼다던 방화폭포
10시 30분이 넘어서야 마지못해 틀었다..
눈물을 쥐어짜서 환송하는 것 같지만 그래도 즐겁다..
정자에 누워 잠시 시조 한수 읊조려본다..
10년을 경영하여 초가삼간 지어내니
나 한칸, 달 한칸에 청풍 한칸 맡겨두고,
강산을 들일데 없으니 둘러두고 보리라..
돌아가는 길..
계곡 너러바위를 보니 문득 일필휘지 하고 싶다...
水急不流月(수급불유월)..
물이 급히 흘러도 달빛은 따라 흐르지 아니하네..
바위에 이름자 낙서하는 거 보다 낫지 않을까?
천청한유..
개울 맑아 한가로이 노니네..
그래서 나도 개울가에 다리걷고 탁족하며
맥주 기울이며 여름을 환송한다..
잘거거라...
2018년 엄칭이 더운 여름날이여...
내총이 어떤 총인지 따지지 않고 볼 일 보고
장수 사과 보러 간다..
사과가 익어가는 계절..
사과 깍는 소리만 생각해도
입 안에 침이 돌고 몸서리가 온다..
마치 9월처럼..
<오늘 걷기> 장수군 장안산 군립공원 관리사무소 - 윗용소 - 아랫용소 - 방화폭포 - 방화동 가족휴양촌 왕복 8km
<길 평> 평탄하면서 물소리 함께 걷기 좋은 흙길..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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