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의 배웅을 받으며 다시 장터목에 내려와서 당일치기 A팀을 기다린다..
어제 부상 1인은 천왕봉에 가지 못했다..
전날 걱정되어 대피소 직원에게 다음날 구조헬기를 부를 수 있냐고 물었더니
직원 왈, " 일단 자고 상태를 봅시다"
여자 숙소에서 소문이 나니, 누구는 진통제를 주고, 누구는 테이핑을 주고, 누구는 휴대용 마시지 기계로 마시지를 해주어 상태가 호전되었다..
다음날 상태가 호전되어 구조헬기는 부르지 않아도 될 정도가 되었다..
당일치기 A팀 중에 침을 놓는 사람이 있어 다시 침까지 맞으니 충분히 하산길을 감당할 정도가 되었다..
세상이 이런 산사람들로 가득차면 얼마나 좋은 나라가 될까?
동행 중에 나의 천왕봉 첫등정을 축하하는 덕담을 건넨다..
이제부터 세상사람이 2부류로 보인단다..
천왕봉 가본 사람과 천왕봉 못 가본 사람으로..
하긴 어느 여성은 천왕봉 다녀온 후로 누가 뭐라 하면
"나, 천왕봉 다녀온 여자야~" 하더만..ㅎ
천왕봉에서 일출을 보려면 3대 적덕이 잇어야 하는데, 장터목에서 일몰까지 봤으니 5대적덕을 한 모양이다..
하긴, 후발팀 챙기느라 장터목에 남았던 잠벗은 거기에 장터목에서 첫눈을 보았으니 일몰, 일출, 첫눈 삼합을 이루었다.
삼귀든 사람은 격이 다르다..
이제 저아래 백무동으로 내려가야한다..
나무 뽑혀 누운 지역을 지나가는데, 뒤에서 누가 한 마디한다..
'누가 이런 이런거여?"
"지가 안 그랬는디유~"
까풀막 내리받이를 지나 하동바위에서 쉬는데, 갑자기 에보에도 없는 비가 쏟아진다..
우비를 꺼내 입고(혹시 모르니 비닐 우의는 꼭 챙겨다니자) 젖은 낙엽과 돌길을 조심 조심 내려오는데
후발팀이 있는 장터목은 눈이 내린단다..
인월로 이동하여 한식뷔페 인월송으로 갔다..
주인장이 반긴다..
천왕봉 등정을 축하길래, 물었다..
천왕봉 아래 사시니 천왕봉 가보셨겟지요?
아니란다..
천왕봉 한번 가보기는 해야겟는데, 나이가 75세라 어떨지 모르겠단다..
그런데 지리산 노래 작사는 햇단다..
그리고 자신이 작사한 가수 도희가 부르는 "지리산" 노래를 구성지게 틀어준다..
천왕봉에 내려와서 지리산 노래로 축하받으며 맛있는 식사를 한다..
덕분에 즐거움은 배가 된다.
한동안 천왕봉은 이 노래로 기억될 것 같다..
고통없이 얻는 행복이란 가벼운 것들이다..
고진감래..그것은 인간의 뇌과학의 실체이다..
파타고니아에서는 이런 고생이 없겠지요..물으니
드림메이커는 즉답을 회피한다..ㅎ
삼춘에 말잘하는 앵무새가 되기보다는
천고의 자취를 감춘 학이 되고 싶은가?
아니..아니...
나는 그저 나면 된다..
자유, 자긍, 자적으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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