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소거사자찬..

황산 김유근이 짓고, 추사 김정희가 해서체로 정성껏 쓰다..

안동 김씨의 김유근과 경주 김씨의 김정희는 집안이  정치적 대립관계지만, 둘은 서화를 즐기는 친구였다..

황산 김유근이 실어증에 걸려 말을 못하게 되자, 스스로 묵소거사라 친하면 자찬을 지었다..

추사가 옥사에 걸려 제주로 귀양갈 때 집권세력이던 김유근이 실어증으로 구원해주지 못한채 몇달 뒤에 사망한다..



當黙而黙, 近乎時, 當笑而笑, 近乎中. 周旋可否之間, 屈伸消長之際. 動而不悖於天理, 靜而不拂乎人情. 黙笑之義, 大矣哉. 不言而喩, 何傷乎黙. 得中而發, 何患乎笑. 勉之哉. 吾惟自況, 而知其免夫矣. 黙笑居士自讚

침묵해야 할 때 침묵한다면 시중(時中)에 가깝고, 웃어야 할 때 웃는다면 중용(中庸)에 가깝다.

옳고 그름을 판단할 때가 온다거나, 세상에서 벼슬하거나 아니면 은거를 결심할 시기가 온다.

이러한 경우 행동할 때는 천리(天理)를 위반하지 않고, 가만히 있을 때는 인정(人情)을 거스르지 않는다.

침묵할 때 침묵을 지키고, 웃을 때 웃는다는 의미는 대단하다. 말을 하지 않더라도 나의 뜻을 알릴 수 있으니 침묵을 한들 무슨 상관이 있으랴!

 중용의 도를 터득하여 감정을 발산하는데 웃는다 한들 무슨 걱정이 되랴! 힘쓸지어다. 나 자신의 상황을 생각한다면 화는 면할 수 있음을 알겠다.

묵소거사가 자신을 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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