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차 12. 30. 일요일

아침에 일어났더니 이상한 소식이 들렸다..

전날 일부 팀원이 숙소를 옮기는 과정에서 드림메이커가 개에게 물렸다는 소식에 놀랐다..

나도 전날 밤에 숙소로 가는데, 개 몇마리가 짖으면서 다가와 매우 긴장했다..

스틱을 휘둘러도 물러서지 않아 당황하다가, 헤드랜턴을 비추니 주춤한다..이 기세에 헤드랜턴 모드를 반짝이로 바꾸니 모두 물러섰다..

한데 이동네 왜 그리 개들이 많은가? 그것도 큰 개들?

겨울이 장기간이라 썰매 끌기용인가? 아니면 식량 떨어질 때 대비용인가??


하여간 다행히 보건소에 가서 치료를 받았는데 심한 부상은 아니고, 물은 개도 광견병 주사를 맞았다고 해서 일단락되었단다..

오늘 아침 무탈하여 3일째 우리 트레킹은 시작할 수 있었다..




오늘은 어제 툼바도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토레 호수로 가는 코스다..

피츠로이 강을 따라 간다..



동네 뒷산을 넘어 피츠로이 강 쪽으로 접근한다..






마르가리타 전망대..

마르가리타 폭포를 조망한다는데 어딘지 보이지 않는다..




조금 더 가면 세로토레 전망대가 나오는데, 역시 오늘도 세로토레는 보이지 않는다,..



날씨가 좋으면 이렇게 보인다..

오늘도 솔로 산 혼자 외롭게 반긴다..







파타고니아의 길에 쓰러진 나무가 지천이다..

태풍급 바람이 노상 불어대니 션찮은 것들은 버틸 수가 없다..

요즘 우리 사회에 불어닥친 최저임금인상의 후폭풍도 사진으로 찍을 수 있다면, 이런 모습이겟지..




이제 길은 피츠로이 강을 따라간다..



토레 호수로 접근할 무렵에 바람은 역대급으로 불어닥친다..

몸이 날려갈 듯하다..

빗방울이 바람에 날려 모래 알갱이처럼 따갑게 부딪치니 얼굴을 들기 어렵다..



강풍을 뚫고 겨우 겨우 호수 턱에 도착했다..

바람 속에 인증샷고 겨우 찍고..

카메라에 빗방울이 묻어 촬영도 어려워진다..





날씨가 좋앗으면 보앗을 이런 세로토로의 모습은 이번에도 보지 못했다..



여기서 마에스트리 전망대로 가기는 포기하고 그냥 내려가기로 한다..

바위 틈새를 찾아 바람을 피하고 뜨거운 차로 심신을 달래본다..





호수에서 내려와 숲속에 들어오니 그래도 바람이 가라앉는다..

아영장에서 라면을 끓어 밥을 말아먹는다..기력 회복




돌아오는 길은 봄날이다..

쎄로토레 쪽은 여전이 구름속이다...



피츠로이 날씨는 B형에 소양인인 남자 같다..

강풍이 닥치면 감당하기 어렵고, 바람이 고요하면 그렇게 정답고 사랑스러울 수가 없다..







돌아와 짐을 가지고 엘찰텐 정류장으로 간다..

피츠로이 3박 4일 일정을 마치고 엘 칼라파테로 가야하기 때문이다..

정류장에 붙은 피츠로이 사진들이 나를 위로한다..



사진이나 실물이나 그게 그거여..

트레킹은 걷는 게 주이고, 풍경이나 인증샷은 부수적인 것이여...






그래도 아쉬운 피츠로이...토레스 델 파이네에서 날씨가 도와주겠지??





<오늘 걷기> 엘찰텐 숙소 - 마르가리타 전망대 - 세로토로 전망대 - 토레 호수 - 왕복  약 16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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