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에 또 간다..

이번에 천주산 진달래 구경간다...



버스가 창원시 의창구 동정동 천주암 주차장에 섰다..

천주산 진달래 축제가 있어 차 바퀴 굴릴 틈이 없다..

빨리 내리라는 경찰의 독촉을 받으며 하차..



천주암에 오른다..

천주암에서 보시하는 떡과 커피를 받아 들고 기분 좋게 올라간다..




천주산 진달래 구경하는 방법

1) 천주암에서 만남의 광장(안부)로 직행 한뒤 좌측 용지봉 진달래를 구경하고 내려오는 방법 -  일반적인 진달래 구경 코스

2) 천주암에서 만남의 장소 방향으로 가다가 천주산 누리길 교차 사거리에서 우회전 굴현고개 방향으로 누리길 구간을 걷고 천주봉으로 오른다

   그리고 만남의 광장 - 진달래 능선 - 용지봉 - 낙남정맥 등산로 - 소계,구암 갈림길에서 좌회전 하산 - 누리길 교차로에서 천주암 쪽으로 좌회전 원점회귀

   약 10km -  걷기 팀 코스


우리는 당근 2번을 선택했다..



누리길에는 산도화가 다음편을 예고한다..

진달래 구경이 끝나면 배꽃과 복사꽃을 구경을 떠나야 한다고..



갑자기 와호장룡 구간이 나온다..

일행이 말한다..

"아마 대숲 아래 오래된 주택이 있을 것이다."



천주산 부근에 살던 사람??

대표적인 사람이 이원수..

이원수??

신사임당의 남편, 율곡의 아버지가 아니다..


이 봄날에 부르기 좋은 동요..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동시 "고향의 봄"를 지은 사람이다..

작곡은 홍난파..

그 노래의 계절에 딱 맞추어 이 길을 걷는다..


복숭아꽃이 노래를 대표해 반겨준다..




천주산 누리길은 총 4구간에 걸쳐 25km 정도 되는데, 우리는 오늘 오전 오후에 3구간을 반씩 걷는다..

굴현고개 부근에서 누리길을 벗어나 천주봉으로 오른다..



이곳으로 천주봉을 오르면서 알았다..

왜 작은 산에 "하늘의 기둥"이라는 명칭이 붙엇는지..

제법 가파르다..쉬엄 쉬엄 가야한다..



하늘의 기둥...천주..

나는 천주암 이름을 보고 원효가 창건했을 것이라고 짐작했는데, 절에 그런 설명은 없다..

왜 원효냐고??

한때  원효가 ‘누가 자루 없는 도끼를 빌려 주겠는가. 하늘 받칠 기둥을 깎겠다[誰許沒柯斧 我斫支天柱].’라며 거리에서 노래를 부르고 다녔다.

태종(김춘추)가 그 말을 듣고 요석공주와 동침하게 해 설총이 태어낫다는 설화가 생각 났기 때문이다..



천주봉 정상에는 진달래가 아름답게 피어났다..

이원수의 아기 진달래는 이미 다 컸다..






진달래 숲길을 걸을 때는 진달래 노래를 들으며 가야한다..



항상 첫 노래는 이용복이 생각난다..

"진달래 먹고 물장구치고 다람쥐 쫓던 어린시절"은 아득하다..

"살아 갈 날이 살아온 날보다 짧은 시절"에 도착한 것이다..



만남의 광장이다..

직전에 점심을 나누어 먹고, 천주봉 오르면서 탈진한 사람은 좌측으로 천주암으로 내려가면 된다..



그러나 용지봉 오르는 길이 진짜 하일라이트다..



두번째 진달래 노래는 정훈희 고운 목소리가 생각난다..

"진달래 피고 새가 울면은 두고 두고 그리운 사람"도 생각난다..

언젠가 이날 이 광경이 두고 두고 그리울 때가 올런지 모른다...

오늘 이 길을 몸과 마음 속에 잘 저장해야겠지..




무양(無恙)..무병..

병마를 막아주는 장승이다..



멀리 진달래 능선이 보인다..

아!! 하는 탄성..





눈과 손가락, 입술이 바쁘게 움직이는 타임이다..













진 분홍 바다에 돛단배 띄우고

달 구경하는 기분이랄까?

내 마음은 붉게 물들어 간다.

꽃에 기대어 이쁜 표정짓는 것은

꽃다워지려는 마음이려니

그대 충분히 아름답다!!





쵝오!! 천주산 진달래 능선..







천주산 정상 용지봉에서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고 하산루트를 찾는다..

내려가는 길도 진달래 터널이다..



세번째 노래는 소월의 진달래꽃이다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우리다"


그래 "떠날 때는 말없이" 진달래 꽃 찻잔에 띄워 마시고

구름에 달가듯이 그리 떠나가리라..



가파른 하산길을 내려와 누리길 교차점에서 좌회전 천주암 방향으로 간다..

누리길 3구간 나머지 학습시간..




오늘 아침부터 비예보가 잇었는데, 비가 연착되어 마지막 1.5km 남겨두고 내리기 시작한다..

감사한 일이다..



빗속에 함초롬히 서있는 철쭉..

시골에서 언약했던 처녀..

평생 잊지 못하고 마음속에 간직한 그 모습으로 서있다..



유관(遊觀)..놀면서 바라보라..창조는 거기서 나온다..

지호락(知好樂)..

배우기 급급한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기 때문이다..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참 가벼우면서도 심오한 말을 장승이 웃으며 하고 잇다..



돌아오니 천주암의 독경소리는 그쳤고, 비소리는 더 굵어 졌다..





<오늘 걷기> 천주암 - 누리길 교차점 - 굴현고개 - 천주봉 - 만남의 광장 - 진달래 능선- 용지봉 - 낙남정맥등산로 - 소계,구암 갈림길 좌측 하산 - 누리길 교차점 - 천주암 약 11km


<참고 걷기> 힘든 천주봉 등산이 싫은 사람을 위한 B코스 : 천주암에서 만남의 광장으로 직행후 진달래 능선 - 용지봉 순으로 가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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