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류춘몽 1막2장 버전의 서두 나래이션으로 황진이 시를 읊조린다..
황진이가 소세양을 떠나보내며 지은 시다..
月下梧桐盡(월하오동진) 달빛 아래 오동잎 모두 지고
霜中野菊黃(설중야국황) 서리 맞은 들국화는 노랗게 피었구나.
樓高天一尺(누고천일척) 누각은 높아 하늘에 닿고
人醉酒千觴(인취주천상) 오가는 술잔은 취하여도 끝이 없네.
流水和琴冷(유수화금랭) 흐르는 물은 거문고와 같이 차고
梅花入笛香(매화입적향) 매화는 피리에 서려 향기로워라
明朝相別後(명조상별후) 내일 아침 님 보내고 나면
情與碧波長(정여벽파장) 사무치는 정 물결처럼 끝이 없으리.
시와 노래가 댓귀처럼 어울리니, 애절함이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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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가 소세양을 그리워하며 지은 시를 모티브로 한 노래도 있다..
가곡 꿈길이다..
꿈길밖에 길이 없어 꿈길로 가니
그 임은 나를 찾아 길 떠나셨네
이 뒤엘랑 밤마다 어긋나는 꿈
같이 떠나 노중에서 만나를 지고
***
중국 서예사가 왕희지에 대한 추종이거나 일탈이고, 서양 현대음악사가 베토벤에 대한 존경이거나 극복이듯
한국 대중음악은 트롯에 대한 이탈이거나 귀환으로 요약된다.
아이돌 시대하에 옅은 뽕끼와 경박한 가사로 고사상태에 빠졌던 트롯이 그녀의 등장을 기점으로 "왕의 귀환"처럼 돌아왔다.
그녀는 전통트롯의 위상을 고급지게 업그레이드하여 아리아에 뒤지지 않되 동치미같은 시원함마저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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