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제사를 모신 날 형제들이 조천 연꽃공원으로 나들이 했다.

우리는 제사를 개혁햇다

우리는 유교도가 아니다. 굳이 유교식으로 제사를 고수할 생각이 없다.

시대와 상황에 맞게 개혁하기로 했다. 

영남의 종가집도 제사를 개혁한다고 들었다.

이런 사례를 검토하고, 형제와 형수들의 의사를 모아 모두 원하는 바를 종합한 결과다. 

첫째) 명절에 차례를 지내지 않는다.

둘째) 제사를 모아서 한번만 묘소에서 지낸다.

 

제사때문에 자손들끼리 분쟁하는 것은 조상이 원치 않는 바이다.

신이 되면 제사 시간이나 장소는 언제 어디든 "신답게" 알고서 온단다.

그래서 예전부터 "귀신같이 알고 온다"는 말이 있지 않던가?

 

조천(鳥川)..새가 가득한 냇가라 해서 새내라고 불리던 한자 이름이 조천이다.

조치원 지명 유래에 관하여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그 중에 최치원 관련설, 기관사의 고함 유래설(유머) 등이 있으나, 조천(鳥川)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세종 시대에 허만석 현감이 새들만 가득한 냇가라하여 새내라 불리던 조천에 제방을 쌓았는데 그 제방의 이름이 저치제언(띠풀 둑방)으로 추정된다.

이 제방으로 인해 생긴 넓은 경작지를 바탕으로 원과 시장이 생겨낫는데, 조천 + 저치제언이 윈윈하여 조치원이 되었을거라는 추정이 그럴듯하고 유력하다.

이미 영조, 순조 때 기록에도 조치원의 지명이 등장한다.

 

이 조천은 비암사 부근에서 발원하여 전의, 전동, 조치원을 지나 미호천과 합류하여 세종시 남단에서 금강과 합류한다.

어릴적 미역이나 감고 고기나 잡던 공간이 산업화 시절 오염되어 허접한 공간으로 한동안 방치되었다

이제 연꽃 공원으로 조성된 모습을 보니 마치 코흘리개 소녀가 미인이 되어 나타난 것같은 느낌을 받는다.

어릴적 남동 연꽝에서 말잠자리 잡을 때는 연꽃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이제 나이드니 잠자리는 눈에 들어오지 않고 연꽃만 눈에 들어온다.

문화적 성장이란 이런 모습이다.

연꽃보다 보면 문득 잘익은 복숭아가 떠오르기도 한다.

조치원은 복숭아 산지로 유명하다.

그 이유가 1908년 과수시험포를 조치원 봉산동에 설치하고 복숭아를 재배했기에 1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연꽃 정자에 소요하는 사람들은 연화세상에 사는 모습이다.

너어? 연꽃 맞아??

 

홍백련이라고 불러야하나?

연꽃공원 끝에서 바라보니 미호천 철교가 보인다.

어릴 적에 스물두강다리(교각이 22개)라고 불렀다.

가물때에도 교각 주변에는 물이 가득했다.

교각 주변에서 물놀이 하다 익사할 뻔한 추억이 떠올랐다.

눈에 물과 하늘이 교차하는 순간 누군가 나를 끄집어 내엇다.

그이후 물가에 가지를 않았다.

그 이야기를 하다보니 형제들이 다 물에서 죽을 뻔한 기억이 잇다.

이곳에서 가까운 백금정이라는 연못에 어린 형제들이 갔다가 그중 동생이 물에 빠졌다

건져내기 어려운 상황이 되자 어린 형은 집으로 뛰어가서 어머니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십리나 떨어진 집에서 이 소식을 들은 어머니는 정신없이 뛰어갔단다.

시간이 많이 흘렀기에 불길한 생각이 스쳤단다.

현장에 도착하니, 아들은 물가에 꺼내졌더란다.

익사 직전에 지나가던 스님이 건져 놓고 갔다는 소설같은 이야기기다.

삶이란 어린 시절부터 생사의 기로를 지나면서 성장한다.

 

이곳이 조천과 미호천이 합류하는 비로봉(飛鷺峰) 지역이다.

물가에 번암이라는 바위가 있어 이 지역 이름이 번암리다.

예전에는 이 바위 부근까지 새우젖배가 드나들었단다.

아마 100석 규모의 바닷배가 강경까지 들어올 때 강경에서 세종시 남단 부강까지는 50석 규모의 강배로 옮겨 실고 들어와 다시 이곳까지 드나들었나 보다.

 

이 번암과 월하천이 미호천으로 합류하는 지점 사이를 동진(東津)이라고 불렀는데, 이곳에서 고기잡는 풍경이 아름다워 동진어화(東津漁火)라고 하여 연기8경의 하나로 꼽았단다.

중형은 이곳 번암바위에 고기를 많이 잡아 아버지 보신 시켜드렸다고 추억한다.

우연치 않게 조천 연꽃공원에서 추억을 만났다.

그 추억은 이제와 돌이키니 연꽃 색깔을 닮았다.

지난 것은 다 그리워지느니라.

삶이 그대를 속였을지라도.

이제 귀천에 한발씩 가까워지자, 병고 속에서 만난 저승사자 모습도 이야기 한다.

형들에게 물어본다. 목격한 저승사자는 어떤 모습이냐고.

전설의 고향에 등장하는 검은 갓과 검은 도포를 입은 모습이란다.

하지만, 언젠가 어머니에게 들은 저승사자 모습은 달랐다.

그분은 키가 8척 장신에 검은 점퍼입고 선글라스를 낀 모습이엇다는..

각자 기억 속에 가장 무서운 모습으로 저승사자를 기억하는 것은 아닌지..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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