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날씨가 오락가락한다.

장기예보나 며칠전까지 일요일은 비라고 한다.  그래서 그에 맞게 장소를 물색해보니 전북지역은 흐림이다. 

전북 순례길 코스에 자리잡은 익산 왕궁리 5층석탑을 보러간다.

넓은 공간에 홀로 선 5층탑..

1500년의 세월을 견딘 포스가 느껴진다.

 

이곳이 백제 무왕의 왕궁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

성왕 전사이후 패배주의에 사로잡힌 백제인들에게 심기일전의 프로젝트가 필요했던 것이다.

5층탑이 내려다 보이는 솔밭에 누워 솔바람 소리를 자장가 삼아 눈을 감아본다.

눈감으면 몇천년전의 평화도 느껴볼 수 있다. 

북문지로 나가니 고도리 석불을 모티브로 장승을 세워놨다.

대나무 풍경소리가 여유롭다.

북문지에서 직선으로 임도가 이어지길래 무작정 걸어간다.

몇백미터 걷다보니 조통달 판소리 전수관이 보인다.

조통달..

아버지도 국악인이고, 이모는 유명한 박초월이다.

그는 유명한 임방울에게도 판소리를 배웠단다.

가수 조관우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그는 아들이 국악을 못하게 했단다..아마도 그 과정이 힘드니까 그랬겠지.

하지만, 아들도 그끼를 어쩔 수 없엇나 보다. 길은 다르지만 가수가 되었으니..

길 끝에서 만난 석불과 예도원..

익산문화원장을 지내고 인간문화재 화공 164호인 인도(引導) 이인호가 지은 문화 사랑방이란다.

그는 조통달과 함께 박초월에게 판소리를 배운 인연도 잇고, 불교예술, 단청 등에 조예가 있다.

기세배??

정월 대보름 경에 농기에 세배하는 단체 민속놀이란다..

이 근처에 익산 향토 문화 관련 단체가 모여있다.

돌아오는 길..

영고성쇠의 굴레를 벗어날 수는 없는 것일까?

이곳이 백제 무왕의 왕궁이라면 왜 불탑이 존재하는가?

유물관의 설명으로는, 무왕이 이곳에 왕궁을 짓고 천도하지만, 그의 사후 의자왕은 이곳을 무왕을 추모하는 절로 바꾸면서 불탑을 세웠다고 한다.

글쎄 왕궁에 불탑을 세우고 절로 바꾸었다는 설명도 썩 명쾌하지는 않은 것 같다.

무왕의 재기 노력은 아들 의자왕 초기 결실을 맺는듯했으나 결국은 의자왕의 방심과 대당 외교 실패로 하루 아침에 재가 가 되었다. 

역사는 지층처럼 쌓인다.

오층탑 인근에 고려시대 석조여래입상이 동,서로 서있다.

투박한 고려의 스타일로..

고려의 불교는 선종을 기반으로 하니 불상의 장엄에서 신라에 미치지 못한다.  

일년에 한번 만나 회포를 푼다는 200미터 거리의 입상은 무심히 이쪽을 건너다 본다.

이제 발길을 익산역 부근 솜리 예술문화의 거리로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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