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섬에 오면서 제일 끌린 단어가 "고래조지'였다는..그 곳을 꼭 가보고 싶었다.
어느 여자 유튜버가 섬사람들에게 고래조지가 어디냐고 물으니 섬 아재들이 좀 멋적하는 표정으로 대답하는 장면이나,
그 여자 유튜버는 재미잇는 말이라고 혼자 몇번이고 반복하는 대목이 웃겼다는..ㅎ
일단 고래조지를 향해 가다가 길 상태가 좋지 않으면 돌아오기로 했다.
오전에 밀림같은 풀 속에서 고생했기에 다시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서방파제를 지나 망재산으로 접근한다.
여기서 보니 봉화산은 낙타봉이다.
방파제 모서리에서 등산로가 시작된다.
초입은 기대 이상이었다.
시누대 숲이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 길을 지나고.
원추리가 유혹하는 해변을 지나며서 연신 고래거시기를 찾는다.
어릴 적 욕 중에 "태평양 고래보x" 이후 처음 들어보는 단어라 자꾸 입에서 맴도는 유혹이 있다는 ㅎㅎ
왕년의 쉼터는 잡초에 묻혀져 가고..
지도를 보고 고래조지는 망재산 기슭을 지나가는 줄 알았더니 정상을 통과해야 하는 코스다.
정상 직전에 좌측의 누적금, 우측의 포구가 선명하게 보인다.
꽃 며느리밥풀..
꽃말은 여인의 한..
뭔이름이 가학적인지..
꽃 중에 며느리 들어가는 꽃은 구박과 가학의 의미가 있다.
각시 들어가는 꽃은 이쁜 꽃이다.
참 들어가는 꽃은 먹을 수 잇거나 유용한 것이고, 개 들어가는 꽃은 못먹거나 유용하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개념이 무서운 것이다. 고정관념과 선입견을 형성하니까..
고래조지에 빠져서 불쑥 튀어나온 곳은 다 유심히 본다.ㅎ
저건 나무에 가려서 그렇지 섬이다. ㅎ
앞섬은 당산양도, 뒤에 큰 섬이 오도..
길은 오전 밀림 길보다는 양호한 편이라 계속 가기로 했다.
드디어 수풀 사이로 고래조지가 보인다!!
고래조지 건너편이 횡견도..
이 넓은 초원을 엉겅퀴가 독차지하고 있다.
이 시간 만큼은 우리와 반분하자.
뒤로 보면 망재산이 우뚝하다.
산록의 수풀로 길을 가리고 독야청청하는 고래조지..
원래 거시기는 무성한 풀 아래가 제자리지 ㅎㅎ
건너편에 물개바위(문리버 작명)가 보인다.
그런데 둘러보아도 고래 거시기 바위는 어디에 있나?
지형자체가 돌출해서 고래조지인가?
궁금증만 더해간다.
돌아와서 검색해보니 우리가 서있던 초원 아래의 누런 바위가 고래조지 바위란다.
바다 밑까지 바위가 이어진단다.
이 바위는 바다에서나 관찰 가능하다.
말 위에서 말을 찾았던 우리는 궁금증과 오해만 품고 돌아섰던 것이다.
소동파가 말했지
여산진면목을 보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가 그 안에 있기 때문이라고..
不識廬山眞面目 불식여산진면목
只緣身在此山中 지연신재차산중
이 아침 글을 쓰다가 문득 깨침을 얻는다.
걷기가 문사철(文史哲)이다..
외연도에 오면, 하루는 배를 빌려 고래조지와 마당배 등을 유람하고 무인도에 해변에 가서 종일 놀다 오는 스케줄을 넣어야 겠다.
5-6명 승선 배 1일 이용료 30-40만원이란다.
돌아서는 코스를 정하는데, 토론이 붙었다.
해안벼랑길을 따라갈지, 다시 왔던 코스(망재산 등산)로 갈 것인지..
다시 산으로 오르는 것도 만만치 않아 일단 해안 벼랑길을 따라 가보기로 했다.
탁월한 선택이었다. 길이 망재산 코스보다 좋다.
고래조지를 찾아갈 때 이 코스로 접근하는 것이 좋겠다.
숲속을 벗어나 돌아보면 산벼랑을 돌아 나온 것이다.
사학금은 보지 못햇지만 곧장 마을 뒷편으로 이어진다. 거리도 짧다.
길은 담수화공장을 지나 고라금으로 이어진다.
<오후 걷기> 망재산 - 고래조지 - 담수화공장 약 3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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