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걷기에도 영향을 주기 시작한다.
장수 덕산계곡을 찾아 구비 구비 달려갔는데, 장안산 군립공원 주차장에 입구를 전면통제한다.
출입금지란다.
산과 계곡에도 출입을 막으면 어쩌란 말인가?
하루 출입인원을 제한하던지, 일정한 간격으로 걷기만을 허락해도 좋을텐데, 일방적으로 전면 막는 것은 졸렬한 조치이다.
돌아나오는 길에 사과농원 곁에 내렸다.
지난 5월 장수 봉화산 철쭉보러 왔을 때 이정도로 통제가 심하지 않았다.
잘 걷고 돌아가면서 사과꽃을 한참 들여다 보았는데, 몇개월이 지나 사과는 붉게 익엇다.
하지만, 코로나는 다시 기세를 올리고 있다.
문득 대타로 떠오른 곳, 번암면 죽림정사, 물빛공원, 동화저수지 일대였다.
언젠가 이곳을 방문했을 때처럼 사과 벤취는 여전하고 소풍카페도 생겼다.
하지만, 뭔가 허술해진 느낌은 뭘까?
전에 맞아주던 분수가 작동하지 않아서 일까?
그런 내마음을 눈치챘는지, 하늘이 비를 뿌려준다.
죽림정사로 간다.
독립선언문 33인의 1인 용성선사의 생가지를 절로 조성했다.
용성선사의 법맥은 용성 - 동헌 -도문 - 법륜으로 이어진다.
법륜 스님은 요즘 즉문즉설로 유명하다.
코로나 여파인지 생가도 문이 잠겼다.
자세한 이야기는 blog.daum.net/servan/6348847
전에 다시 오면 걸어보겠다던 둘레길을 올라간다.
전에는 소로 오솔길이었는데, 이제는 넓게 포장이 되었다.
길이 넓어진게 아니라 호박도 넉넉해졌다.
동화저수지 감싸도는 임도도 포장이 되었다.
누군가 벌통을 벌려놓앗다.
계곡길을 걸을려던 것이 저수지 수변길 걷기로 바뀌었다.
전에 걸어보겟다던 마음 한조각이 이런 인연을 만든걸까?
아니야, 아닐거야..
만약 그렇다면, 내가 앞으로 감당할 일은 엄청날 것이다. ㅎㅎ
단지 그런 마음 한조각이 오늘의 변수를 만나 수면위로 떠올라 선택을 받은 것 뿐이다.
자세히 보니 수변길의 나무들이 벚꽃이다.
벚꽃 필 때 오면 좋겠다고 운을 뗐더니 동행이 쐐기를 박는다.
"벚꽃 좋은 곳이 얼마나 많은데.."
그저 푸른 인연을 따라 갔다가 노란 인연을 만났다고 생각하자.
법륜의 말씀대로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
뜻대로 안된 것을 불평한들 무엇하랴..
항상 새롭고 신비한 것을 찾는 것도 욕심이고 집착이다.
그런 마음을 내려놓아야 항상 새롭고 신비한 것이 보인다.
2020년 여름을 이곳에서 송별한다.
날파리처럼 혼란스럽게 만드는 코로나로 부터 나를 지키며 여름을 보내기 힘든 시절이다.
'걷기道'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상주 걷기 - 경천대 + 낙동강 강바람길 (0) | 2020.09.14 |
---|---|
상주 걷기 - 도림사, 한양옛길의 흔적 (0) | 2020.09.14 |
금산 걷기 - 대둔산 짜개봉 (0) | 2020.08.25 |
금산 걷기 - 십이폭포 (0) | 2020.08.24 |
나절로 미술관 + 뽕할머니 + 진도개 파크 - 진도 걷기여행 (4) (0) | 2020.08.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