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렁 설렁 걷는 전북 아름다운 순례길 1코스 하일라이트를 벚꽃피는 날 걷기로 약속했다.

팍타 순트 세르반다.

그 약속을 지키러 왔다.

차를 소양체련공원에 주차하고 걷는다.

 

소양천 마수교 건너편으로 유명한 벚꽃터널이 시작된다.

 

멀리 시양산과 잘 어울리는 풍광이다.

 

아름다운 벚꽃 터널에서 탄성에 앞서 미소를 지어본다.

그것이 꽃에 대한 깊은 찬사이기에..

 

낙화도 꽃 아니랴~

이 한마디 절절하다..

 

송광교를 건너면 종남산이 꽃들을 옹위하며 축복한다.

 

금년의 기후는 백화제방이다.

노랑, 분홍, 하양이 멋진 앙상블로 연주하는 봄의 제전..

 

개나리, 목련, 박태기, 벚꽃이 무지개처럼 조화롭다.

자연세계는 이리 멋진데..

인간세계는 3가지 색도 어울리지 못하고 갈등하는가?

 

드디어 송광사에 도착했다.

 

아름다운 순례길..잘 걸었다..

 

금강문, 천왕문을 들어서니..

천인들이 나와 나발을 불고, 춤을 추면 환영한다.

 

금낭화도 환영깃발들고 나왔다.

대웅전에 들어가 감사의 3배를 올린다.

 

오늘의 덕담을 내리신다.

 

수연부감미부주(隨緣赴感靡不周)

인연을 따라 나아가니 두루하지 않음이 없다..

 

꽃언약을 따라 다니니 발길 미치지 않는 곳이 없는 것과 같다.

 

절 앞 벤치에 앉아 차를 마시다 문득 푸른 솔에 눈이 갔다.

"봄에 꽃을 쫓는다 하여 너를 잊을 적은 없다"고 속삭이며 다독인다.

 

그렇게 돌아오는 길..

 

타타타..있는 그대로의 것..진여(眞如)가 들린다.

 

산다는 건 좋은 거지
수지맞는 장사잖소
알몸으로 태어나서 옷 한 벌은 건졌잖소

 

어디 그뿐인가?

꽃구경에 눈호강하면서 살지 않는가??

 

인구공화락(人狗共和樂)..

개와 사람이 다 행복한 날이다..

 

바람이 불자, 꽃비가 내린다.

꽃비를 맞으며 돌아오는 길..

 

꽃이 피는 날엔 꽃보며

바람이 부는 날엔 바람으로

비 오면 비에 젖어 사는 거지

그런거지..

타타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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