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 최서남단, 멀고 머언 남쪽 섬, 가거도..
그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나 그 뒤 도시어부 이덕화가 입에 달고 부를 때도 작은 남녁 섬이거니 생각했다.
그런데, 몇년전에 한번 시도 했다가 날씨때문에 두어번 실패하고, 금년에도 4번째 시도만에 가게돠었다.
...
가거도 도착해서 민박주인에게 그런 이야기를 했더니,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날짜에 맞추다 보니 그래요, 섬사람들은 날씨에 맞추어 살아서 불편이 없어요"
하긴, 도시인들이 날짜에 맞추랴, 날씨에 맞추랴, 주말 + 좋은 날씨 찾다보니, 그리 고생해서 가게 된다는..ㅎㅎ
어찌되었건, 4번째 시도끝에 해가 파친코의 잭팟처럼 터진 날을 잡았다.
차를 목포여객선터미널로 몰고 간다.
일단 가까운 새벽시장으로 가서 참돔과 야채 등 식자재를 구입한다.
8시 20분 배가 출발한다. 선실에 사람이 많지 않았다.
도중에 배가 정지해서 가슴이 철렁했다. 배가 좌우로 일렁이는데, 선장의 멘트는 스크류에 줄에 끼었서 제거작업 중이란다. 다행히 20여분만에 작업이 완료되었다.
12시 50분에 가거도에 도착했다.
보통 4시간 걸린다..대전에서 새벽 4시에 출발했으니 거의 8시간을 잡아야 한다.
가거도의 첫인상은 "오! 제법큰데! "
번듯한 건물에 차도 제법 많다..
항리 2구 섬누리펜션 민박 주인이 트럭을 몰고와 짐과 일행을 태우고 간다.
고개를 올라선 순가 저멀리 보이는 풍광에 필이 꽃힌다.
섬등반도..
이름도 멋지다.
연화도의 용머리 해안이나 일본 북해도 카무이 마사키를 연상시키는 풍광..
위 사진 우측 길 아래 해변가에 민박집이 있다.
민박집에 걸린 등산지도를 보니, 정상 독실산도 600미터급이고 제법 걸을 길이 길다..
숙소의 뷰가 멋지다.
창문너머로 섬등반도가 우람하게 다가온다..
일단 숙소에서 점심을 해먹고, 가져온 참돔을 손질해 놓고 트레킹을 나설 준비를 한다..
출발하면서 보니, 숙소가 내거는 모토가 보인다.
"극락정토"
날씨와 먹거리가 조절가능하다면 그럴 법도 하다..
그런데, 오늘은 파타고니아 못지않게 바람이 분다.
오늘은 오후 늦게 출발하니, 섬등반도를 걷는다..
송년우체통이 출발점이다..
편지를 넣으면 년말에 배달된단다..
항리 2구마을..다희네 펜션은 코로나로 휴업중이고, 섬누리 펜션에는 우리만 숙박한다.
코로나로 전국의 펜션업도 타격을 받고 있다.
차박만 성황이다..
벼랑 풀밭에 염생이들이 산다..
가거도 오기 전에 여행정보에 따르면, 거머리가 많아서 10월 - 3월 사이에 여행하라는 말이 있었고, 실제 여기에 도착했을 때 경찰이 거머리 조심하라는 말을 했다.
그런데, 민박집 주인말로는 6월 장마 이후에나 생기고 모기에게 물린 정도라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란다..
그러니 5월까진 방문하기 좋은 때다..
다 떠난 폐교에는 외로운 소녀만 남아 바람속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책을 읽고 잇다.
책 속에 길이 있다.
책 밖 섬에는 위에 길이 있다.
트레킹 중에 길을 잃었다 싶으면 항상 위로 가란다..그러면 길이 나온다.
비탈진 능선을 거센 바람 속에 올라서면 첨성대가 반긴다.
민박집 주인 왈, 경주지진 때 경주에서 주워 온 것이란다..ㅎㅎ
능선에서 돌아보면 우체통에서 항구까지 가는 길이 구비 구비..무슨 티벳땅인거 같다..
섬등반도 우측으로는 검은여, 오동여가 보이고..
좌측으로는 닭우는 소리가 들린다는 상해 방향이다..ㅎ
섬등반도의 능선길을 아껴가며 걷는다..
섬등반도는 작년에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117호로 지정되었다..
우리나라 최후의 비경인셈이다..
우측 저 아래 우리 숙소가 보인다..
그 아래 선착장 자리에서는 낚시하느라 바쁘다..
바람이 분다~
머나먼 섬 가거도
그냥 가긴 서운하잖아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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