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릉하면 크낙새가 연상된다.

광릉은 내기억 속에 고양시 부근으로 자리잡고 있었는데, 이번 여행을 통해 확인하니 남양주와 포천 경계에 위치하고 있었다는..ㅎ 

또 광릉과 광릉수목원이 달리 관리되는 곳이라는 것을 예약하면서 알게되었다.

광릉수목원은 예약제 + 현지매표를 동시에 할 정도로 인기가 있다.

예약도 일요일보다 토요일이 먼저 매진된다.

광릉은 그냥 가면 입장이 가능할 정도로 여유가 있다. 

 

광릉을 수호하는 숲이 광릉수목원이 되었는데, 이제는 더 인기 좋은 곳이 되었으니

이도령보다 방자가 출세한 격이다.

 

수목원 초입에 보이는 저 "국토녹화기념"글씨는 물통(노태우)이 쓴 것이란다.

사실 국토녹화는 어릴적 기억으로 각종 사방사업, 식목사업과 벌목금지, 연탄사용을 지속적으로 20년이상 시행한 결과다.

운동권이 그리 싫어하는 아버지 박통의 공로이다.

 

막연히 구경할 것이 아니어서 전나무 코스를 따라 걷기로 했다.

 

육림호 옆 카페..

용머리 물받이통이 이쁘다.

점심 때까지 걸을 예정인데, 수목원안에는 식당은 없다. 그래서 카페에서 빵을 몇개 샀다.

 

어버이 날이라 가족들이 많이 왔는데, 평탄한 지형이라 노소가 같이 관람하기 좋은 곳이다.

 

각선미가 시원한 나무를 지나면 본격적으로 전나무 숲길이 시작된다.

200미터의 전나무 숲길은 3대 명소에 들어간단다. 

1923년경에 오대산 월정사의 전나무 종자를 받아 조성했단다.

 

그러면, 월정사와 광릉 2곳의 전나무 숲길외 다른 1곳의 전나무 숲은 어디일까?

부안 내소사 전나무 숲길이란다..

 

벤취에 잠시 쉬는데, 기념석이 눈에 들어온다.

딸 박통이 저 기념석을 세운 것은 취임후 2달뒤다..

그러나 그 1년뒤 세월호 사건이 터지면서 그녀의 정치행로가 바뀌기 시작한다.

 

아름드리 전나무 숲에 누워보라는 유혹의 글씨에 끌려 누웠다.

전나무들이 까꿍하고 인사한다.

 

짧은 전나무 숲길을 지나 고개를 넘으면 열대식물원이 나온다.

여기서 부터는 관람모드로 바꾼다.

이리 저리 내키는데로 걷는다.

 

축소싸이즈 다보탑도 보이고, 난대식물원에 붉은 꽃도 눈길을 끈다. 

 

수목원의 나비는 꽃재벌급이다..ㅎ

 

작약도 피었고.. 

 

보라꽃창포도 피었다.

단오가 언제더라?? 금년은 6월14일이니 머리 감을 날은 아직 멀었다.

 

예상치 못하게 철쭉을 만났다.

칼라가 조선 공주 같지 않은가??

토종 철쭉이다..

 

큰꽃 으아리..아름다운 당신의 마음..

 

이 꽃은 이름도 희한한 버베나..

 

수목원에서 700미터 거리의 광릉으로 이동했다.

주차공간을 쉽게 찾았다.

입장료 1000원..

 

광릉은 세조와 왕비 정희왕후의 능이다.

문종 말년 각종 초상을 치르다가 중전을 맞이할 시간을 놓쳤다..

그 바람에 외톨이가 된 단종..

차라리 문종이 세조를 섭정으로 임명했으면, 세조가 단종을 죽이지는 않았을까?

어차피 세조의 자식들은 단명했으니 후사를 굳이 자기 직계로 세우려고 욕심을 부리지 않았을 것 같은데..ㅎ

 

결국 조선의 왕계는 세조의 핏줄로 이어졌다.

 

어디선가 새가 나무쪼는 소리가 따다다닥 울려퍼진다.

크낙새 인가??

크낙새는 1993년 이후 광릉 숲에서도 사라져서 우리나라에서는 멸종한 것으로 보인단다.

결국 그 소리는 딱따구리의 소리인가 보다..

 

좌측이 세조, 우측이 왕비..

 

동행에게 "나 죽은뒤 첫제사를 이렇게 차려줄래?" 물으니

피식 웃으며 "언제는 차 한잔만 올려달래더니"한다.

 

하기사, 죽은뒤 만반진수가 무슨 소용이랴~

살아서 좋은데 걷고 제손으로 맛있는 음식 먹는 것이 최고의 제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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