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 걷기를 상신리에서 출발한다..
사실, 이 코스에는 안 좋은 추억이 맴돈다.
1) 십수년전, 왼쪽 무릎 인대 다친후 6개월의 재활을 거쳐 이곳에 와서 상신리 - 배재- 남매탑 - 금잔디 고개- 큰골3거리 - 상신리로 하산하는 도중 오른쪽 근육통으로 엄청 고생하였던 기억이 있었고,
2) 2년전 다시 도전하다가 배재고개 직전에서 피로와 졸음이 쏟아져 회군한 기억이 있다..
다시 컨디션 좋은 날, 커피까지 한잔 하고 나름 대비를 거쳐 출발한다.
나, 천왕봉 갔다온 사람이야!!
그런데도 쫄리는 곳이 있다니..ㅎㅎ
상신리 초입에 새로 생긴 넓은 주차장에 차를 대고, 슬슬 걸어간다..
용산구곡이라는 표지가 보인다.
1932년생이니 구곡의 마지막 세대라고 할까?
그러다 보니 구곡 붙이기 뭣한 이런 곳에도 구곡 명칭을 붙여 놓았다.
남송 주자가 무이산에 무이구곡을 설정한 이래 이를 모방한 성리학도들이 조선천지를 휩쓸더니 이곳에서 목숨을 다했다고나 할까??
다만, 이 곳의 구곡은 용을 주제로 하여 모두 용자가 붙은 작명으로 보아 성리학적 세계관과는 다른 것으로 보인다.
1932년에 이곳에 용산구곡을 설정한 사람은 취음 권중면이다.
그는 을사5적으로 불리는 권중현의 동생인데, 형과 의절하고 1916년 이곳 상신리에 은거하며 살앗다.
그의 아들이 봉우 권태훈이다.
소설 단에 등장하는 봉우 권태훈 송덕비가 보인다.
마침 오늘 그를 기념하여 동네 노인들에 점심 보시한다고 풀랭카드가 붙어있더라..
그는 선도수련, 단군교, 기수련, 단수련 등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끌며 한 때를 풍미햇다.
그가 1994년 95세로 생을 마감한 곳이 이곳이다.
봉우의 예언..
그는 생전 소련의 분열, 중국의 분열, 한국의 통일 그리고 황백전환론을 주장했다.
소련의 분열은 실제 일어났다.
중국은 향후 북중국, 남중국으로 갈라진다는 것이고, 한국은 통일이 되어 만주지역으로 진출한다는 예언인데, 탄허의 예언과 통하는 부분이 있다.
황백전환론은 미래에 미국이 쇠퇴하고, 남중국- 인도 - 한국이 세계를 주도한다는 주장이다..
** 새 대통령과 대도인 출현에 관한 예언
새대통령은 남북 통일을 이룩할 사람이고, 대도인은 향후 5000년 정신세계를 이끌 지도자인데, 1953년생 - 1958년생으로 남한에서 수행중이고 새대통령 취임 3년후 등장한단다..
*** 홍익학당 윤홍식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소설 단을 읽고 크게 발심한다. 대학 1학년부터 봉우 선생을 찾아가 제자가 되었다.
그이후 호흡수련과 양심철학, 양심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상신리 유래비..
이곳에 신소라는 둠벙이 있었고, 이를 기준으로 위를 상신리, 아래를 하신리라고 불렀단다.
모기장 텐트치고 자며 단체 행사를 하나보다..
아직은 새벽에 춥지 않을까??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한다는 구호..
동성애, 이슬람에 반대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말라고..
5.18, 세월호 등 표현의 자유를 막는 입법들의 행진들은 어디까지 진행될 것인가?
소처럼 묵묵히 살아가라는 것인가??
접시꽃 당신도 할말 다하고 살아가는데..
원래 계획은 상신리 - 큰골3거리 - 금잔디 고개 - 배재 - 상신로 가려고 했는데,
동행의 권유로 배재- 신선봉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계곡 따라 가는 이길, 숲 그늘이 좋아 여름에 걷기 좋은 길이다.
큰골삼거리가 나왓다. 남매탑 방향으로 직진이다.
지난번에 수인사 나누었던 거시기 바위와 재회하고..
인생이란 무거운 짐을 지고 먼길을 가는 것 같다..
그러니 천천히 쉬면서 가시라..
영화 300에 등장했던 페르시아 크세르크세스 왕이 살라미스 패전후 출가했나 보다..
계시대로 천천히 쉬엄 쉬엄 올라와 배재고개에 도착했다..
동학사에서 올라오는 사람으로 북새통이다..
얼릉 장군봉 방향으로 오른다..
계단이 끝나는 지점에 멋진 휴식처가 기다리고 있다..
마지막 오름길, 소나무가 용을 틀고, 쇠다리가 손을 내미는 곳..
동행왈 "자기가 온다는 소문 듣고 철책을 만들어 놨네"
돌양지꽃이 웃는다.
그리움이 행복의 열쇠랍니다.
신선봉에 오르면 무엇이 보이나??
삼불봉과 천왕봉이 보인다.
봉우 권태훈처럼 유,불, 선, 기를 통합하여 선도수련하기 좋은 곳이다..
천왕봉(천황봉) 옆으로 쌀개봉이 보인다.
삼불봉 정상에 무엇이 보인다..
자연성릉으로 이어지는 그곳에서 한숨 돌리는 사람들..
신선봉에서 삼불봉과 천왕봉을 바라보는 마음..신선 못지 않다..
내려오는 길에 계곡에 다리를 담근다..
달궈진 무쇠가 물에 잠기면서 내는 쉬익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하산길에 이태리 피자집에 들려 신선봉 바라보며 치즈맛을 음미한다..
신선봉에는 신선이 항상 출근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면 어디로 가야 신선을 만날 수 잇는가?
신선이 노는 선유당(仙遊堂)으로 가라..ㅎ
오늘의 내마음은 접시꽃처럼 붉을까? 수국처럼 하얄까?
수국은 토양 성분에 따라 색이 변한다.
수국 꽃에 포함된 안토시아닌이라는 성분이 알루미늄 성분이 많은 산성 흙을 만나면 푸른색을 띠고,
알루미늄 성분이 적은 알칼리성 흙을 만나면 붉은색 계열을 띤다.
흰색 수국은 안토시아닌 성분을 제거한 경우다.
이런 원리를 이용해서 다양한 색감의 수국 원예종을 만들어낸다.
아니다. 둘다 아니다.
산수국을 파고드는 이넘..
허벌나게 탐닉하는 벌, 그 모습은 오늘의 나를 닮앗다..
봉우 선생이 말했단다.
강산풍류 한자주인(江山風月 閑者主人)이라.
강산의 풍류는 한가로운 사람이 주인이라고..
오늘은 내가 강산풍류의 주인이 되었다..ㅎㅎ
<오늘 걷기> 상신리 주차장 - 큰골3거리 - 배재 - 신선봉 왕복 약 8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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