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세심천호텔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이 호텔 내포 신도시가 생기면서 떡상했다.

수암산 언저리에 내포사색길이 생겼다는 소문에 발이 근질거렸다.

 

수암산 등산로 입구는 호텔주차장 왼쪽 끝에 있다..

 

오늘 걸을 길은 세심천호텔 주차장 - 수암산 정상 - 11번 가루실 고개 - 내포사색길 - 3번 법륜사 - 주차장 으로 돌아오는 9 km..

수암산 솔바람길을 걷고 가루실고개로 내려와 내포사색길로 돌아오는 것이다.

 

주차장에서 정상까지 1.5km

그전에 삼고석조보살입상을 알현하고 간다..

 

고려시대 보살상..

신라적에는 부처상이 고급적인데, 고려적에는 왜 이리 투박한가?

신라때는 귀족들이 돈내서 만든 것이고, 고려적에는 지방호족이 추렴해서 만들어서 그런가??

 

법륜사 가는 갈림길..

돌아올 때 법륜사를 거쳐 이 길로 온다..

 

평지돌출형 수암산에 산성을 지으면 갈산, 덕산, 예당평야를 두루 감시할 수 있다..

 

능선에 오르면 삽교천이 보인다..

 

정자가 있는 정상은 처음이다..

해발 280M.. ㅎ 

 

능선에서 보니 내포신도시가 시원하다..

 

정상에 풍차도 해놓고..ㅎ

수암산 이름답게 아기자기한 바위가 많다..

 

거북바위 전설의 할머니는 여기서 바위가 되었네..

왜 할머니 같은지 아는가?

쪽진 머리 때문이라는 걸 요즘 아그들은 알런가 몰러..

 

오형제 바위..

아비 복수설화를 간직하고 있다는데..ㅎ

좀 한적한 바닷가라면 손오공이 근두운 타고 달려가 오줌을 눈 오행산이라고 우기겠구만...ㅎ

육형제 출신이라 별 감흥이 없다고 하니 동행이 코웃음친다..ㅎ

 

멀리 가야산이 보인다..

 

능선 곳곳에 정자가 있다..

날 좋은 때 먹거리 싸들고 피크닉하기 좋은 산이다..

 

요 바위는 라이언킹 같기도 하고..ㅎ

 

가운데 우측은 단발머리 간난이가 합장하는 모습이네..ㅎ

 

의자 바위라는데??

뒷모습은 넘 평범한데..ㅎ

 

앞으로 가니..헉..

산신령 의자각이네..ㅎ

 

장군바위 폼난다..

너도 나도 숟가락 얹고 폼잡는다..

요즘 숟가락 얹기가 대세다.. 예전엔 3번 사양이 대세였는데..ㅎ

누리호 "나이스 미스"에도 숟가락얹느라 고생한 문통은 숟가락 9단이다..ㅎ

 

수암(秀岩)산.. 

이 바위없었으면 개명할 뻔했다..

주변이 덕산(德산), 세심천(洗心), 수덕사(修德)이면, 거기에 맞추어 수암(修岩)산이라고 하는게 딱맞는 작명인데..ㅎ

 

설악산 단풍이 치악산 상원사 까지는 내려왔을 터인데..

여기는 오리무중..

여기서 사진기로 그나마 억지단풍을 만들었다..

 

정말 연인같다..싱크로율 100%..ㅎ

 

이제 가루실고개에서 내포사색길로 갈아탄다 (계속)

무슨 알고리즘으로 장안산 억새길 정보가 나에게 전달되었다.

알고리즘이란 사람이 개발하는 AI 프로그램이겠지만, 인연도 따지고 보면 일종의 알고리즘이다.

뭔가를 추구하는 마음이 자석처럼 관련 정보를 끌어당기기 때문이다..

**

장안산 억새를 보기 가장 쉬운 방법은 무룡고개 주차장에 차를 대는 것이다..

무룡고개주차장, 무룡고개 자체가 내비에 뜨지 않으면 "장계면 의암로 19"를 치고 가라..

빨리가야 한다..

주차면적이 30대 정도 된다..

 

무룡고개 해발이 900M급이라   1237M 높이의 장안산에 해발 300M 만 올리면 된다..

왕복 6.4KM 3시간 거리, 억새구경 등 4시간 잡으면 된다..

 

들머리는 주차장 화장실 부근 계단으로 올라가 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등산안내판옆 계단이다..

 

장안산 등산로는 계단을 좀 올라가면 평탄한 길이 보상처럼 이어진다..

하이 하이 로 로..

군대로 치면 덕장(德將)이라고 할까??

산이니 덕산(德山)이라고 해야겠지?? 

 

몇십년만에 찾아온 10월 한파..

손이 시럽고, 얼굴도 춥다..

 

그렇게 1.7KM 정도 가면 짜잔..억새밭이다..ㅎ

 

멀리 백두대간 능선이 굽이치는 파도라면 장안산 억새는 뱃머리에 부서지는 파도의 흰포말이랄까?  

 

장안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하얀 앙가슴의 속살 같은 길이 이어진다..

 

 

 

백,녹,청..삼색기 깃발이 나붓기는듯하다..

그것은 소리없는 아우성..

 

억제할 수 없는 탄성을 잠재우는 것은 샷타소리..

 

고구려 벽화 속에서 나온듯한 산 줄기..

언젠가 내손으로 푸른 연꽃을 채색할 날이 올거야..

 

눌러 앉으려는 발걸음을 구슬려 정상으로 향한다..

돌아올 때 많이 놀게 해줄께.. 

 

푸른 능선과 하얀 억새는 언제부터 서로 그리워했는가?

I miss you. Me too..

 

 

10월 한파에 단풍 신세 처량하다.

어차피 시한부 신세인데, 갈길을 재촉받으니.. 

 

정상직전 억새밭에 천국의 계단이 놓였다..

계단 끝 벤치는 한파 속에서도 모두가 탐내는 진정한 양지였다..

 

 

장안산에서 모두가 평안하기를 빈다..

코로나 바이러스만 빼고..

 

정상에서 바라보는 억새밭..

손바닥만한 크기지만 양팔 만큼의 크기로 기쁨과 행복을 준다..

와인을 값으로만 평가 할 수 없듯이 억새밭도 크기로만 평가할 수는 없다.

이곳 억새밭은 백두대간의 푸른 능선과 기각지세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빛난다..

 

일단 크기로 비교하면, 1) 간월재 억새밭 2) 민둥산 억새밭 3) 경주 무장산 억새밭이 기억난다..

 

 

약속대로 하산길에 다시 들린 억새밭..

마음을 풀어 놓는다.

가라..황금의 날개를 펼치고..

 

https://youtu.be/TT1xZgM8xD0

 

<오늘 걷기> 무룡고개 주차장 - 억새밭 - 장안산 정상, 왕복 6.4Km 

무수(無愁)동..

걱정거리가 없다는 동네에 치유의 숲이 생겼다.

동네이름 덕을 볼려는지 의도도 좀 있겠지?? ㅎ

 

지도상에 모두숲길은 테크길이고, 운동치유길은 외각 둘레길이고, 물길은 보문사지 왕복길이다.

그저 발길 내키는 대로 걸을 예정이다..

 

 

주차장에서 목교를 건너 물길 따라간다..

 

그리고 보문사지로 방향을 잡았다.

 

외각둘레길로 걷는 사람도 보이고..

 

 

다음날 부터 10월의 강추위가 예보되는데, 단풍이 잘 버텨줄지 걱정이다.

 

 

이곳에 날다람쥐도 사는 모양인데..보이는 것은 새한마리..

 

날것 그대로인 길을 걷다가 열린 공간을 만난다..

 

여기가 보문사터인 모양이다..

코시국에 단체로 걷는 팀도 있나보다..

 

돌아나와 둘레길을 걷기 시작한다..

 

정자에 앉아 인생을 생각한다.

삶은 밤이다..

밤 5개 까먹고 다시 걷는다..

 

아래에는 데크길이다..

 

보랏빛 향유.. 가을을 재촉한다..

보랏빛에는 절박함이 묻어난다는 사실..

 

감잡지 못하고 우왕좌왕...

저 많은 감을 까마귀 밥으로 적선할꺼나??

 

이제는 둘레길에서 테크길로 갈아탈 차례..

길은 눈치껏 잘 갈아타는데, 재테크는 잘 갈아타지 못하고 우유부단하는지..ㅎ

 

감을 잃고 단풍을 잡았는데, 아무도 예상못하게 몇십년만에 찾아온 10월 한파특보..

단풍전선에는 이상 없을까?

 

 

무수정에 와서 쓸데없는 걱정거리 하나 얻어간다..ㅎ

 

단풍이 오고 가는 것이 무슨 상관이랴

네 단풍이나 멋지게 물드려라..ㅎ

 

이렇게 잘 짜여진 동그라미를 보면 겨울도 걱정되지 않는다.

무수(無愁)의 비결은 준비다..

마음 준비, 몸 준비, 생계 준비, 난방 준비..

 

단풍대신 붉은 꽃으로 마음을 다독이고 간다..

뜻대로 풀리지 않더라도 인생 자체는 찬란하니까..

 

<오늘 걷기> 주차장 - 물길 - 보문사지 왕복 - 둘레길 - 무수정 - 모두숲길 - 물길 -  주차장  약 4km 

만경강 억새길을 걷기 위해 찾아온 비비정..

참새들이 비비거리고 있다..

 

비비정예술기차카페도 변함없이 철로에 정차중이다..

 

정자에 걸린 시 한수 읽고 간다..

 

中分大野散江湖
半壁蒼崖開別區
沙霧霽餘明月小
水雲飛盡遠峰孤


중분대야산강호
반벽창애개별구
사무제여명월소
수운비진원명고


들판을 가로질로 강과 호수가 나뉘었고
높은 벼랑끝에 별세계가 열렸네
연무 걷힌 모래밭에 작은 낮달이 떠있고
물안개 다 걷히니 먼데 산이 외롭다..

 

전주명필 강암선생의 비비정 글씨가 힘차다..

 

작년에는 춘포교- 백구풍월을 걸었는데, 이번에 비비정 - 춘포문학마당 구간 억새길을 걷는다.

 

 

비비정에서 출발하는 억새길은 자전거길을 따라간다..

실패한 일기중계..

뜨거운 햇살이 기다릴줄 몰랐다..준비해간 우산을 양산으로 쓰고 간다..

 

백발같은 억새를 보면 동변상련의 심정이 되어 마음이 편하다..ㅎ

 

드디어 천변 구간이 등장한다..

억새와 하얀 구름은 죽마고우처럼 죽이 잘 맞는다..ㅎ

 

작년에 통성명한 노란 미역취..여전히 잘나가고 있구나..

 

주로 자전거길을 걸으니 정자에 앉아 발바닥을 쉬어주어야 한다..

햇살이 병이라면 그늘과 바람은 약이랄까?

 

자칭 시인이라면 이런 장면에서 시한수쯤 쑥쑥 뽑아올려야 하는데..

멍하니 강을 바라본다..

강멍이라고 해야하나..ㅎ

 

콘크리트 속에서만 살다보니 이런 생명체에도 흠칫 놀란다..

개구리가 오히려 의연하다..

 

편도 5km를 걷고 작년에 걸었던 춘포교 못미쳐 회군한다..

춘포교 이후 풍광은 작년 블러그를 참조하면 만경강 억새길 정체를 어느 정도 알수 있을 것이다.

(https://blog.daum.net/servan/6351742  ) 

 

자유..란 얽매이지 않고 끌려다니지 않는데서 나온다.

자연..천도무친(天道無親), 천지무인(天地無仁)의 불식(不息)의 행위에 이를 때 "스스로 그러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자연 속에서 자유를 느낀다..

우리는 애착, 끌림, 집착, 중독 속에서 소외감을 벗어나려고 하나, 자유를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자유는 독(獨)이다.

고(孤)와 고(苦)의 거품을 벗어나야 진정한 자유인이 된다..

 

탱자가 아무도 모르게 익어가는 것..

그것이 자연이고 자유다..

 

 

 

일렁이는 억새위에서 고고한 비비정을 보며 돌아왔다.

 

 

<오늘 걷기> 비비정 - 만경강 하류쪽 왕복 9KM, 60% 자전거길,

<추천 걷기> 흙길로 만경강 억새길을 즐기려면 춘포교에서 하류로 걷기를 추천한다..

대청호로 간다.

주산동마을에서 출발..신상제 제방을 건너 토끼봉 둘레길까지 걸을 예정이다.

 

항상 요 입구에서 헤맨다..좌측 아래로 가야하는데..ㅎ

 

나무에 붙은 저 버섯을 식용인가??

 

요즘 비가 잦더니 대청호 만수로 신상제 제방이 잠겼다.

우회로로 돈다..

 

호수 건너 흥진마을에도 만수로 억새밭이 많이 사라졌다..

 

대신 백로 부대가 주둔하고 있다..

세상사가 그렇다.

하나가 사라지면 하나가 생기지..ㅎ

 

신상동인공습지에 들렀더니 슈크렁이 환영한다..

국화도 그 대열에 합류한다..

아하..국화축제에 가야겠구나..ㅎ

 

이넘은 각시붕어..

 

최초 천만관객을 동원한 영화 쉬리의 주인공이다..

 

찌르레기..

이넘은 자기 영역을 지키기위해 공격적이다.

뻐꾹이 처럼 탁란하여 키우기 까지 하니 거의 막장급인데..

목청이 좋아 모짜르트는 이 새를 사서 키우며 피아노협주곡을 같이 작곡했단다..

피아노협주곡 17번 3악장..

https://youtu.be/f2ppu-ft2g0

 

구절초도 피어낫다..

 

신선바위에서 단소나 한곡 부르려 했는데, 벌써 선객이 막걸리를 기울이고 있었다..

 

푸르고 푸른 대청호..

 K- 클래식이 나올 때도 되지 않았을까?

재즈나 탱고처럼 트롯을 가미해서..ㅎ

 

향유의 보랏빛에 물들어 하늘을 보다

성급한 낙엽과 눈이 마주친다..

 

 

지난 10년간 전국을 많이 돌아다녔다고 자부했는데, 수주팔봉 이야기는 처음 들었다.

차박의 성지로 갑자기 떠오른 명소..

궁금증이 이끈다.

충주 킹스데일 골프모임이 끝나자, 25분을 달려 수주팔봉으로 왔다.

코로나로 차박은 금지되고, 한산한 천변에 수주팔봉의 출렁다리가 비구름을 상대하고 있다.

 

전북 진안 죽도처럼 인공적으로 갈라놓은 바위는 아니겠지??

아니다. 똑같은 사연이다..

1963년 정부 식량증산 정책에 따라 수주팔봉 일부인 칼바위를 절단하였다. 

토계리에서 흐르는 오가천지류의 방향을 돌리고, 하천일부를 농경지로 활용하고자 만들었다.

팔봉폭포는 이렇게 하여 달천으로 흘러드는 오가천의 물길이 수주팔봉 가운데로 떨어지며 만들어졌다.

2018년에는 팔봉폭포 위로 출렁다리를 설치하였다.

 

60년대 보리고개를 없애려고 잘살아보세 운동이 메아리칠 때

쌀밥에 고깃국 먹으려고 쌀 증산운동하면서 바위를 짤라 물길을 내고, 서해안 간척지는 막아 농지로 만들고..

고생 고생해서 쌀을 증산했는데, 헐

국민들 입맛이 변했네...

고기에 위스키, 피자, 파스타에 와인으로..

쌀은 안먹고, 쌀막걸리도 안먹고..

혼분식하고, 쌀막걸리 못먹게 한 원죄로다..

하지만, 나만은 쌀밥에 고기미역국이 최고다..

집안의 눈총을 받더라도..

 

출렁다리에 올라가려면 다리 건너 우회하여 돌아가야 한다..

이 출렁다리로 올라가 두룽산 등산을 할 수있다..

 

왼쪽이 달천이고, 우측이 오가천이다..

달천은 속리산에서 발원하여 산막이 옛길을 거쳐 이곳을 지나 충주 탄금대 부근에서 남한강과 합류한다..

 

이 데크를 따라 올라가면 멋진 물굽이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짧은 시간이라 충분히 등산을 하지 못했지만, 기회 닿으면 8봉을 다시 거닐어도 좋겠다..

2일 연속 빡시게 걸어서 3일째는 어차피 오전에 출발할 일행도 잇어서 산보정도로 만족하고 싶었다..

그런데, 드림빌더가 자장율사 순례길이 있는데, 4km 정도 내리막 방향이어서 1시간 정도가 가능한 것처럼 말한다..

그정도야..하고 모두 동의하고, 아침 식전에 후딱 다녀와서 식사하고 짐싸서 떠나기로 했다..

 

원래 이길은 만항재 - 만항마을 - 적조암 - 정암사 약 7km 구간인데, 그중 시간상 중간인 만항마을에서 출발하기로 한다..

 

자장율사 순례길??

처음 들어보는데, 알고보니 삼국유사에 나오는 자장율사의 마지막 사연과 관련이 있는 길이다..

그렇다면, 자장율사에 대해 간략히 알아보자.

법흥왕 때 불교가 공인된후 선덕여왕 재위시 자장율사를 대국통으로 세우면서 우리나라 불교의 성격과 위계가 바로 서고, 신라가 불교국가로 일신하게 된다.

그의 명성은 지금도 아기들에게 세뇌교육되고 있는데, "자장가"가 그의 이름에서 유래한다는 주장이 있다..

그는 선덕여왕 당시 중국 당나라에 구법 유학을 떠난다.

당시 중국은 당나라가 통일제국을 이루면서 정신적으로 불교가 크게 발흥한다.

태종때 현장법사가 천축에서 불경을 가져와 번역했고, 측천무후 무렵 호국불교 성향이 강한 문수신앙과 다민족 평등과 화합에 도움이 되는 화엄사상이 득세하기 시작한다.

자장율사는 중국 오대산 북대 태화지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사리 등을 가지고 귀국한다.

그는 문수신앙을 널리 전파하여 신라 불교를 호국불교로 자리매김하게 한다.

우선  황룡사에 9층 목탑을 지어 진시사리를 안치하여 호국불교의 구심점으로 삼고, 울산에 태화사를 짓고 진신사리를 안치하고, 양산 통도사에 진신사리를 모신 금강계단을 설치하여 불교의 체계를 정비한다..

그리고 중국의 오대산을 우리나라에 구현하려고 한다. 

마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온 서명숙이 제주올레를 건설한 이야기의 신라버전같다..ㅎ

 

당시 백제는 익산 미륵사를 중심으로 미래지향적 미륵사상으로 국력을 모은 무왕이 신라를 공략하였는데, 의자왕 초기에는 선덕여왕의 신라가 40여성을 뺏아기며 고전 중이었다.

그러나, 자장율사 등의 노력으로 문수사상 호국불교의 정신으로 단합하고, 김유신 장군등의 활약으로 점차 열세를 만회해나가는 중이었다.

그러다 선덕여왕의 정치에 반기를 든 비담의 난이 발생하고, 그 와중에 선덕여왕이 승하하자, 자장율사는 권좌에서 밀려나 하슬라(강릉)지역으로 떠나게 된다.

그는 오대산 적멸보궁에 진신사리를 안치하고, 문수보살 친견을 간구하였다.

그러던 중 수다사(평창군 진부면) 인근 대송정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다시 태백산 갈반지에서 만나자는 말을 듣고,

태백산 갈반지를 찾다가 수마노탑 자리를 발견하고 석남원(현 정암사)를 짓고 수행하면서 문수보살을 기다렸다.

그러나, 삼국유사 설화 처럼 문수보살을 친견하지 못한채 입적하게 된다..

 

 

 

 

만항마을에 차를 세우고 표지판을 들여다 보다 궁금증이 생겼다.

만항마을 - 적조암 2km가  60분, 적조암 - 정암사 3km가 1시간 30분으로 표기되어있다??

1시간 산책코스가 아닌가벼??

그러자 드림빌더 왈, 동네노인들 기준으로 했나봐..하며 얼버무린다..?? 

 

동네 초입에서 얼마 가지 않아 표지판이 산속을 가리킨다..

아이고..죽었구나..ㅎ

 

 

슬슬 산으로 올라가는데..1시간 산책코스가 아니다.

물도 조금 가져오고..무릎 테이핑도 안했는데..ㅜ.ㅜ

 

 

허벌나게 올라가다 보니..바위 모습이 표지판의 뾰족바위처럼 보인다..

이곳을 지나면 길은 급경사 내리막이다..

여기가 자장율사가 문수보살을 뒤쫓아 가다가 실족하여 죽었다는 곳인가??

 

삼국유사 자장정률편에 나오는 이야기..

어떤 늙은 거사(老居士)가 남루한 방포(方袍)를 입고 칡으로 엮은 삼태기(葛簣)에 죽은 강아지(死狗)를 담고 와서 시종에게 “자장(慈藏)을 보려고 왔다”고 하였다.

 문인(門者)이 말하기를 “스승님을 받들면서부터 아직 우리 스승님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보지 못했는데 너는 어찌된 사람이길래 이렇게 미친 말을 하는가”라고 하니 거사(居士)가 “다만 너희 스승에게 고하기만 해라”라고 하였다. 

마침내 들어가 고하니 자장(慈藏)은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말하였다. 

“아마 미친 자인가.” 

문인(門人)이 나가서 그를 내쫓으니 거사(居士)가 “돌아간다. 돌아간다. 아상(我相)을 가진 자가 어찌 나를 볼 수 있겠는가”라고 말하고 이에 삼태기를 뒤집어 터니 개가 사자보좌(師子寶座)로 변하였고 거기에 올라타고 빛을 발하며 사라졌다. 

자장(慈藏)이 그것을 듣고 비로소 예법에 맞는 몸가짐(威儀)을 갖추고 빛을 찾아 남쪽 고개로 쫓아 올라갔으나 이미 묘연하여 미치지 못하고 드디어 쓰러져서 죽었다. 

유골(遺骨)을 다비하여 굴속(石穴)에 안장하였다.

 

자장율사는 비담의 난이 일어나고 선덕여왕이 승하하자, 권세를 잃고 강릉지역으로 와서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권토중래를 꿈꾸었는지 모른다.

그에게 권토중래의 꿈이 있었다면, 빈 마음이 아니었을 터이니, 무주상이 아니라 아상이 가득찼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남루한 차림으로 찾아온 문수보살이 혀를 차며 돌아섰는지도 모른다..

 

뒤늦게 문수보살을 뒤쫓아 이런 험한 산속을 헤메다가 실족하여 죽었는지도 모른다..

정암사측 설에는 "몸을 두고 혼만 문수보살을 찾아갔는데, 시자가 자장의 몸을 화장하는 바람에 돌아오지 못했다"는 식으로 변명해준다..

그러나, 뒤늦게 회개하고 문수보살을 쫓아가는 모습이 핵심이다..

어찌 죽었는지 따지는 것이야 말로 아상이 아닐런가?  

 

과연 길은 험하다..

밧줄을 잡고 올라갔다가 허겁지겁 내려간다..

 

이런 힘든 길에서는 신심만 있으면  비몽사몽간에 문수보살을 친견할지도 모른다..

나에겐 단풍보살이 나타나셨다..

 

가다가 길이 안보이면 노란 리본이나 나무에 파란 페인트를 찾아라..

 

길가다 만난 구멍..

이 구멍을 통과하면 후생 극락이 보장되는가??

 

적조암에 다다를 무렵 신령한 나무들이 보인다..

순간 뱀인줄 알고 깜작 놀란다..

 

이곳이 문수보살이 예언한 갈반지가 아닐까??

갈반지(葛蟠地)?? 

말 그대로 칡넝쿨이 얽혀진 곳이라는 뜻이다..

이 나무를 보니 마치 뱀이 감고 잇는 모습이다..

 

적조암 부근에 위치한 부도..

이 오지 암자에서 수도하는 수행자들이 이어지고 있나보다..

 

마침 물이 부족하던차에 적조암 약수를 배불리 먹고, 물통도 채우고..ㅎ

 

동학 2세교주 최시형이 여기서 수도하엿단다..

언제??

1871년 영해에서 교조신원 및 왕조타도를 목표로 동학교도 이필제가 봉기한다..

이때 박해를 피해 이곳으로 온 해월 최시형은 1872.10. 동학 지도자와 함께  49일 기도 수행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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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함백산이지만, 당시는 이곳을 태백산 천의봉이라고 불렀단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 "태백산"이라는 지명은 자장율사가 태백산 갈반지를 찾으면서 시작되었고, 신라시대에는 현 태백산, 함백산, 소백산 일대를 뭉뚱그려 태백산이라고 부른듯하다.

후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영주 부석사도 소백산 지역에 있지만, 예로부터 절 일주문에는 "태백산 부석사"로 적혀있다... 

 

**

자장, 의상 등의 태백산 신앙이 후대 고려 시대 일연 등에 의해 단군신화 등장할때  "태백산 신단수"로 재등장한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적조암에서부터 정암사 구간은 평범한 암자길인 줄 알았다..

그런데, 다시 험한 산길로 가란다..

 

굽은 나무 아래 구들바위..

갑자기 참선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비몽사몽간에 문수보살을 친견할수 있을까?

 

문수보살 친견만 생각하면 단풍이 나타난다..

문수보살이 단풍보살인가보다...ㅎㅎ

 

1일차 함백산 백두대간길, 2일차 태백 백두대배간길, 3일차 자장율사 순례길 근 27Km 를 걷다보니

다리가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세상살이에 지쳐 오징어게임에 출전하고 싶은 사람이여!

이곳에 와서 27Km를 걸어보소..

그러고도 세상살이가 더 힘들면 그땐 오징어게임에 출전하소..ㅎ

 

드디어 계곡 물 소리가 커져가며 정암사가 나타난다..

순례길의 정점은 수마노탑이다..

 

 

정암사 자장각에 자장율사를 알현한다..

 

 

 

그는 진골출신 부모의 간절한 득남 기도 속에 석탄절에 태어난다..

어려서 조실부모하자, 인생무상을 느껴 출가한뒤 치열한 고골관 수행을 한다..

고골관 수행..

백골을 보면서 참선하는데, 가시를 둘러쳐 졸면 찔리게 하면서 치열하게 수행한다..

 

중국에 구법 유학할 때 중국 오대산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북대 태화지에서 용의 발원을 듣는다.

귀국하여 호국불교의 문수신앙으로 신라의 불교를 일신하고, 황룡사 9층목탑, 통도사 금강계단, 울산 태화사 등에 진신사리를 안치한다.

 

비담의 난 중에 선덕여왕이 승하하자, 강릉 지역으로 이동한다.

오대산 적멸보궁에 진신사리를 모시고, 문수보살을 친견하려는 일념으로 약속의 땅 "태백산 갈반지"를 찾는다..

이곳에 이르러 갈반지로 알고 석남원 (현 정암사)를 짓고 수행 정진한다..

 

그러나 남루한 옷차림으로 찾아온 노거사가 문수보살임을 알아채지 못하고, 뒤늦게 쫓아가다가 죽음을 맞는다. 

 

그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그 덕분에 신라는 호국불교로 정신무장하고 삼한을 통일하였으며, 지금도 신심깊은 경상도 불자들이 전라도 절까지 먹여 살린다고 한다..

또한 그가 고대하면 문수보살은 문수전에 자리잡고 중생들을 위로하고 계시다..

 

선불도량(選佛道場)..

부처를 뽑는 시험은 마음이 얼마나 붉은지를 시험보나 보다..

붉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 만든 세상이라 그런지 단풍도 붉다..

 

2일째 만항재에서 수리봉으로 간다.

 화방재 - 태백산 백두대간 길을 걸을 예정이다.

 

여기는 엔간하면 1000미터가 훌쩍넘는다..ㅎ

 

수리봉을 지나면 화방재 도로까지는 내리막이다..

길끝에 전날 등유기름을 샀던 주유소가 나온다..

 

화방재에서 도로를 건너 유일사 방향으로 올라간다..

이제는 태백산 나와바리로 들어가는 것이다..

하지만, 신라적 사람들은 이 일대를 통칭 태백산으로 불렀던 것 같다..

그래서 함백산에 붙은 정암사도 일주문에는 태백산 정암사로 쓰여있다는..

 

이 동네 맷돼지가 많은 모양이다..

기피제를 주렁 주렁 달아 놓아더라..

 

사길령에서 잠시 쉰다.

사길령은 태백에서 경상도 춘양으로 넘어가는 주요 길목이었단다..

 

비탈을 올라서니 산령각이 나온다.

보부상들의 안전을 기원하였단다..

 

고도를 높이자 뒤로 함백산이 나타났다.

 

유일사 쉼터에 도착..

동행 눈꺼풀이 내려가서 쉼터 벤취에 누워 10분 정도 같이 눈을 붙인다..

 

주목 뒤로 우리들의 베이스 캠프 곁 풍력기가 보인다..

잘 다녀오라고 손을 흔들어 주는듯하다..

 

 

힘들게 오후 1시 30분에 장군봉에 도착..

멀리 문수봉이 보인다..

 

장군봉에 앉아 전투식량으로 점심을 먹는데, 짜장은 별루..라면앤밥이 맛이 좋단다..

 

푸른 연꽃능선을 바라보며 천제단으로 향한다..

 

마침 오늘이 개천절이라 기념행사가 있었단다..

코시국이라 음복도 없었단다..

 

어제 힘든 걷기라 오늘은 천제단에서 망경대- 당골광장 약 4.4km로 내려가면 5시경에 하산 할 것 같은데,

드림빌더는 문수봉- 당골광장 5.6km를 가자고 독려한다..

오늘도 해안에 내려가기는 글른 것 같다..

 

문수봉 가는 길은 초행이다.

물론 하단도 처음본다..

 

 

그나마 내리막에 단풍이 좋다..

올 단풍구경 레이스 구상을 해야겠다..

10월 10일 경 오대산 노인봉 - 소금강계곡 트레킹을 가면 좋을텐데..ㅎ

 

단풍에 이어 하얀 사스래 나무 숲길이 시작되니, 

단순호치..붉은 입술에 하얀 치아..미인과 데이트하는 격이라..

 

사스래나무..

자작나무과에 속해 언뜻보면 자작나무와 닮았다..

백두산 등 고산지대에 분포한다...

 

문수봉에 도착..

웬 바위조각이 가득한 정상인가??

 

우리나라 산 이름 중에 옥녀봉, 국사봉 만큼은 아니지만 제법 많은 지명이 문수봉이다..

신라 선덕여왕시절 중국 오대산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진신사리를 모시고 국한 자장율사가 우리나라에  문수신앙을 전파하면서 태백산, 오대산을 찾았고, 결국 오대산 중대에 진신사리를 안치하고, 태백산 갈반지를 찾다가 정암사에 진신사리를 안치했다..

특히 문수보살이 독룡을 제압한다는 말이 잇다. 예전에는 산 안개 등이 독룡이 뿜어내는 기운이라고 생각했다.

안개 잘끼는 큰산에 문수봉 하나쯤 있으면 독룡의 기운을 제압하는데 효과가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을까?

 

문수봉에서 바라보니 함백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저 함백산 너머 기슭에 문수보살을 다시 친견하고 싶어하던 자장율사가 정암사, 적조암에 머물고 잇었더랬다.. 차라리 문수봉 아래 당골에 머물렀다면 어땠을까?

 

문수봉에서 어둠이 짙어지는 천제단을 바라본다..

어제는 함백산, 오늘은 태백산 문수봉에서 일몰을 맞이한다..

 

소문수봉까지 들렀다 가잔다..

이러다 박문수봉도 나오겟다..ㅎ

 

 

드디어 당골로 내려가는 하산길..

발걸음을 재촉했지만 뒤쫓아온 어둠에게 뒷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물도 떨어지고 지루한 어둠 속 행진 끝에 당골에 도착..

편의점에 들러 맥주를 사서 들이키니 속이 시원하다..

 

<오늘 걷기> 만항재 - 수리봉- 화방재 - 산령각 - 유일사쉼터 - 장군봉- 천제단 - 문수봉 -소문수봉 - 당골주차장 약 13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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