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안개가 자욱하다..

고속도로 속에서 비상등을 켜고 달려 예산군 덕산면 충의사 주차장에 도착..

 

사당입구도 안개..송림도 안개..

안개덕분에 한폭의 소나무 그림을 얻었다..

 

충의사는 매헌 윤봉길의사의 사당이다..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만, 그는 김구의 명을 받아 상해 홍구공원에서 일본 고위장성 등 고위인사에게 폭탄를 투척한 사람이다.

그때 구사일생으로 다리를 잃고 살아남은 시게미쓰 마모루는 후에 일본 외무장관이 되어 요코하마항 미주리 함상에서 멕아더 장군에게 항복문서에 서명했다.

오늘 걸을 내포역사인물길 1코스는 충의사 -뫼넘이 고개 - 용봉산 - 용봉사 - 용봉초등학교 - 이응로 생가 약 11km

 

충의사 주차장 길건너편으로 길이 이어진다.

그길에서 윤봉길의사를 믿고 지원해준 백범 김구선생을 만난다..

 

길을 따라가다가 계명문으로 들어가니 윤의사의 생가인 저한당이 나온다..

 

 

상해로 떠나기 전 살았던 생가..

당호 저한당도 한국을 구한다는 의미다..

 

그는 고향에서 야학, 농촌부흥운동을 하던중 20세의 나이에 

丈夫出家生不還(장부출가생불환).. 대장부가 집을 떠나 뜻을 이루기 전에는 살아서 돌아오지 않는다
는 말을 남기고 상해로 간다..

 

늦은 단풍의 환영을 받으며 대치천을 건너 용봉산을 향해 간다..

 

시골 한 구석에 거미줄 짓고 한가로이 살던 이녀석

갑자기 안개로 거미줄 값이 폭등하자 진주로 치장한 졸부가 되었네...ㅎ

 

아니 진주 졸부는 거미만이 아니다. 대치천변의 슈크렁도 진주부자가 되었네..

모든 것이 때를 잘 만나야 한다..ㅎㅎ

 

길은 어느덧 임도로 접어들고..

안개에 싸인 유장한 길이 묘한 미스테리를 풍긴다..

 

굽은 길은 요리 조리 춤을 추듯 돌다 보면 수암산 뫼넘이 고개 입구에 도착한다..

충의사에서 3.5km걸어 왔다..

이제 슬슬 용봉산으로 올라간다..

2일째 오후 3시30분 말도에서 돌아와 짐을 내려놓고 깃대봉 둘레길을 걷는다.

용바위 데크에서 좌측 계단을 올라간다..

 

 

좀 오르면 전망대가 나온다.

 

무녀도를 바라보고..

 

생각보다 평탄한 오솔길이 정상으로 이어진다..

 

돌아보니 선착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너머로는 새만금, 군산 공단이 보이고..

 

숫자로는 136밖에 안되지만 이 섬에서는 갑이다..

 

이제부터 길이 점입가경으로 바뀐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해금강이다..

 

한번 맺은 인연이라 말도가 계속 눈에 밟힌다..

스릴넘치는 포인트에서 부실한 다리를 달래며 찍는 풍광이 멋지다..

 

여기서 보니 걸어온 능선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앞으로 가는 길도 낭떨어지 옆 비경길이다..

 

앞을 보면 장자도 대장봉이 늠름하고..

 

오!! 가거도 섬등반도와 친척쯤 되는가??

이섬 최고의 뷰포인트를 놓칠리 없지..

 

질망봉 능선을 바라보는 눈과 맘이 다 즐겁다..

 

넋을 놓고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소리쳐 하산을 재촉한다..

해가 지고 있다..

 

시간상 질망봉 능선 탐방은 포기하고..

 

숙소로 돌아가 낙조를 보며 불멍 준ㅂ를 하기로 한다..

 

<이번 걷기> 용바위 데크 - 좌측 계단 - 전망대 - 깃대봉 - 홍합바위 - 캠핑장  약 1시간

 

숙소에 돌아오니 해가 지고 잇었다..

낙조를 바라보며 빼갈 한잔 하니 기분도 붉어진다..

 

다음날 12시 카페리를 타기로 하고, 부산스럽게 짐을 싸고 선착장으로 나간다..

난민이 띠로 없다..

 

그래도 10여명이 달려들어 2-3번 나르니 많은 짐도 신속하게  무사히 옮겨 실을 수 있었다. 

장자도 선착장에 짐을 올려놓고 모두 저절로 박수을 친다..

 

비바람 속의 맨붕상태로 시작하였으나 한편의 드라마처럼 멋지게 끝난 캠핑이었다.

그러나 다시 반복하고 싶지는 않다..

 

11시 배를 타고 말도로 가는데, 먼저 방축도를 들린다..

섬끝에 인어상이 눈에 띈다..

 

 

독립문 바위 뒤로 방축도- 광대도를 잇는 인도교가 보인다??

말도~보농도~명도~광대도~방축도‘를 잇는 4개의 인도교 사업이 진행중인데, 저 방축도 다리는 2021. 10. 15. 완공되었다.

2023년 6월에 전구간이 개통될 전망이라니 그때 다시 걸으러 와야겠다..

 

광대도 책바위..

소규모의 w자 모양으로 꺽여진 습곡 지형을 셰브론습곡지형이란다..

일설에 의하면, 거대 운석이 바다에 떨어져 거대한 쓰나미가 형성될 때 생기기도 한단다..

 

명도- 보농도-말도를 잇는 인도교는 열심히 공사중이다..

 

말도에 도착한다..

입구에서 환영하는 것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말도 습곡지형들이다..

 

천연기념물 바위 품에 폭 안겨 수줍게 미소짓는 저것은??

해국이다..

미녀와 여수처럼..습곡바위와 해국이라니..

어제 풍류대장에서 송가인이 한 말이 여기에 딱이다..

"아라리가 나든지 말든지.."ㅎㅎ

 

 

 

우리는 선착장에서 좌측으로 돌아 신 선착장을 지나 단도를 거쳐 말도등대로 갈 것이다..

 

말도 등대가 그리스 여신처럼 날렵하게 서있다..

 

새로운 말도 선착장이 완공되고, 방축도- 말도 구간 인도교가 모두 완공되면 방문객으로 제법 붐빌 것 같다.

 

토끼섬의 천년송..

천년송 치곤 등치가 아담하다..

 

방파제 끝 단도 봉우리를 성큼 성큼 올라가는 사람은 누구인가??

밑에서 보는데 아슬 아슬하다..

 

천년송이 웃는다..

저렇게 가상한 용기를 가진 사람은 오랜만에 본다고..ㅎ

 

 

오늘의 목적지 말도 등대..

말도..말자..말순이..종말이..

말자 들어가면 뭔가 애잔한 느낌이잔아??

 

그래서 글로나마 위로한다..

너는 더 빛날거야..

 

외로운 섬 말도..외로운 등대는 이제 사람이 떠나고 무인등대가 되었다..

 

드디어 말도식당의 예약취소 여파로 준비한 신라면 10개 먹을 타임..

콩나물 라면을 만들어 말도등대에게 권해본다..

너도 한술해..

 

저 뒤로 보이는 섬이 어청도?? 십이동파도??

누군가 말이 어청도 걷기코스가 좋단다..어청도가 문득 인연 속으로 들어온다..

 

한참을 쉬고 점심요기도 하고 다시 산길을 걸어서 선착장으로 향한다..

 

단도와 토끼섬,천년송에 작별을 고하고..

 

돌아서서 말도등대와도 고별하고..

 

정상은 군부대 소유라 갈수 없어 데크길로 내려가다가  가로막는 나무가 있어 되돌아 나와 확실한 길로 간다..

 

잠시후 3시 관리도로 귀환하는 배가 들어온다..

 

말도! 인도교가 완공되는 날 다시 오마..

2일째 바람이 잦아들고 배도 운항을 하는 아침..

전망대 숙소를 출발해 산길을 트레킹하여 선착장으로 간다..

말도로 가는 11시 배를 타기위해...

드론샷으로 홧팅하고..

 

능선에 오르면 건너편 장자도의 대장봉이 보인다..

 

서해안에서 보기 드믄 아름다운 다도해..

 

좌측으로 말도가 보인다..

이때는 맨끝에 보이는 작은 섬이 말도 인줄 알았는데, 실제 가보니 그곳은 말도 선착장과 연결된 작은 섬 단도였다는..

 

아름다운 고군산 섬들을 바라보며 걷는 길이 상쾌하기 그지없다..

 

작은 깃대봉에서 시간조절을 위해 한참을 쉬었다가 간다..

 

이길에는 작은 용바위도 있네..ㅎ

 

우측에는 전날 우리가 강풍속에서 짐을 올렸던 부두와 경사로가 보인다..

 

원래는 말도 식당에서 점심을 먹을려고 예약을 했는데, 강풍으로 여객선 운항이 중지되면서 식당주인이 군산에서 배를 못타서 식당운영을 할수 없다고 연락이 왔다.

할수 없이 오늘 점심으로 말도에서 먹을 신라면 10개를 사가지고 간다..

 

푸르름과 햇살을 가득 머금은 바다 위로 한껏 농담을 부린 섬들..

돌아보면 깃대봉이 묵묵히 환송한다..

어여 갔다와 들러~~

 

여유부리고 왔는데도 시간이 남아 선착장에서 기다리는데..

짠하고 나타난 배는 도선이 가능한 페리호 아닌가???

 

드림빌더에게 따졌다.

왜 차를 배에 싣고 오지않고 짐을 나르는 개고생을 시켰냐고??

차를 싣고 관리도로 오려면 장자도가 아니라 군산항에서 출발해야하는데, 차도선료와 승객 운임이 훨씬 비싸단다..헐..

그리고 덧붙인 말에 말문이 막혔다..

결과적으로 군산항에서 차 도선예약을 했으면 어제 강풍으로 배운항이 중지되어 이번 캠핑은 못했을 거란다.

그러고 보니, 장자도에서 건너온 것이 강풍속의 캠핑을 가능하게 해준 것이 되엇다는..ㅎㅎ

새만금 앞 고군산도 중 연륙이 안된 관리도..

차량 도선이 안돼 손으로 짐을 날라야 한다고 해서 2번이나 가기를 거절..

3번째는 10여명으로 인원이 늘어 사람머릿수만 믿고 관리도 캠핑을 강행하기로 한다.

그러나 당일 아침부터 비가 내리고 강풍이 불어 결국 여객선 운행이 중지되었다는 소식이다..

다행히 관리도 캠핑장 관리인이 낚시배로 태워준다고 해서 일단 장자도 선착장으로 간다.

장자도 선착장 들어가는 길은 엄청 좁다..

겨우 겨우 들어가 짐을 부리니 양이 엄청나다.

10여명이 달려들어 경사로를 통해 부교로 짐을 나르고, 다시 낚시배에 짐을 실으니, 관리인이 입을 딱 벌린다.

이렇게 짐이 많은 줄 알았다면, 거절했을거라나..ㅎ

많은 짐에 10여명이 승선하고 너울이 출렁이는 바다를 위태 위태하게 건너 관리도로 간다.

다행히 거리는 짧다..배로 10분정도..

 

그러나 노역은 다시 시작된다.

관리도에 도착하여 경사다리를 통해 짐을 올리고 차 적재함에 다시 싣는다..

 

 

선착장에서 저멀리 오늘의 캠핑장소가 눈에 들어온다..

일단 차로 캠핑장입구에 짐을 내리고, 저 전망대로 다시 옮겨야 한다..

중노동..ㅎ

 

짐은 차로 모시고, 일행들은 걸어서 캠핑장으로 간다..

 

침실용 텐트 2개는  입구 부근에 치니 옮길 짐이 줄어 다행이다..ㅎ

 

나머지 짐은 용바위를 거쳐 전망대까지 옮겨야 한다..

 

간단히 백패킹을 하고 오는 사람들은 이 용바위 데크에서 텐트를 친다..

 

우리는 계단으로 전망대까지 몇번씩 짐을 나른다.

그러다 보니 다리가 힘들고 숨도 차고..ㅎ

 

거실용 쉘터를 치는데, 강풍이 불어닥쳐 고생하고..

바닥이 세멘트라 돌로 텐트가 날라가지 않게 단속하고..

더구나 고양이가 침입하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

 

그러한 잠시 상서로운 기운이 바다에 감돌고 무슨 계시라도 내릴 것 같다..

 

짐나르느라 힘들고, 강풍이 불고 추워 홍어안주에 와인으로 마음을 위로한다..

일찍 양고기로 저녁을 먹은후에는 모처럼 수다떨며 저녁을 보낸다..

바람은 천막을 흔들어 대지만, 그덕에 모처럼 한가한 캠핑이 되었다.

 

폭풍우 몰아치는 밤이라도 풍찬노숙에 이골이 난 나는 잠을 잘잤지만, 처음 참가한 몇분은 바람소리에 잠을 설쳤단다..

 

춥고 배 고픈 섬고양이들이 소문을 듣고 모여들었다.

대장 고양이 노랭이는 매너 좋게 문밖에서 때만 기다리는데..

천방지축 까망고양이는 텐트안으로 들어와 구석에 숨어서 멸치도 먹어치우고 쌀봉투도 뜯어 놓는다..

그넘을 쫓아내려고 등산스틱을 휘두르다 부러뜨리고 말았다는..ㅎ

 

 

다음날 바람이 자고 날씨가 좋아지자 캠핑객이 몰려와 용바위 데크는 만원이다.

 

 

2일째 날씨가 좋아져 말도에 다녀오고 관리도 트레킹도 마치고 오자 일몰이 시작되고 있었다..

어제와 달리 황홀한 저녁이다..

 

화로대 2대를 설치하고 장작 불을 맘껏 피우니 마음이 통쾌하다.

무거운 장작 다 때야 가는 길에 짐이 줄어든다..ㅎ

하루사이에 대반전이다..

 

돼지고기 굽고 레드와인 마시고...

숯불이 부족하여 다시 장작을 넣고 2차 불멍..

 

시작은 혼란속 맨붕이었으나 나중은 통쾌 유쾌한 캠핑이 되엇다..

아이슬란드를 위하여 건배한다..ㅎ

선운사 단풍을 구경하러간다.

전략은 항상 같다.

새벽에 출발해 9시 이전에 도착하고, 1시 이전에 떠난다..

질풍노도로 1시간 40분의 질주끝에 주차장에 도착하니, 아직은 한가하다..

 

아들 제대 전날 가서 묵었을 때로부터 10여년이 흘렀다.

그 사이 엄청 단장하고 이뻐진 느낌이다..

 

지고 있는 은행나무와 한창 물오른 단풍나무의 멋진 조화..

인생이란 이렇게 노장청이 콜라보를 이루어야 하느니..

 

선운산가 비석도 풍류를 즐긴다..

백제여인의 그리움의 노래..선운산가가 불리던 곳.. 그리움이란 붉은 마음이다..

 

붉음의 계절에 동백이 철을 잊고 축하인사 왔다..

 

 

한줌의 붉음..처연함이 작가를 불러모은다..

 

도솔천의 붉음에 현혹된 중생들이 나래비를 선다..

 

어디 중생뿐이랴..도솔천도 붉음에 빠져버렸다..

 

붉음의 도(道)란

같이 즐길 수 잇지만, 전해드릴 수는 없나니..

 

떠나는 것은 비움의 시작이다.

떠남의 미학으로 텅빈 충만이 시작된다..

 

보살도 때맟추어 홍련으로 화답한다..

 

단풍의 계절에 도솔천을 따라 도솔암으로 가는 길은 

구하는바 없어도 행복이 가득찬다..

 

선운사 지나니 보행전용 탐방로가 새로 생겻다.

천상운집(千祥雲集) 

상서로운 구름이 가득 모였다..

그러나 오늘은 상서로운 붉음이 가득하다..

 

그저 붉음만 바라보며 걷다보니 어느덧 도솔암에 닿는다.

 

만월당(滿月堂)..

글씨가 날아간다..

 

극락보전도 붉게 탄다..

 

마애불가는 길..

레드카페트로 방문객을 모신다..

여기서는 내가 레드카페트 위의 주인공이다..

 

어디 그뿐이랴..

붉은 조명으로 장식한 오페라 하우스 로얄석으로 안내한다..

 

거기서 붉은 마애불을 알현한다..

약견제상이 비상이면 즉견여래니라..

 

 

붉은 세상에서 한참을 머물고 일어나는데, 발밑에 똥이 한무더기..헐..

다행인 것은 밟지도 않았다는 것..ㅎ

마애불의 은덕이다..

 

처음으로 용문굴을 향해 올라간다..

 

500미터 올라가니 미국서부에서 만난 아치스가 나타난다..

 

왕년에 대장금 드라마에서 어머니 죽는 장면 촬영장소라고 소문나서 사람들이 북적인다..

 

용문굴에서 좀더 올라가면 낙조대 가는 길이다..

낙조대에서는 서해안이 보인다..

 

병풍바위가는 철계단을 보고 동행은 침을 흘리지만..다행히 11월부터는 산불방지 통행제한구역이다..ㅎ

 

낙조대에서 천마봉으로 가는 길에서 인자한 마애불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내원궁,마애불,도솔암, 선운사의 일망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천마봉..

높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숫자를 열배쯤 튀기는 풍모가 있다..

 

돌아보니 낙조대가 화관처럼 빛난다..

 

이제 급경사 계단으로 내려가며 천마봉의 위엄을 감상한다..

여기서는 달마의 뒷모습같기도 하고..

 

도솔암에 도착하니 본격적인 담풍인파가 수돗물처럼 쏟아져 들어온다..

붉은 물에 염색된 새천이 된 것처럼 행복한 하루를 마친다..

 

<오늘 걷기> 주차장- 선운사 - 도보전용탐방로 - 장사송 - 도솔암 - 마애불 - 용문굴 - 낙조대 - 천마봉 - 도솔암 - 주차장  약 9km 

금년 단풍은 주춤거리며 다가온다.

8월 9월 잦은 비로 나무들이 물을 빼느라 1주일 정도 늦어지는 것 같다.

지난주 가려던 무주 구천동 계곡을 이번 주(10.31)로 늦춰오길 잘했다.

아침 8시 30분에 구천동 주차장에 도착하니 한산하다.

 

입구에 붉은 단풍이 마음에 들었다.

갈수록 더하겠지?

 

월하탄을 지난다..

 

탐방지원센터가 잇는 곳에서 어사길은 시작된다.

 

영조 때 어사 박문수가 이곳 구천동에서 횡포를 부리던 토호를 치죄한 연고가 있다 해서 어사길로 부른다.

 

단풍이 단장한 모습으로 아침해살을 받으니 붉은 빛이 더욱 영롱해진다..

 

계곡물로 얼굴을 씻은듯 맑고 상쾌하다..

 

햇님이 낙엽될 것들에게 축복을 내리사 황금으로 변하게 하나니

목생(木生)의 마지막을 탄성을 받으며 떠나게 하시는구나..

 

초록에 지쳐 단풍이 되었다지만

때론 초지일관 독야청청하는 것이 돋보이기도 한다..

 

때론 꽃피우지 못한 인생도 홍엽을 핑계로 사랑을 느껴볼 수 있다..

 

만산홍엽의 시절에 계곡물도 숟가락 담궈본다..

붉은 물이 흐른다..

 

무지개색을 볼수 있는 인간에 대한 축복..

흑백으로 보는 짐승에게는 이해못할 이야기..

깨달음도 그와 같을까?

 

실상이 이리 찬란하지 않고,찬란한 허상만 보고 잇다면 

어찌 할 것인가?

 

두어라.

실상이든 허상이든

찬란이든 비천이든

모두 옳으니 시비하여 무엇하리..

 

형형색색..

무엇하나 탓할게 없다.

인생도 그렇다.

어디서나 주인노릇한다면 무슨 차별이 있으랴..

 

붉음도 지나치면 몸부림친다고 할까?

황금빛을 띠기도 하고, 검어지기도하고.. 

 

동백과 단풍은 죽마고우

봄날 동백이 붉은 꽃송이채 스러지자

여름 내내 상심하다가 

가을 단풍은 온산을 물들이며 붉게 떨어진다.

(수암)

 

구천동의 유래는 스님 9000명이 수도하는 곳이라하여 구천둔이라고도 햇다..

김남관이 60년대 구천동을 개발하면서 구천불을 조성하려고 했다

 

부처의 마음은 봄날 벚꽃 염화시중하실 때는 하얗고, 가을 단풍공양 받을 때는 빨가실까?

 

계곡이 좁아지고 붉음 속에 생각이 다하고 말문도 막힐 즈음

안심대에 도착한다..

 

사육신의 시신을 거둬 노량진 산기슭에 묻고 남쪽으로 피신한 김시습..

구천동 계곡에 들어와 마음의 평화를 얻었다하여 안심대..

 

안심대에서 돌아선다..

이번엔 차량통행하는 탐방로로 돌아가는 길..

다시온 비파담..더 붉어졌다..

 

 

붉은 날에 추모할 사람도 많다.

구천동에서 산화한 사람들..

 

 

장암 김남관 공적비도 있다.

그는 이고장 출신으로 군복무 시절부터 이 지역 개발에 앞장 서 오다가 예편후에 본격적으로 관광지 개발에 앞장선다.

나제통문과 무주 33경 설정 및 작명 등을 하였다.

 

의병장 문태서

26세때 을사늑약에 분개하여 최익현을 도와 거병..

1911년까지 덕유산 일대에서 왜병과 전투..

고향인 함양 서상에서 체포된후 옥에서 자결..

산천초목이 다 알고 가을마다 충정을 붉게 위무하는구나..

 

다시 돌아온 입구..

단풍이 더 화사해졌다..

 

나보다 더 단풍을 즐기는 애마 속에서 짧고 찐한 붉은 잠을 잔다..

 

 

<오늘 걷기> 구천동 주차장 - 탐방지원센타 - 어사길 - 안심대 - 포장길 탐방로 하산  약 9 km

수암산을 내려와 가루실고개(= 뫼넘이 고개)에서 좌측으로 냐려가면 내포사색길로 이어진다..

그런데??

내포역사인물길이 있다??

1코스가 덕산 충의사에서 시작하여 이 가루실고개에서 용봉산 전망대를 거쳐 용봉사를 지나 이응노생가로 이어지는 길인가 보다.. 

다음에 용봉산 구경삼아 이 길을 걸어야 겠다.ㅎ

 

내포사색길 안내판에서 죄회전하면 4.5km 거리의 오솔길이 전개된다..

 

법륜사를 지나야 하니, 그 표시대로 간다.

 

치악산으로 단풍가려다 말아서 그런지..

붉은 것이 자꾸 눈에 들어온다..

 

이 좁은 길에 물개바위가??

 

데크길로 잘 단장하여 내포신도시를 바라보며 걷는다..

 

법륜사에 도착하니 법어를 던진다..

염염보리심 처처안락국

생각마다 보리심이니 곳곳이 편안하도다..

 

그전에 참회를 해야한다..

현생만 해서는 안된다..과거생, 미래생도 다 참회하라..

 

절에 웬 개조심??

딴절은 개도 불심이 가득하던데..ㅎ

 

심즉시불 불즉시각..

마음이 곧 부처이고

부처는 곧 깨달음이다

 

그러니 항상 자각하라..자각이 곧 깨달음이다..

 

이 절은 원래 굴법당이 유명하다..

꽃이 피고 새가 우는 영산회상이다..

 

굴법당옆 바위 사천왕의 안광이 심보를 꿰뚫어 보고, 백의 관음은 인자한 미소를 보낸다..

 

그러나 부처님은 내 마음을 알아주신다..

오늘 놓친 단풍..한조각을 내보이신다..

 

인생낙재상지심(人生樂在相知心)이라

부처님은 내 마음을 알아주시는데

나는 부처님 마음을 알고 있는가??

 

 

오동잎 떨어진 오솔길을 걸어간다.

어울릴 거문고 소리 대신 송가인의 거문고야로 대신한다..

https://youtu.be/bk19U4dU6Gw

 

<오늘 걷기> 세심천 호텔 주차장 - 수암산 정상 - 11번 가루실고개(뫼넘이고개) - 내포사색길- 법륜사 - 주차장 약 9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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