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는 길 안막히는 대청호 주변을 걷는게 최고라는 사실을 이제는 안다..

오늘은 금강 북안의 청주 현도면 하석리의 구룡승천길 걷기다..

<내비>에 금호송어장을 치고 가서 근처 수자원공사 부근 공터에 주차한다.

초입의 장승은 나이가 들어 몰골은 초췌한데도, 집안 가훈을 곳곳이 들고 있다.

 

寧可淸貧自樂 (녕가청빈자락)  차라리 청빈함을 스스로 즐기리라..

왜??

不作濁富多憂 (부작탁부다우) 더럽게 치부하느라(濁富) 스트레스 속에 살지 않으려고..

 

황토마당 식당 옆 오솔길로 올라간다.

그전에 옆집 개소리 좀 들어야 한다..

 

바로 능선에 오르면 전망대로 안내한다..

겨울이라 금강이 더 많이 조망된다..

 

이제 구룡산 정상을 향해 8룡을 넘어가야 한다.

 

일룡(一龍)을 올라가며 한자락 불러본다.

"일자 한자를 들고나 보니, 일편단심(一片丹心) 먹은 마음 죽으면 죽었지 못 잊겠네"

 

"이자 한자 들고나 보니 이수중분백로주(二水中分白鷺洲)에 백구 펄펄 날아든다"

이백의 시 "봉황대"  한귀절이다.

백로주는 중국 남경에 잇는 강 가운데 섬이다.

 

이길은 대청호 오백리 21구간이다..

"삼자 한 자 들고나 보니 삼월이라 삼짇날에 제비 한 쌍이 날아든다."

그 많던 제비 다 어디로 갔나??

 

"사자四字한 자 들고나 보니 사월이라 초파일에 관등(觀燈)놀이 좋을씨고

오자五字 한 자 들고나 보니 오월이라 단오날에 처녀 총각 한데 모여 추천놀이가 좋을씨고"

 

관등놀이는 등불축제로 바뀌엇지..진주 유등축제가 최고다..

추천놀이는 그네타기..이제는 롤러코스트 타는 걸로 바뀌었겠지..

원래 데이트를 롤러코스트 타는 것으로 하면 성사 확율이 높단다.

흥분 홀몬이 배출되어 서로 호감을 느끼게 된다나??

춘향전에서도 그네타는 춘향이에게 접근하였기에 이도령도 연애가 성공한 것이다..ㅎ

 

 

"육자나 한자나 들고나 보니 유월이라 유둣날에 닷주놀이가 좋을씨구"

닷주 놀이??

유두날(음력 6.6)에는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는 풍속이 있다. 또 탁족(계곡물에 발씻기)도 유행했단다.

아무리 찾아봐도 닷주놀이가 무언지 나오지 않는다.

아마, 탁족이 발음상 닷주로 바뀐 것 아닐까 한다.

 

 

"칠자 한자 들고나 보니 칠월이라 칠석날에 견우직녀가 좋을씨구
팔자 한자 들고나 보니 팔월이라 한가윗날 송편놀이가 좋을씨구"

 

그때 나무 커텐 사이로 댐이 나타난다.

동행이 묻는다. 

"무슨 댐이여?"

"소청댐이여, 어제 밤에 내가 급히 만들어놨어~~"

 

일설에 의하면, 각설이 타령은 각설(覺說 깨달음)을 전하는 방편으로 신라의 원효가 저자거리에서 전도하면서 불렀던 노래에서 유래한다는 말이 있다.

각설(却說)하고, 각설이 타령도 다 끝났는데, 올망 졸망 봉우리는 끝이 없네..

 

연리지..

이것은 한뿌리에서 난 줄기가 붙었다..

죽어서 하늘에 나면 비익조가 나고, 땅에서 나면 연리지가 되자는 그런 연리지는 아니겠지..

그렇게되면 근친**이 되니까??

 

요즘 대청호는 펄화장품을 좋아하나봐, 얼굴이 빛난다..

 

마지막 목적지 구룡산 정상(삿갓봉)이 보이지만, 오늘은 사양..

족저근막의 상태를 관찰해봐야 한다는..ㅎ

 

 

장승공원 입구 정자 앉아 점심을 먹고, 잠시 오수를 즐기는데..

알람이 울려 깬다.

참 요란한 새다..

 

 

다시 올망 졸망한 봉우리를 오르락 내리락 돌아오는 길..

금강 로하스데크길이 반갑다고 손짓한다..

 

 

<오늘 걷기> 하석리 수자원공사입구 주차장 - 금강 전망대 - 연리지 나무 - 장승공원 입구 정자  왕복  약 7km

청주시 현도면 하석리 금호송어장에서 대청호반 누리길 2코스는 시작된다.

목적지는 구룡산이다.

그런데, 이길은 대청호 오백리 21구간의 임무도 같이 수행하고 있다.

1타 3피..아니 일보 3득..한번 걸으면 3가지 미션이 해결되는 것이다.

 

금호송어장에서 직진 하석교을 건너다 우측을 보면 왕년의 출렁다리가 보인다.

현도 정수장 입구 우측 골목길로 간다.

사실 원점회귀라면, 주차도 이 정문 앞이나 건너편 공터에 주차하면 된다.

 

접시꽃 당신이 반겨주는 길..

꽃말이 편안..

당신과 함께하면 편안하다는 말이겠지.

 

寧可淸貧自樂 (녕가청빈자락)  차라리 청빈함을 스스로 즐기리라..

차라리??

이에 대한 대귀가 뭐길래??

不作濁富多憂 (부작탁부다우) 더럽게 치부하느라(濁富) 근심이 많게 하지 않으리라.

 

원래 사주명리학에서도 재물, 권세, 병, 관재수를 한 통속으로 보았다.

더럽게 돈을 벌려면 스트레스, 병과 교도소가 가까워진다.

그러니 깨끗하게 돈을 벌던가, 아니면 차라리 청빈을 즐기리라..

 

청부던 청빈이던, 인생을 즐기는 방법을 알고 싶은가?

걸어라!

걷고 걷고 또 걷다보면 알게되리라.

 

생각을 깨는 개짖는 소리가 들리면 우측으로 산으로 오르는 돌계단이 있다.

조금 가파르게 오르면 능선이다.

우측 전망대는 낙엽이 진 가을이후에나 가라.

여름에는 보이는게 없다.

나무데크를 오르다 돌어보면 대청댐을 거쳐 흐르는 금강이 보인다.

능선길은 편안하다.

맞은편에서 오는 사람에게 물었다.

어디서 오는지. 문의대교에서 출발했단다. 아~ 대청호 오백리를 걷는 분이구나.

그들이 충고한다.

"20미터 전방에 뱀이 있는데, 비키지 않아요, 조심하세요"

헐!!

미친 코끼리와 살인마도 제도하는 부처님의 제자인 동행을 선봉으로 내세우고 간다.

그래선지 뱀은 보이지 않는다, ㅎㅎ

개망초가 6월의 여왕으로 다시 등극하였다.

우리 강쥐도 가인시만 되면 항상 1위자리로 등극하지..ㅎ

이길이 임무를 잊을까봐, 새겨붙였다..대청호 오백리 21구간

이 길의 장점.

1) 그늘이 많다

2) 흙길에 적당한 업다운이 반복된다

3) 사람이 없다. 코로나 시대 언택트에 최고..ㅎ

연리지..

중국 서안 화정지에 갔을 때 백낙천이 불렀지.

 

七月七日長生殿  칠월칠일장생전  칠월 칠일 장생전에

夜半無人私語時  야반무인사어시  인적 없는 깊은 밤 속삭이던 말

在天願作比翼鳥  재천원작비익조  하늘을 나는 새가 되면 비익조가 되고

在地願爲連理枝  재지원위연리지  땅에 나무로 나면 연리지가 되자..

天長地久有時盡  천장지구유시진  천지 영원하다 해도 다할 때가 있겠지만

此恨綿綿無絶期  차한면면무절기  이 슬픈 사랑의 한 끊일 때가 없으리

 

죽어서 끊이지 않는 장한을 쌓지말고, 이생에 충분히 사랑하시라.

비익조, 연리지가 되기를 바라지마라. 

점심도 도중에 먹고 느긋하게 도착한 장승공원,

그 중에 한분만 미소로 반기네. ㅎ

정자에서 한숨 때린다.

그리고 커피 한잔하고 힘을 충전하여 구룡산 정상으로 오른다.

제법 빡시다. 줄도 잡고..뒤에서 밀고..

우리 강쥐, 아니 노새가 최고여!!

숨이 턱에 차서 마지막 계단을 오르는 순간..

누가 무엇을 탁 건넨다.

으잉??

여의주??

이 용님은 여의주가 남는가벼~~

산이 9룡이 이어진 것 처럼 길단다.

아하!! 우리가 올라온 오르락 내리락 긴 능선이 구룡을 타고 온 것이구나.

우리는 구룡을 타고 승천한 것이구나..

승천하여 하계를 내려보니 대청호 푸른 물이 보이는구나!

대청이라..

크게 맑으면 크게 밝아지나니

크게 맑으려면 고요해져야 한다

 

구룡의 등을 밝고 고요히 거센 숨 다 내놓고 오르면 저절로 맑아지고 크게 밝아지나니

여기에 유머만 더하면 지혜의 샘은 끊이지 않으리라.

왕복 8.5KM..

이 무더위에 갈증이 나 돌아오는 길에 숯곷진냉면집에 들러 메밀 물냉면을 한 그릇 들이키니 갈증이 좀  가신다.

눈을 드니 글자가 덕담을 건넨다.

화기치상(和氣致祥)

음양이 조화하여 화평한 기운이 모이면 상서로운 일이 일어난다.

 

오늘의 결론

구룡승천길을 걸으면 화기치상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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