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킹 5일차(9.7) 

누룽밥과 불랙베리샐러드로 아침식사를 마치고 나니 하늘이 계시를 내린다..

그러고보니, 하늘에 감사부터 드려야 한다.

비바람으로 고난이 심하다는 이  땅에서 4일간의 트레킹에 볕좋은 가을날씨를 선사해주셨으니 너무 감사하다..

트레팅에 나설 때 리더 왈, 이곳에서는 선크림이 필요없다 해서 빼놓고 왔는데, 가을 볕이 너무 좋아 얼굴이 많이 탔을 것 같다..ㅎㅎ

 

하늘의 계시로는 오늘도 좋은 날씨를 주시겠단다..

감사..감사..감사..

 

오늘 코스는 바사르 헛을 지나 핌볼두할스 코스로 올라가 빙하를 보는데..

오후 4시에 레이캬비크 행 버스를 이곳에서 타야하기에, 대략 1시까지 걸어갓다가  3시 30분까지는 되돌아 와야 한다..

거리는 왕복 10km, 

여행사나 보통 트레커들은 3박 4일 정규 트레일만 마치고 가는데, 우리는 1일을 연장하여 스페셜 코스를 가기로 한 것이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햇는데..ㅎㅎ

바사르 헛 까지는 평탄하게 간다..

주변 산의 형상에서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오딘, 토르, 로키, 프레야 신의 모습이 보인다.. 

 

작은 개울은 돌 밟고 건너고, 큰 개울은 이동식 다리가 건네주고..

지류의 변동이 심한 이곳에 이동식 다리는 굿 아이디어다..ㅎ

 

강를 건너면 뗏목을 버리라는 붓다의 말씀에 따라

개천을 다 건너자 불필요한 아쿠아슈즈를 저 풀속에 숨겨놓고, 돌아와서 가져가리로 한다..

 

그때 하늘에 해무리가 나타나고 2차 계시가 내렸다..

음..속으로 짐작이 갔다..

그래서 오로라 기도담당을 정하기로 했다..

 

흐루나요쿨을 보며 길을 재촉한다..

 

생명체가 드문 이 땅에 처음으로 거미줄을 본다..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거미들의 천국이다..

 

이 때 하늘에서 3차 계시가 내려온다..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차안에서 대구포를 씹으면서도 몰랐다..

그것이 대구 월척할 계시엿다는 것을..

이 코스는 파란 말뚝을 따라가야 하는데, 어느 순간 녹색 말뚝을 따라가다 알바를 했다..

뒤따라 오던 외국인들이 지도를 보고, 자신있게 맞다고 우기더니 나중에 우리를 뒤따라 와서 멋적은 웃음을 날리며 간다..

 

이제 파란 말뚝 제대로 따라간다..

입구만 찾으면 외길이다..

 

접입가경..

들어갈수록 점점 멋진 경치가 나타난다..

더 이상의 표현은 사족이다..

 

꼭대기 좋아하는 동행의 필수 촬영장소..

 

빙하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이 아침햇살에 빛난다..

 

아치도 보이고..

그속에 외국인이 날리는 드론이 들락날락한다..

일행이 드론 조종상에게 영상을 이메일로 보낼 줄 수 잇냐고 물으니

200불을 내란다..허, 욕심많은 넘이러세..ㅎㅎ

 

돌출처는 모두 촬영 명소다..

 

양쪽 벼랑 사이의 외길을 걸으면서 심장이 쫄깃해진다..ㅎ

 

트레킹 4일차(9.6) 엠스트루르 산장을 떠나 쏘르스뫼크르  볼케이노 헛으로 간다..

돌아보면 산장과 주변 야영텐트가 컬러풀하다..

 

스틱 손잡이 가죽이 벗껴져 곤란해졌는데, 일행이 나서서 물휴지로 감고 가죽을 씌우니 견고해졌다..

멕가이버 솜씨에 감사드린다..

일행 중에 다양한 재주를 가진 사람이 많다..

특히 침술을 잘하는 분의 도움을 여러분이 받고 고마워했다..

 

차가운 물이 싫어 부실한 다리라도 있으면 고맙다..

 

매일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코스..

오늘은 화산재 같은 검은 토양에 돌자갈 가득한 지형이다..

 

멋진 협곡을 건너가며 너도 나도 사진 촬영에 바쁘다..

표지판은 오늘 갈 길이 15km 라고 말한다..

 

그러다 문득 타임머신을 타고 만주 고구려 옛성 오녀산성에 온듯한 착각에 빠진다..

뭐지??

 

이런 태초의 모습을 한 들판을 걷다보면 주라기 공룡이 나오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

그때..정말 주라기 공룡이??

멀리 산등성이에 트리케라톱스 공룡이 모습을 드러낸다..

 

저 공룡에게 들키지 않게 살곰 살곰 걸어서..ㅎㅎ

 

 

어쩌면 이렇게 작은 땅에 이렇게 다양한 지형이 존재할까 신기하다..

 

 

9월에 야생화가 드물지만, 7-8월에 온 들판이 야생화가 가득한단다..

이제 멀리 빙하가 보인다..

 

길은 점점 달 표면처럼 변해가고..

물론 가보진 않았지만, 그리 연상된다는..ㅎ

 

그때 붉은 딜리버리 차가 나타낫다..

우리 공용짐을 싣고 다음 숙소로 배달 가나 보다..

 

작은 폭포 위 다리를 건너고..

황량한 길위에서 문득 나와 독대한다..

지난 10년간의 걷기가 스쳐간다..

 

나는 어디로 와서 어디로 가는가?

 

한참을 걷다보면 상념도 떨어져 나간다..

같이 여행을 가도 길은 일행과 떨어져 혼자 걷는 것이 편하다..

 

내면은 그저 고요하고

다리는 그저 걸으면

만사 대충 정리되는 법..

 

문득 차 2대가 눈에 띄는데, 나중에 보니 뒤 1대는 고장나 버려진 것..

 

다리는 황량한 길에 고단해도 눈은 설산에 씻으니 시원하다.

 

차 한대가 높은 둔덕에 있다..

버려진 건가 햇는데, 4륜구동으로 오프로드를 즐기는 사람이다..

이곳 트레킹코스 굳이 안걸어도 즐기는 방법이 있다..

 

아이슬란드 인구가 40만명에 남한면적의 땅인데, 

풍경은 미국 서부를 보는 듯 대틀이다..

 

드디어 엠스트루르 산장이 보인다..

 

<오늘 걷기> 알프타바튼 산장 - 엠스트루르 산장 약 15km

빙하 물길 2번 건너고 달표면 같은 길을 걷는 평탄한 코스..

 

 

숙소 입구의 늑대개..

처음에는 무서워보였으나 좀 있다 반전 모습이...

 

숙소는 이 작은 곳에서 17명이 자야 한다..

거기다 2명의 외국인이 추가되어 19명이 복작거리고, 밥하고 먹어야 한다..

 

산장 안팍에서 엔트요쿨 빙하가 보인다..

 

일행들은 그랜드캐년본다고 추가 걷기에 나서는데, 나는 다리를 위해 쉰다..

 

외국인 신혼부부가 우리 숙소에 합류하여 돼지고기 수육접대 하는데, 늑대개가 찾아와 애절한 눈빛으로 적선을 구한다..ㅎㅎ

 

설산에 노을이 진다..

아이슬란드..3일 걸으며 느끼는 것..

대틀이고, 매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몇가지 모습을 보여줄라나..

조물주가 이곳에서 각종 실험을 했다는 소문이 사실인 모양이다..

내일도 기대된다..

 

라우가베구르 트레킹 3일차 (9.5)..알프타바튼 호수에 노을이 찾아왔다..

호수 뒷편 설산이 수줍게 볼을 붉히고 숨는다..

 

오늘은 알프타바튼 산장을 출발해 엠스투르르 산장까지 15km를 걷는다..

 

 

산길을 오르다 뒤를 돌아보니 산장과 숙소가 그림같다..

얼마 안가 첫 번째 빙하수를 건넌다..

준비한 아쿠아 슈즈를 신을까 하다 폭이 좁고, 바닥도 고른 것 같아 맨발로 건넌다..

1-2분의 시간에 발이 깨지는듯하고 얼얼하다..

  

목적지 15km 중 1.5km 왓다..

초록 알보싱 사이로 빙하가 보인다..

 

공부하는 사람없는 이곳에 문필봉은 독락(獨樂)의 세월을 보내는가?

마음에 품은 풍월은 빙하를 종이삼아 일필휘지하시는가?

 

흐방길 산장이 나타난다..

 

저쪽 능선에서 불개가 고개를 든다..

개조심하면서 살금 살금 내려간다..

 

잠시 쉬면서 화장실도 다녀오고..

둘러보니 텐트 야영객도 제법 잇다..

 

아직 풍화되지 않은 용암덩이가 널브러진 길이 이어진다..

 

제법 물살이 센 개천이 나타났으나 다행이 다리가 있다

 

그때 빨간색 딜리버리 차가 나타낫다.

우리 공용짐을 실으러 알프타바튼 산장으로 가는 모양이다..

 

드디어 넓은 빙하수가 길을 막는다.

물살이 약한 도강지점을 찾는다..

 

이번엔 준비한 아쿠아 슈즈를 신고 바지도 단단히 걷어 올린다..

물살이 센데, 찬물에 다리가 마비되는 듯하다..

그래도 다들 무사히 건넜다..

 

길은 점점 달 표면처럼 황량해진다..

점심식사후 길은 일변하여 초록이끼 세상이 등장한다..

 

흑백의 세상에서 그린매직이 펼쳐지는 순간..

멀리 알프타바튼 호수가 보인다.. 산장은 호수 옆에 있다..

 

초록산을 보며 내려가는 길..콧노래가 절로 난다..

 

작은 개울이지만 기꺼이 신을 벗고 맨발로 건넌다..

방하물의 시린 자극도 초록의 흥을 더 할 뿐이다..

 

이 유장한 길에서 만고강산을 들으며 간다..

만고강산 유람할제

삼신산이 어디메뇨

 

지난 십년간 국내외 만고강산을 많이 쏘다니느라 머리가 솜털처럼 희여졌다..

초록세상, 호수, 산이 어우러진 구비도는 유장한 길에 일행이 기러기 처럼 걸어간다..

이번에는 풍입송이다..

 

세상사는 구름이라 험하기도 험하구나
엊그제 빚은 술이 얼마나 익었느냐?
술잔을 잡거니 권하거니 실컷 기울이니
마음에 맺힌 시름이 조금이나마 덜어지는구나
거문고 줄을 얹어 풍입송(風入松)을 타자꾸나
손님인지 주인인지 다 잊어버렸도다.

<정철, 성산별곡>

분홍 야생화가 아름답다..

초록세상 만세!!

 

귀한 음식을 야껴 먹듯 야금 야금 걸어간다..

 

 

12km의 길을 쉬엄 쉬엄 걸어 오후 2시에 도착한다..

그때 저 멀리서 차가 나타난다..

여기도 차가 다니나??

산장(hut)은 차길로 연결된다..

그래서 우리도 공용짐을 딜리버리 시키고 가벼운 짐만 지고 걸어갈 수 있는 것이다..

숙소에 도착하여 라면을 끓여 배를 채우니 만사 오케이..

 

모처럼 자유로운 오후 시간에 호수를 산책한다..

 

호수건너 문필봉이 이쁘다..

여기서 공부하면 장원급제는 따논 당상아닐까?? ㅎ

 

차가운 개울물에 사는 오리부부는 정도 깊겠지??

 

저녁 노을이 야수파 그림처럼 험상궂고 도전적이다..

 

멋진 풍광속에 눈과 다리가 자유를 만끽한 하루가 저물었다..

 

<오늘 걷기> 고도 450미터를 내려오는 무단한 12km..

경치 사진찍느라 빨리 갈수 없는 길..

점심을 먹고 출발한데다가 고봉을 넘으면서 시간이 지체되엇다고 재촉한다..

증기가 뿜어 나오는 지대를 지나간다..

아이슬란드는 빙하와 화산의 나라다..얼음과 불..야누스적 이미지를 가진 나라..

날씨도 극과 극이다..

비가 안오면 봄날인데, 비가 오면 겨울이다..

다행이 첫날부터 날씨가 좋으니 복많은 날이다..

 

이런 유장한 길은 온 종일 걸어도 좋은데..ㅎ

 

슬슬 빙설이 나타난다..

 

아무리 급해도 빙설에서 사진은 찍어야..

 

오늘의 숙소까지 7.7KM..절반도 못왔는데..다리가 땡기기 시작한다..

 

멀리 구름과 설산 그리고 빙설지역을 걸어가는 사람들.. 한폭의 그림이다..

아니 그림 속으로 걸어들어간다..

 

블랙앤 화이트의 아름다움..

 

이제 절반을 넘어섰는데..다리가 과부하라고 신호한다..

그동안 전지훈련한다고 무리하다가 족저근막염에 걸리고, 그 여파로 평소 걷는 거리가 줄었들었다..

그런데다 최근 2주간 일치레, 병치레 등으로 두문불출하다 왓으니 다리가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이라..

 

그 때 갑자기 뒤에서 소리가 들렸다..

뒤따라 오던 동행이 옷을 흘리고 온 모양이다..

쫒아가서 옷을 받아온다..

 

막바지 오르막길에서 양다리에 쥐가 나기 시작한다..

내몸에 쥐가 이리 많았나??

양 장딴지, 허벅지, 양손 마저..

다음에는 고양이 마스코트라도 달고 와야겠다...ㅎ

근육통젤을 바르며 달래며 걷는다..

나만이 아니다..몇몇이 젤을 달라고 청한다..

 

그 와중에 드림빌더와 언성이 높아졌다.

왜 나에게 화풀이 하느냐고 대꺼리하고 먼저 길을 간다...

컨디션이 안좋으면 서로 예민해지기 마련이다..

 

빙설지대를 한참을 걷고 안개가 끼기 시작할 때 숙소인 흐라픈틴누스케르 산장에 도착했다..

 

숙소에 짐을 풀자 노을이 지기 시작한다..

다리에겐 참 힘든 하루였다..

하지만, 눈은 호강한 날이다..

 

<오늘 걷기> 1일차 란드마날라우가르 - 흐라픈틴누스게르 산장 약 12KM

                     고도 450M를 오르고 고도 490미터를 오르락 내리락 내려가는 길이다..

 

식사후 자는데 밤중에도 양다리에 쥐가 나고 근육통 때문에 잠을 잘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웠다..

다음날 아침 일행이 준 근육이완제를 먹고, 또 침을 맞으니 진정은 되었으나 2일차 걷기가 부담스러워 공용짐 딜리버리 차에 타고 다음숙소로 이동하려고 생각햇다..

그러나 드림빌더는 2일차 코스는 전체적으로 내려가는 코스라 힘들지 않고, 거리도 12KM인데 아침부터 출발하니 천천히 가면 갈 수있다고 격려한다..

어찌 할 것인가??

 

2일째(9.3) 아침 일찍 공용짐을 분리하여 4박5일 트레킹 식자재를 택시에 분승하여 버스정류장으로 옮긴다.

버스를 타고 4박 5일 라우가베구르 트레킹의 출발지 란드마날라우가르로 간다..

4시간이 걸린다..

길가에 양떼와 말들이 보인다..

양고기는 이들의 주식이고, 말은 제주 조랑말처럼 체구 작은 토종말이란다..

 

휴게소를 지나 포장도로(링로드)를 달린뒤 이윽고 인랜드라 불리는 비포장길로 들어선다..

이곳을 운행하는 버스나 승용차는 4륜구동이어야 한다..

 

울퉁 불퉁 비포장길을 한참 달리다가 잠시 휴식시간이다..

 

이제 주변에 설산이 보이기 시작한다..

 

길은 점점 업다운이 심해진다..

 

버스는 과감히 개울도 건너야 한다..

 

드디어 목적지가 보인다..

 

마지막 개울을 과감히 건너야 오늘의 목적지다..

 

주변에 차박하거나 텐트치고 야영하는 사람도 많다..

 

우리는 식자재 짐을 내려 다음 롯지에 딜리버리 시킨다..

 

잠시 갈 길을 쳐다본다..

470미터의 고도를 치고올라  2-3개의 봉우리를 넘어 고도 490미터를 내려가는 총 12km의 거리다..

 

개는 주인을 잘 만난 것일까?

 

코스에 위축되어도 일단은 먹어야 간다..

오늘의 점심은 빵, 계란, 감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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