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연꽃 시즌에 함양 상림에 연꽃이 피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아침에 덕유산을 지나 육십령을 통과하여 함양에 도착했다..

원래 중국의 함양은 위수 북쪽있는데, 우리의 함양은 위천의 동쪽에 있다..

 

먼저 연꽃 단지를 향해 서두르는데, 푸른 이끼동산이 눈길을 잡는다..

행복한 태클이었다..

 

곧 연화세상이 안전에 전개된다..

 

올해도 연꽃이 등불처럼 피었다..

 

고추잠자리도 머리를 조아릴 정도로 황홀하다..

 

홍련이  풍등처럼  떠오르는 느낌이다.. 

 

그 속에서도 개성을 잃지않고 곳곳한 자태를 보여주는  물칸나..

 

일장의 푸르름으로 세상을 덮을 수 있을까?

 

아니다.. 

세상에 푸름만 가득하면 무슨 재미랴~~

 

느티나무와 개서어나무가 한몸이 되었다.

인간들은 연리목이라 귀하게 여기지만, 나무의 생각은 들어봤나??

 

왕년 함양성 남문이었는데, 은퇴후 이곳 숲에서 소일하는 함하루를 지나 천년의 숲길을 걷는다..

 

흙길에 맨발로 걷는 사람들이 많으니 덩달아 자신있게 도전해 보는 사람이 많다..

 

이 숲은 894년(진성여왕 8년)  이 곳 태수로 부임한 최치원이 홍수를 막기위해 위천변에 조성한 제방과 인공림으로 대관림으로 불렸는데, 그중 일부가 남아 상림으로 불리고 잇다..

대통령 20년하면 뭐하나, 업적을 남겨야 천년뒤에도 존경을 받지??

 

사운정..

구름을 생각하는 정자??

최치원의 호에 구름 운(雲)자가 있으니 최치원을 생각한다는 의미다..

 

 

문창후 최치원을 기리는 신도비..

그는 왜 호를 고운(孤雲)..외로운 구름이라고 했을까??

어린 나이에 당나라에 가서 소년등과했지만 타향살이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가을밤에 오직 괴로이 시를 읊나니

세상길 나를 알아주는 이 적구나

깊은밤 창밖에 밤비 내리는데

등불 앞 마음은 먼곳에 가 있구나.

 

도탄에 빠지는 당나라를 떠나 고국에 들어 왔으나 그를 중용한 헌강왕이 귀국 다음해에 죽자, 그는 외직으로 떠돈다..

이곳 태수와서 제방을 쌓고 대관림을 조성하고, 진성여왕에게 시무10여조를 올린다..

그러나 나라는 기울고 각지에서 독립세력이 등장한다..

그의 호처럼 외로운 구름 신세가 되었다..

 

그의 구체적인 인생스토리는 https://blog.daum.net/servan/6352195  를 참조

 

나라가 기우는 난세에 태어나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지 못한 운명을 어찌하겠는가??

 

기울어진 나라를 바로 잡지는 못했어도 함양을 괴롭히는 위천의 방탕은 대관림 숲으로 바로 잡았다..

그리고 천년이 지나도 칭송을 받는다..

 

다람쥐도 안다..

숲이 좋은 것을..

 

길 끝에 연암 박지원을 기리는 물레방아간이 있는데, 수리중이다..

연암이 1792년 함양군 안의현감으로 부임했을 때  10년전 청나라 여행 중 보았던 물레방아를 용추계곡 입구 마을에 설치해 실용화했단다..

 

맥문동도 아닌 것이, 라벤더도 아닌 것이..

보랏빛 요것은 숙근 사루비아(빅토리아 블루)..

 

이 숲이 좋다는 소문을 듣고, 이은리 부처님도 이사오셨다...ㅎㅎ

 

다시 돌아온 함화루 근처 그늘에서 한숨 쉬다가  인공폭포와 전시관을 보러 간다..

데크길로 인공폭포 올라가는 길..

멀리 지리산 천왕봉이 보인다..ㅎ

 

정상 전망대에는 인삼 조형물이??

함양이 인삼으로 유명한가??

함양 지리산 자락에서 천종산삼이 자생하여 오래전 부터 유명했단다..

천종산삼이란 자연발아해서 50년이상 자란 산삼을 말한다..

2022. 5. 7. 지리산 자락에서 발견된 천종산삼은 18뿌리 103g으로 1억 8000만원이 호가한단다..

 

전망대 뒤 정자에 누워 또 한숨잔다..

바람이 솔솔 불어 자기 좋은 곳이다..ㅎ

 

문득 깨어나 숲길을 걸어 유적전시관으로 간다..

 

전시관 유물은 빈약하지만, 최치원의 눈빛은 형형하다..

예전 유물을 찾지말고, 새로 유물을 만들어라.

신예조각가를 발굴하여 향나무에 최치원의 일대기를 조각하여 사방벽에 장식하면 좋겟다..

후500세에 유물로 승격될지 어찌 알겠나??

 

최치원이 당나라에 가서 소년등과할 때 노력을 보여주는 글귀..

인백기천(人百己千)

다른 사람이 100을 노력하면 나는 1000을 노력했다...

 

최치원은 함양 상림조성으로  천년이 지나도 기념되니

이명박의 청개천 복원도 천년이 지나도록 존중받지 않을까??

 

 

 

함양걷기에 나섰다..화림계곡에 산재한 8담 8정의 선비문화를 탐방하는 길이다..

 

 

 

 

 

 

 

 

거연정에서 출발한다..

전씨들의 정자다..

반 대접을 받으려면 문집..정자는 필수이고, 거유(巨儒) 소리들으려면 자신이 명명한 구곡(九曲)이 있어야한다..

그러니 양반 노릇하려면 쩐이 좀 잇어야 한다는 말씀..

 

 

 

 

거연정..자연에 내가 거하고(머물고) 내가 자연에 거한다..

멋진 정호다..

 

 

 

금천의 좋은 곳에는 다 정자가 있으니..

물 좋고 정자 좋은 곳 없다는 말 다 틀린 말이다..

 

 

 

 

 

 

 

이 금천은 흘러 흘러 남강에 합류한다니..이 물도 진주의 촉석루 구경하고 가겠구나..

 

 

 

 

 

 

 

 

 

 

 

동호정이 보인다..

여기는 장씨네 정자..임진왜란 선조를 업고 도망친 공으로 호성공신이 된 동호선생이 낚시를 즐기던 곳이란다..

 

 

 

 

정자 앞 너러바위는 차일을 치고 놀았다는 차일암이다..

 

 

 

 

 

 

금천을 건너 물길 따라 걷는다..

 

 

 

 

 

 

 

 

 

 

 

 

 

 

 

여기는 경모정..배씨네 정자인데 1978년..최근에 지은 것이다..

 

 

 

 

 

 

 

 

 

 

 

 

경모정을 지나 황암사로 향한다..

 

 

 

 

 

 

 

 

 

황암사..무슨 절인가 했더니..정유재란 때 뒷산 황석산성에서 전몰한 곽준, 조종도 등 3500여 전사들을 추모하는 사당이다..

 

 

 

 

 

 

농월정으로 가는 길에 물 좋은 너러바위에 누워 하늘을 바라본다..

가려는 농월정은 2003년도에 불타서 이름만 남았다네..

달을 희롱한다는 정자..

 

 

 

 

 

꽃 피면 달 생각하고 달 밝으면 술 생각하고

꽃 피자 달 밝자 술 얻으면 벗 생각하니

언제면 꽃 아래 벗 데리고 완월장취(玩月長醉)하려뇨

삼주 이정보의 시조..

지대루 달을 희롱하면서 미인과 술 한잔 나누고 풍입송 부르는 풍류 아니런가..

 

 

 

 

사라진 농월정 건너편은 선비와 풍류는 사라지고..음식점과 짐승이 즐비하다..

 

 

 

 

 

 

 

오늘 함양에서 본 것은 퇴락한 정자와 풍류의 흔적이 아니다..

아직도 그 때의 그 기상과 호연지기 서슬퍼렇게 살아있는 소나무들이다..

 

 

 

 

 

 

 

 

 

 

  

 

 

 

물 좋고 정자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 물 좋고 정자 좋은 화림계곡 걷기..

꽃 필 때 아님 아쿠아 신발 신고 걸을 계절에 다시 오기을 기약한다..

 

 

 

 

 

<걷기> 거연정- 영귀정- 동호정-경모정 - 황암사 - 농월정 약 8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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