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지니스 호텔 아이엠 온돌방에서 잘자고, 서둘러 탐매마을로 간다.

내비에 탐매희망센터"를 치고 간다.

동네 우편함도 매화고, 벽화도 매화다..

 

매화향기 바람에 날리는 이곳은 매곡동이다..

매곡동??

매화골짜기..유래는 조선중기 학자인 배숙이 이 동네에 홍매를 심고 당호를 매곡당이라고 지은 것이 기인한다..

 

탐매정원으로 올라간다..

 

 

오늘 알게된 새로운 사실..

홍매화의 홍매실은 많이 열리지 않아 상업성이 없단다.

그래서 매실농사를 지으려면 자두나 살구나무에 접목을 한 매실나무을 쓴단다..

 

홍매..너무 이뻐서 별당아씨처럼 모셔놓고 본다는 격이다..ㅎ

 

홍매 틈에서 목련도 한자리를 잡았다.

세상에 한가지 꽃만 피면 무슨 재미여~

 

그림이 나무인지, 나무가 그림인지 헷갈린다..

 

개나리도 피었다. 개나리가 피어야 진정한 봄이 된 것 같다..

 

매월(梅月)..

매화와 달.. 추운 달밤에 핀 매화..김시습의 호이기도 하다.

매실의 달..매실을 수확하는 음력 5월을 상징하며, 여름을 의미하기도 한단다..

조조가 여름에 행군하다가 산머너 매실 밭이 있다고 격려하여 군사들의 갈증을 달래주었다는 고사가 유명하다

봄은 파스텔화로 시작하여 수채화 그리고 유화로 마무리 되는 느낌인데

지금 이 거리를 보니 바로 파스텔화 풍경이다..

아래 위 홍매 사이로 노란 개나리가 끼어 멋진 삼색 파스텔화가 되었다.

 

홍매와 개나리..

처음 보는 조합이라 생소하지만 오랜 친구처럼 자연스러운 풍경이다..

 

매곡동 효자는 손가락을 깨물어 부모의 입에 삽혈을 하였다니

그런 효자들은 지금은 어디갔나?

지금도 효자에게 10억원씩 포상한다면, 부지기 수로 나올텐데..ㅎ

매곡동인 이 마을이 탐매마을로 재탄생된 것은 "홍매가헌"덕이다.

1월 2월에 일찍 피는 홍매를 보러 홍매가헌에 찾아 오는 사람이 많아지자, 동네자체가 홍매를 아이템으로 한 탐매마을로 변신한 것이다.

지금 홍매가헌의 홍매는 다 지고, 대문도 닫혀있다

담벼락의 홍매가 내년을 기약한다..

 

송광사 송광매도 포기하고 달려가는 곳..금둔사..

낙안읍성을 지나가는데, 매화가 가득하다.

 

금둔사는 개인적인 인연이 있다.

지허스님의 "차이야기" 책을 읽고 국산 녹차에 대해 알게되고, 녹차를 주문하여 마신 인연이 있다.

한편, 그 책에서 조계종과 태고종 분쟁에 관하여 태고종 입장을 알게되었다는.. 

 

길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올려다보니 납월매로 유명한 금둔사 매화가 지고 있었다..

납월매??

음력 12월을 납월이라고 하는데, 그때(1월-2월)에 피는 매화를 납월매라고 한다.

화무십일홍이라 하였으니 납월매는 3월이면 질 것이 뻔할터..

추운 세한의 향기를 품은 납월매를 보고 싶은 마음이 금둔사로 재촉하였던 것이다.

 

 

금둔사..

통일신라 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던 절인데, 장유재란이후 폐사된 터를 70년대 지허스님이 중건했다.

금둔(金芚)..금빛 싹을 틔우는 절..

지허스님은 부처가 싹을 띄우는 절이라고 풀이한다.

매화가 필 때는 매화가 부처이고, 차잎날 때는 차가 부처라고 한다.

매화와 우리 녹차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입전수수(入廛垂手)

심우도의 마지막 단계, 깨달음을 얻고 다시 중생 속으로 들어가 중생의 아픔을 같이하는 보살도..

배를 보니 포대화상이렸다..ㅎ

 

납월매는 홍매란다..

벌나비가 없는 계절에 피는 꽃이라 향기가 강하다..

 

不是一翻寒徹骨(불시일번한철골), 

爭得梅花撲鼻香(쟁득매화박비향)

 

한 차례 추위가 뼈에 사무치지 않았다면 

를 찌르는 매화 향기 어찌 얻을 수 있으랴

-황벽선사-

 

 

매화삼롱을 들으며 홍백청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https://youtu.be/tCO1HzcKSr4

 

세상에는 헤어나지 못할 깊은 사랑이란 것이 있기 마련이니
그 깊은 사랑에 푹 빠져있다고 비웃지 말라.
뼛속까지 스며드는 추위를 겪지 않는다면
어찌 매화가 코를 찌르는 향기를 얻을 수 있으랴.

세상에 묻노니, 사랑이란 대체 무엇이길래
끝내 삶과 죽음을 서로 허락하게 한단 말인가?
인간 세상에는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가장 넋을 잃게 만드는 것은 매화삼롱이라네.

 

매화일롱은 사람의 애간장을 끊고
매화이롱은 생각을 어지럽히고
매화삼롱은 풍파가 이는 듯하니
구름과 안개 깊은 곳에 가없는 물길인가 하노라.

 

위 시가 선뜻 와닫지 않아 내가 의역해서 개작해본다..ㅎ

 

납월매

 

찬 서리 고운 자태 사방을 비추는데

뜨락은 봄에 앞서 납월매가 차지했네

많은 가지 치렁치렁 꾸미고 반절이나 숙였는데

쌓인 눈 처음 녹으니 눈물어린양 신비로워라

 

홍매 그림자 금샘에 빠진 해 가리우고

찬 향기 떠돌아 먼지 낀 옥창을 닫는다

내 고향 개울가 둘러선 나무는

서쪽으로 먼 길 떠난 이사람 기다려줄까

 

-신라시인 최광유가 당나라 장안에서 섣달에 핀 매화를 보고 고향의 납월매를 생각하며 지은 시-

 

칠완다가(七碗茶歌)   일곱잔을 마시며 차를 예찬하다 

당나라 시인 노동(盧仝)의 글이다..

 

법인(法忍)??

인욕바라밀은 참고 견디는 정진을 말한다. 무엇을 인욕하는가?

생인(生忍) - 생각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것에 대한 인욕 

법인(法忍)- 일어난 일에 대한 반응을 만드는 원인(법)에 대한 인욕

무생법인(無生法忍)- 생각이 일어나지 않는 것에 대한 인욕 <생겨나거나 사라짐이 없고 걸림이 없어 번뇌가 사라진 경지>

 

매화를 찬탄하는 것도 법인에 걸리는가??

 

지권인을 하신 비로자나 부처님이 한 말씀하신다

번뇌와 보리는 둘이 아니고, 부처와 중생도 둘이 아니다.

그러므로 무생법인이요 무쟁삼매로다..ㅎ

 

홍매, 백매 늘어선 꽃밭에서 다툼이 있을 수 없다.

다툼이 없으면 갈등이 없고, 갈등이 없으면 둘이 아니다.

 

500나한중에도 매화 아래서 도통한 나한이 있엇네??

86번 금강정진존자..일명 금전비구..

전생에 가난한 약초꾼으로 살았는데, 약초 판 돈으로 꽃을 사서 부처님께 올린 공양으로 500나한이 되엇다.

아마 매화꽃을 산 모양이다..ㅎㅎ 

아하!! 

금둔산 진산이 금전산인 이유가 이 금전비구(금강정진존자)에서 유래하는 것이구나!!

금전산 금둔사에 매화가 잘나가는 이유가 있었네?? ㅎㅎ

 

 

도원과 매원 어느 것이 옳은가?

복사꽃 필 때는 도원으로 가고

매화필 때는 매원으로 간다.

 

일주문 뒤에는 "세계일화  조종육엽"이라고 써있다.

세상은 하나의 꽃, 조사는 여섯잎

 

당나라 시인 왕유가 "육조 혜능선사 비명"에 쓴 귀절이다..

 

법당 앞 동백은 벌써 아름다운 마무리..

머문자리도 아름다이하라고 매화에게 당부한다..

 

 

매화도 식후경이라

연잎밥하는 밥집에 갔다. 마침 숙소인근이다..

참 정갈하고 맛있고 고기나 채식을 선택할 수있어 좋다.

 

먹거리는 민주적 조건이 아니라 책임과 자유를 추구한다..

마침 밥집에서 산티아고 순례길을 만났다.

순천에서 카페하는 사람인데 3번째 다녀왔단다..

언제 다시한번 더 가볼 수 있을까?

 

 

선암사에서 송광사로 간다.

굴목재로 넘어가면 거리는 금방인데, 차로 가니 빙돌아도 다리보다는 빠르다..ㅎ

 

여기도 입장료면제 대상자를 65세에서 70세로 상향했다.

65세 되기만 기다렸는데, 다시 연장되다니..헐

나보다 5세 많은 사람은 평생 대접을 받고 사는데, 우리세대는 고생만 하고 돈만 뜯기고 산다..ㅎ

중학교 평준화 혜택은 몇년 아래 세대에게 밀리고..ㅎ

무혜택 무대접의 베이비 부머들..내돈내산으로 자력갱생해야..

 

일주문에서 얼마 가지 않아 무소유길 표지가 좌측으로 가라한다..

따라가기는 한다만, 안내도상에는 무소유길은 우측으로 좀더 가서 탑전에서 시작한다고 되어 있다.

 

이 진입부분은 무소유길 찾아오는 사람을 위해 개설해 놓은 구간같다..

 

여기서부터 탑전에서 오는 무소유길과 합류한다..

 

무소유란 재물의 크기가 아니라 사물을 대하는 태도를 말한다.

말로는 무소유라고 하지만, 그 의미를 제대로 알고 실천하기는 어렵다.

명품, 브랜드를 좋아하는 동행에게 무소유는 어려운 개념이다.

 

짧은 길에 다양한 길들이 이어진다.

 

무소유의 첫째 강령은 내려놓음 둘째 강령은 비움이다.

 

무소유는 대나무의 성격과 닮았다.

속을 비우고 마디를 세우고 색이 변하지 않는다.

 

불일암은 죽림 속에 누워있고,

 

법정스님은 후박나무 아래 누웠있다.

 

의자 위에 법정스님이 주는 덕담이 있다.

 

당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으라

그 일에 전심전력을 기울이라

그래서 당신의 인생을 환하게 꽃피우라

 

원래 이곳은 자정국사가 지은 자정암터였는데, 법정 스님이 중건하여 불일암으로 개명했다.

불일암..이름을 보면 보조국사 지눌을 존경한 모양이다.

 

열지말라는 문 안을 들여다 보니 大夢覺(대몽각) 이라는 푸른 글씨가 눈에 들어온다..

큰 꿈에서 깨어나라..

알에서 깨어나라..

깨어나는 것이 장부의 일이다.

 

관음문향(觀音聞香)..

소리는 보고, 향기는 듣는다고 한다..

하지만, 불일암에 와서 보니, 향기가 보인다..

 

무소유 삶인지라 너무 가난하여 남에게 줄 것은 없으니 매화향기라도 적선하련다..

하지만, 매향도 가난하다..

그러나 불일암은 부자다..

송곳 수만개를 꽃을 땅도 있고..묵언을 하도 먹어 배터질 지경이다..ㅎ

 

감로암, 송광사 표시를 보고 따라간다..

초입은 너무 좋은 오솔길이다..

 

그러나 곧 본색을 드러내고 콘크리트에 내리막이다..헉

동행에게 본색을 전가한다.

"길을 알고 가는겨!"

 

불신과 짜증이 성급하게 서로 멱살잡이 할 즈음..

홍매가 나타나 미소로 싸움을 뜯어 말린다. 

송광사 16국사 중 6세 원감국사비..

춘색은 다 공하거늘 무얼 그리 춘색을 탐하는가??라고 일갈하는듯하다.

 

노승이 뭐라하든 춘색은 춘색대로 곱고, 할미는 할미대로 정갈하다..

 

감로암은 감로수에 취한듯 단청공양을 올리고 있고..

 

툴툴거리는 발은 어느덧 대웅전 길목에 다닿랐는데, 대웅전 송광매를 외면하고 득달같이 금둔사로 가자고 재촉한다..

 

대웅전 송광매의 전갈을 받앗는지, 일주문 옆 홍매와 백매가 버선말로 쫓아와 잘가시라 인사한다.

매화정원의 기쁨을 품고 선암사로 간다.

선암사 매화는 좀 늦게 피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꽃은 만개보다는 반개하였을 때 보러간다는 싯귀절을 흥얼거리며 간다..

好花看到半開時  (호화간도반개시)

 

요즘 길도 많이 생기는데 여기는 남도 삼백리 천년불심길 타이틀이 붙었네??

 

남도삼백리길은 순천만 갈태밭, 낙안읍성, 조계산, 선암사, 송광사를 걷는 길이다.

https://blog.daum.net/wjpark2002/209375

 

그중에 9코스 천년불심길은 선암사 - 굴목재 - 송광사를 걷는 길이다..

 

선암사 승선교와 강선루는 여전하다..

 

신선이 올라오는 승선교..

신선이 내려가는 강선루..

신선들도 정으로 오고 가는가?? 

 

만세루 뒷편에는 육조고사(六朝古寺)라는 편액이 붙어있다..

글씨는 서포 김만중의 아버지 김익겸이 쓴 글씨란다.

김익겸은 병자호란때 강화성 문루에서 대신 김상용과 함께 순국한 사람이다.

김익겸의 부인은 서포를 임신한채 강화도를 탈출하여 서포를 낳았고, 큰 아들 김만국은 숙종의 장인이 된다. 

육조고사의 의미를 보면, 중국 위진남북조시대 남쪽의 6나라(오,동진, 송, 제, 양, 진), 즉 육조시대 양나라 무제 때 달마대사가 중국에 도착하여 선불교가 시작되는데, 육조시대에 뿌리를 둔 오래된 선사라는 의미 쓴 것으로 보인다.

 

법당앞 기와불사는 예술작품으로 승화될 경지에 이르렀다..

 

홍매가 아련하다..

구름처럼 몽환적이다..

 

눈물이 그렁그렁한 미인의 모습이라니..ㅎ

 

백매, 홍매 사이에 노란 산수유가 잠시 끼어든다.

봄날의 꽃들은 모두 무죄다..

 

고목나무에 피어난 백매의 모습은 눈이 내린 것 같다. 

 

선암사의 매화는 선암매라 하여 600년의 세월 피고 지며 연조를 자랑한다..

 

선암매는 다른 매화보다 늦게 만개한단다.

지금이 반개상태라 "好花看到半開時  (호화간도반개시)"로다..

 

이끼낀 기와에 살며시 내려앉은 눈 몇송이, 아니 구름 몇조각.. 

 

 

무우전(無憂殿)..걱정없는 집..

도닦으며 늙어간 원로 스님을 위한 공간이라니, 정말 걱정없는 집이겠다.

매화 가득한 공간에 도닦으며 늙어가는 인생..

무우시절(無憂時節)이로다..ㅎ

 

진홍매, 연홍매..붉음도 가지가지..

우리 인생도 가지 가지..

 

선암매 홀릭의 시간..

 코로나를 잊고 코로나의 공포에서 벗어나는 시간...

 

선암매와 즐기는 지금이 무량수..극락이로세..

 

선암매와 동창이라는 와송..

이 봄에도 느긋이 누워 동창의 번성함을 푸른 미소로 응원한다..

 

매화향기 묻히고 돌아가는 길..

신선들이 어찌 노나 살펴보려고 승선교 아래로 내려가니, 강선루 신선들도 모두 매화구경 떠났구나..ㅎ

 

매화시즌이다..

남쪽 매화를 찾아가는 남도 탐매(探梅) 여행을 계획한다.

작년 화엄사 홍매를 만난 즐거운 추억을 새기며 다시 3월 3째주에 남도 매화구경을 떠나기로 한 것이다.

10일전에 날씨예보를 보니 금요일 오전에 비가 개는 것으로 나와 자신있게 순천의 비지니스 호텔을 예약했다. 

그런데, 주초반부터 토요일이 비예보로 바뀌어 마음이 심란해진다.

하지만, 설중매도 보는데, 우중매는 또 어떠랴~~ 

 

탐매순서는 인터넷과 유튜브의 AI 알고리즘의 도움으로 다음과 같이 정해졌다.

1. 순천 복음교회 매화정원

2. 선암사 선암매

3. 송광사 불일암 걷기 - 무슨 매화가 기다릴까??

4. 금둔사 납월매 - 아직도 피어있을까?

5. 순천 탐매마을 - 스트리트 오브 홍매 

6. 쌍계사 불일폭포 걷기

 

출발일 아침 강원 산간은 눈이 내리고, 충청 이남은 비가 내리는 날..

정치는 아직이지만, 날씨는 이제 대국의 풍모를 닮아간다..ㅎ

빗속을 얌전히 달려 순천 왕지동 "순천복음교회"(내비입력)로 간다.

1700평의 정원에 20년간 가꾼 각종 매화로 유명해져간다.

선암사의 매화에 대해 교회가 출사표를 던진 것일까?? ㅎ

 

도착하자 비가 멈추었다.

빗방울을 머금은 우중매((雨中梅)..

사워를 막 마치고 머리카락 물방울을 닦는 미인의 모습이랄까?

 

물론 허리에 타월만 두른 모습으로 다가오는 것 같아 놰쇄적이다..

음..넘 야한가??

정신차리고 자세히 보니,

홍매, 청매, 백매, 겹매, 능수홍매 등등 온갖 매화 미인 다 집합했다..

 

그동안 부처님과 공자님만 매화를 사랑했나 햇더니 예수님도 매화를 사랑하는 것을 알겠다..

 

이 이쁨, 이 즐거움을 어이 표현할꼬?

말문이 막히고 숨이 멎는 듯한 것이 진정한 감동이다..

 

 

 

첫사랑이 강렬하고 영원히 기억에 남는 것은 순수한 시절 처음 다가왔기 때문아닐까?

긴 겨울을 지내고 처음 만난 남도의 매화..

군입대후 첫 외출 때 눈에 들어오는 여인처럼 그저  보기만 해도 흐뭇하다..

 

내가 첫사랑인디유~

동백의 외침이 들려온다..ㅎ

 

오랜만에 대청호 끝자락 둔주봉을 걸으로 안남면사무소에 도착..

일부 구간 통제안내가 눈길을 끈다..

 

또한가지는 새로운 조형물이 생겼다. "소녀와 배"

배바위라는 지명과 등주봉(둔주봉)의 이름을 형상화한 것..

원래 이 동네에 배바위(舟巖)가 있었는데, 일제시대 바위는 깨져 지금은 사라졌단다..

 

이 길도 대청호 오백리 13구간 한반도길의 일부이다..

 

자전거꾼이 올라온다..

어디로 가냐 물었더니 오대리로 가서 배를 타고 넘어간다고 한다..

 

이 길은 4-5번은 온 것 같다.

지도에 나오는 전 구간을 다 가봤다..

오늘은 전망대- 정상- 고성- 독락정- 주차장으로 가려고 하는데, 길이 폐쇄된 것은 아닌지??

 

전망대 새로 잘 정비해놨다..

고성에서 독락정 가는 길이 여전히 잘 있구나..

혼자서 잘 논다는 독락정을 모시고 있는데 어련할까..ㅎ

 

전망대에 서면 한반도는 어디에?? 라고 묻는다..

마음 속에서 볼 수 없는 사람은 돌아서면 보인다.

반사경 안에...ㅎ

 

면사무소 엄포 표지판과는 달리 정상으로 가는 길은 폐쇄되지 않았다..

기분좋게 간다..

언젠가 봄날 금정골에서 진달래 꽃 화전을 부쳐 안주 삼아 막걸리를 거나하게 먹고

노래 한곡하라는 요청을 받았다.

구스타프 말로의 "청춘에 관하여"라는 노래라고 서두에 구라를 치고 불렀던 노래가 생각났다.

청춘은 봄이요

봄은 꿈나라

언제나 즐거운 노래를 부릅시다..

 

모두 빵터졌다..

그런데, 동행은 오늘 이 노래를 듣더니, "정말 서양 노래야? " 묻는다..

이번엔 내가 빵터졌다..ㅎㅎ

 

고성가는 갈림길을 지나 정상을 올라간다..

 

등주봉(登舟峰)..배에 올랐다..

북서쪽으로 피실을 지나 금강이 흘러간다..

 

내려오는 길에 고성으로 하산하렸더니 동행이 싫단다..

굳이 우길 필요도 없이 온 방향대로 돌아가다가 전망대 아래 벤취에서 자리깔고 누웠다..

단체 걷기를 따라가지 않을 때의 장점은 이렇게 언제나 자유롭게 자리를 깔고 누울 수 있다는 것이다.

자리 깔고 누우면 항상 하늘의 안색을 살필 수잇다.

그래야 마음이 평화롭다..

 

매화 몽오리가 봉긋하다..

초경이 얼마 남지 않았다.

자작나무는 낌새를 알아채고 슬슬 뒷자리로 물러난다. 

 

양기가 푸른 싹으로 올라온다..

 

한반도에 사는 모두가 행복해지는 그날 까지..

불을 밝히고 저어가리라..

 

<오늘 걷기> 안남면사무소 - 점촌고개 - 전망대 - 정상 - 원점회귀 약 6km 

정읍사 오솔길은 월영습지로 이어진다..

 

이왕이면 큰거로 간다..

이 좋은 길이 일찍 끝나는 것도 아쉽고..

 

산속에 습지??

왕년에 산속에 개간하여 농사짓던 곳을 방치하니 자연스럽게 물이 고이는 습지가 되었다는..

자연도 나름 계획이 있구나??

 

버들강아쥐도 봄빛을 만끽하고 있다.

우리 강아쥐도 기분을 좋아져 봄날을 즐겨야 할텐데..

공신 노릇하는 자들이 군주를 겁박하듯이 하고 잇으니..

 

강원도는 건조해서 산불이 며칠째 타고 잇는데..

여기는 물도 고이고..

 

수달도 살고, 하늘다람쥐도 산다네..

 

월봉 아래 옹달샘이 넘치면 둠벙을 채우고..

둠벙이 넘치면 습지를 채우고..

 

산속 분지 가운데 습지..

봄빛이 쏟아지는 데크가 찜질방처럼 따뜻하다..

자리깔고, 신발벗고 누우니 행복이 쏟아진다..

 

 

나무가지에 물 오르는 것이 보인다..

 

대나무숲을 지나면 서래원 고개..

 

죽송길을 지나 월봉을 오른다..

 

월봉에서 만난 이 표지판이 헷갈리게 만든다.

여기서 성불암갈림길 표지로 가는데..

좁은 오솔길이 이어지기는 하는데, 원래 코스인지는 모르겠다..  

 

<추가>

나중에 자료를 검색해보니, 아래 사진같은 표지판이 나올때 까지 좀더 직진했어야 했다..

 

얼마 안가 시누대 숲이 나와서 안내도 설명과 일치하기는 하는데..

 

마지막 구간에서 길이 없어졌다..

어영부영 통로를 찾아 내려섰는데..남의 밭이다..헐

 

어찌 되었건 동네로 무사히 내려왔다..

 

자전거대여소를 찾으려고 월영마을 논두렁을 지나서 갔는데..

 

여기는 아닌가벼~ 

차향다원인데..족욕도 한단다..

하지만, 선거날이라선지 휴무란다..

 

이번에 길건너 개천 징검다리를 지나 둑길로 올라서니 3코스 자전거길이 나온다..

길 따라 가면 자전거 대여소가 나오겠지??

 

주변이 캠핑장에 위락시설이다..

일단 자전거대여소 앞 편의점에서 컵라면부터 하나 먹고..

 

편의점 주인에게 자전거를 빌려 타고 정읍사공원에 가서 반납하겠다고 하니~~

"정읍사공원 대여소는 오늘 쉬는데요"

헉..

동행이 위로한다..

"어차피 지금 8km 걸어서 피곤하니 오히려 잘된거야.."

 

계획은 어긋났지만, 별 불만은 없다.

새로운 시도자체가 즐거운거다..

성사는 인연에 따르면 된다..

 

<오늘 걷기> 정읍사공원 - 천년고개 - 두꺼비바위 - 월영습지 - 월봉- 월영마을 - 자전거대여소  약 7-8km

정읍사공원 정문 자전거대여소 앞에 정읍사 오솔길 안내도에서 출발한다..

여기서 월영마을까지 1코스 6km를 걷고, 월영마을에서는 자전거를 빌려 타고 3코스를 달려 돌아온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반전이 있다.. 

 

아름다운 그림을 보며 큰길을 따라가야 한다..

다소 실망스런 출발이다..

 

천년의 기다림..

정읍사 여인은 아직도 기다린다는 말인가?

내가 정읍사 오솔길을 걸으러 오려고 벼른 7년의 세월은 비교대상도 아니네??  ㅎ

 

전북과학대학교 제2생활관 앞(천년고개)에서 본격적인 오솔길이 시작된다..

정읍사 부인이 남편을 기다리며 서있던  망부석 고개가 천년의 기다림으로 이어져 천년고개라고 부르나보다..

 

초입은 어디서나 만나는 동네 뒷산 분위기다..

 

길이 깊어질수록 솔향기가 짙어진다.

 

 

남사면 전망대에 서니, 정읍에서 장성으로 넘어가는 새재와 노령이 보인다..

 

장성 새재..

 

입암산과 방장산 사이로 노령이 보이고..

 

이번엔 북사면 전망대에 서니..칠보산이 우뚝하다..

 

중간에 예향마실길과 교차한다..

 

두꺼비 바위 옆에 사랑의 언약함이 있다..

두꺼비와 사랑은 상관관계가 있나??

콩쥐를 도와준 두꺼비 같은 사랑?? 우렁이 각시 같은 건가??

 

 

봄빛이 도니 솔나무도 신록처럼 푸르다..

 

볕 좋은 솔밭에 점심 도시락을 펴는 사람이 많다..

 

잠시 숨을 돌리고..월영습지로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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