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본역을 떠나 의성군 금성면 조문국 사적지로 간다.

조문국..

삼국초기 신라가 아직 사로국이라고 칭할 때 의성군 지역에는 조문국이 있었고, 경산지역에는 압독국,

김천은 감문국, 상주는 사벌국, 영천은 골벌국 등 소국이 자리 잡고 있었다.

조문국은 신라 2대 벌휴이사금 2년(185년) 신라에 정복되어 역사에서 사라진다.

그러나 이 지역 100여기 이상의 고분으로 볼 때 수백년의 역사와 전통이 있었다고 보여진다.

 

컬링과 마늘의 고장에는 뿌리 깊은 역사가 있었다..

 

 

조문정과 둥글 둥글한 고분들에서 사라진 나라에 대한 묘한 느낌을 받는다..

 

조문국은 에스키모의 나라였나??

고분전시관의 모습이 이글루를 닮았다..ㅎ

 

순장의 풍습이 남았던 시절..

 

고분은 신라에 병합된 이후인 7세기까지 만들어진다. 

나라는 망했어도 자치권를 가진 권력이 존재했던 모양이다.

 

금동관도 나오고..

 

전시관 옆에 이분은 왜 이러는 걸까요??

동행이 전시관을 구경하고 나올 때까지 경덕왕의 초대를 받아 독대하고 있었다는 믿기 어려운 이야기..ㅎㅎ

 

빈 들판에 봉긋한 고분들.. 

어머니의 빈 가슴을 연상시키지 않는가??

 

오극겸의 밭에 오래된 고분을 도굴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이를 제지하고 잠든 날 밤에 신묘한 꿈을 꾸었다.

그리고 시 한수를 받았다.

召文王事與誰論 (조문왕사여수론)   조문국왕의 일을 누구와 함께 의논하랴
千載猶存景德墳 (천재유존경덕분)    천년이 지나도록 경덕왕의 무덤만 남았구나
飛鳳曲終人不見 (비봉곡종인불견)    비봉곡은 끝나버리고 사람도 볼수 없으니
召文琴去香難聞 (조문금거향난문)    조문금은 사라지고 소리조차 들을수 없구나

 

고분군을 살린 경덕왕의 현몽..

아니 오극겸의 지혜라고 할까?

 

 

 

휘어진 소나무 사이로 금성산 푸른 능선을 등진 조문정이 쓸쓸하다.

 

 

아! 전시관 입구에서 경덕왕을 알현하던 이 분..

조문춘몽(召文春夢)을 꾸고 있는가??

 

할수없이 동행을 구출하기 위해 인셉션 모드로 들어간다.

신춘의 하늘이 푸르다..

 

남가일몽, 일장춘몽, 조문춘몽..

꿈 속에서 조문국은 우크라이나로 바뀌었다.

힘없는 자유, 독립, 평화는 불가능하다. 

협정, 합의서가 독립과 평화를 보장해주지 못한다.

춘추전국시대처럼 발전하지 못하면 병합되는 약육강식의 시대..

지금도 진행중이다..

 

송나라를 생각한다.

의심은 많아 장군들을 억제하고, 개혁을 둘러싸고 당쟁만 일삼고,

힘도 없이 이이제이하다가 뒤통수 맞고, 금나라의 도발을 도발이라 말 못하고,

협정이라는 종이 조각을 믿고 "전쟁없는 평화"를 갈구하다가 

망했다..

 

조문국은 신라시대 문소군으로 개칭되었다.

후삼국시기 견훤이 경주에 칩입하여 경애왕을 죽이고 공산전투에서 왕건을 대파한뒤 파죽지세로 5천병력을 이끌고 문소성을 공격했다.

때는 929년 7월..

성주 홍술은 이미 922년 왕건에서 귀부하였는데, 견훤의 승세에도 불구하고 항복을 거부하고 왕건에 대한 충의를 지켜 문소성을 방어하다가 전사했다. 왕건은 홍술의 충의를 기려 문소군을 의성(義城), 의로운 성으로 개명하였다.

그의 분전은 후일 고창(안동)전투에서 왕건의 고려군이 견훤의 후백제군을 대파하는데 기폭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여진다.

 

푸른 하늘과 푸른 소나무는 알리라.

푸른 결기와 붉은 마음 그리고 지속적인 개혁의 실천..

그것이 흘러가는 세상, 변하는 시류에서 살아남는 비결이라고..

 

 

허기진 마음을 달래려고 근처 금성면 탑리 칼국수집을 찾았다.

동네한바퀴 의성편에 등장한 식당..

 

꼬불이 칼국수와 참기름이 잘잘 흐르는 비빔밥을 맛있게 먹었다.

 

 

만사형통..

이번 신춘여행만큼은 모든게 잘 진행되고 있다..

하늘정원에서 내려와 가까운 거리에 있는 군위 삼존석굴로 간다.

근처 주차장은 보이지 않고, 양산서원 정문앞에 공간이 있어 차를 세운다.

 

신라 석굴암의 역사로 보면 경주 단석산 신선사 마애불이 초기 형태이고, 그다음이 이곳 군위 삼존석굴이고, 

그 100년뒤에 만들어진 최절정의 작품이 토함산 석굴암이라고 한다. 

 

석굴앞 비로전이 한 말씀하신다..

 

彿身充滿於法界  普顯一切衆生前
불신충만어법계  보현일체중생전

부처님 모습이 법계에 충만하사
모든 중생 앞에 나타나시네

 

원효굴, 삼존석굴..

굴을 좋아하시나??

 

본존불은 아미타여래불이고, 좌보처 관세음보살, 우보처 대세지보살이라고 한다.

하지만, 본존불의 수인이 항마촉지인이라면, 이는 석가모니의 성도시 수인인데..

그러면 본존불을 석가모니불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아쉽게 요즘은 석굴앞으로 가지 못하게 막아 놓고 있어 멀리서 보아야 한다..

멀리서 보니, 바닥 반사빛이 법안을 어지럽히고 있다는.. 

 

논란거리가 싫은 비로자나불은 지권인을 명백히 밝히고 한적한 곳에 은거하신다.

은거부하구(隱居復何求)

한적한 곳에 은거하는데, 다시 무엇을 더 구하랴..

 

아니요, 구할 게 있습니다.

은거하는 곳에도 봄빛은 필요합니다..ㅎ

 

정랑..이름이 곱다.

화장실, 해우소 보다 더 정겹다..

 

이곳에도 팔공산둘레길이 있네..

기회되면 몇구간 걸어야겠다.

 

이어서 화본역으로 간다
일단 출출해서 역 앞 꽈배기 집부터 들른다.

 

동행과 의견이 일치하는 먹거리 중 하나..

 

최근 젊은이들의 각광을 받는다는 곳..중앙선 열차가 지금도 가끔씩 선단다..

 

 

역 건너편에 급수탑이 있다.
증기기관차 시절에 물을 공급하는 장치..

 

쓸쓸한 시설을 만회해주는 "소녀와 고양이"
요즘 고양이는 대세 캐릭터다..

적당히 거리를 두면서 스킨쉽을 나누는 녀석들

 

급수탑안에는 백마가 천고뒤에 나타날 초인을 기다리고 있다.

누구나 얼신대며 사진찍을 자유는 있다.

 

고양이의 존재자체로 소녀는 위로를 받는다..

 

간이역이 건네는 덕담..

일체유심조..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려있다.

마음먹는대로 세상이 펼쳐친다.

그러니, 멋진 신나는 굳센 착한 마음을 가져라.. 

 

동백꽃이 여기도 피었다.

그런 붉은 꽃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 이 동네에 살았단다.

영월 청령포에서 억울하게 죽은 단종의 사체를 거두워 무덤을 만들어주고 사라졌던 충의지사 엄흥도..

그가 이곳 화본마을에 살았더랜다.

그 음덕으로 이곳이 각광을 받는지 모른다.

 

신춘여행을 군위, 의성으로 잡았다.

전국시군 순례계획은 이제 막바지에 접어 들었다. 다음에 화천에 가면 완료된다.

차가 군위로 접어 들어 졸음쉼터에 잠시 쉬엇는데, 빨간 사과가 환영한다.

관광안내도를 보니, 오늘 군위에서 만날 장소가 한눈에 들어온다.

팔공산 하늘정원, 군위삼존석굴, 화본역..

 

팔공산 하늘정원에 가려고 맘을 먹는데, 망설렸던 부분은 길 정보가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동산계곡 초입에서 부터 하늘정원 주차장까지 8km 고바위 산길을 올라가야 한다.

길이 교행이 가능할까??

결론은 가능하다. 다만 주차장이 15대 정도 규모라 늦으면 걱정인데, 길가에 세우는 차도 많이 있었다.

가급적 남보다 일찍 가는게 정답이다..

 

주차장에서 하늘정원을 거쳐 비로봉까지 갈 수 있다.

거리도 왕복 3km,  동봉까지 왕복해도 4Km..

 

주차장에서 데크길로 200미터 오르면 원효굴 삼거리가 나온다.

우측으로 가면 원효굴인데, 하산시에 들르기로 한다.

 

하늘정원 가는 길에 주변 군부대 시설을 찍지마라고 방송이 나온다.

 

군위의 명소 그림이 그려져있다..

화본역 급수탑도 보이고..

 

넌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야..

음..알고 잇어..

 

하늘정원에 일연의 삼국유사가 펼쳐져잇다..

 

하늘정원 전망대에 서니 원효굴이 보인다.

청운대 아래 걸린 원효굴..

원효가 수도를 했단다..

 

원효굴 앞에 한사람이 앉을 정도의 좌선대도 있고...

졸면 천길 낭떨어지다..

언제 이곳에서 수행했을까?

원효 인생의 팩트 중 역사적으로 확인된 것이 몇가지있다.

1. 요석공주와 사이에 설총의 탄생 - 무열왕 2년(655년)

2. 당항성에서의 깨달음 - 문무왕 1년 (661년) 의상과 함께 당나라 유학가려고 당항성까지 갓다가 무덤 속에서 오도한다.

이 2사실은 역사적 팩트인데, 팔공산 원효굴에서 수행한 것은 이 기간 사이에 있었던 일일까?

 

참 절묘한 공간이다..

구도에의 의지가 이 정도는 되어야 오도한다면 불교는 참 어려운 종교다..

 

하늘정에 바람이 거세게 분다.

 

하늘정에서 데크길과 포장도로를 따라 비로봉으로 간다.

 

 

그때 건너편 봉우리에 사람들이 가득하다..

나중에 알아 보니 동봉인것 같다..

 

 

비로봉 가는 길에 버들강아지가 이쁘다..

 

응달에는 아직도 눈길이다..

 

돌아보면 하늘정원 전망대와 청운대가 우뚝하다..

 

청운대 좌측아래로 보이는 절이 오도암인가??

 

비로봉 가는 길에 절묘한 수행처 원효굴에서 눈에 떠나질 않는다..

 

비로봉 정상은 통신탑에 밀려 뒷방 늙은이 신세가 되엇다

한때는 하늘에 제사지내는 천제단이 잇었건만...

 

정상석도 바위에 뺑끼칠해놨네..

1191m..

 

바로봉에서 동봉, 서봉이 가깝고 고저차도 별로 없다.

동행은 다녀오자고 아우성인데..갈길이 멀어서 다음을 기약한다..

 

돌아오면서 보는 하늘정원과 팔공산 능선이 아름답다..

 

군위에는 김수환 추기경의 생가도 잇다.

 

잘 될거야, 늘 그랬던 것처럼..

 

군위 삼존석굴도 얼릉 가보고 싶다..

 

원효굴 삼거리에 와서 원효굴로 내려간다..

 

714계단을 내려가면 오도암이다.

거꾸러 올라올려면 힘좀 들겟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100계단만 가면 된다.

 

 

중국에서 보는 듯한 아찔한 잔도를 넘어가는데..

이때는 몰랐다..

천애절벽에 수행자가 있었다는 것을..

 

다시 아찔한 계단을 내려가야 원효굴이 있다.

 

정말 한사람이 앉을 정도의 공간의 굴이 있다..

 

원효굴에서 바라보니 비로봉이 들어온다.

비로봉..비로자나불이다..

 

돌아나오는 길에 보았다.

중생의 방문 편의를 위해 수행자는 잠시 자리를 피해 천애절벽에서 기도드리고 있다는..ㅎ

 

찬바람 속에서 주차장 푸드트럭에서 오뎅을 먹는다..

뜨뜻한 국물이 저절로 설법을 한다. 

" 뜨신 국물 반기는 이 놈은 무엇인고??"

생각해보면 식장산 정상에 가본 일이 없었다.

항상 세천계곡 언저리나 고산사 주변에서 얼쩡거렸다.

지난 주 정상 200미터 전에서 숨은길로 우회전해서 동행이 툴툴거린 것이 내맘을 자극했다.

이번에 정상을 거쳐 핼기장, 식장루(예전 활공장)를 가면 식장산은 마스터 하는 셈이다.

출발점을 개심사로 잡았다.

판암동을 거쳐 대전-통영 고속도로 밑을 통과하여 개심사로 들어오는 길은 불법 주차한 화물차 때문에 짜증이 나지만, 정작 절 가까이 오면 길은 여유러워진다.

개심사 몇백미터 직전 등산객이 많이 보이자, 마음이 조급해져 길가에 얼릉 차를 세운다.

개심사 주변에 차를 세울 공간은 많다. 

예전보다 다양한 임도길을 많이 만들어 놓아서 완행 흙길을 골라 천천히 올라간다.

 

개심사에서 고산사 넘어가는 길도 넓어졌다.

 

이 표지판에서 당근 해돋이전망대(정상) 방향으로 간다.

외국인들도 쏠랑 쏠랑 떠들며 올라간다.

 

개심사 앞 임도도 연장 개설되어 식장사 임도와 연결되었다.

 

목교를 건너가면 정상으로 가고, 목교 밑 임도를 따라가면 식장사로 간다.

거리는 각 0.9km

 

멀리 식장사 부처님에 천천히 얼릉 잘 댕겨오라고 이심전심하신다.

 

좌측으로 개심사가 보인다. 독경소리보다 개소리가 더 요란하다..

절개 수양이 덜 되었나 보다..ㅎ

 

제법 가파르다.

구력이 붙는다는 것은 숨찬 마음을 잘 달래며 천천히 가는 마음이 생겼다는 것이다.

장원심(長遠心)..길게 멀리 보고 천천히 가는 마음..

돈과 전쟁은 속도가 중요하지만, 도(道)와 길은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방향 + 장원심 = 도(道)

 

숨차게 육모정 쉼터에 도착했지만 선주자가 자리를 잡아 그냥 통과한다.

 

조금 올라가니 더 전망좋은 벤취가 비어있다.

 

대전- 통영간 고속도로 남대전 나들목이 보이고..

 

그 우측으로 가오동, 옥계동 너머로 보문산이 보인다.

 

정상이다!

대전 제일봉 치고는 표지석이 초라하지만 태극기로 보강한다..

 

정상에서 남쪽을 바라보면 만인산이 백산을 호령하며 내응한다..

해돋이 전망대 표지는 있지만, 조망시설이 없으니 영 폼이 안난다.

이 폼 안나는 정상 대신 시원한 풍광을 보여줄 식장루로 가야 한다..

헹글라이더장(현 식장루)표시를 따라 간다.

 

400미터 거리를 오르락 내리락해야 한다.

생각보다 그렇게 힘든 건 아니다.

 

헬기장에 서면 대전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저기 기묘하게 보이는 건물은 가오동 동구청이다.

저 건물을 짓고 파산하였다던가??

 

건너편 보문산에 보문산성 장대루가 보인다..

식장산과 보문산..

양기와 음기

식장루와 장대루

식량(돈)과 파워(힘)

뭔가 콜라보나 마리아주 될만하다..

 

헬기장에서 식장루는 100미터 거리도 안된다.

 

날망채가 드리는 말씀..

청춘(靑春)에게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있으랴"고 위로하고,

홍춘(紅春)에게는 "구름에 달가듯이 가는 나그네"라고 격려한다.

 

백제 성왕 시대 이후 식장산은 백제 군량창고였을 가능성이 크다.

주변에 보문산성, 계족산성, 백골산성으로 철벽 수비체계를 만들엇는데, 성왕 자신이 진중하지 못하고 탄현아래 서화천 구진벼루에서 돌연 전사하였으니 부흥의 대계는 허사가 되었다네..

***

그럼, 자연스럽게 다음에 걸을 길은 세천계곡 장고개(일명 탄현)을 넘어 자모리를 거쳐 구진벼루로 가는 것이 되겠다..

 

우측으로 계족산성, 비룡jc, 대청호가 한눈에 들어온다.

신선바위, 토끼봉 모두 무탈하구나!

 

 

우성이산은 안개에 가려져 희미하다.

그 아래 신세계, 엑스포타워도 가물가물..

 

2층에 오르니 세상이 좀더 커졋다.

시야도 조금 넓어졌다.

만사가 그렇고, 그러해야 한다.

 

왔던길 되집어 돌아간다..이 육모정 쉼터까지..

 

그리고 육모정쉼터에서 좌측 산내삼거리 방향으로 내려간다..

식장사로 가기 위해..

 

 

약 100여미터 내려오자, 지난주 갔던 숨은길 입구가 나타난다..

만인산 표지로 가면 약샘약수터를 지나간다..

 

600미터 내려와서 식장사 방향으로 간다..

대성약수터를 지나고..

 

식장사 부처님께 무탈하게 잘 다녀왔다고 인사올리고..ㅎ

 

개심사 방향 임도로 진행한다..

 

이 목교위로 올라가 좌측으로 내려가면 주차장소로 돌아간다..

 

잠깐 빡시게 폐운동을 시키고 가기 좋은 코스다..

 

<오늘 걷기> 개심사 입구 주차 - 고산사 갈림길 - 목교(식장사 갈림길) - 육모정 쉼터 - 정상 - 헬기장 - 식장루 - 정상 - 육모정 쉼터 - 식장사 - 임도 - 목교 - 주차장소  약 5km

 

다시 약샘약수터로 되돌아 오면서 보니 약수터 아래쪽으로 표지판이 보인다.

 

 

여기서 만인산 쪽으로 가는 것이 오늘 목표인 "숨은길"이고, 산내동사무소 표시로 내려가면 은광사(천성사, 도원사로 표시된 경우도 있음)을 거쳐 남대전 E편한 아파트 부근으로 내려간다..

 

오늘의 숨은 길은 갈수록 토끼비리처럼 길이 좁아진다..

 

길도 점점 으슥해진다.

이런 길은 GPS 지참 필수고, 동행도 잇어야 한다.

자칫 삐끗하여 혼자 미끄려져 계곡에 쳐박히면 곤란해진다..ㅎ

 

이런 길을 누가 개발하고 다닌 것일까?

고라니, 멧돼지가 다니던 길 아니었을까?

 

잠시 앉아 단소 한곡부르고 가자..

"가는 세월 바람타고 흘러가는 저 구름아~

수많은 사연 담아 가는 곳이 어드메냐"

 

길이 너무 호젓해지고 업다운이 이어지니 아직 3시경인데도, 해 떨어질까 조바심이 난다.ㅎ

 

 

계곡에는 아직 얼음이 청청하다.

버섯도 기가 살아있다.

 

좀 지루해질 찰나 드디어 대전둘레산길 4구간 능선과 만난다.

오늘의 고생은 끝이다..

 

표지판에 고산사 빙향 표시가 사라졌다.

이제 고산사 방향 숨은길은 생태복원하고 폐쇄하는 모양이다.

 

숨은 길에 비하면 대전둘레산길은 비단길이다.

이제 만인산 방향으로 룰루랄라 가면 된다.

 

식장산 통신탑들도 고생했다 아는체하고..

 

즐거운 길도 잠시 동오리재에서 산내주민센터 방향으로 하산한다..

 

 

햇살좋은 낭월 사방댐을 지나면 얼음 연못이 창백한 얼굴로 인사를 한다..

 

임도 차단기를 빠져 나오면 우측으로 은광사 표지가 나오는데, 은광사 길로 올라가도 약샘약수터, 정상으로 이어진다.

언제 기회되면, 망태골 - 옷샘약수터 - 개심사 - 고산사 - 식장사 - 대성약수터 - 약샘약수터- 약샘약수터- 은광사-산내주민센터로 이어지는 "식장산 암자길"을 걸어봐야 겠다.

 

산내조경을 지나면 남대전 E편한 아파트가 지척이다.

 

사랑은 오래참고 온유하며..성내지 아니하고..

 

이 길은 고양이처럼 호젓하고, 강아쥐처럼 낙엽이 요란스런 길이었다.

 

 

<오늘 걷기> 고산사 - 식장사 - 대성약수터 - 약샘약수터 - 대전둘레산길 4구간 - 동오리재 - 낭월사방댐 - 산내조경 - 남대전 E편한 아파트  약 8KM

 

<걷기예약 1> 판암 IC 부근 망태골 - 옷샘약수터 - 개심사 - 고산사 - 식장사 - 대성약수터 - 약샘약수터- 약샘약수터- 은광사-산내주민센터 약 10KM

 

<걷기예약 2> 고산사 - 식장사 - 대성약수터 - 정상- 해돋이 전망대 - 개심사 - 고산사  약 3.5KM

우연히 식장산 둘레길이라는 제목의 걷기 코스 기사를 발견했다.

호기심이 발생하여 그 코스 대로 따라 가보기로 했다. 

결론적으로 이 길은 보통의 둘레길이 아니고, 걷기 초보자들은 가기어려운 좁은 오솔길이고, 특히 gps 화일 없이가 가는 것은 말리고 싶다. 그래서 이름은 "둘레길"보다는 "숨은(隱秘)길"이 적당하다고 본다.

 

일단 차를 하산 종점부근(남대전 e편한세상 아파트)에 주차하고 택시를 불러타고 고산사로 간다.

거기서 가파른 포장길을 따라 식장사로 간다.

 

식장사 직전에 개심사로 이어지는 멋진 임도가 보인다.

 

우리가 갈 곳은 이 길이 아니고 식장사로 더 가야 한다.

식장사 직전에 표지판이 등장하는데, 약수터,만인산 표지를 따라간다.

 

그전에 식장사에 들려 구경을 하고.. 예전 기억에 부처상 옆으로 등산로가 이어졌는데..

지금은 통행을 막아 놓아서 다시 되돌아가 약수터 방향으로 간다.

 

 

약수터를 지나 능선에 올라 "정상, 만인산"표지를 따라 간다..

여기서 부터 숨차게 올라가야 한다.. 

 

거센 숨을 달래며 쉬엄 쉬엄가다가 정상 200미터 직전에 표지판에서 만인산 표시를 따라간다.

여기서 부터 "숨은길"의 시작이다. 

 

처음은 속닥한 오솔길 같으나 곧 길인듯 아닌듯한 길이 이어진다.

낙엽이 수북하니 길은 희미하다..

 

그리고 이길은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사람이 다니지 않으면 길은 사라진다.

생각컨대, 약샘약수터에 있던 기도시설물을 철거하고 생태복원작업을 하면서 길이 사라지는 것같다.

 

으슥한 이곳에 집터가 보인다. 왕년에 암자가 잇었나 보다.

 

이 표지판에서 우측으로 가면 주차장소로 갈 수있지만, 오늘의 목표대로 약샘약수터, 만인산 표시를 따라간다. 

 

식장산 정상부근의 통신탑..

동행은 정상을 들러가지 않는다고 툴툴..

 

불만은 흘려듣지만, 길은 똑띡이 봐야 한다. 

낙엽, 자갈, 나무토막 등으로 내리막에서는 미끄러지기 십상이다..

 

길없는 길을 가다보면 무덤이 자리한 넓은 터에 우람한 바위도 나온다..

잠시 숨돌리고 내려서면 약샘약수터다..

 

한때는 약수터에 기도 하는 사람이 많았나 보다..

 

하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어째 썰렁하여 얼릉 자리를 뜬다..

 

 

아무 생각없이 보이는 방향으로 2-3백미터 직진하다가 양지 바른 곳에서  점심을 먹는데.. 몇백미터 위쪽 능선에 지나가는 사람이 보인다. 정상 가까운 대전둘레산길 4구간 능선인 모양이다.

그때 산길샘앱에서 벨소리가 난다.

GPS 화일에 따라가기 설정을 하고 걷는데, 지금 경로에서 이탈한 모양이다..<계속>

만인산 걷기를 제3주차장에서 출발한다.

네비에 "만인산등산로 입구"(동구 하소동 산 49)를 치고 간다.

주차장이 넓다..

 

원래는 푸른학습원에 주차하고 대전둘레산길 3구간을 걸어 만인산 정상을 가려다가  가보지 않은 코스를 가기로 했다.

제3주차장에서 만인산 정상을 올라 만인루를 거쳐 산책로로 하산하는 코스다.. 

 

주차장에서 몇백미터 가면 표지판이 나오는데, 우측 계단길로 올라간다..

누구 블러그에 보니 초반 20분만 급경사를 올라가면 완만하다고 해서 선택했는데..ㅎ

 

쉬엄 쉬엄가면서 30분이 지나도 여전히 급경사네..헐

 

쉬다가 고개를 드니 정상이 보이고..만인루와 산책로 보인다..

이 코스 쉽다고 하지마라..초짜는 후회하고 간다.. 

 

이 표지판에서 대전둘레산길 2구간과 만나는데, 여기서 부터 좀 완만하다..

 

능선에서 보이는 저산은 대둔산인가 보다.

 

드디어 정상이 보인다..

정상에 봉화대가 있었다고 한다..

 

 

저 아래 추부가 보인다.

바람 부는 정상을 피해 정상 아래 벤취에서 점심요기를 하고 만인루로 내려간다..

 

만인루..인 자가 한 길 두 길하는 길이를 나타내는 글자란다..

한 길은 사람키 정도인데, 보통 1.8m로 친다..

만길이면 엄청 길다..

 

만인루에서 보니 정기봉이 우뚝하다..

정기봉이 정상보다 더 높고, 대전에서 식장산 다음으로 높다.

 

만인루 삼거리에서 제2주차장 표시로 내려간다.

응달이라 눈길이다..

 

이번 겨울에 처음으로 걷는 눈길이다..

하산코스는 잘 잡았다. 상행선에서의 고생을 벌충하는 셈이다..

 

 

<오늘 걷기> 제3주차장 - 등산로 - 정상 - 만인루 - 산책로 - 제3주차장  약 3.3km

<다음 걷기 예약> 푸른학습원 - 등산로 - 정상 - 만인루 - 산책로 - 푸른학습원 

지난번 구룡승천길 이어걷기..

차는 장승공원 못미쳐 제2주차장에 세운다.

위 사진의 직진 코스로 올라가면 바로 정상 직전으로 가지만, 오늘은 좌측 차도로 장승공원을 거쳐 구룡산 정상에 올라갓다가  직진코스로 내려올 예정이다..

 

장승표정이 험악하지만, 나에게 인상쓰는게 아니고 혹 나를 쫓아다니는 액살에게 겁주려는 것임을 알기에 

"수고하십니다"하고 지나간다..ㅎ

 

주차장소로 부터 몇백미터 걸어가면 장승공원 안내표지가 나온다..

 

2004년 폭설에 쓰러진 나무를 재활용하는 방안으로 만들어진 장승공원..

2004년 폭설??

나는 기억한다.

대전 청주 지역에 기록적인 폭설이 내려 경부고속도로 통행이 막히고, 고속도로에서 차에 갇힌 사람에게 빵을 공중투하했었다..그후 운전자들이 도로공사를 상대로 손배배상 소송도 하고..ㅎ

나는 대전 전민동에서 시청까지 6Km를 차로 출근하다가 폭설때문에 차에서 몇번이고 내려 운전석 눈을 치우고 1시간이상 걸려 출근했던 기억이 난다.

요즘 대전지역엔 눈이 쌓이는 일이 없다..몇년째 계족산 요산여호 눈구경을 가보지 못했다..

 

죽은 나무를 장승으로 환생시킨 지혜에 찬사를 보낸다..

 

이 장승은 피카소가 깍았나 보다..

 

복할머니도 복주머니을 들고 나와 복을 꺼내주고..

산신령은 호랑이해에 맞추어 호랑이 장식 지팡이를 들고 나오셨다..ㅎ

오늘은 추운데, 부채는 부치지 말아주삼..ㅎ

 

장승 아이템의 상당수는 큰코다..

장승이름을 변강쇠, 이대근, 안성기, 조남근, 노상서 등으로 붙이면  좋아 하시겠다.. ㅎ

 

여기서 좌측으로 가면 대청호 오백리 21구간이 문의대교까지 이어진다.

이구간 걷기는 다음으로 미루고..일단 정상으로..

 

구룡산 정상인 삿갓봉은 373미터인데 항상 올라갈때 고생한 기억만 난다..

제2주차장에서 직진코스로 올라갔기 때문인것 같다..ㅎ

 

동쪽을 보면 문의쪽 대청호, 남서쪽으로 보면 대청댐 인근 대청호가 보인다..

 

구룡산에 어울리는 큰 용이 여의주를 물고 방문객을 맞는다.

 

이 기운 좋은 장소에 대청호 바라보며 송가인의 비나리를 듣는다..

https://youtu.be/3E0ZbQAVF84

 

천개우주(天開宇宙) 하늘이오 
지개조축(地開造築) 땅 생길 제
국태민안(國泰民安) 범연자(汎延者) 
시화연풍(時和年豊) 돌아들고 

대청호 생길 적에 구룡산 기봉하고

구룡이 생겼구나...

 

물 한모금 마시고 안구 정화후에 현암사로 내려간다..

정상에서 현암사까지 800미터..왕복으로 1.6km

 

한동안 내려갓다 올라온다는 부담 때문에 대청댐 쪽에서 올라가보기만 했는데, 처음으로 정상에서 왕복을 시도해본다..

 

요 구간이 내려갔다가 올라가고 다시 내려가느라 힘든 구간인데, 보통 등산꾼이면 대수롭지 않은 길이다..

 

한낮에도 영하 기온으로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이 매섭다.

쉬엄 쉬엄 간다..

 

오층석탑이 보인다.

칼든 사천왕이 위엄이 넘친다..

 

소나무 사이로 대청댐과 대청호가 그림처럼 자리잡고 있다..

금강 북안에 구룡산 줄기가 병풍처럼 서있지 않았더라면 이 자리에 대청댐을 만들지 못했으리라..

 

바로 옆이 현암사(懸岩寺)..

다람절이라고 불렸다. 절벽에 달아낸 절이라는 뜻이다. 

 

천년전에 어느 고승이 절앞에 호수가 생기고 왕이 거주한다고 예언햇다나??

과연 대청호가 생기고 청남대가 생겨 한때 대통령 별장으로 사용도 했으다..ㅎ

 

구룡산 아래 용화전..

용의 기운이 물씬하니 큰 호수가 필요했으리..ㅎ

 

遠俟龍華遭遇難 (원사용화조우난)  머나먼 용화세계 기다려 만나기 어렵도다

용화세계??

도솔천에는 미륵보살이 수행중인데, 석가모니 부처님을 이어받을 미래불로 수기되었다.

미륵부처는 미래에 용화수 아래에서 성불하여 3회 설법으로 272억명을 교화하는 용화세계를 펼친다고 한다.

 

대웅보전 전각을 수호하는 용..

용은 석가모니가 태어날 때  아홉 마리의 용이 내려와 축하하며 서기(瑞氣)를 내뿜어 아기의 몸을 닦아주었다 하는데, 그 후로  불법을 수호하는 상징으로 자리 잡게 되었단다.

구룡산 아래 대청호의 물기운이 가득하니 대웅보전의 용 기운빨이 최고로 좋겠다..ㅎ

 

월인천강일체동(月印千江一切同)

천강에 뜬 달 그림자는 모두 같다..

문리버 선생을 축복하는 글같다..ㅎㅎ

 

대청호(大淸湖)를 바라본다

고요해지면 맑아지고

크게 맑아지면 밝아진다.

크게 밝아지면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있으니

바로 신명(神明)이다.

 

 

삼성각을 지나 오솔길을 따라가본다.

 

여기서 오가리 차도까지 500미터 가면 된다지만, 차길 걸어 주차장까지 가기 싫어 되돌아 간다.

 

되돌아 와 정상직전 이 표지판 좌측 오솔길로 하산한다..

제법 가파르다..

항상 이곳으로 오르다가 지치곤 했는데, 내려갈때는 룰루랄라..

그래도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

 

드디어 주차장이 보인다..

 

구룡산 정상에 있는 이 표지판을 보면, 거리표시가 헷갈린다.

오가리에서 출발하는 것을 전제로 누적거리 표시를 했기 때문이다.

 

<오늘 걷기> 청주 현도면 하석리 장승공원 제2주차장 -(600m)- 장승공원 - (370m)- 구룡산 삿갓봉 정상 -(800m)- 5층석탑- 현암사 - (원상복귀) - 정상 직전 표지판에서 좌측 오솔길로 하산 -(700m)- 제2주차장  약 4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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