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 꽃이 피었다는 소식에 1박2일 경주 꽃길여행을 떠난다.

건천ic를 지나자 여근곡에 벚꽃을 가득 풍은 오봉산이 손짓한다.

 

큰일났다.

꽃이 만개할 참이다..

 

용장계 주차장에 차를 대고, 안내판을 들여다 본다.

오늘 코스는 남산에서 제일 상급인 이무기 능선을 탄다.

용장골 주차장 - 천우사 - 이무기 능선 - 고위봉 - 열반재 - 녹원식당- 천룡사 - 열반재 - 원점회귀 약 5km

 

경주 남산 코스를 분류하자면, 

1) 초급 코스 : 삼릉 - 금오봉 구간..

2) 중급코스 ;  통일전 - 금오봉 - 용장사지 - 칠불암 코스

3) 상급코스 : 오늘 가는 이무기능선 코스..

 

주차장에서 뒷길로 주택가를 지나 등산로로 접근한다.

장점은 사람이 적다.

 

저 아래 길이 정식 코스다..ㅎ

 

슬슬 진달래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몇년전 진달래 피는 시절에 용장사지를 넘어 칠불암 코스를 갔었다.

https://blog.daum.net/servan/6350506  ,   https://blog.daum.net/servan/6350507

진달래 먹고 즐겁게 걷던 시간이었다.

 

고위봉 표시로 간다.

그런데, "천우사 화장실"에 유의하라.. 내려올 때 관음사에서 잔소리 듣는 수가 있다..ㅎㅎ

 

요 계곡을 넘어서면 본격적인 이무기 능선이 시작된다.

 

처음 이무기 능선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렇게 반문했다.

"공룡능선보다는 쉽겠지요??"

 

그런데 대뜸 바위 길을 올라서기 시작한다..

 

바위길을 엉금엉금 기어 오르다가 잠시 쉰다.

가이드 맡은 경지재 선생이 웃으면서 말한다.

"여지껏 같이온 멤버 중에 가장 짧은 거리에서 쉬네요.." 

 

애고..내 능력이 그런걸..ㅎㅎ

그런데, 그 순간 119복장의 남자가 잠시 자리를 피해달란다..

부상자 호송해서 내려오는 중이란다

벌써 부상을??

정말 발에 기부스한 사람이 업혀서 내려온다..

음.. 이무기 능선, 사람 겁 지대루 주는구나..ㅎㅎ

 

우리도 조심 조심 올라간다..

 

틈틈히 계단이 있기 망정이지, 아니면 정말 악산이었겠다..

남산이 아니라 남악산으로 불러야..ㅎㅎ

 

주차장에서 고위봉 정상까지 고작 1.7km인데, 가다가 쉬기를 반복한다..ㅎ

 

진달래가 자주 나와 위로해주길 망정이지, 아니면 유격훈련깜이라..

 

잠시 금오봉과 용장사지 능선을 바라본다..

저 아래 용장골 주차장은 엄청 작아졌다..

 

여기가 이무기 등뼈쯤될라나..ㅎ

 

고위봉이 아직 저만치 높다..

 

이무기 어깨쯤 되는 곳에 진달래가 탐스럽게 피었다..

 

진달래 시즌에 경주 남산이 정답이다..

 

이무기 턱쯤 되는 곳에 오늘의 난코스..

줄잡고 오르기..

선두 여성들이 줄잡고 씩씩하게 오른다..

이런거 보면, 이젠 여자도 군대가도 된다고 본다..ㅎㅎ

 

여자도 잘 올라가는데, 정작 내가 빌빌거리자, 각종 훈수가 난무한다..

이무기도 비웃는다..

어허 감히..ㅎㅎ

 

오늘의 최고 뷰포인트에 섰다.

이무기 고삐를 쥐었다고나할까??

 

남산위에 제일 이쁜 소나무..

 

마지막 고바위에 올라 진달래를 물에 띄워 마신다..

꽃과 하나되어 더 아름다운 봄날..

 

고위봉에 올랐다.

해발 494m 지만, 이무기능선을 끼고 베이글한 파워를 자랑한다.. 

 

행복한 걷기는 하산시 기다리는 진달래주 기대심으로 계속 이어진다..

4월이 되니 탄동천 벚꽃이 궁금해졌다.

빠르면 3월말 늦어도 4월 초순에 만개하기에..

주차장에 차를 내고 나서니 벚꽃이 보이기는 하는데..몇그루..

 

메인인 화페박물관 앞은 아직도 동면중인가??

가까이 가보니 잘나가는 놈이 개화율 10% 정도..

다음주 중에 만개할 것같다..

 

개나리는 먼저와 기다리는 중..

언제나 그랬듯이..

먼저 가기전에 만나고 갈 수 있을라나..ㅎ

 

몇 그루 핀 벚꽃이라도 보려고 다가갔더니..헉

나처럼 성미급하고 호기심 많은 넘들이 와있다..

 

직박구리..이넘 머리도 안감고,세수도 않고 눈뜨자 마자 달려온듯

부시시한 모습이다..

 

궁시렁 대면서 연신 꿀을 빤다..

이번 주말은 글렀지?? 언제 다 피냐?  다음주 화요일 쯤 와볼까??

 

따뜻한 봄날..

시내를 걷다보니 걸리는 곳이 많다.

코로나 선별 임시검사소 부근이나 사람이 많이 다니는 학교, 백화점 등을 피하여 도심 속에서도 잠시 한가한 산보를 할 코스가 없을까?

그냥 피하고 싶은 곳을 피하다보니 소공원을 따라 한가한 올레길이 만들어졌다.

 

요 소공원에서는 우드볼 경기장을 슬쩍 지나친다.

 

메타세콰이어 길을 걸어가면 절정의 산수유가 뽐내고..

 

이제 타자석에 들어선 백넘버 3번의 목련의 손에는 힘이 들어간다..

 

신호등을 건너지 않고 연결되면 좋겟지만 그것은 다 운수소관이다.

 

목련의 안타로 1번타자 매화는 3루까지 달려간다.

이제 안타 하나면 이파리 다 떨구고 홈으로 돌아간다..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는 양지 쪽에 명자꽃이 피기 시작한다.

 

그래도 이번주 중심타선에는 개나리에게 4번을 맡겨봐야겠다.

 

그때 저기서 벚꽃이 뛰어온다..

저기요! 저도 몸 다 풀었거든요.. 언제 등판시켜주나요?

내일 경기에 보자..ㅎ

 

전나무 숲길을 걸으며 봄을 만끽한다.

도란 길이란 한결같음 속에서 새로운 것을 찾는 것일까?

새로움 속에서 한결같음을 찾는 것일까?

 

한결같음과 새로움은 둘이 아니다.

다만, 바라보는 관점이 자유자재, 능소능대, 능종능탈, 능방능원, 능수능란하면 다 보인다. 

 

5번타자 진달래가 안타를 날리며 오늘 경기는 대승으로 끝났다.

정상에서 내려와 약사암 일주문으로 왔다.

 

동국제일문..

아니 동국제일경(東國第一景)이라고 써도 승복하겠다..ㅎ

 

약사봉 아래 약사전이 제비집처럼 앉아있다.

건너편 보봉에는 신비한 돌탑과 조형물..

 

맨 우측은 기도하는 보살상이다..

공든 탑을 쌓은 할아버지의 손자에 대한 애틋한 사랑이 불심으로 승화하였다.

 

약사여래좌상..

지리산 삼형제 석불이 법력이 원만하여 약사암, 직지사 약사전, 수도암 약광전에 한자리씩 차지하였으니 

중생의 소원쯤은 거뜬히 들어주실 것 같다..

 

 

약사전 안에 새대통령 당선자의 연등이??

약사여래 법력으로 새정치 발원 소망을 이루어 주실려나??

 

범종각을 연결하는 출렁다리..

이제껏 다녀 본 것 중에 제일 출렁거리는 다리다..멀미가 날 정도..

 

 

범종은 언제 만들어졌나?

종 표면을 보니, 고 박정희, 육영수, 영애 박근혜, 국무총리 신현확, 보안사령관 노태우가 표기되어있다.

1979년 12.12. -  5.17. 사이에 만들어진 것 같은데??

 

 

범종 하나에 대통령 3명 이름이 들어간 것은 유일하지 않을까?

 

출렁다리 아래 또다른 출렁다리..

이것도 건너보면 좋을텐데..ㅎ

 

미륵석불 방향으로 하산한다.

<하산 방향을 두고 옥신각신하다가, 내기하자고할 때 꼬랑지를 내렸다. 집문서 걸고 내기했다간 거덜날뻔 했다.>

 

이 길로 올라왔으면 엄청 궁시렁 거렸을 것 같다.

194계단이란다..

아, 그러면 송가인 노래로 한마디 해야지..

금오산아~ 금오산아~

너만은 변치말자

한발 올려 맹세하고 두발디뎌 언약하던

한계단 두계단 194계단에~~"

 

 

연리지도 있다. 

물 맛좋은 석간수도 나오고..

 

절묘한 마애여래입상이다.

바위 모서리에 새긴 작품은 처음 본다..

 

이 부처님 손모습(수인)이 여원인이란다.

왼손 손바닥을 밖으로 내보이는 모습..

중생의 소원을 모두 성취시켜주는 수인이란다..

그래서 얼릉 소원을 빌었다. 

 

하산길에 무수한 돌탑과 만났다..

 

 

 

석아! 라고 절규하는 할배..

김용수씨..

손자 형석은 태어날 때부터 뇌병변장애로 말하지도 걷지도 못했는데, 10살무렵까지 수발하던 중에 패혈증으로 사망하자, 명복을 빌면서 또다시 10여년 세월동안 돌을 져날라 돌탑을 세웠다.

 

금오산의 오, 손자 형석의 형을 따서 오형돌탑이라고 부른다..

<사연, https://youtu.be/D4E0vo3Z1OQ  

          https://youtu.be/nEUIT6suwDs >

 

자세히 보면, 학교를 하루 밖에 다니지 못한 손자를 위한 오형학당에는 한반도지도, 로켓이 있고, 동물농장에는 각종 동물돌탑도 있다..

 

누구의 간절함이 중생들의 힐링 포인트가 된다.. 

 

다시 돌아온 대혜폭포, 오전보다 수량이 늘었다..

 

지친 발이 케이블카를 반긴다..

주차장에 와서 파스타 먹으러 간다.

폴이네키친..오징어먹물파스타가 멋있고 맛있다.. 

 

돌아오는 길..금오산으로 금 까마귀 날아간닷!!

잠꼬대하는 사람을 태운 차는 경부고속도로를 달려간다.. 

이번 걷기는 지난번 구미 걷기 ( https://blog.daum.net/servan/6350736  ) 속편인 셈이다.

그때 다리힘이 부족하여 대혜폭포, 도선굴에서 돌아섰는데, 절경 약사암을 보려고 몇년을 별렀다.

그리고 케이블카를 타고 해운사에서 내려 거기서 부터 걷기로 계획했다.

<왕복 2km 절약하여 왕복 5km만 걸으면 된다>

케이블카 주차장이 일찍 만차된다고 하여 8시 30분까지 도착했다.

그런데도 4번째 대기..다행히 8시 45분 쯤 빈자리가 생겨 주차를 하고 9시 첫출발하는 케이블카를 탄다..

나같은 사람이 몇팀 같이 탔다..ㅎ

 

전날 내린 비로 시원한 물줄기를 자랑하는 대혜폭포를 지나 계단을 오르기 시작한다.

 

정상까지 2.1km, 안내방송으로는 1시간 30분 걸린다는데..

 50미터 가다 쉬고, 가다 쉬니..내 능력으로는 어림도 없다.

뭐 오늘 중에는 다녀오겠쥐하는 장원심(長遠心)으로 천천히 걷는다.

 

산수유가 엘로우카드를 보낸다..

 

할딱고개에서 바라보니 금오지도 보이고..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던 도선굴 벼랑길도 보인다..ㅎ

 

할딱고개를 지나도 할딱이는 숨은 줄지 않고 더 거세진다.

쉬엄 쉬엄이 정답...

 

더 오르니 금오지 너머로 낙동강이 보인다.

큰바위 얼굴도 나타나고..ㅎ

 

마애석불 삼거리에서 우측 정상방향으로 간다..

 

성문터가 나온다..

노약자는 이성으로 피난오는 도중에 죽겠다는..ㅎ

정유재란 때 정기룡장군이 지켰다.

임진왜란때는 농성 준비도 못하고 도선굴로 피난했고, 정유재란 때는 성으로 피난했지만 왜군이 천안, 직산부근에서 패퇴하여 여기까지는 오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6.25 때도 피난은 주로 1.4후퇴 때 많이 갔단다..

사실은 천안, 직산부근에서 중공군을 격퇴했기에 피난갈 필요도 많은 사람이 움직였다는..ㅎ

 

20번도 넘게 쉬고 올라가는 것같다..

드디어 정상부에 도달..

 

약사암 일주문이 보이지만, 일단 정상으로 고고..

 

정상..현월봉..976m

달이 걸리는 봉우리..

 

구비 구비 감도는 낙동강을 바라보며 신선놀음하기 좋은 곳이다..

 

정상에서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진짜 절경은 정상에서 보이지 않는다..

정상에서 더 나아가라..

백척간두 진일보..

도(道)건 길이건 진수는 가일보(加一步)한 곳에 있다..

시설물 철조망을 끼고 돌아 위 표지판 뒤로 난 오솔길로 가야 한다.

 

아무런 표지도 없는 아슬아슬한 구간을 지나야 절경이 보인다..

 

짠! 그동안 사진으로만 보던 절경의 현장에 섰다..

다리가 부들 부들..ㅎ

 

약사봉 아래 약사암과 구름다리로 이어진 범종각..

그너머로 금오지와 구미시가 그리고 낙동강까지..

중국에서도 보기어려운 절경이다..

 

고개을 들면 바로 정상이 보인다..

 

아! 그 이상 말을 하면 사족이다..

그냥 바라보고, 찍고 또 찍는다..

 

 돌탑과 돌거북 조형물이 있는 신비한 분위기..

접근하기도 어려운 백척간두에 누가 이런 것을 만들었을까?

김용수라는 분이 오래전 패혈증으로 사망한 손자 김형석 군(당시 10세)의 명복을 빌기 위해 쌓아올린 것이라 한다. 장수를 상징하는 거북이 돌탑을 보니,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난 손자를 그리워하는 심정이 짠하다. 

 

절경 속에서 점심을 먹는데, 새 한마리 날아와 식사에 동참한다. 

누군가 뿌려놓은 라면 부스러기를 맛나게 먹느라 바쁘다..

덕분에 NFT화일용 사진을 찍었다..ㅎ

 

여기 요 좌측 돌탑..

나중에 약사암에서 바라보면 기도하는 보살이 된다..ㅎ

 

마지막으로 절경을 바라보고..약사암으로 내려갈 준비를 한다..

 

비갠후 질지 않은 길 걷기..

구룡승천길 금강변 데크길을 걸을 생각이었는데, 차를 운전하고 가다가 착각하여 도착한 곳..

신탄진 금강로하스길이다..

 

조정지댐부근에서 대청대교를 향해간다..

 

청한정(淸閑亭) 맑고 한가로운 정자..

一日淸閑  一日仙 
하루 마음이 깨끗하고 편안하다면 그 하루 동안은 신선이 되는 것이다.

 

우중에 강변에 텐트치고 지내는 사람도 제법 있다..

 

대청대교에서 돌아선다..

 

강변으로 내려가니 가마우지들의 아지트가 잇다.

 

생각지도 못한 금강 흙길을 만났다.

 

바람은 불어 불어 청산을 가고

금강은 흘러 흘러 천리를 가네..

 

https://youtu.be/6R1UMJ7etIA

 

13년전 3월 나를 걷기로 이끌었던 금강..

 

금강을 따라가는 나의 마음은

추억을 꽃잎을 따며 가는 내마음

 

봄강이 그린매직의 요술을 부리기 시작한다..

 

 

여기서 배를 타고 불무교를 지나 갑천으로 해서 집으로 간다면...

상상만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봄처녀의 패션은 연두치마에 노란저고리..

 

 

<오후걷기> 대전 신탄진 대청대교 - 조정지댐 사이 왕복 4km

쌍계사를 방문한 제1목적인 불일폭포를 향해 간다..

금당을 지나면 산길로 이어진다.

 

그린매직의 시간..

연두색 신록이 올라온다..

 

금년 첫 진달래를 만난다.

좀만 기다려라 금년에는 구봉산에서 너를 만나마..

 

 

그냥 걸어가기도 쉽지 않은데, 바닥에 돌을 깔고 다듬은 사람들의 노고에 감사한다..

 

그때, 내눈이 득템을 한다..

바위 속 인물이 무언가를 먹는 모습아닌가??

"먹방 보살" 이렇게 명명해본다.

혹시 아나?  대박날지??

 

 

환학대..

최치원이 쌍계사를 방문하여 쌍계 석문이라는 각자도 새긴 것으로 보아 이곳도 지나간 모양이다..

 

 

조선 중기 어느 선비가 이곳을 지나다 원숭이 바위에 자기 이름을 새겼다.

나중에 방문한 남명 조식이 이것을 보고 디게 뭐라고 했다

그덕에 그 선비 이름은 몇백년을 전한다..ㅎ

 

마적대

1) 최치원이 말을 타고 가다 남긴 자국이라는 설

2) 명나라 이여송이 말타고 남긴 자국이라는 설

 

2)번이 정답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이여송은 서울 북쪽 벽제관 전투에서 왜군에 패해 북쪽으로 도주했는데, 언제 지리산에 왔을까?

 

일순 넓은 평지가 나온다.

불일평전

 

조선시대 이상향으로 청학동 찾기가 유행이엇다.

청학동의 요건에 들려면, 교통 오지로 전쟁이나 세금수탈을 피하기 좋고, 안에서는 자급자족할 만한 땅과 물이 좋아야 한다.

이 곳은 그 요건에는 딱 맞는데, 문제는 불일폭포라는 명승이 잇어서 유람오는 양반들이 많아 양반행패를 피하기는 어렵겠다. ㅎ

 

 

70년대 변규화가 이곳에 살면서 돌탑을 쌓았다.

소망탑..

그는 무슨 소망을 빌엇을까?

 

매화도 소망이 있는가?

밝은 달?? 아니면 촉촉한 비??

 

불일평전을 지나면 폭포가 가깝다.

그런데, 다리 후들거리는 구간이 나타난다.

 

안전시설 해놓은 지금도 심란한데, 그 옛날 사람들은 어찌 이런 길을 지나 폭포구경을 갔을까?

배짱없으면 구경다니지도 못했겠지..

 

불일암을 지나면, 급경사 계단을 내려간다..

 

오! 나무 사이로 폭포가 설핏 보인다.

그제 나를 고민 시키던 비가 오늘은 풍부한 물줄기로 효자 노릇한다.

 

60미터의 긴 물줄기..간만에 보는 시원한 풍광이다.

 

겸재 정선이 이 풍광을 그렸고, 2018년에는 현석 이호신 멋진 그림으로 그려냈다.

 

폭포를 바라보며 점심을 먹는다..

한참 바라보아도 질리지 않는다.

 

 

계곡은 깊어 산수유도 이제사 눈을 뜨고 있고, 매화는 보이지 않는다..

 

폭포에서 올라와 불일암을 방문했다.

보조국사 지눌선사가 이곳에서 수도했다.

그는 지리산 상무주암에서도 수도했다..

그가 수도한 곳을 찾아가보면 그는 오도했으리라 짐작이 간다. 모두 간절한 사람이 가는 곳이었다.

 

불일(佛日)..지눌선사의 시호가 불일보조(佛日普照)였다..

부처의 햇살을 널리 비추시라..

송광사나 이곳의 불일암은 그를 추모하는 암자다..

 

주련에

飛瀑頂上佛日庵(비폭정상불일암)
羅代眞鑑刱始居(나대진감창시거) 
焉時普照暫休息(언시보조잠휴식)
人天共讚得寺名(인천공찬득사명) 

 

폭포수 떨어지 곳 정상에 불일암

신라 진감선사가 창설하고 처음 거주하셨네

어느 때 보조선사가 잠시 쉬고 계셨지

사람과 하늘이 모두 사찰 이름으로 기리고 있네.

 

보조국사가 휴식했다는 곳에 놓인 작은 의자에 앉아 

마음을 내려놓고 쉬어본다

 

눈을 감으니 물소리, 솔바람소리가 하나되고

눈을 뜨니 푸른 산 파란 하늘이 갈라지네

 

<오늘 걷기> 쌍계사 대웅전 - 환학대 - 마족대 - 불일평전 - 불일암 - 불일폭포  약 5km

<길평> 꽃피는 시즌에 화개꽃길과 불일폭포길을 함께 걷기를 강추..

 

불일폭포 길은 정말 귀한 인연으로 생각한다.

더구나, 절앞 식당에서 섬진강 제첩국을 먹으니 입맛도 만족스럽다.

 

고양이 같은 봄날이 시작된다.

봄이 가고 꽃이 져도 이번 걷기는 잊지 못하리라..

 

2일째 순천에서 간전을 거쳐 구례로 접어들었다.

십리 벚꽃길에 벚꽃이 달랑 한그루 피었다.

이런 상태로 어떻게 1주일뒤 만개하여 손님을 받을까?

섬진강은 빙긋이 웃는다

겪어본 사람만이 안다는듯이..

 

쌍계사 주차장은 넓어서 좋다.

입장료 면제를 70세로 연장했어도 여기서는 불만이 없다.

 

쌍계사 입구에서 만나는 미얀마 민주화 항쟁 응원 플랭카드..

2021. 2. 1.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세력에 체포된 아웅산 수치, 민꼬나이(민 코 나잉)..

민주화의 길..멀고도 험하다.

그런 길을 달성한 대한민국 칭찬한다..

 

삼신산이 어딘가 했더니, 지리산 삼신봉을 이르는 말인갑다..

 

금강문까지 갖춘 번듯한 절이다..

 

팔영루((八詠樓)

840년 신라 문성왕 때 당나라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진감 혜소 선사가 선과 범패를 가르칠 때 처음 지은 건물이다.

범패는 인도 불교 음악인데, 진감선사가 섬진강에서 뛰노는 물고기를 보고 팔음률로서 어산(魚山)이란 범패를 작곡하였기에 여기서 팔영루라는 이름이 유래한다.

https://youtu.be/L_ZZ1ZCXZBs

 

진감선사탑비..

최치원이 중국에서 돌아온 3년뒤 31살에 글을 짓고 글씨를 쓴 것이다.

최치원이 쓴 사산비명 중 하나로 국보 47호다..

 

비문내용을 보자..

공자가 문하 제자에게 일러 말하기를 “내 말하지 않으련다. 하늘이 무슨 말을 하더냐”고 하였으니 

저 유마거사가 침묵으로 문수보살을 대한 것이나 부처님이 가섭존자에게 은밀히 전한 것은 

혀를 움직이지도 않고 능히 마음을 전하는 데 들어맞은 것이다.

 ‘하늘이 말하지 않음’을 말하였으니 이를 버리고 어디 가서 얻을 것인가.

.....

선사의 법휘는 혜소(慧昭)이며 속성은 최씨(崔氏)이다. 그 선조는 한족(漢族)으로 산동(山東)의 고관이었다. 

수나라가 군사를 일으켜 요동을 정벌하다가 고구려에서 많이 죽자 항복하여 변방(신라)의 백성이 되려는 자가 있었는데 성스러운 당나라가 4군을 차지함에 이르러 지금 전주의 금마사람이 되었다

....

선사는 얼굴 빛이 검어서 모두들 이름을 부르지 않고 지목하여 흑두타(黑頭陀)라고 했다.

정원 20년(804)  세공사(歲貢使)에게 나아가 뱃사공이 되기를 청하여 배를 얻어 타고 서쪽으로 건너가게 되었는데...창주(滄州)에 이르러 신감대사(神鑑大師)를 뵈었다

....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아니 홍색이 꼭두서니 보다 더 붉고 청색이 남초 보다 더 푸른 것과 같았다.

...

그 때 마침 우리나라 스님 도의(道義)가 먼저 중국에 와서 도를 구하였는데 우연히 서로 만나 바라는 바가 일치하였으니 서남쪽에서 벗을 얻은 것이다.

...

화개곡의 고(故) 삼법화상(三法和尙)이 세운 절의 남은 터에 당우(堂宇)를 꾸려내니 엄연히 절의 모습을 갖추었다.

...

몇 해를 머물자 법익(法益)을 청하는 사람이 벼와 삼대처럼 줄지어 송곳을 꽂을 데도 없었다. 

....

이에 (현 쌍계사 위치에) 선려(禪廬)를 지으니

뒤로는 안개 낀 봉우리에 의지하고 앞으로는 구름이 비치는 골짜기 물을 내려다 보았다.

시야를 맑게 하는 것은 강 건너 먼 산이요, 귓부리를 시원하게 하는 것은 돌에서 솟구쳐 흐르는 여울물 소리였다.

더욱이 봄 시냇가의 꽃, 여름 길가의 소나무, 가을 골짜기의 달, 겨울 산마루의 흰 눈처럼 철마다 모습을 달리하고

만상이 빛을 바꾸니 온갖 소리가 어울려 울리고 수많은 바위들이 다투어 빼어났다. 

....

옥천(玉泉)이라는 이름으로 현판을 하였다. 손꼽아 법통을 헤아려 보니 선사는 곧 조계의 현손이었다. 이에 육조영당(六祖靈堂)을 세우고...

...

대중 4년(850) 정월 9일 새벽 문인에게 고하기를 “만법이 다 공(空)이니 나도 장차 갈 것이다. 일심(一心)을 근본으로 삼아 너희들은 힘써 노력하라

...

도토리와 콩을 섞은 범벅에 나물 반찬도 두 가지가 아니었는데 귀인들이 가끔 찾아와도 일찍이 다른 반찬이 없었다. 문인들이 거친 음식이라 하여 올리기를 어려워하며 말하기를 “마음이 있어 여기에 왔을 것이니 비록 거친 밥인들 무엇이 해로우랴” 하였으며, 지위가 높은 이나 낮은 이, 그리고 늙은이와 젊은이를 대접함이 한결같았다

....

어쩌다 향을 선물 받으면 "나는 냄새가 어떠한지 알지 못한다. 마음만 경건히 할 뿐이다"

중국차를 공양받으면 "나는 맛이 어떤지 알지 못하겠다. 뱃속을 적실 따름이다"

....

평소 범패(梵唄)를 잘하여 그 목소리가 금옥 같았다. 구슬픈 곡조에 날리는 소리는 상쾌하면서도 슬프고 우아하여 능히 천상계의 신불(神佛)을 환희하게 하였다.. 

....

마땅히 옛 이름을 버리고 새 이름을 지어야 했는데 절이 자리 잡은 곳을 살펴보게 하니 절 문이 두 줄기 시냇물이 마주하는데 있었으므로 이에 제호를 하사하여 쌍계(雙溪)라고 하였다.

 

<출처>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byunsdd&logNo=220907119320

 

 

 

 

이 부처님은 내눈에는 노고할미와 닮앗다. 남매인가??

산신당 탱화에 그려진 산신도 지리산 여신 마고할미 모습이다.

 

 

반야용선 타고 건너가는 피안은 매화가 피어나는 매원이네

무릉도원으로 가지는 않는다는..ㅎ

 

노년의 지혜..

은근한 핵심은 돈 관리 잘해서 베풀고 살라는 말씀..

 

피안의 세상 극락 매원으로 향하실 때는 아름 떨어진 매화꽃 즈려밟고 가시옵서.. 

 

 

쌍계사의 정신적 토대가 되는 금당으로 간다..

위 안내문 중에 "金堂" 글씨가 추사 글씨라는 것은 오류니, 정정 바란다..

 

 

일일부작 일일불식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

이 정신이 선불교의 정수이고, 이 노선을 따르는 한 선불교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하안거, 동안거가 없으니, 금당 참배가 가능한 기간이다.

 

청학루를 돌아 팔상전 옆 108계단을 오르면 금당이 나온다..

 

매화가 반겨준다..

한차례 추위를 겪고 피어난 향기라야 중생의 코를 찌른다는데..

 

중생의 코를 찌르는 향은 매화 아래 천리향이다..헐

천리향의 위세 눌려 매향은 얌전하다.

요즘 돈 파워에 휘둘려 도 닦는 사람이 귀해지는 현실이 오버랩된다..

 

 

금당 글씨 좌우로 세계일화 조종육엽, 육조정상탑 글씨가 추사(완당) 김정희가 쓴 것이다.

자세히 보면, 완당 낙관이 있다.

세계일화 조종육엽(世界一花 祖宗六葉)

세상은 하나의 꽃, 조사는 여섯잎

당나라 시인 왕유가 "육조 혜능선사 비명"에 쓴 귀절이다

 

육조정상탑..

육조 혜능의 머리(두상)을 모신 탑..

실제 금당 안에는 탑이 모셔져 있다.

 

그런데 과연 실제로 탑안에 육조 혜능의 머리가 모셔져 잇을까?

이 절의 역사가 시작되는 현장이다.

 성덕왕 21년(722년) 김대비(金大悲)와 삼법(三法) 두 스님이 중국으로 유학갔다가 육조 혜능선사의 머리를 모셔와(훔쳐와) 꿈에 계시받은 "눈 속에 칡꽃이 핀 곳(설리갈화처 雪裏葛花處 )"을 발견하여 머리를 모셨다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육조단경에는 육조 혜능이 "내가 입적하고 수십 년이 지나면 어떤 사람이 내 머리를 취하려는 절취 사건이 벌어지고 동방보살이 올 것"이라고 예언을 했고, 실제 김대비라는 신라 승려가 육조 혜능 머리를 탈취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이 중국 기록에 남아 잇다고 한다.

http://www.beopbo.com/news/articleView.html?idxno=72196

 

 

금당 주련에는 육조 혜능의 선시가 붙어있다

이 시는 수좌 신수의 선시에 댓글로 쓴 것인데 오조 홍인이 보고 도통했음을 인정하고 전법제자로 인가한 것이다..

 

菩提本無樹(보리본무수)
明鏡亦無臺(명경역무대)
本來無一物(본래무일물)
何處有塵埃(하처유진애)

보리(깨달음)은 본디 보리수 나무가 아니며
밝은 거울(마음) 또한 받침대가 없네
본래 한 물건이라 할 것이 없는데
어디에 티끌(번뇌)이 일어나리오.

 

 

오조 홍인선사는 겉으로는 아직 수준이 아니라고 햇으나, 야밤에 찾아가 그에게 전법 인가를 하고, 의발을 전수한다.

그리고 날이 밝기전에 서둘러 배를 태워 보내며 당부한다.

때가 될 때까지 숨어서 도를 갈무리하고..

 

혜능이 홍인선사의 의발을 전수받아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된 제자들이 의발을 뺏으려 쫓아갔다.

그중 군인 출신의 혜명이 혜능을 따라잡자, 혜능은 "의발이 탐난다면 가져가시오" 라면서 의발을 바위위에 놓았다.

그런데 혜명이 의발을 집어 들을려고 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놀란 혜명은 혜능에게 간절히 가르침을 청한다.

이때  혜능의 첫 설법이 이루어 진다.

 

"선도 생각지 말고 악도 생각지 마시오.
 바로 이때 어떤 것이 그대의 본래 면목이오?"
 
이말을 듣고 혜명은 그 자리에서 대오(大悟)하고
혜능선사의 제자가 되어 법명을 도명(道明)으로 바꾸었다.

 

 

오조, 육조, 도명의 이야기 속에 구도를 위한 간절함이 있다.

그 많은 신라사람들이 당나라 유학을 가서 선을 공부하고 돌아와 이땅에 불국토를 건설하려고 노력햇다.

우리나라 조계종의 정신적 스승은 도의국사인데, 그는 진감 혜소선사가 당나라 유학시 중국에서 유학 중 만나 벗으로 지냈다고 한다..

이 두분의 스승의 뿌리가 육조 혜능으로 귀결된다..

그러니 혜능의 골수사상을 간직하고 유포하고 싶은 마음에서 육조정상탑이 생긴 것이다.

육조 혜능은 법안으로 천년뒤 중국에서 문화혁명으로 불교가 파괴될 것을 예견했을 것이다.

그래서 동방보살에 의해 그의 골수사상이 동방(신라)으로 전해져 불맥이 이어지기를 기대했을지 모른다.

 

이곳 금당터는 통일신라때 진감 혜소선사에 의해 중창되었고,

고려시대 보조국사 지눌도 이 정상탑을 참배하고, 인근 불일암에서 수행했다.

구한말 경허선사가 이곳에 금당선원을 개설했다.

여기서 용성, 금오, 동산, 청담, 효봉, 법정 등이 현대 불교의 쟁쟁한 고수들이 동방장, 서방장에서 안거를 했다.

 

먼저 동방장이 선문 한다.

肯同浮木接盲龜
긍동부목접맹구

"눈먼 거북이가 물 위에 구멍난 나무를  만났구나!"

 

서방장이 선답한다

千年桃核長靑梅

천년도핵장청매

"천년 묵은 복숭아씨에서 푸른 매화의 싹이 텃드라"

***

매화와 매실을 모르곤 도통할 수 없는기라..ㅎㅎ

 

현재의 모습으로 이 절을 중창한 고산 스님도 서방장에서 오도했다.

 

心行一場夢(심행인장용) 

息心卽是覺(식심즉시교)
夢覺一如中(몽교일여중) 

心光照大千(심광조대천)

마음 작용은 한바탕 꿈이요 

한 마음 쉰 것이 곧 깨는 것이라
꿈과 깸이 한결같은 가운데

마음 광명이 대천세계에 비추도다

 

그가 2021. 3. 27. 열반할 때 남긴 열반송이다.

 

春來萬像生躍動 (춘래만상생약동)
秋來收藏待次期 (추래수장대차기)
我於一生幻人事 (아어일생환인사)
今朝收攝歸故里 (금조수섭귀고리)

봄이 오니 만상이 약동하고 

가을이 오니 거두어 다음을 기약하네.
내 평생 인사가 꿈만 같은데 

오늘 아침 거두어 고향으로 돌아가네.

 

매화지고 벚꽃 피는 날 돌아갔다.

꽃다운 인생아닌가??

 

쌍계사 금당 매화향기는 눈에 보인다.

 진한 천리향 같은 황금만능의 냄새가 넘치는 현대, 간절한 도심(道心) 같은 매향은 눈으로 보아야 한다..

 

돌아가는 길..

고산스님의 소리가 들린다.

불식촌음(不息寸陰)

잠시도 해찰 하지마라

촌음을 아껴 정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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