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몇년을 걷다보니 계절에 딱 맞는 명품길 리스트가 딱 나온다.

복사꽃 보려면, 4월 3주에 이곳으로 와야 한다.

<내비>에 사곡2리문화회관 (음성군 감곡면)..을 친다.

회관 앞 공터에 도착하자,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복사꽃이 환영해준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유혹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 같다.

 

이 시즌에는 복사꽃을 흉내내는 것이 유행인가??

 

고목 좌측으로 골목길을 돌아가는데, 라일락 향기가 코를 찌른다..

워매, 복사꽃과 한번 해보자거여~

 

그뿐이 아니다. 

고고한 배꽃아가씨도 나와서 반길줄이야..

파워 블러거 온다고 소문낫나?

 

오늘은 동행의 다리 부상 땜시로 조금만 걸을 요량으로 거꾸로 관음사 방향으로 올라간다.

으잉?? 가는 날이 장날이고, 노쳐녀 시집가는 날 등창난다고..ㅎ

길 공사중이다..애고..

이 사람들아!! 복사꽃 시즌이 끝나고 하던지, 그전에 끝내던지..ㅎ

 

어찌되었건, 꽃만 이쁘면 된다..

 

오매, 무릉도원은 쏴라있네..ㅎ

 

 

조팝도 소문듣고 나와부렀네..

뭐일이랴~ 일단 환영부터 해부러..ㅎ

 

사과꽃도 피었네..충주나 가야 볼 수있을 줄 알았는데..

참 반갑구마이..ㅎ

 

복사꽃 능금꽃이 피는 내고향..

이 노래 가사가 거짓말이 아님을 알겠다..

 

1600년전에 도연명이 무릉도원 피셜 한마디 한 이후로

얼마나 많은 글쟁이들이 풍류를 핑계로 봄빛 속을 쏘다녔던가??

 

날씨와 눈이라도 무릉도원을 즐기면서 세상시름을 잊으면 그것도 공덕이다..

복사꽃 뒤에 신록이 배경으로 서있지만, 그린매직이 더 신령스럽다.

그린은 언제나 옳다는 카피처럼..

 

다리 핑계 대신에 불쑥 쑥캐고 싶다는 이유를 대는 동행을 두고 나만 관음사로 간다..

 

꽃들의 공양을 받으셔서 그런지, 동전 공양을 받으셔서 그런지, 표정이 매우 좋으시다..

 

산철쭉은 아직이지만, 참철쭉이 제철이다..

그러나, 이것이 예고편인 줄 이때는 몰랐다..

 

예진아씨처럼 참 곱기도 하다..

너만은 마약하지 말그레이..ㅎ

 

탑등도 몰래 그녀를 연모하고 있다는..ㅎ

 

천년의 고생 끝에 등룡문에 올라 여의주를 입에 무신 이무기님 축하드립니다..ㅎ

용님들은 검수완박의 검사꼴나는 일은 없겠지요??

 

이번 꽃생의 마지막을 맞이한 개나리, 진달래, 벚꽃이 절집에 모여 극락왕생을 빌고 잇다..

니 인생도 얼마 안남았다..알간?? 

 

둘레길로 올라간다..

 

양지꽃이 넙죽 절하며 반긴다..

아! 이 친구야, 나는 부처가 아니여~

나도 맞절하며 얼릉 사진을 찍는다..ㅎ

 

둘레길을 걷다가 혼자 두고온 동행이 걱정되서 돌아선다..

 

도원으로 돌아오니  모두 봄놀이에 바쁜데, 민들레 집안만 출가 준비로 바쁘다..

키우긴 엄청 잘키웠네..

도원이 8학군일쎄..

 

이 노친 강아쥐..복사꽃이라도 따가는 줄 알고 엄청 짖는다..

야야, 그러다 목쉰다..타이르니

멀쓱하게 돌아선다..

 

동행은 좌이화 우도화 배석 시킨 쑥보살이 되었네

법력이 원만하여 봉지에 쑥이 가득하다...

"도적이야" 소리가 절로 난다.

 

동행왈,   

且夫天地之間(차부천지지간) 대저 천지 사이의 사물에는
 物各有主(물각유주) 제각기 주인이 있어,
 苟非吾之所有(구비오지소유) 진실로 나의 소유가 아니면
 雖一毫而莫取(수일호이막취) 비록 한 터럭일지라도 가지지 말 것이나,
...

들판의 쑥이라 하는 것은 
取之無禁 (취지무금) 이것을 가져도 금할 이 없고,
用之不竭(용지불갈) 이를 쓴다고 다함이 없으니,
是造物者之無盡藏也(시조물자지무진장야) 이것이야 말로 조물주가 주는 무진장이니
而吾與者之所共樂(이오여자지공락) 나와 그대가 함께 누릴 바로다."

 

헉.. 언제 이리 말빨이 늘었지..

 

이제 쑥으로 신통력이 쑥쑥 늘은 쑥보살이 이제 좀 걷자고 나선다..

모시고 내려오다보니, 처음 보는 자작나무숲길이 생겼네...

둘레길 중간으로 올라가는 길인 것 같아서 고고한다..

 

정말 자작나무숲이 잇다..

 

임도4거리가 나오는데, 우회전하여 임도 출구로 간다..

 

다람쥐도 봄소풍나왔다, 먹다 남은 과자 부시래기 주니 부끄러워 얼굴도 안 내민다..

음, 너 참 촌놈이구나?? ㅎ

 

낚시 인구가 천만이라더니, 여기 낚시터엔 아파트까지 생겻나베..ㅎ

 

내려오는 길에 쑥보살의 법력이 동하사 2차 무진장 채집소동을 벌인다..

나는 옆에서 자리 깔고 누워 송가인 3집 신곡 무한 재생으로 맞불을 놓는다..

서로 윈윈이니 불만은 없다.

https://youtu.be/lOy-v-OAkps

 

드디어 원만구족한 쑥보자기를 들고 부처미소를 지으며 일어서는 쑥보살을 

모과꽃이 환송한다..

내년에도 와서 쑥 한보따리 들고 가세요..

 

돌아오니 도원은 화가들이 차지햇다..

오늘의 도원은 그림 속에서 영원히 살겠다..

 

 

<오늘 걷기> 마을 문화회관 - 관음사, 자작나무 숲길 -임도 - 문화회관 약 5km

어릴 적 기억을 좇아서 백금정에서 읍내 가는 길을 복원해보기로 한다.

일단 백금정에서 서평교까지 몇백미터 다시 걸어 나와 다시 읍내방향인 서쪽으로 수로를 따라 걸어간다..

 

맞아..이런 길을 가다가 잠자리도 잡았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부근에 반압이라 불리던 둠벙도 잇었던 것 같다.

 

 

밤도 익어가고..

 

소가 궁금한가보다

뭘 그리 찾는대유~

요 근방에 반압이 어디 있는지 아는감??

지는 몇살 안돼서 몰류~

 

 

수로의 끝은 경부선 철길과 만난다. 철길 건너편이 조천 연꽃공원이다.

길은 철길을 따라 좌우로 갈린다. 

좌측은 스물두강다리로 가고, 우측은 읍내로 간다.

어릴 적에 이길을 따라 스물두강다리로 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이길을 걷다가 철로에서 튄 돌이 머리를 때렸다.

어찌나 아프던지 울면서 집으로 돌아왓다.

그 사이 눈물은 말랐는데, 엄마를 보자 억울함을 알리려고 우는 소리만 내었던 기억이 난다..

 

엄마는 이 길을 달려갔을 것이다.

분홍 메꽃이 모정처럼 피었다.

 

길은 네강다리 아래로 이어진다.

징검다리 없던 예전엔 어찌 건넜을까??

건기에는 냇가로, 우기에는 철교로 건넜을까? 

철교로 건넌 기억은 없다.. 

 

조천 뚝방도 세종시 경계둘레길 9구간, 10구간으로 정비되는 모양이다.

 

 

어머니는  읍내에서 쌀전거리- 남리를 거쳐 이쯤에서 조천을 건너고 경부선 철길을 따라 가다가 서평리 들판 수로를 따라 동평리 백금정까지 갔을 것이다.

애간장이 다 녹으면서..

우리 아들은??

다행히 아들은 살아잇었다.

지나가던 스님이 건져서  살려놓고 떠났단다..

 

 

어머니의 불심 덕이었을까? 아니면 이일로 불심이 깊어진 것일까?

이것이 있어 저것이 있고, 이것이 없어지면 저것이 없어진다는 연기설..

모든 인연은 연결되어 있다.

내가 무엇을 선택하면 새로운 길이 열리는 것이다.

마치 우리가 내비를 사용하는 것과 같다..

 

조천 연꽃공원에 홍련이 만개하였다.

수렁에서도 물들지 않고 피는 꽃..

 

그래서 부처는 연꽃을 들어 제자들에게 보였다.

어디 부처뿐인가?

자연은 해마다 봄부터 꽃을 들어 우리에게 보인다..

그대 꽃 보면 웃는가?

 

경상도 골짝에서 올라온 어머니는 작은 집에 시모와 수두룩한 자식을 보살피며 틈나는 대로 비로봉 관음암(관음사)에 기도하러 다녔다.

아들이 우환에 시달릴 때는 계룡산 삼불봉에 쌀을 이고 올라가 기도를 드렸다.

 

어릴 적에 엄마따라 이 절에 처음 왔던 기억이 난다.

60년전이 아니었을까?

그 때 법당에 들어갔는데, 깜깜한데 눈이 부리 부리한 무서운 장군이 쳐다보고 잇어 

겁이 나서 시키는대로 절을 했던 기억이 난다..

 

법당에 들어가 3배를 올렸다.

고개를 돌리자, 60년전에 나를 겁나게 했던 신장님이 칼을 들고 여전히 부리한 눈으로 쳐다보고 계신다.

 

 

주련이 설법하시길

碧波深處現神通(벽파심처현신통)
푸른 파도 깊은 곳에 그 자태 나투신다네..

 

폭풍우 치는 바다 한가운데 위태로운 배안에 있더라도

일심 삼매로 구한다면 얻는 것이 있으리라..

 

좌측의 이 주련은 무슨 말씀인지 알아 들을 수 없다

오직 모를뿐..

누군가 법보시를 바랍니다..

 

 

그때 요사채에서 스님이 차공양하자고 부르는데, 나는 문득 어린 시절로 돌아가 비로봉가는 산길로 올라간다.

그러나, 얼마가니 산길은 무슨 시설로 개발되어 막혀있엇다.

다시 돌아와 스님과 커피를 나누며 환담한다.

스님이 오방염주를 선물하신다..

어머니 돌아가신후 이절에서 49재를 지냈고, 이절이 생사 기로에 섰을 때 또  맺어진 인연이 있었다..

그렇게 인연은 중중무진 이어지고, 사라진다.

인연이 있는한 덧 없는 것은 없다.

그러니 깨어있고, 정진하라는 말씀..

 

돌아오는 길에 조치원 복숭아 한 박스 사와서 금년 첫맛을 나눈다..

 

 

<오늘 걷기>

조천연꽃공원 - 번암 - 비로봉 정자 - 스물두강다리 - 동평리 백금정 - 서평리 수로길 - 네강다리 - 연꽃공원 약 9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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