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항재 운탄고도에 베이스 캠프를 설치하고

1일차 걷기를 시작하기 위해 두문동재로 간다..

오늘은 두문동재 - 은대봉 - 중함백산 - 함백산 - 만항재  약 9km를 걷는다..

일단 차 1대는 만항재 하산 주차장에 세워놓고..1대에 합승하여 들머리로 간다..

 

두문동재..

왕년에 야생화 걷기하러 이곳에 와서 두문동재- 금대봉 - 검룡소로 걸은 적이 있다..

( https://blog.daum.net/servan/6349699   참조)

 

 

언감생심..백두대간을 걸을 생각을 품은 적이 없지만, 인연이 나를 이곳으로 이끌었다..

내 다리는 반가워하지 않는다는...

그리고 문제는 출발시각이 너무 늦다..

오후 3시에 백두대간 9km를 걸어 만항재로 간다는 것은 무리라 반대했지만, 드림빌더의 의지를 꺽을 수는 없다..

 

금년에 시작하는 단풍을 이곳 백두대간길에서 만나니 잠시라도 위로가 된다..

 

멀리 매봉산의 풍력기가 아련하다..

금년 여름 매봉산 고냉지 밭에서 "백일몽"을 부르던 기억이 벌써 추억이 된다..

 

숨을 헐떡이며 은대봉에서 쉬는데, 맞은편에서 오는 산꾼과 만났다.

함백산 정상에서 산 3개를 넘어 왔다고 한다..

내 무릎 테이핑한 것을 보더니 걱정한다..

내가 말했다.

"내려가다가 경찰을 만나거든 신고 좀 해주세요..

지금 강제로 끌려서 가는 사람이 1명있다고.." ㅎㅎ

 

 

그래도 간간이 만나는 작은 단풍이 큰 위로가 된다..

 

백두대간 길이라고 별개 아니다..

동네 뒷산 길게 이어진 것에 불과하다..

 

단지 차이를 말하자면, 능선에서 보는 장쾌하고 푸른 산줄기를 보는 광경이다..

 

중함백에 도착..

장쾌한 풍광으로 보상받는다.

 

푸른 산등성이, 하얀 풍력기, 붉은 팥배나무 열매가 강렬한 인상을 준다..

 

드디어 함백산 정상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단풍을 즐기며 중함백을 내려간다..

그러고 보니, 은대봉, 중함백, 함백 3봉우리를 오르락 내리락하는 대간길이다....

 

 

함백산..

함백, 태백의 의미는 "크게 밝음"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마지막 계단을 힘들게 오르면 노을을 거느린 해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해 떨어지기전에 정상에 도착에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드디어 정상이다..

사진 샷 구호는 "아이슬란드"

 

함백에서 대광명을 본다..

 

캠핑이 아니면 어찌 정상에서 일몰을 볼 생각이나 했으리..

 

장엄, 장쾌, 장렬..

장한 걷기..

 

 

어둠 속에 차길에 도착..마지막 2Km를 남기고..

길가에 선 등산객에게 대간길 입구를 묻자..

"이 어두운데 산길로 가지말고 편하게 차도로 만항재로 가세요..20분 걸립니다.."

고마운 충고다..

 

 

백두대간 두문동재에서 한강의 발원지 검룡소 까지 걸으러 나섰다..

두문동재는 강원 태백시 삼수동에서 정선 고한읍으로 연결되는 고개로 싸리재라고도 한다..

두문동재라는 이름은 고려에 충절을 바치는 사람들이 살던 두문동에서 유래하고..두문불출이라는 말도 여기서 나온다..

두문동은 개성 인근의 원조 뿐아니라 전국 여러 곳에 은거한 고려 충신의 동네를 일컫는 말이 되었다..

 

 

두문동재에서 시작되는 금대봉 가는 길은 신라적 길의 풍모를 풍긴다..

 

 

입구에 손님을 맞는 철쭉의 자태에 마음을 빼앗긴다..

 

 

오늘 이길은 금대봉- 분주령 - 대덕산으로 이어지는 자연생태보전지구라서 하루에 300명에게만 탐방을 허가하고, 4일전에 인터넷으로 예약해야 가능하다..

하여 이길은 야생화 탐방의 길로 유명하다..

입구에서 민들레와 눈을 맞추고 출발한다..

 

 

양지꽃..확실히 양지를 지향하는 꽃인가 보다..

 

 

 

 

쥐오줌풀..뿌리에서 쥐 오줌 냄새가 난다나?

쥐 오줌 냄새 맡아본 사람은 뭐하는 사람이었나? 꽃말은 허풍쟁이..

 

 

미나리 냉이.. 

 

 

요건 제비꽃.. 

 

 

산괴불주머니.. 괴불이란 민속노리개를 뜻하고..모양이 괴불주머니를 닮았다는 작명..

서양에서는 종달새 모습을 닮았다는 작명..보는 눈은 제 각각이다..

 

 

백작약.. 

 

 

홀아비 바람꽃..

동행한 꽃 고수가 이름을 알려주자, 여자들이 디게 좋아한다..

한 꽃대에서 꽃이 한개만 피어서 홀아비라고 하였다니..작명자가 과부가 아니었을까 싶다..ㅎ

 

 

 

 

금대봉(1418m)에 오르니 눈이 시원하다..

 

 

얼레지..꽃말은 질투, 바람난 여인..

이꽃은 보는 사람마다 평이 다양하다..

소녀가 치마를 뒤집어 쓴 모습..성기 안쪽을 열어 보인 당돌한 꽃..산골처녀의 파격적 개방..

다이빙하는 수영선수..몸을 젖히고 한 다리로 스케이팅하는 피겨선수.. 아름다운 여인의 속눈썹..

서양에서는 개이빨..

나는 리듬체조의 손연재 같은 꽃이라고 할까?

 

 

 

 

홀아비바람꽃과 얼레지를 서로 결혼시키면 어떨까? 시시덕 거리며 걸어간다..

 

 

고비다 아니다..고비사촌이다 말도 많다..정체불명..

 

 

피나물..줄기를 자르면 주황색 수액이 나와서 피나물이다..

 

 

삿갓나물꽃..

일곱오빠를 잡아 먹은 이무기에게 복수한 여동생의 환생..

칠엽일지화(七葉一枝花)..

 

 

노랑무늬붓꽃..절제된 아름다움이 꽃말이다..

 

 

나도개감채..

나도..가 붙는 꽃도 있고..너도..가 붙는 나무도 있고...

너도 나도 헷갈린다..

 

 

 

요건 당개지치인가 보다..

 

 

 

홀아비 꽃대..외로운 사람이 꽃말이다..

이 홀아비는 누구랑 결혼시키나..ㅎ

 

 

노루삼..

 

   

 

야생화는 홀로 있으면 아름답지만..군락을 이루면 장관이 된다..  

 

 

광대수염풀..

식물에 광대라는 말이 붙으면서도 대체로 광대처럼 울긋불긋하거나 우스꽝스런 모습을 보인다.
광대수염은 꽃잎의 알록달록한 점이 광대를, 꽃받침의 가장자리에 뾰족한 가시가 수염을 연상시켜서 붙은 이름이다.

 

 

줄딸기..덩굴딸기라고도 한다..존중, 애정이 꽃말이다..

가득핀 분홍꽃이 마치 신혼 침대 같다..

 

 

흔한 제비꽃 ..

 

 

 

줄딸기 지천인 들판..

 

 

벌깨덩굴..벌이 좋아하는 들깨같은 덩굴??

 

 

한알의 모래 속에서 세계를 보고, 한 송이 야생화 속에서 천국을 본다..

그대의 손바닥에 무한을 쥐고 찰나의 시간 속에서 영원을 간직하라..(월리엄 블레이크)

 

 

힘든 대덕산 깔딱구간에서 쉬면서 농담 1발 장전..

두사람이 고추농사를 짓는데, 

한 집네 고추는 크고 실하고 소출이 좋고 농사가 잘되길래 옆집 사람이 염탐해보니

그집은 밤중에 마누라가 나가 옷을 벗고 고추밭을 돌고 오는 것이 아닌가?

그제야 전모를 눈치챈 옆집 아저씨..

늙은 마누라 대신 젊은 딸 3명을 동원했더랬다..

그런데, 웬걸 고추농사 망했다..

그 이유는 ??

고추가 다 터졌다는..ㅎ

 

힘들 땐 웃는게 최고다.. 

 

   

 

대덕산 정상에 오르니 전망이 시원하다.. 건너편에 풍력기가 보이는데..선자령이란다...

그러고보니 두문동재, 선자령, 곰배령 등 죽이어지는 황금의 생태지역이다..

 

 

 

 

하산하는 길에 야생화들이 환송한다..

 

 

야생화를 보느라 고개를 숙이고 다니다..고개를 들어보니 명품 숲길 아니던가.. 

 

 

 

분꽃나무..분바른 것 처럼 부드럽고 여인의 분냄새가 난다는 꽃..

잭 니콜슨이 주연한 영화 여인의 향기에 어울리는 꽃 아닌가?

 

 

 

이젠 이정도는 안다..

벌떼덩굴..아니 벌깨덩굴..ㅎ

 

  

참조팝..

 

 

산조팝..

조팝도 여러 질이구나..

고시공부 보다 어렵겟다..치매에방용 공부 중에 난이도를 비교하면..

바리스타 < 소물리에 < 꽃해설사..이런 순이 될거 같다..

 

조팝은 싸리꽃이라고도 한다..

좁쌀을 붙인 것 같다 하여 조팝이라 명명..

꽃말은 노련, 헛수고라니..잘 핀 것은 노련의 극치이고, 션찬은 것은 헛수고란 말인가?

양극화를 상징 꽃처럼 들린다..

 

 

 

 

검룡소..

샘이 깊은 물은 가물에 마르지 아니하고

내를 이루어 바다에 이르나니..

 

 

 

 

 

 

 

오늘은 오롯이 흙길만 걸어서 발바닥 호강한 날이고,

꽃들의 자태에 눈이 호강한 날이며,

꽃고수들의 해설에 귀가 즐거운 날이고

숲해설사들 지청구 먹은 날이며 ㅎ

고금생전 처음 듣는 꽃이름 외우느라 뇌의 묵은 때를 씻은 날이다..

 

"벌양쥐괴 제백홀

 줄고피얼 삿노나

 홀금당노 광분산"

 

무슨 7언절귀 한시처럼 중얼거리며 걷다보니 검룡소..

한강의 기적도 이 작은 샘에서 시작되나니

작은 것에서부터 성실하면 큰 것을 이룰 수 있다는 영화 "역린"의 한마디가 생각나는 날..

 

 

드디어 검룡소 주차장에 도착..

 

 

 

<오늘 걷기> 두문동재→금대봉→고목나무샘→분주령→대덕산→세심교→검룡소 왕복→검룡소 주차장 약 11KM (5시간)

 

 

귀가길에 태백 순두부집에 들려 저녁을 한다..

 

 

 

 

식당 마당에 모란(목단)이 피었다..

함박꽃 아니냐는 논쟁이 붙었다..함박꽃은 작약이란다..

 

 

 

 

오늘의 덕담은 차안에 준비되어있다..

나를 낮추면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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