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와 참새   

 

달팽이 한가롭다.
집까지 짊어지고 나온 마당에 해가 진들 대수랴!
단지 강 옆에 살며 목마르지 않기 바랄 뿐이네.  

 

참새 자유로다.
갈대에 올라앉을 가벼운 몸짓에 어디인들 마다하랴! 
단지 강 옆에 사는 갈대 무성하기 바랄 뿐이네. 

 

(2006. 5. 20. 수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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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 日 閒  江 (백일한강)

해는 동천에 솟아 사위 환한데
강은 안개를 턱밑까지 끌어당기며 누웠다.
길 찾는 왜가리 안개 더듬는 소리에
강물을 뒤척이며 고개를 돌리다가
보름달처럼 창백한 햇님 얼굴을 보곤
흠칫 놀라 일어선다.

(2005.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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