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전국을 많이 돌아다녔다고 자부했는데, 수주팔봉 이야기는 처음 들었다.

차박의 성지로 갑자기 떠오른 명소..

궁금증이 이끈다.

충주 킹스데일 골프모임이 끝나자, 25분을 달려 수주팔봉으로 왔다.

코로나로 차박은 금지되고, 한산한 천변에 수주팔봉의 출렁다리가 비구름을 상대하고 있다.

 

전북 진안 죽도처럼 인공적으로 갈라놓은 바위는 아니겠지??

아니다. 똑같은 사연이다..

1963년 정부 식량증산 정책에 따라 수주팔봉 일부인 칼바위를 절단하였다. 

토계리에서 흐르는 오가천지류의 방향을 돌리고, 하천일부를 농경지로 활용하고자 만들었다.

팔봉폭포는 이렇게 하여 달천으로 흘러드는 오가천의 물길이 수주팔봉 가운데로 떨어지며 만들어졌다.

2018년에는 팔봉폭포 위로 출렁다리를 설치하였다.

 

60년대 보리고개를 없애려고 잘살아보세 운동이 메아리칠 때

쌀밥에 고깃국 먹으려고 쌀 증산운동하면서 바위를 짤라 물길을 내고, 서해안 간척지는 막아 농지로 만들고..

고생 고생해서 쌀을 증산했는데, 헐

국민들 입맛이 변했네...

고기에 위스키, 피자, 파스타에 와인으로..

쌀은 안먹고, 쌀막걸리도 안먹고..

혼분식하고, 쌀막걸리 못먹게 한 원죄로다..

하지만, 나만은 쌀밥에 고기미역국이 최고다..

집안의 눈총을 받더라도..

 

출렁다리에 올라가려면 다리 건너 우회하여 돌아가야 한다..

이 출렁다리로 올라가 두룽산 등산을 할 수있다..

 

왼쪽이 달천이고, 우측이 오가천이다..

달천은 속리산에서 발원하여 산막이 옛길을 거쳐 이곳을 지나 충주 탄금대 부근에서 남한강과 합류한다..

 

이 데크를 따라 올라가면 멋진 물굽이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짧은 시간이라 충분히 등산을 하지 못했지만, 기회 닿으면 8봉을 다시 거닐어도 좋겠다..

 

임도걷기에 나섯다..충북 청원군 미원면 옥화자연휴양림으로..

차에서 내리는 순간 설국으로 바뀌었다..

 

 

주차장도 눈이고..임도 길도 눈이다..

지난 주에 내린 눈이 녹지 않았다..눈위에 떨어진  나뭇가지 하나..눈 속에서 행복하다..

 

 

하늘은 가을을 그리워하듯 파랗기 그지 없지만 그 속에 양기가 묻어나는 것은 봄이 다가 오고 있음이라..

 

 

이 눈길을 누군가 참 또박 또박 걸어 내려왓다..

우리의 인생길도 누군가 뒤따라 오면서 이런 증거를 들이대지 않을까 문득 조심스러워진다..

 

 

빛이 세상을 창조한 이래..

인과(因果)가 우리를 벗어난 적은 없다..비록 우연에 의해 촉발되었다 하더라도..

화산재처럼 또다시 인과는 진행되기 마련..

하여..노승은 눈 덮힌 길이라도 함부로 걷기 말라고  노파심을 내엇던가..

 

 

가는 길과 오는 길이 교차된다..

삶과 죽음도 또한 그런 것인가..

 

 

이런 유장한 임도를 만나면 멋진 서체의 편액을 받은양 보고 또보고..

 

 

양지바른 길은 뽀송뽀송...

햇살의 인과는 눈을 가린 정의의 여신과 닮앗다..

 

 

나무와 하늘의 푸르름의 앙상블 속에 봄의 싸인을 받는다...

 

 

장승이 묻는다..봄이 오기는 오는겨~~

 

 

겨울 걷기에 나서며 주변에 권하면..이 추운데..하고 사양한다..

겨울 걷기는 소신에 따른다..

봄 걷기는 친구를 따르고

여름 걷기는 물을 따르고..

가을 걷기는 기분에 따른다.. 

 

 

임도를 다 돌았는데..7km안된다...

하여 슬쩍 달천을 끼고 동네 길로 나선다..개 짖는 소리가 무성하다..

 

동네에 장육당(藏六堂)이라는 현판이 눈에 띈다..

6가지를 감춘 집..

藏六이란 거북이 머리와 꼬리, 四肢(사지)를 갑 속에 감추듯이 온몸을 세상으로부터 감추고 조용히 산다는 뜻인지..

불교에서 말하는 眼耳鼻舌身意(안이비설신의)의 六識(육식)을 단속하며 고요히 살겟다는 것인지... 

 

 

달천변에 잠시 앉아 따스한 차 한잔..아이들은 눈사람 만드느라 즐겁네..

 

 

저곳이 달천변에 산재한 옥화9경 중 2경인 용소..

산허리 잘리고 앞에 팬션이 들어서 용이 살기는 어렵겠다..

모든 신령함은 멀리 떠나가고 이름만 남앗다...

 

 

주변에 3경 천경대..4경 옥화대가 있다지만 표지가 정확치 않아 찾기를 포기하고..

그저 달천의 물소리를 쫓아 걷는다..

 

 

이 달천은 진천의 산막이 옛길이 있는 칠성댐으로 거쳐 충주에 이르러 영월서 내려오는 남한강 본류와 합류하게 되는 그 달천의 상류이다..

 

 

이젠 강변으로 내려가 둑방길을 걷는다..

 

 

달천은 달래강 또는 감천(甘川)이라고도 불러지는데, 속리산 솔향기를 안고 흘러내리는 물이 화양동계곡과 선유동계곡, 쌍곡계곡들에서 바위에 부딪치고 놀며 내려온 물이어서 무척 깨끗하여  조선시대에는 오대산 우통수, 속리산 삼파수 등과 함께 "조선 3대 좋은 물"로 알려져 왔다.

 

 

다리를 건너면 옥화 휴양림으로 들어가는 길이 봄날이다.. 

 

 

이젠 옥화9경 중 6경 금관숲으로 간다..

 

 

이 숲의 나무들은 달필이다..초서로 휘갈기느라 가지도 꼬불 꼬불..

 

 

달천..멋진 풍류를 즐기며 구비구비 흘러간다..

 

 

 

오늘 걷기 12km..그저 좋다 좋아만 연발한 하루...

 

 

충청걷기에 나섰다..

오늘은 괴산군 칠성면 외사리 칠성수력발전소 부근 산막이 옛길..

주차장 출발길에 선 장승이 시 한수를 선사하네..

 

사오랭이 지나 괴강물은

물빛 산그림자로 흔들린다..

 

배암같은 길

산허리 감고 돌아 어디로 가는가?

 

 

얼마 걷지 않아 연리지 나무에 도착..

100번 방문하면 연리지 사랑된다고 상업성 멘트를 붙여놓았네..

 

백낙천이 당 현종과 양귀지의 사랑을 장한가로 읊었다..

 

七月七日長生殿  칠월칠일장생전  칠월 칠일 장생전에

夜半無人私語時  야반무인사어시  인적 없는 깊은 밤 속삭이던 말

在天願作比翼鳥  재천원작비익조  하늘을 나는 새가 되면 비익조가 되고

在地願爲連理枝  재지원위연리지  땅에 나무로 나면 연리지가 되자..

天長地久有時盡  천장지구유시진  천지 영원하다 해도 다할 때가 있겠지만

此恨綿綿無絶期  차한면면무절기  이 슬픈 사랑의 한 끊일 때가 없으리


가지가 붙은 연리지..날개가 붙은 비익조..

하지만, 인간의 사랑이란 신들의 질투로 깨지기 쉬운 유리그릇과 같아서 다치고 또 다친다..

 

 

그래도 사랑을 골백번 외치면 산다..

사랑..사랑..누가 말햇나..

바보들의 이야기라고..

 

어쨌거나 사랑..이 얼마나 따스하고 사랑스런 말인가..

나도 사랑해요..소리가 절로 나온다..

 

 

속리산에서 화양구곡 등을 거쳐 내려오는 달천을 이곳에 이르면 괴강이라 부르고 괴산군 칠성면 외사리 부근의 잘록한 허리를 막아 칠성댐 수력발전소를 만들었다..

이 바람에 원래 노수신 적소가 잇던 연하구곡 등은 물에 잠기고 주민들이 산중턱으로 개설한 통로가 산막이 옛길이 되었다는..

이 강물은 흘러 흘러 충주 탄금대 부근에서 충주호에 장기간 숙성된 영월의 동강, 서강 물과 합류하여 남한강 본류를 이룬다...

 

 

출렁다리에서 모처럼 아해들처럼 객기도 부려보고..공연히 비명도 질러 남정네 심기도 흔들어보고..

 

 

정갈한 흙길을 따라 룰루랄라..잘 간다..

강를 끼고 도는 흙길..젤루 좋아하는 길..

 

 

망세루에 선 사람..강..빙설..소나무..군선도(群仙圖)가 따로 없다..

 

 

망세루 부근에서  슬쩍 등산로로 향하네..제법 가파르게 오르는데..

 

 

시험문제가 출제된다..

힘들고 위험한 길이냐..편안하고 완만한 길이냐..

출제 의도에 보상이 제시되지 않았고, 종교시험이 아닌 고로..

당근 모두 우측 길로 간다..

 

 

등잔봉에서 땀을 식히고 바라본 달천의 물도리동..

달천과 군자산..등잔봉과 천장봉..

우리의 강..산은 서로 조화 타협하며 아름다운 경치를 만들어 낸다..

등잔봉에서 잠시 괴강을 바라보며 꼬냑 한잔으로 마음의 등불을 밝혀본다.. 

 

 

강을 끼고 능선을 따라 천하를 아우르는 기분으로 걷는 느낌..조조의 심정이 이런 것일까?

한반도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광..

한반도 지형을 닮지 않았어도 한반도사랑을 담뿍 눈에 담고 간다..

 

 

등잔봉-전망대-천장봉을 지나 산막이옛길 표시 방향으로 내려가다..

정부인 묘소 앞에 널부러져 점심식사를 한다..

술이 몇가지 인지..매실주,오디주,왕주에다가 살인마주(살모사+인삼+마늘+석류+등등)에 취기만땅..

 

 

하산하니 저 멀리 기와집이 보이는데..

저곳이 노수신 적소라고는 생각못하고 우측 임도를 따라 가면 된다고 생각하여 알바를 시작한다..

나중에 알고 보니 원래 노수신 적소는 연하9곡에 위치 하였는데 댐설치로 수몰위기에 처하자 이곳으로 옮겼단다..

 

 

어쨌거나 노수신 대감의 은공으로 기대하지 않앗던 좋은 임도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노수신..그는 명종-선조연간의 선비로 명종시절 이곳에서 유배생활을 하였고 선조연간에는 영의정에 이르렀다..

적소란 귀양처인데 웬 기와집인가 했더니

그의 10세손 노성도가 이곳을 기려 기와집을 짓고 수월정이란 현판도 달고 관리하면서 연하구곡의 경치를 즐겼단다..

 

 

산막이 마을 입구에서 회군한다..

이 임도의 끝이 어딘지는 다음 기회의 연구과제..꽃 필때 천장봉-삼성산 - 임도로 회귀 할 수도 잇고..

옛길-임도 끝 - 회귀-적소 나루터-도강-갈론게곡으로 짜도 좋을 것 같다..

 

 

다시 돌아온 노수신 적소 부근.. 이곳만의 멋진 풍광을 보여준다..

 

 

부근 막걸리집에 들렀다..오뎅에 막걸리..젓가락장단..

웃다고 옛사랑이 오리요마는~~

 

 

친절한 산막씨..

막거리에 배부른 사람 불러 세우네..여기좀 봐유~~

 

 

 

아름답고..아름다운지고..

그냥보아도 아름다운데..막걸리까지 도와주니 정말 아름다운지고..

 

 

지게위에 얹힌 시도 읽고..호랑이와 같이 웃어도 보고..앉은뱅이 약수도 마셔보고..

 

 

요즘의 대세는 나무데크인가 보다..어지간한 코스엔 다 설치되엇네..

 

 

19금이러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정사목..

에로틱하신가?

 

 

이게 로맨틱하다..괴강호를 바라보며 그대와 그네를 탄다면..

 

 

오늘의 기분을 시가 대변한다..

산이 내게 걸어온다..가쁜 숨소리를 내며..

 

 

오늘 걸은 길..

주차장-노루샘-등잔봉-천장봉-노수신적소 - 임도- 산막이 마을 입구 - 괴산호반 데크- 망세루-노루샘-주차장 12km

 

 

날 좀 봐유~ 웠뗬슈~~좋았슈?

껄껄 웃는 친절한 장승씨..

따라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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