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다시온 공주 마곡사 무료 주차장..

웬 밤타령??

하산길에 밤에 발을 잡는다는 복선이었다는..

 

태화산 마곡사..

태화산이라는 지명은 당나라 때 문수사상의 영향이라고 자현스님이 말씀하던데..ㅎ

 

 

 

매표소에서 입장료 3000원씩 받는다..

매표소 옆 등산로로 오른다..

 

입장료 받지 않았으면 굳이 이런 말은 안할려고 했는데...

위 시는 백범의 어록이 아니라 서산대산의 선시 귀절이다..

정확히 표기하려면 이를 밝혀야 하는 것 아닌가?

 

백범 흉상 삼거리에서 아무런 표지가 없어 넓게 정리된 우측길로 갔더니..헐

 

절 입구로 들어가는 길이네..헉..

다시 돌아와 삼거리 좌측길.."길 같지 않은 길"로 간다..

인생도 그런 것 같다..

생각없이 남 가는 길로 가다가 목적지를 잃고 헤매는..

 

이 등산로는 인적이 적어 초입은 잡초가 무성하지만 조금 진행하니 울창한 솔숲이 이어진다..

 

한순간 길이 뚝 떨어지더니 허벌나게 올라가는 길이 이어진다..

 

1,2코스가 갈라지는 이 지점에 노점이 생겼다.

한잔하고 가라는 권유를 물리치고 활인봉으로 올라간다..

 

도토리 한줌 주웠다..

서로 던지며 희희덕 거리며 올라간다..

 

활인봉..

올라오면서 막 숨 넘어가는 사람을 살려준다..

정자에서 쉬는 동안..

 

활인봉을 지나면 길은 내리막이다...

 

삼거리에서 올라면 나발봉이고, 내려가면 생골이다..

 

내려가는 길에 밤을 한주먹 주웠다...

 

바야흐로 김삿갓이 말하는 불봉탁(不蜂柝).."건들지 않아도 벌어지는" 계절이 왔다..

 

생골마을 입구에 키우는 밤은 크기가 주먹만하다.

일하는 할머니에게 물었더니 "대보"밤이란다..

하도 토실해서 파느냐고 물었더니 1kg 5000원 준단다...

토실토실한 대보밤 2kg를 사서 기분좋게 간다...

 

 

소는 누가 키우나 걱정하지마라고..ㅎ

 

10년만에 백련암에 들러 예전에 있던 "불순이" 안부를 물었더니, 지금은 미국에 가서 산단다..

예전 불순이 사연이 궁금하면   https://blog.daum.net/servan/6348945   참조..

 

 

징검다리 건너 대웅전으로 간다..

 

대광보전 옆에는 백범당이 있다..

조선 멸망시대에 동학, 불교, 기독교를 섭렵하며 시대의 고민을 직시했다..

 

그가 독립운동기에는 무력항쟁을 추구했지만, 건국과정에서는 양심건국, 행복, 문화강국을 시대의 주제로 삼앗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 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 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이제 그의 소망대로  한류 문화가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음악으로는 bts, 불랙핑크, 영화로는 봉준호의 기생충, 황동혁의 오징어게임 등이 세계 문화를 이끌고 있다. 

 

 

싱어송라이터 아리랑 소리꾼 나훈아.. 

 

https://youtu.be/0hpS3AkQxBw

 

 

 

<오늘 걷기> 주차장- 소나무숲길 - 활인봉 - 생골 - 백련암 - 징검다리 - 대광보전 - 백범당 - 주차장  약 10km

 

 

마곡사의 대웅보전의 글씨는 통일신라의 명필 김생의 글씨라는 설이 잇다..

일설에는 공민왕의 글씨라기도 한다..

 

 

 

그 아래 대광보전의 글씨는 표암 강세황이 76세에 쓴 글씨다..

조선시대 평균 수명이 40도 못되던 시대에 61세에 첫 벼슬을 시작한 대기만만성의 인물..

그 이전 몇십년을 가난 속에서 뒷바라지하던 부인은 영화를 보지 못하고 죽은뒤에야 벼슬길이 고속도로처럼 뜷렸다는 아이러니..

한성판윤의 벼슬까지 거치고 81세에 사망한 시, 서, 화 삼절의 인물...김홍도의 스승..

프랑스의 늙깍이 화가 앙리 루소도 따라오지 못할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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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 걷기, 오늘은 공주시 사곡면 마곡사..백범명상길이다..

 

무료주차장에 차를 대고 걸어가는데..길가의 돌비석에 희미한 글자가..

 

마치 아름답기 그지없는 저 꽃이

빛깔은 고우나 향기가 없듯

아무리 좋고 아름다운 말도

행하지 않으면 얻는 것 없느니라.

 

법구경의 내용을 담고 있다..


 

 

 

절에 이르는 계곡길..

절은 이런 계곡을 끼고 자리잡는다..

 

 

절입구에서 좌측으로 천연송림 등산로 표시를 따라 들어간다..

 

 

 

 

번뇌가 다한 고요한 마음은 이런 모습일까?

정갈한 흙길이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고 땀을 비오듯 흘린뒤 활인봉에 올랐다..

사람을 살린다는 이름 때문인지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활인봉에서 급경사 계단을 내려가다보면 나발봉 가기 전에 생골마을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활기봉에서 숨통이 틔여으니 생골을 거쳐가야 확실히 생기를 얻으리라..

구비 구비 도는 길이 아담하고 아름답다..

 

 

생골에서 만나는 겨울을 위한 까치밥들..은행..감..밤..

 

 

백련암에 들렀다..

백범이 이곳에서 일시 수도했다는..

 

 

절마당에 베낭을 내려놓으니 불순이가 슬그머니 앞에와 앉는다..

과자 몇조각 주었더니 덮석 잘도 받아먹는다..

약수를 마시고 내려가다 정자에서 점심 요기로 떡을 먹는데, 멀리서 눈치를 보고 있었나 따라 내려와 빤히 쳐다본다..

세상에 남 먹는 것 쳐다 보는 놈이 제일 거시기 하더만...

하여 불순이랑 떡을 나눠먹고..서로 아쉬운 작별을 나누었다..

 

 

 

마곡사로 내려와 삭발바위-군왕대로 향한다..

 

 

계곡 징검다리를 건너면..

 

 

백범 명상길을 탄생시킨 백범의 삭발바위다..

이곳에서 무명초를 깍았다..법명은 원종..

 

그의 인생은 파란만장 그자체다...

젊어서는 유학을 공부하여 과거에 응시하였고..

자신의 미래가 궁금하여 마의상서를 공부하기도 한 백수시절..

약관의 나이에는 동학에 입도하여 황해도 동학군의 두령이 되기도 하였으며

치하포에서 명성황후 시해범을 척살하고 인천교도소에서 사형수로 수형생활하다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개통된 전화기 덕에 고종으로부터 특별 감형을 받아 복역중 탈옥하여 이곳에 숨어 들어 수계를 받았다..

그러나 1년만에 환속..

그후에는 기독교를 거쳐 천주교에 귀의하여 독립운동에 매진하였으니..

그의 정신세계는 유 불 선 기가 한덩이로 뭉쳐 조국의 광복의 일념으로 나타났던가..

 

 

 

군왕대로 오른 초입에 서있는 글..

그의 일생은 벼랑에서 매달려 잡은 손을 놓는 그런 심정으로 살아왔으리..

 

 

군왕대에 오르는 송림 길이 일품이다..

저푸른 솔 숲에서 푸른 향기에 취하니..청송선인이라도 된듯하다..

 

 

미끈한 각선미는 경주 남산 삼릉의 소나무처럼 귀티가 난다..

군왕대..뭔가했더니..풍수와 관련 된 곳...

좌청룡..우백호를 낀 명당터로 왕기가 서려 아무도 묘자릴 못쓰게 방비 해놓은 곳..

 

 

영산전으로 내려와 다시 징검다리를 건너 대웅보전으로 간다..

 

 

법당앞 동자승은 조느라 머리에 돌이 얹힌 줄도 모르고..

 

 

대광보전 옆 심검당에  해강이 쓴 멋진 "마곡사"의 글씨..

 

심검당..칼을 찾는 방..

마음의 칼은 제 하기에 따라  활인검(活人劍)이 되기도 하고, 살인검(殺人劍)이 되기도 하나니..

지혜의 칼을 찾으라..

 

 

대광보전 옆에 백범이 머물던 방에 그의 친필 글씨가 있다..

답설야중거..서산대사의 시다..

 

 

아마 백범이 마곡사에서 수행할 때..서산대사의 선가귀감을 공부했으리라..

자연 서산대사의 시를 애송하였으리니..

 

 

해방후 임시정부 주석이 되어 귀국한 백범은 50여년 만에 마곡사를 방문한다..

자신의 은사 보경, 하은 스님은 이미 돌아 가시고..

 

대광보전 앞 주련. 각래관세간  유여몽중사 (却來觀世間  猶如夢中事)

다시 돌아와서 세간을 살펴보니, 마치 꿈속의 일과 같아라.
라는 귀절이 자신의 인생사를 말하는 것 같은  감회가 어려 향나무 한그루를 식수하였다..

몇년뒤 그는 흉탄에 서거하였으니..

 

주련의 글귀처럼

인생사가 구운몽에 성진의 꿈이요..조신의 꿈이라..일장춘몽이요..남가일몽이라...

 

 

 

오늘 코스  : 천년송림 등산로 - 활인봉 - 생골마을 - 백련암 - 징검다리 - 삭발터 - 영은교 - 군왕대 - 영산전 - 대광보전

약 9Km  

 

 

주차장에 내려와 태화식당에서 청국장 정식으로 마무리..

오늘 존경하는 백범의 흔적을 더듬으며 걸은 이 길이 나에게 덕담을 건넨다..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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