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 스님이 쓴 유시..

1981년 8월 당시 조계종 종정으로서 불국사와 월정사 주지 임명 과정에서 빚어진 폭력사태를 타이르며 쓴 글이란다..

 

머리큰 자식들 재산 싸움에 완곡히 타이르는 글이다..

내용은 부처님의 원칙을 일깨우는 것..

 

1. 지계청정 - 계율을 지키며 깨끗하게 수도하자

2. 화합애경 - 서로 화합하고 사랑하고 존경하자

3. 이익중생 - 중생을 이롭게 하는 일을 하자..

 

무아를 체득하고 아상을 버리고 무소유 정신으로 살라고 한 부처님의 정신을 일깨우는 죽비로 내리치는 듯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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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형님들 모시고 한정식 집에 갔다..

미리가서 기다리는데 방안에 걸린 글귀를 보다 문자향에 빠졌다..

 

時難得而易失,心雖悔而何追 (시난득이역실,심수회이하추)           

때(기회)는 얻기는 어렵고 잃기는 쉬운 것이다,한번 놓치면 아무리 후회한들 어찌 추급(追及)하랴.

 

 

 

 

 

淸明時節雨紛紛(청명시절우분분) 

路上行人欲斷魂(노상행인욕단혼) 

借問酒家何處有(차문주가하처유)

牧童遙指杏花村(목동요지행화촌)


청명 때 쯤 비 많이 내리면
길 가는 나그네는 미칠 것만 같네.
주막이 어디냐 물었더니
목동은 멀리 살구꽃 핀 마을을 가리키네.

 

그대 오시능가!

- 고 김시라 선생을 기리며-

바람을 몰고가시는 그대
산 그림자 저만치 밀고가시는 그대
殘雪로 남아서
말(言)이 되고 맹세가 되는 그대
가다가, 가다가 그대 저만치서
터억, 호령하며 눈 내리시는가!

흰눈으로 오시는 그대
멀고 먼 빙하를 몰고 오시는 그대
가슴 뜨거운 사랑이 되고, 그리움이 되는 그대
양식되게 하시려고 넉넉히 퍼부어주시는
각설이로 오시능가!

각설이로 오시능가
천상, 백설이 되어야 했을 천성
순한 독재자여, 빈궁한 천석꾼이여
품안엣 것 다 내주고
빈 걸통 걸머메고

씨구 씨구
저얼
씨구 씨구
그대 만석꾼으로 오시능가!

순백의 가슴 열어놓고, 손 흔드시는 그대
준비해온 맹세들 확신되게 일으키는 그대
저문 하늘 빛되게 하려고
험한세상 허허, 웃음 웃게 하려고
얼음 땅 깊이 깊이 파헤치고 들어갔능가
각설이는 예 있는데
그대 어디 갔능가!

전향규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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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집에 앉아 사람 기다리다..벽에 걸린 매화시가 눈에 들어오네..

 

自讀西湖處士詩    年年臨水看幽姿
晴窓畵出橫斜影    絶勝前村夜雪時
 
 자독서호처사시  연연임수간유자  
 청창화출횡사영  절승전촌야설시

 
<내 해석은 이렇다>

홀로 서호처사 시를 읊나니

"해마다 물가에 나와 고운 모습 본다."
맑은날 창가에 길게 드리운 그림자 그림같고,
앞마을 밤눈내릴 때 경치는 너무나 아름답다지.

 

 

서호처사는 송나라 임포(林逋·967∼1028)이다. 그는 독학으로 학문을 이룬 뒤 항주 서호(西湖)의 고산(孤山)에 들어 20년간 세상으로 나오지 않았다. 임포를 일러 ‘서호처사’ ‘고산처사’라 한다. 임포는 동자만 데리고 살았다.

그의 집에 매화나무가 많고 학이 있었기에, 사람들은 일러 ‘매처학자(梅妻鶴子)’라 했다. 임포가 매화에게 장가들어 학을 낳았다는 뜻으로, 임포의 고상한 생활을 말해 주는 재밌는 표현이다. 임포는 이른바 ‘매학처사’로 살며 시를 지었다. 임포의 은일 행적과 함께 그의 시는 그 시절 최고 미감으로 추구되던 평담(平淡·평이하고 담백함)과 청한(淸閒·맑고 한가로움)의 좋은 예로, 송나라 학자들에게 높이 칭송됐다.

황제 인종은 임포에게 ‘화정(和靖) 선생’이란 시호를 내려, 임포의 평온함을 기렸다. 중국과 조선에서 수백 년에 걸쳐 임포는 존경과 사랑을 받았기에, 임포를 모른다면 매화 혹은 학을 읊은 옛 한시와 옛 그림을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그의 이야기가 널리 인용됐다.

임포는 처사(處士)의 대표였다. 아직 시집 안 간 여자를 ‘처녀’라 하고 아직 벼슬 안 한 선비를 ‘처사’라 이를 때, ‘처사’ 칭호의 대표 인물로 임포가 거론되곤 했다.

 

그의 대표시를 보자..

 

山園小梅(동산의 작은매화)

 

衆芳搖落獨暄妍(중방요락독훤연) : 온갖 꽃은 흔들려 떨어져도 홀로 화사하고 

占盡風情向小園(점진풍정향소원) : 산의 풍정을 독차지하며 작은 동산을 향했구나

疏影橫斜水清淺(소영횡사수청천) : 얕고 맑은 물에 희미한 그림자 드리우고

暗香浮動月黃昏(암향부동월황혼) : 황혼의 달빛 아래 은은한 향기 떠오르는구나

 

霜禽欲下先偷眼(상금욕하선투안) : 차가운 날씨의 새는 내려앉으려 먼저 살피고

粉蝶如知合斷魂(분접여지합단혼) : 고운 나비도 안다면 넋 잃고 말리라 

幸有微吟可相狎(행유미음가상압) : 다행히도 조용히 시 읊으며 친할 수 있으니

不須檀板共金尊(불수단판공금존) : 노래와 금 술잔이 반드시 필요 하리? 


이 시 중 이 중‘소영횡사疎影橫斜’와 ‘암향부동暗香浮動’이라는 시어(詩語)는

매화를 음영한 모든 시인들에게 회자된 천하의 명구이며 임포의 이름을 영원히 빛나게 한 절창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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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군 원남면 매화리 삼일다방에 매월당 김시습의 매화시가 걸려있네..

 

大枝小枝雪千堆(대지소지설천퇴)

溫暖應知次第開(온난응지차제개)

玉骨貞魂雖不語(옥골정혼수불어)

南條春意最先胚(남조춘희최선배)

 
가지마다 눈이 천만 겹 쌓였지만,

따뜻해지면 차례로 꽃 피어나리.
옥골정혼(玉骨貞魂)은 말이 없어도

남쪽 가지 봄뜻을 먼저 머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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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퇴지 투서처(韓退之 投書處)..

한퇴지가 유서를 던지 곳..

 

퇴고의 고사로 유명한 당나라 퇴지 한유(韓兪)..

화산에 놀러갔다..

화산은 중국 5악중에서 제일 높을 뿐만 아니라 옛날부터 천하에서 제일 험준한 산으로 불리워왔다.
기세좋게 험하다는 蒼龍嶺 정상에 올랐으나, 내려갈려고 발 밑을 굽어다 보니 깎아지른 바위벼랑을 보는
순간

머리가 아찔하고 두눈이 캄캄해졌다. 내려갈 용기를 잃었다.

꼼짝없이 죽었구나하고 유서를 써서 벼랑밑에다 던졌다.

 산아래에서 그 유서를 보고는 사람을 보내 술을 멕이고 부축하여 내려왔단다..

 

과연 그럴까?

아래 창용령 사진을 보면 실감이 난다..

당나라 시절에는 계단도 가드레일도 없었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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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후 통신사 대표로 파견된 사명당이 일본 후시미 성에서 일본의 새 패자 도쿠카와 이에야스와 만나..

필담을 나누엇다..

 

먼저 도구카와가 썼다..

石上難生草(석상난생초) : 돌에는 풀이 나기 어렵고

房中難起雲(방중난기운) : 방안에는 구름이 일어나기 어렵거늘

汝爾何山鳥(여의하산조) : 너는 도대체 어느 산에 사는 새이기에

來參鳳凰群(래참봉황군) : 여기 봉황의 무리 속에 끼어들었는가?

 

사명당이 즉각 답했다.

 

我本靑山鶴(아본청산학) : 나는 본래 청산에 노니는 학인데

常遊五色雲(상유오색운) : 항상 오색구름을 타고 놀다가

一朝雲霧盡(일조운무진) : 하루아침에 운무가 사라지는 바람에

誤落野鷄群(오락야계군) : 잘못하여 닭 무리 속에 떨어졌노라

 

이런 배짱과 선기에 감탄한 상대방을 잘 구슬러 임란 포로 3000인을 데리고 귀국하였다..

이후 양국은 통신사 파견을 통해 평화관계를 지속하였다.

 

 


왜승 오초가 달마 영정을 가지고 와 찬을 부탁하기에

 

십만 리 먼길를 왔건만 알아 주는이 적어

구 년간이나 소림사에서 헛되이 보냈네.

늦게나마 신광의 절 받지 않았다면

바로 황무지 사막을 떠도는 유랑객이 되었으리. <사명당  임응규>

 

계속 이어지는 부분은 이렇다..

 

바다에 뜬 지 삼년 만에

낙양에 이르렀으되

알아주는 이 적어

아양곡만 탔다네.

"짐을 마주한 자 누구인고?" 하니

모른다 대답하고

한 갈대 타고 강을 건너

구 년을 침묵했네.

가죽과 골수의 얕고 깊음을 판별하고

신광의 참된 깨달음을 인가했으며

굴순의 전의를 주어

만 년의 희고 검은 것을 정했네.

허물을 알면 반드시 고치고

어려움을 당해선 용감히 물러가네.

또 누가 오고 누가 가는가.

이에 스스로 사고 팔도다.

얼굴을 대하니 피해 물러나고

푸른 눈에 검은 꽃일세.

물가 바라보고 헤아리니

몸은 푸른 바다 사이에 두고 있도다.

 

 

 

추사 김정희의 예서..

 

五畝種竹  五畝藝蔬
半日靜坐  半日讀書
(오무종죽 오무예소
 반일정좌 반일독서)


다섯 이랑 대나무를 심고 다섯 이랑 채소를 가꾸며
반나절은 좌선하고 반
나절은 책을 읽는다네

 

 

대원군(석파 이하응)이 그린 난초..석파란..

 

추사에게 배워 "압록강 이동에서는 이만한 난초그림이 드물다" 평을 받앗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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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而評心(문이평심) 武而觀德(무이관덕) 

글(文)로는 마음을 평하고, 행위(武)로는 덕을 살핀다. 

 

빅3 대선 주자들..의대..법대..전자공학과를 나왔는데..

그 글씨를 통해서라도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될 틀인지 가늠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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